이석증부터 직접 만든 간장게장을 먹고 시작된 알러지반응까지 이번 여름은 여기저기 아픈곳이 많았습니다.


2020/08/19 - 이석증 때문에 갔던 미국병원, 병원비와 약값은 얼마 나왔을까?

2020/08/12 - 미국에서 간장게장을 만들었어요!


이번 여름 여기저기 병원을 다니고 몇주 뒤 집으로 날라온 청구서를 받고 보니, 제 병원에서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보험이 없었고, 아무런 할인도 받지 못했다면 병원비와 약값으로  약 400만원정도의 큰 돈을 내야 됐더라고요.


입원을 한 것도 아닌데 병원(사실 큰 병원도 아니고 우리나라 의원급의 병원이였어요) 몇번 방문에 처방받은 몇 종류의 약값까지 400만원이라니 악명높은 미국의 의료비에 미국 병원 간호사인 저도 다시한번 놀랐지요.


보험덕분에 약값은 전혀 내지 않았고 병원비 또한 많이 커버가 되서 다행이였지만, 그래도 제가 낸 돈이 한국의 진료비에 비해 많이 비쌌는데요, 한국에 있었다면 몇만원으로 끝났을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그리워졌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비싼 병원비라도 내고 진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 참 고마운 일이였다는 것을 간장게장을 먹고 알게되었습니다.


혼자 살며 패스트푸드만 먹다보니 건강한 집밥이 먹고싶어서 간장게장 여섯마리를 담그고 이틀 뒤 점심으로 한마리, 저녁으로 한마리 맛있게 먹었지요.


간장게장에 밥도둑이라는 별명은 누가 붙인건지, 별 입맛이 없던 저도 간장게장이 있으니 밥을 두그릇씩 먹었는데요,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그릇들을 치우는데 갑자기 입술이 붓고 온몸이 간지럽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음식알러지도 없었고 간호학과에서 입술이 붓는 경우 기도까지 부을 수 있다고 배워서 무서운 마음에 얼른 알러지 반응을 멈추는 항히스타민제 베네드릴을 먹고 두드러기 사진을 찍어 놓은 뒤 숨쉬기 힘들진 않은지 제 스스로 경과를 지켜보고 있었지요.


평소같으면 베네드릴을 먹고 한두시간 안에 증상이 거의 없어지는데, 베네드릴을 먹어도 전혀 효과가 없고 베네드릴 부작용으로 졸리기만 하더라고요.


온몸이 가려운 상태로 그날 밤 잠이 들었고 아침에 일어나니 온몸이 정말 미칠듯이 간지러웠어요.


입술의 붓기는 괜찮아졌지만 머리부터 발 끝까지 두드러기가 여기저기 올라와서 전신이 간지러우면서 따가웠고, 무엇보다도 손발을 움직이니 손발이 불에 타는 것처럼 뜨거운 느낌이 들어서 바로 저희병원의 Urgent care (예약없이 갈수 있는 병원-보통 예약제로 운영되는 미국에서 지금 당장 진료를 봐야하지만 응급실가기엔 증상이 미미한 경우 가는 병원)에 갔답니다.


병원에서 일하다 몇번 본 레지던트 의사가 들어왔는데, 제 상태와 제가 찍어놓은 두드러기 사진을 보여주니 아주 무서운 말을 해주며 혹시 저에게 면역학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물어봤습니다.


"평소 꽃게 알러지가 없고 베네드릴이 효과도 없었다고 하니 알러지말고 면역쪽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요. 사진 보니까 dermographism(피부 묘기증) 같기도 하고요. 면역쪽에 문제가 있거나 dermographism 이면 피부 가려움증이 평생 갈수도 있어요. 제가 해 줄 수 있는건 스테로이드제 처방밖에 없으니 피부과 선생님께 진료 의뢰 해 드릴게요."


"3년전에 루푸스(자가면역질환)가 의심되어서 여러 검사를 했었는데, 정상으로 나왔고 그 외에는 면역저하 증상은 없었어요. 저 하루 빨리 피부과 진료 받고 싶은데 최대한 빠른 날짜로 예약 잡아주세요."


집에와서 처방받은 스테로이드제를 먹었음에도 증상이 나아지진 않고 온몸이 뜨겁고 간지러운 느낌에 걷는 것을 포함 해 아무것도 할 수 가 없겠더라고요.


처방받은 스테로이드 알약. 

용량이 너무 적어서 효과가 하나도 없었어요.

약 처방을 할 수 있는 Nurse Practioner 언니에게 물어보니 40mg 는 먹어야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간호학과때 썼던 약전을 찾아보니 마찬가지로 그렇게 나와있었고요. 


그 다음날이 되어서 Urgent care에 제 피부과 예약이 잡혔는지 전화를 해 보니 그때까지도 아무도 제 예약을 안 잡았을 뿐더러 피부과 진료의뢰가 있었는지 조차도 모르고 있었어요.


제가 Urgent care에서 진료의뢰를 해주겠다고 한 피부과에 직접 예약을 잡으려고 전화를 해서 제 증상을 설명하며 가장 빠른 날짜가 언제인지 물어보는데, 대답을 듣는 순간 제 마음은 이미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가고 있었습니다.


"저희 병원에 한 번도 와 본 적 없는 초진이면 제일 빠른 날짜가 9월 초예요. 다른 병원에서 우리병원에 응급으로 진료 의뢰를 할 경우엔 다다음주에 의사선생님 만날 수 있어요."


"......제일 빠른 날짜가 9월 초예요...."


네????


예약이 9월 초에나 가능하다는데, 제가 전화했던 때가 언제 일 것 같으세요?


놀랍게도 이때가 7월 중순이였어요. 


대형병원 예약을 잡는 것도 아니고 그저 동네 피부과 전문의 얼굴 한번 보려면 무려 6주이상을 기다려야 되는 거죠.


한국이였으면 당일에 동네 피부과에 걸어가서 진료를 보면 되는데, 미국의 경우 주치의(가정의학과 의사-우리나라의 경우 아무 의원이나 가지만 미국에는 항상 만나는 의사가 정해져있습니다)를 포함해 전문의는 예약제로 운영되니 의사 얼굴 한번 보려면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눈이 아프면 바로 안과를 가고, 피부에 문제가 있으면 피부과를 가지만 미국에서는 보통 주치의에게 갔다가 주치의가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 할 경우 전문의에게 진료 의뢰를 보내는 방식인데요, 몇주 후에나 진료가 가능하고 그렇다보니 미국에서 전문의 얼굴 한번 보기 참 힘들어요.


피부과 뿐만 아니라 대부분 전문의를 만나 진료를 보려면 대형병원의 소문난 명의에게 예약을 잡은 것이 아님에도 불고하고 몇 주 이상 기다리는 것은 보통이에요.


긴 경우는 몇 달 씩 기다리는 경우도 있어요.


또한 모든 병원과 전문의가 제 보험을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아픈 와중에도 돈 걱정에 제 보험을 받아주는 병원과 전문의를 골라 예약을 잡아야 하고요.


물론 비용이 어마어마한 응급실에 가면 응급이라고 판단 될 경우 협진으로 전문의의 진료를 그날 바로 볼 수도 있겠지만요.


집 떠나서 아프면 서럽다지만 집 떠나 온 곳이 미국이라 이번 여름 여기저기 아프며 몇배는 더 서러웠던 것 같습니다.


Urgent Care에서 끝내 제 예약이 잡혔다는 전화를 해주지 않았던 것과 처방해준 스테로이드 복용량이 정말 터무니 없이 작아 약 효과도 없어서 짜증났던 경험은 덤이였고요.


다행히 며칠 뒤 베네드릴 말고 다른 성분의 항히스타민제를 먹으니 가려움증과 두드러기는 말끔히 사라졌답니다!


비싼 병원비와 약값에 전문의 얼굴 한번 보기 힘든 미국의 의료 시스템을 경험하고 살면서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잘 되어있는지 다시 한번 실감했고 한국이 그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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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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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기햄 2020.09.29 18: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잘 보구 갑니다!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세요~♥

  2. RN 2020.09.30 18: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하셨네요.
    지금은 괜찮으세요?
    항상 눈팅만 하던 사람입니다.

    알레르기가 장내환경과도 관련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요즈음입니다.

    요거트나 발효음식 챙겨드셔보세요.

    • Adorable Stella 2020.10.01 0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RN님! 걱정해주시고 좋은 조언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robiotics를 잘 챙겨먹다가 요즘 귀찮아져서 잘 안먹었는데 다시 먹기 시작해야겠어요ㅎㅎ 다행히도 지금은 건강해져서 잘먹고 잘 자고 잘 놀러다닌답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3. NM 2020.10.01 0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 의료시스템에서 일하면 일할수록 ER이나 어전케어 비짓이 별로 의미없는 일인걸 알게되죠. 정말 입원을 요하는 수준이 아니면 진통제만 주고 디스차지 ㅎㅎ 다 매뉴얼이 잇습니다. 허리를 펼수없는 통증으로 이알 가도 인콘티넌스 혹은 키드니 패인 이런거 아니면 진통제 주고 집에 보냅니다. 포스팅 재미잇네요. 한국인 미국 뉴그랫 간호사가 보는 느낌이 신선하네요.

    • Adorable Stella 2020.10.02 0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요ㅠㅠ 특히 Urgent care에 있는 의료진들은 실력도 부족할뿐더러 급한불만 일단 끄고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식이라 별로 환자한테 신경도 안쓰는것같아요. 저희 병원 urgent care는 보험없이 의사나 PA 또는 NP한번 보는데 $150인데, 퀄리티에 대해 정말 말도안돼는 금액이죠.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 하이울프 웅쌤~ 2020.10.01 23: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가 깔끔하고 예뻐요!

    그리고 전문의 진료를 보려고 기다리는거 쉽지 않을 텐데요!!

    그래도 약 드시고 나았으니 다행이에요!

    • Adorable Stella 2020.10.02 0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웅쌤님! 피부과 가서 이것저것 검사했으면 또 몇백불은 그냥 나왔을텐데 over the counter 약 먹고 나아서 너무 다행이였어요. 이 일이 있고나서 꽃게는 쳐다도 보기 싫더라고요ㅎㅎ

병원비가 비싸기로 악명높은 미국답게 미국 병원에서는 간호사가 환자들을 위해 정말 별 일을 다 해줍니다.


요즘에야 한국에서도 간병인이 없이 없이 통합간호를 제공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병원은 간병인이나 보호자 없이 환자들을 간호사와 조무사가 다 케어 해 주는데요, 보호자가 옆에 있더라도 간호사나 조무사를 도와주는 일이 거의 없을 뿐더러 병원비가 비싸서 과도한 친절을 바라는 것인지 환자들은 간호사에게 별걸 다 요구합니다.


웬만해서는 간호사들 또한 환자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지요.


"내가 이럴려고 4년 열심히 공부해 간호사가 되었나?" 싶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일년동안 일을 하며 샐러드 드레싱이 맘에 안드니 다른 걸로 갖다 달라, 저녁이 맛이 없으니 다시 주문을 넣어달라, 콜라를 갖다 달라, 신용카드를 줄테니 일층 서브웨이에 가서 샌드위치를 사다달라, 음식이 식었으니 따뜻하게 데워달라, 아이스크림 갖다달라 등등 바쁜 와중에도 환자들의 요구는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환자가 다른 메뉴를 요구 할 경우 병원 식당에 전화해 새로운 메뉴를 요청하면 되고 콜라 등의 음료와 아이스크림, 간단한 스프나 스낵 등은 병동에 있어서 Nourishment room 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바로 갖다주면 되는데 샐러드 드레싱 등의 소스나 병동에 없는 것을 요구할 때는 바쁜 와중에 잠깐 짬을 내서 병원 식당에 직접 가서 받아오거나 다른 병동에서 빌려와야 합니다.


https://ashlandmmc.com/services/family-birthplace/


일반적인 미국 병원의 Nourishment room.

저희 병원의 Nourishment room 사진이 없어서 비슷한 사진으로 구글에서 찾아왔어요.


대부분의 병원은 Nourishment room 이 잠겨있어서 직원들만 카드를 찍고 들어갈 수 있는데 저희 병원에서도 저희 병동만 유일하게 Nourishment room을 열어놓고 환자나 환자 보호자들이 자유롭게 이용 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Nourishment room에 들어가면 얼음이 나오는 얼음정수기, 커피포트, 전자렌지, 냉장고, 캐비넷등이 있고, 냉장고 속에는 갖가지 종류의 음료수와 여러종류의 우유, 애플소스, 젤리, 푸딩, 그리고 환자들이 넣어놓은 음식들, 캐비넷 안에는 캔스프, 여러종류의 시리얼, 티백, 설탕, 소금, 스낵, 피넛버터 등 간단한 음식들이 들어있지요.


이미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Nourishment room의 위치를 알려줬는데도 자유롭게 걸어다닐수 있는 환자들마저 귀찮아서 간호사들이나 조무사들을 시켜 먹고싶은 음식을 갖다달라고 요구하는데, "그래, 아픈사람이 상전이지 뭐~" 이런 생각으로 싫은내색 없이 갖다줍니다.


학생때 실습나간 병원들은 모두 Nourishment room이 잠겨있어서 물 한잔도 간호사가 떠다줘야 됐어서 저희 병동은 Nourishment room이 열려있어 환자나 보호자가 자유롭게 이용하면 제 일이 좀 줄어들으려나 싶었는데, 열려있던지 말던지 걸을 수 있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간호사나 조무사가 물 한잔도 떠다주길 바라고, 또 하루는 제 환자가 Nourishment room에 왔다가 볼일을 보고 도망간거 있죠ㅠㅠ


비싼 병원비에 병원 시설이용료가 포함되어 있어서인지 환자가 100개의 아이스크림을 먹든지, 50개의 캔음료를 마시던지 환자가 Nourishment room에 있는 음식을 먹는 경우 금액을 청구하진 않습니다.


원래 Nourishment room의 음식은 환자들만 이용 가능하지만, 그래서인지 다인종이 모여사는 미국답게 다양한 종류의 엄청난 진상들이 있죠.


병문안 온 사돈의 팔촌의 아이스크림까지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것저것 엄청 훔쳐가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많았어서 인기가 많은 음료들 (콜라, 다이어트콜라, 스프라이트, 다이어트 스프라이트, 닥터 페퍼 등)은 병동의 직원 휴게소에 보관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생각했을 때 환자들이 영양소가 가득 들어간 따뜻한 식사나 죽을 먹는게 일반적인데, 학생때 병원 실습을 시작하며 아픈 환자에게 얼음이 가득담긴 시원한 콜라나 아이스크림, 혹은 푸딩을 갖다주는것을 본 것은 큰 문화충격이였어요.


여기까지는 지난 글에서 소개 한 내용이지요?


2020/09/16 - 미국 간호사, 돌보는 환자수가 적은 이유는?


이전 글에서 미국 병원에서는 탄산음료보다 더 한 것도 환자들에게 준다고 했었는데 이번 글에서는 그것이 무엇인지 이야기 해 보려고요.


환자들에게 탄산음료를 주는 것이 말이 되나 생각하던 저, 얼마전 미국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이것" 까지 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완전 충격받았잖아요!


누가 병 고치러 온 병원에서 "이것" 까지 준다는 걸 상상이나 했겠어요.


때는 지난 유월, 신규간호사인 저는 원래의 출근시간보다 20분 일찍 출근 해 환자 차트를 보고 있었어요.


일찍 오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만 신규인 제 입사동기인 그레이스와 저는 항상 일찍 와서 리포트를 받기 전에 환자 차트를 먼저 확인합니다. 


일찍 출근해서 준비를 하고 리포트를 받으면 마음도 좀 편하고, 어차피 조금 더 일한 돈도 나오니까 일석이조인 거죠.


한 환자의 아침 약 목록을 보는데 약 목록에 "이것" 이 있어서 그 환자를 돌봤던 나이트 간호사에게 리포트를 받으며 "이것" 이 무엇인지, "이것" 이 제가 아는 그것인지 물어봤어요.


아침 약 리스트에 Beer 라고 써 있었거든요.


그러자 저보다 조금 늦게 입사해서 같이 헤매고 실수하다 친해진 그 나이트 간호사가 "아, 그거 니가 아는 그 Beer 맞아. 그 환자 알콜 중독이라 맥주 하루에 두 캔 꼭 마셔야 된데. 맥주는 시간 지켜서 줄 필요 없고 환자가 요구 할 때 약국에서 바코드 스티커가 붙어있는 맥주 받아와서 주면 돼. 하루에 두캔 줄 수 있는데 두개를 같이 주는 건 안되고." 라고 대답하는게 아니겠어요?


환자가 알콜중독이여서 하루에 두번 맥주를 꼭 마셔야 금단현상이 안 온다고 입원한 환자에게 맥주까지 주더라고요.


점심 때 쯤 점심식사와 함께 맥주가 땡겼는지 맥주를 갖다달라고 해서 약국에 가 병원 컴퓨터 스캐너에 스캔 할 수 있는 바코드가 붙은 맥주를 받아왔어요.



약국에서 맥주를 받아 올라오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의사가 자기도 한잔 하고 싶다며 농담을 했어요.


환자에게 이렇게 맥주를 갖다줬더니 이미 시원했는데도 환자가 자기는 더 시원한 맥주를 먹고싶다며 얼음통까지 요구하길래 통에 얼음을 가득 채워 갔다줬어요.


그랬더니 얼음통에 한참동안 캔맥주를 담아놓고 더 시원해지길 기다렸다 점심을 먹으며 병원침대에 누워 신나게 맥주한잔 마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는데 "여기가 진짜 미국이 맞구나." 라는생각이 들었지요.


얼마전 한국에서 일하다 미국으로 오신 간호사 선생님들을 만났을때 물어봤었는데, 한국병원에서 몇년씩 일하셨음에도 금단현상을 막기 위해 환자에게 맥주를 처방하는 경우는 한번도 못보셨다고 하셨어요.


간호학생 때 처음 실습을 나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환자들이 요구하는데로 간호사가 콜라나 아이스크림을 갖다 주는 모습을 보고 미국 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별걸 다 준다고 생각했었는데, 맥주까지 줄거라고는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미국간호사 생활 일년차가 되가며 별 신기할 것이 없던 시기에 제 손으로 환자에게 맥주를 갖다준 건 신기하고 웃긴 경험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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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23 1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Adorable Stella 2020.09.26 0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OR RN님 안녕하세요! 매번 댓글 달아주시고 좋은정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카페인 드립도 있다는건 몰랐네요! 경력이 깡패라고 경력있는 간호사 선생님들 보면 의사가 처방을 잘못넣어도 의사에게 처방에대해 노티만 하시고 알아서 고치시거나 추가처방 필요한거있으면 알아서 다른처방도 같이 넣으시더라고요. 저도 얼른 그런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텍사스에 사시는군요ㅎㅎ 그곳은 코로나가 좀 어떤가요?

  2. 2020.09.25 0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Adorable Stella 2020.09.26 0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Sebastian님! 최신글에 댓글 달아주시면 거의 놓지지 않고 읽을 수 있답니다ㅎㅎ 제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신다니 저도 뿌듯하네요. 저도 opt로 일 시작했고 병원에서 opt 시작하자마자 영주권 스폰해줘서 지금 영주권 진행중이에요. 널싱스쿨때야 매번 ADPIE 작성해서 내곤 했지만 사실 병원에서 일하다보면 환자 만족도가 우선이라 Sebastian님이 말씀하신대로 Pain management랑 혹시나 소송할일이 생기면 증거가되는 documentation에 신경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죠ㅠ 저도 사실 널싱스쿨에서 배운거 거의 다 잊어버렸어요. 필요할때마다 책 꺼내서 찾아보고 그때그때 다시 배우는거죠:)

  3. 2020.09.26 1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Adorable Stella 2020.10.01 0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빨리 코로나 팬더믹이 끝나야될텐데요. 코로나가 한참 심했던 3월엔 저희 병동도 반이 비어있었어요. 새벽부터 병원에서 나오지 말라고 일주일에 한번은 전화왔었는데 그렇게되면 아무리 일을 안해도 70%의 임금은 받아서 저는 좋았지만 병원입장에서는 몇배로 손해를 봤겠지요. 마스크 안쓰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평범한 일상이 그리워요. 안전한 곳에서 일하고계신다지만 OR RN 님도 항상 조심하세요!

  4. 서부산 2020.09.30 1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짜피 미국의료는 의료가 아닌 장사를 선택한것이기 때문에, 서빙역할도 당연히 하는게 맞다고봅니다.

    • Adorable Stella 2020.10.01 0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의료비가 비싸서 미국의료는 장사를 선택했다고 하시는건가요? 왜 미국의료는 의료가 아닌 장사라고 하시는지 궁금하네요ㅎㅎ

    • OR RN 2020.10.01 05: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 level I trauma hospital과 cancer center에서 간호사로 일반병동부터 중환자실 그리고 지금은 수술방에서 일하고 있는데 서부산님의 의견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왠만한 병원은 룸서비스가 되어있고 서빙의 개념으로 미국 간호사를 보신다면 글쎄요 대화의 의미 자체가 없겠네요. 아쉽네요.

    • 키나발루 2020.10.01 1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에서는 간호사가 환자에게 간식거리를 가져다 주는게 기본 업문인가 보죠? 거기다 술까지... 그런걸 보면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부패했다는 견해가 틀리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요.

    • Adorable Stella 2020.10.01 1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간호사의 기본업무는 간식을 가져다 주는 일이 아니라 "간호" 입니다. 간호사의 기본 업무가 서빙이라면 병원에서 웨이터나 웨이트리스를 쓰면 되지 왜 비싼 돈을 주고 면허 있는 간호사를 쓰겠어요. 환자마다 금식부터 Regular diet 까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모두 다르고 삼킬 수 있는 능력도 달라서 간호사가 음식을 가져다 주는 것이고, 간호 조무사는 환자에게 마음대로 음식을 가져다 주지 못한답니다. 삼킴곤란이나 Fluid restriction 이 있을수도 있기 떄문에 담당 간호사에게 물 한잔 가져다 주는 것도 물어봐야 해요. 미국 병원에서 술을 주는 이유는 위 글에도 언급한것과 같이 금단현상을 막기 위함입니다. 미국병원에서 흔하게 술을 처방하는 것은 아니고, 심한 알콜중독 때문에 술을 끊으면 금단현상이 와서 다른 병의 치료가 불가능한경우에 한해서이지요. 미국간호사 입장에서 병원비나 보험제도 때문에 미국 의료 시스템이 부패했다는 의견이라면 조금은 이해가 되지만, 미국 의료는 장사이고 간호사가 서빙을 한다고 해서 부패했다는 의견은 전혀 동의할수 없네요~

    • 2020.10.01 1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 키나발루 2020.10.01 1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씀하신 미국의 간호 서비스는 여기 한국의 기준으로 봤을 땐 굉장히 과한 서비스 입니다. 종합병원 특실 정도는 되어야 받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미국 병원도 6인실이 있는 지 모르겠으나 소수의 선택받은 환자들만이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의료 시스템의 부패’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미국에서는 마약 환자들에게도 금단증상 완화를 위해 마약을 제공하는지… 그게 아니라면 그러한 서비스의 명분이라는 게 허울뿐이고 결국엔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행해지는 관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제가 글쓴이만큼 미국의 의료체계를 잘 몰라서 쓰는 글이니 이해해 주시고 만약 오해가 있다면 글쓴님의 글을 보고 저처럼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애 집어 보는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 Adorable Stella 2020.10.01 14: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OR RN님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OR RN님을 만나서 대화 나눌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국같았으면 하루이틀 시간내서 뵐수 있을텐데 미국 땅이 워낙 넓은게 아쉽네요ㅠㅠ 블로그를 6년째 하다보니 이젠 어떤 댓글이 달려도 이해하려고하고 댓댓글도 달아주는 편이에요. 물론 너무 말도안돼는 댓글들은 승인하지않고 삭제+차단+신고 하고있고요. 많은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기위해 시작한 블로그라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바른정보를 알려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또 OR RN님처럼 경력많은 선생님들로부터 저도 많이 배우고요:) OR RN님을 포함해 달아주시는 모든 댓글들 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 글을읽고 시간내서 댓글도 달아주시는거니까요!

    • Adorable Stella 2020.10.01 14: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키나발루님, 미국은 의료비 자체가 한국이랑은 달라서 한국과 비교하는것 자체가 모순이랍니다. 구토 때문에 응급실가면 네시간만에 검사 몇개하고 천만원 나오는곳이 미국이에요. 제가 학생때부터 실습을 다니며 가본 병원들을 포함해 저희 병원까지 정신간호 실습을 나갔던 정신과 폐쇄병동 한 곳의 2인실을 빼고는 모두 일인실이였어요. 심지어 미국병원은 응급실과 중환자실도 1인실이에요. 일반병동이나 중환자실은 각 방마다 화장실도 딸려있고요. 미국 의료법상 환자가 병원에 오면 병원비를 못 낼것같다는 이유로 환자를 거절할수 없어요. 그래서 아무리 가난한 환자더라도 일단 받아야되요. 퇴원할때 병원비를 내고 퇴원하는 방식이 아닌, 퇴원한후 몇달에 걸쳐 우편으로 병원비 청구서를 보내서 환자가 인터넷으로 병원비를 결제하거나 병원으로 수표를 보내 병원비를 납부하는 방식이에요. 그래서 병원비를 안내고 그냥 잠적해버리는 경우도 많아요. 미국 의료비가 비싼이유는 정말 많지만 이 이유로 미국병원에서 일단 병원비를 비싸게 잡는거예요. 가난한사람한테 못받은돈, 조금이라도 있는사람한테 받으려고요. 이런점에서 미국 의료체계가 붕괴됐다고 할수있겠네요. 아직까지는 마약 중독환자에게 마약을 처방하는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마약중독자를 재활센터로 퇴원시키는 것만 몇번 봤거든요. 다시 한번, 술을 처방하는것은 서비스의 목적이아닌 치료목적입니다. 금단현상이 오면 환자의 chief complain을 치료할수 없으니까요. 한마디로, 병원에 오게 만든 병을 해결하기위해 일단 급한불부터 끄고 보는거예요.

  5. NM 2020.10.01 0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리시먼 룸이 모두에게 열려잇다는게 재미잇네요. 제이코문제가 될거 같은데.

  6. miu_yummy 2020.10.01 0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정말 신기하네요..
    미국의 병원얘기 흥미롭게 잘 읽고 갑니닷!

  7. 이지 2020.10.01 0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미국의 대응이 더 좋다고 생각되네요. 한국에서는 왜 아이스크림. 콜라. 맥주. 담배등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는지... 어떤 면에서는 미국식 치료가 환자들에게 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Adorable Stella 2020.10.01 1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이지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당뇨를 가진 환자가 아이스크림 등 단 음식을 많이 먹는것은 문제가 있지만 아픈 와중에 아이스크림을 조금 먹거나 콜라를 조금 마시는 것은 나쁠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담배는 백해무익이라 조금도 안돼요ㅠㅠ

  8. ㅇㅇ 2020.12.17 04: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스텔라님 글 읽고 유학 가고 싶어서 부모님한테 떼쓰고 그랬던게 엊그제 같은데 .. 벌써 수능을 쳤네요.
    오랜만에 와봤는데 간호사가 되셨다는게 너무 신기하고 시간도 참 빨리 가는 것 같아서 글 남겨 봅니다.

    • Adorable Stella 2020.12.17 10: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ㅇㅇ님! 오랜만에 다시 찾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신없는 이 시국에 수능 보시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ㅠㅠ 아직까지도 저도 제 자신이 간호사가 되었다는게 신기하답니다. 미국 교환학생이 끝나고 미국 대학교 유학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게 엊그제같은데 말이에요! 종종 찾아와주세요:)

미국 간호사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혹은 SNS에 목에 청진기를 걸고 찍은 사진을 올릴때면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나 지인들로부터 종종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미국 간호사들은 왜 항상 청진기를 목에 걸고 다니나요?"


그 질문을 듣고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간호사니까 목에 청진기를 걸고 다니지요." 였습니다.


질문을 처음 들었을 때는 조금 황당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생각해보니 한국 병원에 입원 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지만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 한국 병원에서 청진기를 목에 걸고 다니는 간호사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 질문을 미국인들로부터는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걸 보면 미국병원에서 간호사가 청진기를 목에 걸고 다니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 같고요.


병원에 가면 의사가 청진을 하듯 미국 병원의 입원 환자들에게 의사, 간호사 모두 청진을 합니다.


나이트 간호사에게 인계를 받고 나면 보통 8시가 되기 전 물과 아침약을 준비해서 청진기를 목에 걸고 환자의 병실에 들어가지요.


환자를 사정하고, 약을 주고, 저의 경우는 각 병실마다 있는 컴퓨터로 환자의 바로 옆에서 차팅을 시작합니다.


저희 병동의 경우 한 간호사당 보통 다섯 명의 환자를 보는데, 대부분의 간호사들은 다섯명의 환자에게 약을 주고 사정을 한 뒤 간호사 스테이션에 나와 한꺼번에 다섯명의 환자들의 차팅을 합니다.


저처럼 방에서 환자를 사정하고, 컴플레인도 들어주고, 아침 약을 주고, 차팅을 끝내고 나면 보통 한 환자당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상처치료를 해야 한다거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 시간 가깝게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답니다.


차팅을 할 때 환자의 정신이 멀쩡한지부터 소변색은 어떤지, 마지막 생리는 언제였는지, 신체 이곳 저곳의 맥박은 잘 뛰고 있는지, 오른쪽 왼쪽 팔다리 모두 힘이 있는지, 피부에 상처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상태인지까지 모두 꼼꼼히 작성해야합니다.


그중 놓치면 안돼는 중요한 것들이 폐 소리는 어떤지, 배의 모든 곳에서 소리가 나는지, 심장소리는 어떤지를 기록하는 것이지요.


출처: https://journals.rcni.com/nursing-standard/how-to-auscultate-for-heart-sounds-in-adults-ns.2017.e10965


실제로 간호학과 첫 학기 Health Assessment(건강사정) 이라는 과목을 배울 때 청진기의 구조와 어떨 때 Bell로 소리를 들어야하고 Diaphragm  으로 소리를 들어야하는지 자세히 배운답니다.



환자의 Cardiovascular system(심혈관계)를 사정 할 때는 Heart murmur(심장 잡음) 없이 S1과 S2(심장 뛰는 소리)가 잘 들리는지 차팅해야하고, 혈압이 너무 높게 나오거나 낮게 나올 경우 간호사가 옛날 방식인 수동 혈압계와 청진기로 혈압을 잴 때도 청진기가 필요하고요.


Respiratory system(호흡계)를 사정 할 때는 폐의 다섯개 Lobe 모두 잡음 없이 선명한지, 아니라면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숨 쉴때 폐의 소리가 너무 작진 않은지 각각 차팅해야 하지요.


Gastricintestinal system(소화계)도 마찬가지로 십자가 모양으로 배를 나누었을 때 네 곳 모두 Bowel Sound(장의 활동음)이 어떤지까지 사정하려면 청진기는 간호사들에게 없어선 안 될 친구랍니다.


환자를 사정하고 차팅을 해야하는 아침시간 뿐만아니라 청진기는 하루종일 필요한데요, 환자들이 다양한 이유로 수액을 맞고 있을 때, 심장 또는 신장의 문제로 몸에 있는 Fluid를 감당하지 못해서 부종이 온다거나 숨가쁨을 호소 할 때  폐에 물이 고이지 않았는지 청진기로 폐소리를 들어봐야 하지요.


간단히 말해서 Fluid가 온몸을 순환하려면 심장에서 강하게 온몸으로 펌프해주고 Fluid가 너무 많아지면 신장을 통해 소변의 형태로 배출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몸에 그냥 고여서 부종을 만들거나 그 넘치는 Fluid가 폐로 가서 청진기로 들었을 때, 폐에서 물 끓는 듯한 소리(crackles)가 나거든요.


이럴 때는 의사에게 노티해서 수액 오더를 Discontinue 하거나 속도를 늦춰야 하지요.


또한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는 환자들의 Tube Feeding(경관영양-관을 통한 영양 섭취)을 할 때도 청진기는 필수랍니다.


각각의 병원의 청잭에 따라 관의 위치가 올바른지 파악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저희 병원의 경우엔 청진으로 관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한국에서 흔히 "콧줄" 이라고 부르는 Nasogastric tube(NG tube-코위 영양관)이 폐로 가지 않고 위에 정확히 있는지 확인하기 위에 Tube feeding을 하거나 튜브를 통해 약을 줄 때마다 주사기로 약간의 바람을 넣어 청진기로 명치 바로 아랫부분(위)의 소리를 듣는데 "쉬익~" 하는 소리가 들리면 Tube feeding 을 시작해도 된답니다.


NG tube로 feeding을 하는 환자들 뿐만 아니라 아예 배에 구멍을 내서 Tube를 삽입한 환자들의 Feeding때도 Bowel sound가 있는지 매번 확인해야 하지요.


이런 환자들의 경우는 침대에서 못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움직이지 않으면 장의 활동도 줄어들고, Bowel Sound가 없다면 장이 움직이지 않으니 위에 그냥 음식물이 남아있을 수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의사들이 깜빡잊고 청진기를 안 가져왔을 때 간호사 스테이션으로 와서 간호사들의 청진기를 빌리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청진기가 매번 필요하다보니 주머니엔 넣기 힘든 청진기를 목에 걸고 다니지요.


괜히 멋있어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근무 중 잠깐 짬을 내어 찍은 사진이에요!



왼쪽의 분홍색 청진기는 제가 널싱스쿨을 시작 할 때 부터 사용하고 있는 청진기에요! Diaphragm 부분에 제 이름이 새겨져 있답니다. 평범한 검은색 청진기는 입사때 병원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거에요.


이제 왜 미국 간호사들이 청진기를 목에 항상 걸고다니는지 잘 아시겠지요?


이 글을 쓰다보니 한국의 간호사 선생님들은 왜 청진기를 가지고 다니시지 않는지가 궁금해 지네요.


이 글을 보시는 한국 간호사 선생님들이 계시다면 댓글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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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01 12: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Adorable Stella 2020.09.05 14: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OR RN님 안녕하세요ㅎㅎ 간호사이시라니 제 고충을 잘 아시겠어요! 코로나 때문만이아니라 일 배우는 신규에겐 누구를 간호한다는 그 막중한 책임감때문에 항상 힘든것같아요ㅠㅠ OR RN님도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요!

  2. ICU RN 2020.09.05 14: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CU 경력 20년이 다 되어가네요. 한국 RN도 청진기 가지고 다닙니다. ICU 경우에는 감염 관리를 위해서 방마다 청진기가 비치되어져 있구요. 병동의 경우에도 각 담당 팀별로 카트에 청진기 비치되어져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모습은 의료 현장이 아니에요.

  3. 유리알 2020.09.05 1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은 생명보다 돈이 우선시 되고 보이지 않은 의사들의 계급의식이 문제겠죠
    ER 드라마 보고병원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부해서 98년도에 잠시 근무도 했지만 다 그런건 아니지만 현실은 의사는 동업자라는 생각을 안하는것 같았지요 또 인기 과목 전공의일수록 더 했고요 응급실에서 일했는데 다른 진료과 수련의들은 정말 싸가지였죠 콜하면 같이 일하는 사람은 다 자기 하수인 부리듯 했으니깐요

    • Adorable Stella 2020.09.05 15: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이라고 모든의사가 계급의식이 없는것은 아니랍니다. 한가지 다른점은 미국 간호사들은 진상의사들과 말다툼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한국 간호사 선생님들 말 들어보면 미국 의사들은 간호사나 다른 의료인을 동료로 생각해주고 고마워 할 줄 아는 의사들이 많은 것 같아요.

  4. 아가간호 2020.09.05 15: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서울내 대학병원 근무 때 icu라서 청진기는 청결 때문에 환자마다 1개씩 환자옆에 놓고 사용햇어요 ㅋ사용하고 나서도 바로 알콜로 소독하구요. 병동 간호사들은 본인 이동용 카트에 걸고 다녀서 아마 우리나라는 청진기 안 쓴다고 생각하나봐요 ^^

    • Adorable Stella 2020.09.05 15: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렇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미국은 ICU 간호사들도 개인청진기를 사용하고, isolation 환자들에겐 일회용청진기를 사용해요. 미국병원엔 간호사가 쓰는 카트가 없어서 목에 걸고다녀야되는데 한국 선생님들은 카트에 걸고다니셔서 병원다큐멘터리 볼때 제가 못봤던거였네요!ㅎㅎ

  5. 2020.09.05 2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에서 30여년째 혈액투석 받고 있는 만성신부전증

    혈액투석 환자입니다.

    1. 미국에서는 혈액투석 비용이 '한달에 얼마 정도인가요?'

    그리고,

    2. 혈액투석 비용이 혈액투석 환자마다 모두 다 다른가요?

    3. 혈액투석 환자 보험 종류나 보험 적용은 어떻게 되나요?

    4. 미국에서도 혈액투석 환자는 '내부 장애인' 등급 받나요?

    글 본문과는 다른 내용이지만 매우 궁금해서요.

    제가 영어를 못해서요.궁금하네요.ㅎ

    • Adorable Stella 2020.09.06 0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뀨님! 혈액 투석 환자는 신장 기능에 따라 미국 정부의 보험이 커버해주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네요. 환자의 상태와 받는 서비스에 따라 투석비용은 환자별로 천차만별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6. Alicia 2020.09.05 2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 간호사는 환자 상태 access 할시간이 없어요. 가끔 BP잴때 L tube 위치 확인 그리고 가끔 환자 상태 변화시 시간이 있을때 Lung sound 정도 . 결른은 환자대 간호사 racio 가 너무 높아 시간이 없답니다.

  7. 낙화유수 2020.09.05 2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은 간호사가 청진기를 하고다니면 의사들에게 욕먹습니다. 니가 의사냐? 이렇게ㅎㅎ

    • Adorable Stella 2020.09.06 0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이 설마요ㅎㅎ

    • 에휴 2020.09.06 09:21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휴, 의사가 왜 욕을 합니까 간호사 스테이션에 청진기 다 있어요.

    • 의사 2020.09.06 1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의산데요. 간호사가 저렇게까지 해주면 정말 좋겠는데요? 우리나라는 똥수가라 간호사 한명이 봐야 하는 환자도 많고 저런거 듣고 있을 시간이 없죠. 그냥 뭐만 하면 비판하는데 좀 알고 말하면 좋겠네요

  8. 제제 2020.09.06 0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하는 동안 미친듯이 뛰어다니기때문에 청진기를 들고다니거나 목에 두르고 다닐 수가 없어요..ㅜ그래서 쓸때만 공용청진기를 사용한답니다.ㅜ

    • Adorable Stella 2020.09.06 0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도 일할때 뛰어다니는건 마찬가지랍니다ㅠㅠ 모든 병실이 일인실인데다가 동선을 생각하지 않고 환자를 배정해줘서 뛰어다니느라 시간 다 가요!

  9. 윤인파 2020.09.06 0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내용의 글입니다.
    한국 요양병원의 경우 간호사들도 청진기를 많이 활용하지만 필요시 또는 일괄적으로 V/S 측정시 등에 휴대를 하고 다른 때는 휴대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그리고 L-tube 삽입 후 확인시에는 청진을 꼭 하지만 장음 청진이나 심음, 호흡음의 청진 등은 의사의 일로 간주하는 경향이라 잘 하지는 않는 편으로 생각되는데 이는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에게 해당하고 또 전체가 그렇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급성기 병원, 특히 중환자실 근무 중인 간호사나 PN의 경우에는 미국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보다 상위 레벨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10. 구렁텅이 2020.09.07 0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명이 맡아야하는 환자수가 많아요. 대학병원에 입원했을때 수액과 항생제 환자가 학인해서 간호사에게 직접 말할 정도로. 대학병원 교수 초진 2-3분 그리고 검사나 분석은 다른곳에 넘기는걸 볼때 초진을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대기 4시간. 일주일 하루 외래 진료 100명 이상 처리하는걸 볼때 이상하다고 느껴요.

2월의 어느 금요일 병원 입사 7개월차, 즉 7개월차 신규간호사로서 군기가 바짝 들어 바쁘게 움직이던 저를 매니저가 불러 세웠습니다.


뒤에선 직원들을 잘 챙겨주지만 앞에선 항상 무뚝뚝한 매니저여서 무표정한 표정으로 저를 부르길래 제가 혹시 뭘 잘 못했나 싶어 걱정된 마음으로 매니저에게 갔지요.


그러더니 저에게 축하한다고 말하며 종이 한장을 주는게 아니겠어요?



"스텔라, 축하합니다!!! 매니저에 의해 최고 중 최고 직원으로 선발되었어요. 이 영예는 지속적으로 우수했던 직원을 위한 것입니다. 병원과 Rewards and recognition 팀은 당신이 열심히 일한 것에 가장 진심된 마음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당신은 동료들에게 표본이고 CARE value (완벽함 기준으로 삼아 환자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존중한다는 저희병원의 원훈?) 의 살아있는 예시입니다."


네, 저 2020년 1분기 저희 병동 베스트 직원으로 뽑혔어요!


간호사 뿐만아니라 저희 병동에서 일하는 조무사 등 모두 통틀어 한명 주는 상인데 입사 7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규간호사인 제가 뽑힌거예요.


수간호사 선생님께서 자기는 이 병원에서 10년 넘게 일했어도 못 받아 본 상인데 너무 축하한다며 꽉 안아주셨고 저희 병동 secretary랑 동료 간호사들도 다 축하해줬어요!


환자 퇴원 시 외래가 있으면 병원 예약을 잡아주고 병동의 서류를 주로 관리해주는 Secretary가 환자들이 네가 얼마나 좋은 간호사인지 항상 얘기한다고 너는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해줬어요.


신규간호사 교육을 담당하시는 선생님께서도 이메일로 축하한다고 연락해주셨고요.


코로나 때문에 병원의 모든 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축하 이벤트도 취소되었고 병원 로비에 제 이름이 붙지도 않았지만 신규간호사로서 좋은 간호사로 인정받았다는 것에 너무 뿌듯했고 보너스까지 받아서 행복했어요.


아무리 미국에서 간호대학교를 졸업했다고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이 아닌 저는 영어가 미국인들에 비해 부족하고 병원생활을 하면서 미국문화를 이해하기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일이 서툴고 영어까지 서툰 신규간호사로서 실수도 많이 했지만 노력하면 안되는 것이 없다고 제 노력을 환자들과 같이 일하는 동료들, 그리고 매니저가 알아 준 것 같아 눈물이 났습니다.


환자분들이 써주신 편지들



크리스마스때쯤 돌봤던 환자분이 돌봐줘서 고마웠다고 퇴원하시면서 편지를 보내주시겠다고 하셨는데 퇴원 후 한달쯤 지났을 때 병동으로 선물과 편지가 도착했어요.


"내 친구에게, 내가 너에게 편지 보내는 것을 잊었다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잊지 않았어. 그저 내가 낫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뿐이야. 너에게 내가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너에게 드림캐쳐라고 부르는 작은 선물을 보낸다. 이걸 침대 머리맡에 걸어두면 네가 잘때 좋은것들은 이것을 통과하고 나쁜것들은 드림캐쳐가 걸러줄거야. 겉과 속 모두 아름다운 너, 결코 변하지 말아주렴"


이 감동적인 편지를 읽고 눈물 한바가지 흘린 저도 병원 주소로 환자분께 답장을 보내드렸지요.


"당신이 잘 지낸다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당신을 돌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을 돌보면서 저도 즐거웠어요. 따뜻한 편지와 선물까지 보내주신 것 또한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은 제가 왜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했었는지 다시 한번 상기 할 수 있게 해 주었어요. 당신이 보내준 드림캐쳐를 보면서 당신을 항상 생각하겠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00병원 4병동 간호사 Stella 올림."





제 자리에 앉아서 환자 차트 확인하고 있는데 동료 간호사가 저에게 퇴원한 환자 보호자분이 저를 찾는다고 해서 무슨 일인지 가보니 자신의 엄마를 잘 돌봐줘서 고맙다고 감사카드를 주고 가셨어요. 이 남자 보호자분은 정말 매너있으시고 제가 해야하는 일까지 다 도와주셔서 감사했던 분이셨는데 저를 보고 직접 고맙다고 말하고싶다고 퇴원한 뒤 일부러 병원에 찾아오셨데요. 




병원 응급실에서 최악의 대우를 받고 병원에 화가 났었던 환자분이 퇴원하기 전에 써주고 가신 우수 간호사 추천서.


"내 간호사 미스 스텔라는 완벽한 간호사였어요. 그녀는 내가 간호사 호출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와서 나를 확인했고 그녀는 내가 그녀의 유일한 환자인것처럼 나를 대했어요. 그녀는 내가 병원에 화가 나서 집에 가고싶어했을 때 나를 차분하게 만들었어요. 그녀는 매우 빨랐고 나의 말을 항상 잘 들어줬어요. 그녀는 내가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어요."


뒷장도 있는데 매니저가 가져가셨는지 병동 게시판에는 뒷장이 없더라고요.



 


같이 일하는 누군가가 도와줘서 고맙다며 병동 게시판에 제 이름을 써서 걸어줬어요.


저는 실수 하면 티가 확 나는 저희 병동 유일한 동양인 간호사인데다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있고 혹시 잘 못 이해 한 것은 없는지, 특히 의사가 말로 처방을 낼 때 몇번이고 다시 되물으며 확인하며 제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환자분들이 영어가 완벽하지 않은 저를 믿고 의지 할 수 있을지 항상 걱정했지만 이만하면 저 그래도 못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딱봐도 신규 간호사 티가 나는 키도 작고 어려보이는 외모에 영어 좀 완벽하지 않으면 어때요!


항상 자신있게 일하다 실수하면 사과하고,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힘들어 할 때 그손들을 꼭 잡고 같이 울어주고 용기를 주면 그게 환자분들께는 최고의 간호사인걸요.


남을 돕는게 그저 좋아서 간호사가 되었는데 초심 잃지 않고 더 좋은 간호사가 되고싶어요!


별거 아닌 저를 믿고 의지하며 고맙다고 말해주시는 환자분들과 보호자분들께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신규 간호사인 저는 더 고맙고 그들로부터 큰 힘과 용기를 얻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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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림83 2020.08.28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 많으십니다. 요즘 코로나로 전 세계 어디나 의료진이 힘드신데, 화이팅입니다!!!

  2. 달린다달린 2020.08.28 1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제가 다 뿌듯하고 자랑스럽죠?? 너무 축하드려요!! 너무 행복하실거같아요...!!! 저도 얼른 미국에서 학업 잘 마무리하고 취업도하고 실력을 쌓아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음 좋겠어요!

  3. 『방쌤』 2020.08.28 2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대단하세요~
    힘든 순간도 많으실텐데, 한결같은 그 모습이 환자들에게 느껴졌나 봅니다.
    지금 미국도 많이 힘들죠? 항상 화이팅하시구요^^

    • Adorable Stella 2020.09.11 1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방쌤님, 감사합니다! 근무하는 내내 피가 마르고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환자들 앞에서는 최대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답니다. 환자분들이 저에게 항상 행복해 보인다고 하시는걸 보면 제 노력이 통했나봐요!

  4. MJ 2020.09.06 0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다음 검색하다 들어와 스토리를 읽었습이다.
    15년전 미국으로 건너와서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했던 제모습이 기억나 댓글 남겨요. ㅎㅎ
    정말 축하해요. 지금 그 예쁘고 정성스런 마음 변하지 않길 기원합니다.
    계속 그런 마음과 태도면 무엇이든지 잘할수 있을거예요!

    • Adorable Stella 2020.09.11 1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MJ님! 15년 전 미국으로 건너오셨다니 저에게는 까마득한 선배님이시네요.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MJ님의 말씀처럼 초심 잃지 않는 한결같은 간호사 되겠습니다:)

  5. 2020.09.21 0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Adorable Stella 2020.09.22 05: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Miok 님, 써주신 댓글 몇번이고 다시 읽어봤어요. 따뜻하고 소중한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Miok님처럼 아픈사람을 돕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간호사가 되었는데, 사실 바쁘고 일과 사람에 치이다 보면 초심을 유지한다는게 쉬운일은 아니죠ㅠㅠ 그래도 제가 항상 웃는 얼굴로 환자분들을 대하다 보니 환자분들이 제 마음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블로그 글을 쓰면서 잘 안써질때는 고민도 많이 하고 속상하기도 한데 Miok님께서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제가 더 감사하고 Miok님을 통해 힘을 얻었어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쓸테니 또 놀러와 주세요! 요즘같이 정신없는 시기에 더 건강하시고 좋은일만 있기를 바라요. 감사합니다:)

  6. 이경은 2020.10.03 15: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은 간호사로 일하면서 갑자기 울컥했습니다
    너무 멋져요!!

  7. 갸냐댜 2020.11.07 1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년전인지모르겠지만 지나가며 미국 고등학교에관한글을 몇번 읽곤했는데 오늘보니 간호사 이야기를 적어주셔서, ???? 하는 생각으로 들어와보니 그동안 고등학교졸업, 대학입학졸업, 간호사까지 하시고계시더라구요!! 너무 신기하고 그동안 노력한 결실을 맺고계신것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코로나때문에도 더 힘들텐데 힘내시고 종종 들러 구경하고가겠습니다. 행복하세요^^

    • Adorable Stella 2020.11.08 04: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갸냐댜님 안녕하세요! 오랫동안 저를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이 참 빨리 흘렀지요? 저도 미국 고등학교 생활 이야기들을 포스팅하던때가 어제일같은데 만 17살에 블로그를 시작해 벌써 저도 20대중반이네요. 종종 찾아와주세요!

때는 미국 조지아주의 여름더위가 한참 시작하던 6월의 초 였습니다.


금, 토, 일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풀타임으로 일하던 저는 여느때와 같이 금요일 아침 6시 20분쯤 병원 주차장에 도착했지요.


멀쩡히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병원건물을 들어서는데 갑자기 어지럽기 시작하더니 심한 어지럼증 때문에 속까지 울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있으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나이트 간호사한테 제가 돌볼 환자들의 리포트를 받고 있었는데 마지막 환자의 리포트를 받고 있는 와중에 결국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안색이 안좋아 진 것을 본 병동 Secretary 는 매니저에게 제 상황을 말한 뒤, House supervisor (병원 전체의 간호사, 조무사 등의 스케줄을 조정하는 일을 합니다.) 에게 전화 해 우리 병동에 토하고 있는 간호사가 있다며 집에 가야 할 것 같다고 지금 보내 줄 수 있는 간호사가 있다면 저희 병동으로 보내 줄 것을 요청했고, 매니저 또한 Off 인 간호사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제 대타를 찾고 있었어요.


아침엔 워낙 바쁘고 정신이 없기 때문에 대타 간호사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환자들을 사정하고 차팅을 끝낸 뒤, 아침 약만 주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첫번 째 환자를 청진하려고 몸을 숙이는데 또 토할 것 같아서 환자 방을 뛰어나와 또 다시 화장실로 갔었지요.


제 상태를 본 수 간호사와 매니저가 얼른 병원에 가거나 집에 가서 쉬라고 제 등을 떠밀었는데 병원 1층의 응급실에 가기엔 병원비가 너무 무섭고, 운전을 해서 차로 10분거리에 있는 저희 병원 Urgent care (응급실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당장 치료나 진료가 필요할 경우에 가는 병원) 에 가기엔 너무 어지럽고 토할것같아서 다른 간호사들에게 제 환자를 한명씩 주고 저는 간단한 약이나 처치를 제공하는 1층의 Employee health에 가서 Antiemetic (항구토제)를 먹고 누워있다가 약기운이 돌기 시작했을 때 얼른 Urgent care에 운전해서 갔지요.


다 각자 바쁜 아침인데도 빨리 집에 가라며 걱정해주고 토하는 저를 보고 탈수가 걱정된다며 스포츠 음료까지 사다 준 제 병원 식구들한테 얼마나 미안하고 고마웠는지 몰라요.


어지럼증은 그대로였지만 구토는 좀 나아져서 그렇게 일시적인 약기운으로 Urgent care에 왔는데 하필 그날엔 의사는 없고 Physician Assistant (PA-의사 보조자. 약 처방권이 있고 의사의 감독하에 의사의 일부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만 있었어요.


PA에게 제 증상을 설명하고 구토를 하고 물도 못마시겠다고 말하며 수액을 놔 줄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 증상 일 수 도 있다며 코로나 검사를 했고 Urgent care에서 수액을 놔주긴 하는데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네요?


Urgent care에는 PA 한명과 Medical assistant 그리고 receptionist (접수 담당자)만 있었는데 PA는 혈관주사(IV)를 해 본지 20년도 넘었고 Medical assistant도 할 줄 모른다고 해서 간호사 유니폼을 입고 명찰까지 달고있던 저에게 직접 놓을 수 있으면 해 보라고 IV 바늘을 가져다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젓가락으로 다져진 미세한 손놀림 덕분에 저희 병원 주말팀 중 저 IV 잘하기로 유명한데 도저히 제 팔을 제가 찌를 자신은 없어서 거절하고 병원 방문했던 이유와 무슨 약을 처방했는지 써있는 Discharge Summary를 받아 항구토제를 받으러 약국으로 갔어요.


병원을 나와 차에 앉아 제 Discharge Summary를 봤는데, 제가 분명 어지럼증이 제일 문제이고 어지럼증 때문에 구토를 하는 거라고 말했는데도 어지럼증 얘기는 쏙 빠지고 Nausea&Vomiting (메스꺼움&&구토)라고 써있길래 가서 따지고 싶었지만 그럴 힘도 없어서 그냥 약을 받으러 약국으로 차를 운전해서 갔어요.


참 도움 안됐던 PA는 어지럼증엔 약도 없다며 이석증이라는 말도 안해주고 그냥 항구토제만 처방해줬더라고요.


미국병원은 보통 제 진료가 끝나면 제가 지정한 약국(=제 보험을 받아주는 약국)에 처방전을 바로 보내서 저는 처방전을 들고 갈 필요가 없는데, 미리 처방전을 보냈음에도 약을 짓는데 얼마나 시간이 오래 걸리던지 약국에 가서 좀 기다린 후 약을 받았답니다.


그런데 약값 보고 한 번 더 토 할 뻔 했잖아요.


다행히도 저는 제 병원의 그룹보험을 가지고 있어서 약값은 한푼도 내지 않았지만 항구토제 영수증에 $280.99 (한화 약 33만원)이 써있는게 아니겠어요?




Zofran(Ondansetron) 8mg 30알을 받아왔는데 비싼 약인걸 알고 먹어서인지 보통 병원에서 환자들이 먹는 용량(4mg)보다 많은 용량이여서 였는지 약 효과는 대단하더라고요.


지금은 제 병원 덕분에 좋은 보험을 가지고 있지만 일반 유학생들이 학교를 통해 가입하는 학교보험을 가지고 있으면 조금 할인된 가격에 약을 구입하거나 보험이 없으면 저 돈을 다 내야 됐을 거예요.


제가 대학교를 다닐 때 학교보험으로 알러지 안약을 처방 받은적 있는데 조그만한 안약이 한국돈으로 8만원 정도 했었거든요.


물론 알러지 때문에 눈이 충혈 된 것이 아닌 제 렌즈 때문이였어서 비싼 안약이 효과도 없었지만요.


이렇게 금요일에 시작된 원인불명의 어지럼증은 일요일이 되어도 나아지지 않았고 탈수증상이 여전해서 Urgent care에 전화를 했는데 수액을 놔 줄수 있는 의사가 있다고 해서 다시 Urgent care에 갔습니다.


일하면서 몇 번 본적있는 레지던트 의사를 만나 진료를 보는데 제가 고개를 돌렸을 때 눈동자 떨림이 없다고 이석증은 아니고 스트레스 때문인것 같다며 수액을 처방 해 준다고 했습니다.


혹시 빈혈기가 있는지 피검사도 요청했는데 수액을 놔 준다며 금요일에 본 Medical assistant가 들어오더라고요.


그러더니 자기는 사실 간호학과 학생이라 IV 못한다며 이실직고 하길래 제가 알려줄테니 한번 해보라고 용기를 줬더니 다행히 한번에 성공했어요.


그렇게 영양제 성분은 전~혀 없는 식염수 1000mL 맞고 집에 오니 탈수증상이 좀 덜해서 그나마 좀 나았어요.


그렇게 어지럼증 5일차 (화요일)에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제가 힘들때마다 도와주시는 고마운 한국인 Nurse Practitione언니한테 제 증상을 말하니 언니가 이석증인것 같다며 눈동자 떨림이 없어도 이석증일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유튜브에 Epley maneuver를 검색해서 따라해보고 어지럼증을 일시적으로 도와주는 Antivert 를 먹어보라고 하셨어요.


어지럼증 6일차 (수요일)에 너무 오래 앓았더니 기력도 없고 여전히 어지러워서 다시 Urgent care에 갔어요. 


Urgent care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알았지만 그 주 금, 토, 일도 일을 못 할 것 같아서 아파서 일을 못한다는 걸 증명해 줄 제 병원에 제출해야 될 서류가 필요했거든요.


Urgent care에 갔더니 어지럼증 첫날이였던 금요일에 봤던 PA가 있더라고요.


제가 생각해도 이석증이 맞는 것 같아서 PA에게 이석증인것 같다고 했더니 그때서야 NP 언니가 말해준 Epley maneuver이 적혀있는 종이를 주면서 Antivert를 처방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NP 언니가 Epley Maneuver을 알려준 날 부터 3-4일을 열심히 하고나니 이석증이 신기하게 많이 나아졌고 어지럼증 9일차였던 토요일이 되니 거의 멀쩡해져서 일요일은 집 청소도 하고 편하게 하루 푹 쉬었지요.


그러면, 이석증 때문에 3번 Urgent care에 갔고 Zofran(항구토제)와 Antivert(어지럼증을 일시적으로 도와주는 항히스타민)을 처방받고 총 얼마가 나왔을까요?




이석증이 다 나아서 어지러웠던 느낌도 잊혀져 갈 때쯤 집으로 병원비 청구서가 날라왔어요.


세번 째 병원에 갔던 것은 Follow up care 라고 병원비를 청구하지 않았고 첫번째 방문때의 진료비(+코로나 검사비)+두 번째 방문때의 진료비(+수액+피검사)+피검사를 검사실로 보내서 검사한 비용까지 총 $983.57 (한화 약 117만원)을 병원에서 청구했더라고요.


하지만 이 금액은 보험사와 병원이 합의를 하기 전 비용이라 이 비용을 다 내는 것은 아니에요.


보험이 없을 경우 이 금액을 다 내야하지만 이 마저도 병원에 사정을 말하거나 현금으로 병원비를 지급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병원과 합의를 해서 병원비를 깎을 수 있답니다.


정말 미국 답지요?


병원에서 $983.57을 청구했지만 "너 A보험을 가지고 있으니 할인 해줄게~" 라는 병원의 생색아닌 생색에 총 금액이 $523.73 (한화 약 62만원)으로 깎였고, 여기서 보험 적용이 되서 제가 내야하는 총 금액은 $53.73 (한화 약 6만 4천원)으로 깎였지요.



저 위에 이미 포함되었지만 피검사 비용은 따로 날라왔는데 보험이 없으면 적혈구, 백혈구, 헤모글로빈 등 간단한 피검사도 $133.57 (한화 약 16만원)을 내야하네요.


보험덕분에 약값은 한푼도 내지 않았지만 영수증을 보니 보험 없이 어지럼증 약 Antivert는 30알에 $25 (한화 약 3만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미국에서 왜 보험이 이렇게 중요한지 아시겠지요?


제가 일하고 있는 병원에서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그룹 보험 덕분에 저는 $53.73 만 내고 끝이 났지만 만약 보험이 없고 할인도 못받았다면 병원비 $983.57 (한화 약 117만원)+Zofran $280.99 (한화 약 33만원)+Antivert $25 (한화 약 3만원), 총 $1289.56 (한화 약 153만원)을 냈어야 되는거죠.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만난것도 아니고 시술이나 치료를 받은 것도 아닌데 보험이 없다면 어지럼증 때문에 병원 몇번 가고 두종류의 약 처방에 153만원이라니 왜 미국 병원비가 살인적이라고 하는지 아실 것 같지요?


아, 여러분들중에 왜 이석증인지 진단도 못내리는 실력없는 Urgent care를 계속 갔는지 궁금해하실 분이 계실텐데요, 저희병원에서 제공하는 보험으로 저희 병원의 경쟁 병원을 가면 보험적용이 거의 되지 않는답니다.


제가 직원 오리엔테이션때 들은 바로는 저희 병원이 속해있는 그룹의 병원들을 가야지 보험적용이 제대로 되고, 저희 병원의 그룹에 속하지 않은 병원 (=미국 전역의 대부분의 병원)에 가면 보험적용이 거의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참 알면 알수록 헷갈리고 이해가 안되는 미국의 병원비 시스템이에요!


미국 간호사는 보통 시급으로 매 2주마다 주급을 받는데 어지럼증 때문에 6번 일을 못해서 제가 나중에 돈으로 받으려고 고이 모아놓은 PTO (Paid Time Off-유급휴가)를 6시간 남기고 다 써버려서 마음도 아팠고 병원비 청구서를 받고 속도 쓰렸지만 그래도 이석증이 낫고 나니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더라고요.


덕분에 환자들이 Zofran을 달라고 할 때 왜 그렇게 저를 다그쳤는지도 알게 되었고, 환자들이 아플 때 어떤 마음이였는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23년이 조금 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렇게 오래 아팠던 적이 없었어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도 건강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피부로 느낀적은 많이 없었거든요.


거의 10일을 어지럼증 때문에 하루종일 잠만 자고 누워만 지내다보니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 평범한 일상이 그리웠고, 환자들의 마음을 생각 해 볼 수 있어서 간호사로서 조금 더 성장한 계기였던것 같습니다.


미국 병원비와 약값 이야기를 하다가 다른길로 잠깐 샜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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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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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후까 2020.08.19 0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약값 병원비 정말 엄청나네요. 한국의 의료보험이 얼마나 대단한것인지 알게 됩니다. 이석증 때문에 어지러워도 항히스타민제를 투여 한다는건 처음 알았어요. 비염 때문에 항히스타민제 달고 사는데..

    • Adorable Stella 2020.08.19 1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말도안돼는 비용이죠? 이럴때는 진짜 한국 의료보험 시스템이 그립답니다!ㅠㅠ 저도 이번에 알았는데 어지럼증에 모든 종류의 항히스타민을 투여하는건 아닌것같고 특정한 종류의 항히스타민만 투여하는것 같아요. 이 기회에 공부좀 더 해봐야겠어요:)

  2. 화이트초코모카 2020.08.19 10: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헐... 병원에 수액을 놔 줄 수 있는 사람도 없고 심지어 병원에서 청구한 돈이..ㄷㄷ 미국 의료시스템 정말 왜이렇죠 ㅠ
    먼 외국에서 생활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ㅠㅠ !! 저는 친언니가 미국으로 시집가서 살고있어서 제작년 겨울에 미국 시애틀 한 번 가봤거든요 ㅎㅎㅎ 스텔라님 글 보면서 미국 문화에 대한 감을 좀 배워야겠어요.ㅎㅎ 구독이랑 공감 꾹 누르고 갑니다♡

    • Adorable Stella 2020.08.19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구독에 공감까지 감사합니다:) 미국에서 사는 삶에 만족스럽다가도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 한국이 너무도 그립답니다. 전문의를 만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조금이라도 어디가 아파서 병원에 가면 돈이 왕창 깨지니 미국에서 진짜 부자는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해요!

  3. 연기햄 2020.08.19 16: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 특히 미국은 좀 심한 거 같아요 ㅠㅠ
    시애틀 사는 제 친구도 몸이 안좋았는데 참았다가 한국 와서 치료받고 갔어요...
    좋은 포스팅 잘 보구 공감 누르고 갑니당~

    • Adorable Stella 2020.08.23 1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큰병 걸리면 미국 병원비보다 한국가는 왕복 비행기 티켓이 싸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란 걸 실감했습니다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공감까지 눌러주셔서 감사합니다:)

  4. Sangdam 2020.08.20 04: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엄청 비싸네요.... 직장이 없는 일반사람들이나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보험을 드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의료비가 흥정이 된다는 것도 넘 재미있고요.....ㅎㅎㅎㅎ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Adorable Stella 2020.09.11 1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에서 정말 가난하면 미국 정부에서 제공하는 보험을 제공받을 수 있고요, 자영업자인 경우 비싼 사보험을 들어야 해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 제나 2020.08.22 1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학생 아플때 서러운데ㅠ 잘 버텨내셨네요. 신규인데 그와중에도 깨알같은 iv 눈에 띠네요 ㅋㅋ iv 놓는법 포스팅 가나요? ㅋㅋ

    • Adorable Stella 2020.08.23 11: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도 병원 식구들이 계속 괜찮은지 문자로 물어봐줘서 참 고마웠어요! IV 는 미국인들이 너무 못해서 제가 잘 하는 것처럼 보이는게 아닐까 합니다ㅎㅎ좀더 연차가 쌓이면 IV 꿀팁도 한번 포스팅 해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6. .. 2020.08.23 1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에나
    온단스테론은 한국에서도 비싸요.현장떠난지20년된지라 가물가물 한데,
    20년전에도 한번처방에 8만원돈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주로 항암치료부작용으로 오는 오심구토 억제제로 처방되는데 그나마 한달에 두번인가 네번인가?만 보험적용되고 나머진 본인부담이라 그돈이면 부담되는 환자분들은 대신해서 멕소롱맞던 슬픈기억이요.

    스텔라님 블로그는 유학생시절때부터 즐겨보고 있답니다.건강해지셔서 계속 블로그활동해주세요.한때 미국간호사준비하고 시험일까지 받아놓고는 결혼으로 모든걸 접었는데 이제사 후회중이에요

    • Adorable Stella 2020.09.11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에서도 비싸군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국 간호사 준비하시면서 결혼때문에 포기하셨다니 많이 아쉬우셨겠어요. 그렇다고 미국 간호사 생활이라고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랍니다ㅠㅠ 저는 다행히 지금은 건강해져서 멀쩡해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쓸테니 또 놀러와 주세요!

  7. 이기열 2020.08.23 1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대한민국 화이팅
    의료진 많으면 가격이 내려간다
    이러니 의사들이 반대하지

    • Adorable Stella 2020.08.23 12: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에서 살며 황당한 미국 병원 시스템을 경험하다보니 우리나라의 의료진들이 얼마나 애쓰시는지 알 것 같습니다.

    • ㅎㅎㅎ 2020.08.23 16:11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반대 예요 의료인 숫자가 많아지면 의료비 총액이 훨씬 더 많아져요 그게 공산품 제조와 큰 차이 입니다. 의사 숫자가 늘면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 헐헐 2020.08.23 2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택시기사 증원하면 택시비 내려가나요?
      공무원 증원하면 세금 줄어드나요?

      그런데 의사는 증원하면 국민 의료비가 감소할까요?

    • 2020.08.27 14:57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8. 암행어사 2020.08.23 1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Localizing 없는 상태에서 epley 가 뭔 소용이 있나요... 에고 의료인이라는 사람들이 이러니 환자들이 유튭보고 crp를 자가로 하고와서 망쳐놓지요...

    • Adorable Stella 2020.08.23 14: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행히 에플리가 효과는 있더군요^^ 미국에선 스페셜리스트 한번 보는게 쉬운일이아니라 에플리 며칠해보고 안되면 ENT 리퍼럴해주겠다고 했었어요ㅎㅎ

  9. 반가워요 2020.08.23 14: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동네 CSU 다녔다던 분이시군요.
    지금은 Cols떠나서 다른 도시에 계시나봐요?
    저도 이석증 앓아봐서 아는데 고생많으셨겠어요..
    저도 세인트프랜시스에갔었는데 닥터피까지 날아오더라고요 ㄷㄷ

    • Adorable Stella 2020.08.23 14: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애틀란타에서 북쪽으로 한시간 떨어진곳에 살고있답니다:) 저 CSU 다닌적도 없고 Cols산적도 없는데 어디서 그 정보를 얻으셨을까요?ㅎㅎ

  10. 반가워요 2020.08.23 15: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러시군요. 잘못알고 있었어요. 여기서 학교 다니셨던줄 ㅎㅎ
    의료인들도 병원비 부담스러워하는줄 처음 알았네요.
    전 피부연고 6개인가에 1000불 넘게도 줘봤어요. 담에 같은 병원가서 다른의사에게 그전 의사가 약값이 너무 비싼거 처방해줬다고 하니까 보험되는 5불짜리 처방해 주더라고요.
    미국은.. 아파서 죽거나 병원비 청구서 받고 놀라서 죽거나.. ㅎㅎㅎ

    • Adorable Stella 2020.08.24 0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의료진들도 병원비 엄청 부담스럽답니다ㅠㅠ 제가 일하고 있는 병원을 간다고 해서 특별히 직원 할인이 되거나 하지는 않거든요. 연고 여섯개에 1000불이 넘는다니 정말 너무 비싸네요ㅠㅠ 미국에서 의사에게 보험이 없다고 하거나 병원비나 약값을 낼 돈이 부족하다고 하면 대체할수 있는 더 싼 약으로 처방해주거나 방법을 찾아준답니다!

  11. gigi 2020.08.23 2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갑상선땜에 피검사만 했는데 보험 커버하고도 980불 냈어요 만약 보험이 없었다면 2000불넘게 낼뻔했어요. 정말 미국은 보험이 완존 꽝이예요...
    한국이 최고인거 같아요 ^^

    • Adorable Stella 2020.08.24 0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험 커버가 된 금액인데도 너무 비싸네요ㅠㅠ 그렇다고 해서 보험료가 싼 것도 아닐텐데요. 의료시스템은 정말 한국을 따라 갈 수 있는 나라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12. ㆍㅜㅜ 2020.08.24 0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석증, 메니에르 증후군 비슷하지요

    • Adorable Stella 2020.08.24 06: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지러움 등의 기본적인 증상은 비슷하지만 메니에르병은 난청, 이명 등 다른 증상들을 함께 동반하고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점이 이석증과는 다른 점이랍니다:)

  13. 달타냥 2020.08.24 17: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 NIH에서 최고(?)의 보험 적용 받다가 조지타운 대학가서 허접한 보험에 허탈했던 1인입니다...미국 의료보험 시스템은 진짜 후진국

    • Adorable Stella 2020.08.26 12: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요ㅠㅠ 병원에서 일하면서도 병원에 며칠씩 누워있는 환자분들 보면 병원비를 어떻게 감당하실까 걱정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답니다. 아무리 좋은 보험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보통 며칠 입원하면 최소 몇백은 깨지니까요ㅠㅠ

  14. ㅠㅠ 2020.08.24 2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살고있는 대한민국이 좋은 나라라는걸 느끼네요.

    • Adorable Stella 2020.08.26 12: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특히나 요즘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한국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인것 같습니다. 코로나도 무섭지만 더 무서운건 미국에서 코로나에 걸렸을 때 치료 받고 받을 병원비 청구서 랍니다^^;;

  15. 달린다달린 2020.08.26 1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병원비 무서워서 병원 한 번도 못가본 1인 입니다.. 이번에 결혼 후 학생보험에서 남편 회사보험으로 옮기고 그나마 나은 보험이라 신체검사하러 가려구요~ 미국에 온 지 어언 3년차인데 이제야 처음 병원가네요 ㅋㅋㅋ

    • Adorable Stella 2020.08.26 1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험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신체검사는 별로 비싸지 않답니다. 남편분 회사보험으로 신체검사하러 가면 정말 얼마 안나올거예요! 병원 잘 다녀오세요:)

  16. YEZZI 2020.08.28 1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TELLA~ 저 ㅎㄱ 친구 예지에요ㅎㅎ 글 잘 읽어봤어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있어요ㅠㅠ♡

  17. 2020.09.05 2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에서 '일반인'은 '사보험'이나 '직장보험'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저도 10여년 전에 한국 지방에서 살면서

    택시나 자가용으로 5분 거리인

    지방 3차 대학병원에서

    '이석증' '어지러움 증세'로 진찰을 받는데,

    의사가 'MRI'나 'CT'를 찍어보자고 하더니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었는데요 '

    '5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 내는 119인지 사설 응급차를 타고,


    '서울 빅 5 병원에 가니까

    의사가 '아무런 검사 없이

    눈동자 위치확인과 몇가지 테스트를 하더니

    간단하게 바로

    '이석증'이라고 진단을 해서,

    정말 황당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요즘에 한국에서는 '응급차 비공식 비용 요구'는 많이

    사라진 듯 하고,


    서울과 지방의 의료격차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저는 30년차 혈액투석 환자로서

    매우 황당한 일들을 많이 겪었거든요.


    미국은 비보험이나 사보험에서

    이석증 진단에 100여만이 니오는 군요.ㅎ

    한국은 '1시간 거리 비공식??엠블란스 비용이

    50만원에서 1백만원인데...한국도 부르는게 값이에요.


    그런데 '일반인 사보험'이나 '직장 사보험' 외에


    '미국은 '장애인 사보험 제도'가 '일반인 사보험 제도'나

    '일반인 직장 사보험 제도'와


    다른가요?? 아니면 '크게 차이나지 않고 동일한가요??'

    미국의 '장애등급제도'와 '장애인 사보험 제도'가

    궁금합니다.


    • Adorable Stella 2020.09.11 1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뀨님! 미국의 보험 제도에 대해선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장애 등급이나 형편에 따라 미국 정부에서 보조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만 들었어요. 혈액 투석 보통일이 아닌데 30년차 이시라니 많이 힘드시겠어요. 건강하세요!:)

  18. 2020.09.06 0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럴 때 '이석증' 때문에 '세상이 완전 빙빙 도는데'

    '5분 거리 3차 대학병원에서 'MRI' 'CT'찍고서,

    '의사가 원인 못 찾는데'

    '죽을 병인 줄 알고'

    '서울 빅 5병원 가면서'

    '사설 엠뷸런스에 차비로

    현금 50만원 부모님이 쥐어줄때 더 빙빙 돌고'

    '서울 빅 5 의사가 간단한 문진 후

    '이석증'이라며,

    '그냥 잠시 누워 계시면 된다고'그러면,

    이석증 때문 말고도

    '세상이 더 빙빙 돌더라고요.'

한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무섭게 늘어나던 지난 2월, 잠잠했던 미국은 이제 시작이였습니다.


한 밤 자고 일어날 때 마다 미국 곳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었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올 것 같지 않은 미국 조지아주 북쪽 중소도시인 이곳에도 확진자가 수두룩하게 나오고 있었는데요, 때는 3월 초의 어느 금요일, Shortness of breath (숨가쁨) 을 호소하던 환자가 저희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가 Chest x-ray (흉부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사진이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에게 주로 나타나는 모습이여서 코로나 바이러스 의심환자가 되어 응급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마치고 저희 병동에 하나 있는 음압병실로 옮겨졌지요.


제 동기이자 절친인 그레이스가 환자를 받고 음압병실 문에 airborne precaution (공기전염주의) 안내문과 병실 출입 전에 담당 간호사에게 허락을 꼭 받아야 한다는 경고문을 붙이고 환자의 가족들에게 빨리 병원을 떠나 줄 것을 요청했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 티비에서 하루종일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 나오는데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과 전염성에 대해 모르는지 사랑하는 아버지를 혼자 두고 떠날 수 없다는 가족들, 결국 퇴근하려던 저희 매니저까지 나와 환자 가족들을 설득시켜 집으로 돌려 보내야 됐어요.


물론 종이 마스크는 쓰고 있었지만 집에 돌아가기까지 여러명의 병원 관계자들과 이야기하고 여기저기 다 만지고 돌아다녔던 환자 가족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자세한 교육 없이 그저 독감처럼 대처하면 된다는 병원의 지시 때문에 저희 병동 간호사들 다 신경이 곤두서 있었지요.


그 때 당시, 그 환자가 저희 병원의 두 번 째 코로나 환자였기때문에 가이드라인도 없어서 환자가 먹은 식기를 어떻게 처리해야되는지 사소한거 하나하나 다 물어보고 처리를 해야 했었지요.


이날 하루종일 숨쉬기 힘든 N95 마스크를 쓰고 몇 시간을 보낸 그레이스는 그 다음날인 토요일 두통 때문에 병원에 나올 수 없어서 제가 그 환자를 돌보게 되었는데요, 이른 아침 회진을 마치고 음압병실에서 나오는 의사와 이야기를 하고나니 환자가 코로나 바이러스 증상을 보이지 않아서 이 환자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확률은 극히 낮다는 의사의 말에 걱정을 한시름 놓을 수 있었지요.


저희 병동은 보통 간호사 한명당 환자 5명을 보는데,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특혜? 로 코로나 환자까지 세명을 돌보게 되었답니다.


대신 코로나 환자와의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간호사였던 제가 조무사, 청소부, 식당직원들의 일까지 모두 해야 됐어요.


심지어는 환자가 병원음식이 맛 없다며 신용카드를 주면서 일층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사다달라는 심부름 까지 해야 했었지요.


처음 환자를 만나 환자를 assess (건강사정)하고 아침약을 주러 무장을 하고 들어갔는데 high flow nasal cannula  (가온가습 고유량 비강캐뉼라)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고 있는 것 말고는 코로나 바이러스 증상인 열도 없고, 기침도 없고, 통증도 전혀 없어서 저도 이 환자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니겠다 싶었어요.



한국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료진들이 입는 얼굴을 포함한 전신을 감싸는 흰 옷같은 거, 미국 병원에는 없어요. 쓰레기봉지같은 비닐옷과 숨 쉴때마다 습기가 차서 앞도 잘 안보이는 고글, 숨쉬기 힘든 N95 마스크가 전부였지요. 뉴욕에서 코로나 환자 수가 폭증했을 때, 이 비닐옷도 부족해서 쓰레기 봉지를 잘라다가 입었데요.


환자 본인도 "I feel great!"이라며 컨디션 좋다고 했었고요. 


그렇게 토요일, 일요일 이틀동안 제가 이 환자를 돌봤는데 일요일 까지만 해도 정말 멀쩡했었어요.


이때당시만해도 코로나 검사 키트가 너무 부족했고, 검사를 하면 5-6일이나 지나야 결과가 나오던 때라 금, 토, 일 일하던 저는 환자가 멀쩡했던것만 보고 월요일부터 4일 OFF에 들어갔지요.


화요일날 늦잠을 자고 일어나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주말팀 수간호사 선생님한테서 문자가 와있더라고요. 


"스텔라, 00번 방에 있던 네가 돌봤던 코로나 의심환자, 코로나 확진이래. 월요일부터 갑자기 안좋아져서  Intubation(기관삽관) 하고 중환자실로 내려갔어."


모두들 코로나 아닐거라고 믿고있었는데 제가 돌봤던 환자가 코로나 환자가 맞았다니, 갑자기 숨쉬기도 좀 힘든 것 같고 머리도 아프고 열도 나는 것 같은건 왜죠?


그렇게 그 주 주말까지 몸이 안좋아서 출근을 해서 열을 재봤는데 37.5도가 나오더라고요.


그냥 단순한 감기였는지 아니면 진짜 코로나에 걸렸다가 별 증상없이 나아진건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너무 무서웠던 경험이였어요.


이때 당시엔 병원에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임신한 만삭의 간호사들도 코로나 환자를 돌봤고 이 병동 저 병동의 음압병실에 다 코로나 환자가 있었어서 그냥 일반병실에서도 코로나 환자를 돌봤었어요.


상황이 좀 더 심해지고 더 많은 수의 코로나 환자를 받게 되면서 병원에서도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수칙 등 여러가지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고 음압병실이 부족해 일반병실의 창문을 뜯어내고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판을 대고 음압병실처럼 만들었지요.



음압병동처럼 이중으로 된 문도 아니였지만 코로나 환자를 받기 위해 개조된 "음압병동"



코로나 환자를 막 받기 시작하던 시기엔 마스크를 5번 쓰고 버리라고 했지만 시간이 가면서 PPE(보호장비)가 많이 부족해 하루종일 같은 마스크를 써야했고 Face shield 는 하나씩만 제공되어서 똑같은 것을 계속 써야했어요. PPE를 벗을 때 가장 많이 감염이 된다고 하는데 썼던 마스크를 또 쓰려니 너무 찝찝했어요. 그래도 잘 안보이는 고글을 쓰다가 앞을 잘 볼 수 있는 Face Shield이 제공되어서 좋았어요!



진짜 음압병실에만 있는 PPE 입는 곳. 왼 쪽에 보이는 것처럼 마스크를 플라스틱 통에 넣고 하루 종일 사용했어요. 병실 복도에서 문을 열면 이 곳이 나오고 싱크대의 오른쪽에 문이 하나가 더 있는데 그곳을 열면 환자가 있는 음압병실이에요.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는 간호사가 일반 환자들도 같이 돌보고, 이 병동 저 병동 여기저기에 코로나 환자를 받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 병원은 나중엔 저희 병원의 5층 전체를 코로나 병동으로 만들어서 4층 내과 외과 병동에서 일하던 저는 코로나 환자에게서 벗어 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코로나 병동에 지원을 가야 될 수 도 있어서 그게 언제가 될지 공포에 떨어야 했지만요.


코로나 환자가 늘어나던 3월 초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임신한 간호사도 코로나 환자를 돌봐야 했다는 것, PPE가 부족해서 일회용인 PPE를 하루종일 써야 했다는 것, 검사 결과를 받는데 짧게는 4일에서 길게는 6일까지 걸린다는것,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가 일반 환자들도 같이 돌본다는 것, 제대로 된 음압병실이 터무니없게 부족해서 일반 병실에서 코로나 환자들을 돌본 것, 그 와중에도 쓰라는 마스크는 안쓰고 코로나에 대해 신경도 안쓰는 미국인들 등을 겪고보니 한국이 얼마나 위대한 나라인지 또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마트를 가보면 손님의 반 정도만 마스크를 썼었는데마스크 없이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상점들이 늘면서 다행히도 마트같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안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환자가 막 발생하던 시기 한국에서는 정부가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며 감염관리에 최선을 다했고 국민들 또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열심히 실천해 감염을 최소화했는데, 미국에서는 인권침해라며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지 않을 뿐더러 정부가 마스크를 쓰라고 강요하는 것 조차 자유의 땅 미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따위 개나 줘버린 미국인들을 보니 속이 터지다 못해 화까지 났습니다.


미국에서는 마스크를 쓴 다는 건 곳 아픈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어서 코로나가 막 터진 시기 인종차별을 당할까 마스크 쓰는 것 조차 무서웠는데 마스크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이제 마스크 쓰는게 당연시 된 것에라도 감사해야 할까요?


아무리 제가 살고 싶어서 온 미국이라지만 이럴 때 보면 선진국이 맞나 싶고 한국이 어느때보다도 더 대단한 나라인 것 처럼 느껴지고 자랑스럽습니다.


날씨가 더워지고 코로나가 지속되며 안일해 진 탓에 한국에도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하는데 모두 조금 더 노력해서 빨리 코로나 전의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코로나 환자를 돌보느라 피땀 흘리고 계신 의료진 분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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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꾸는 윤정 2020.03.27 0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도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듯 싶어요.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으니 정말 걱정이네요:( 미국인들이 마스크도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상화해서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야 스텔라님 고생도 덜할텐데... 코로나 걸리지 않게 조심하시고 화이팅 하시기를 바랄게요!

  2. 제나 2020.08.22 1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인들 진짜 ㅠ... 비치도 다 닫게 만들고 3월에 락다운 내리고도 6-7월까지 마스크를 너무 안쓰고 다녀서 집콕했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은 그래도 가이드라인이 있고 다들 마스크 쓰고 다녀서 다행이에요. 저두 메드설지로 간답니다 병원에 ppe가 부족하지 않길 바랄뿐ㅋㅋ 그런데 제 기억에 쌤 가네 아니었나요?

  3. 고독한산보자 2020.08.27 23: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블로그를 비워 둔 사이 잘 지내셨나요?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글을 쓴게 작년 6월이라니 시간이 너무 빠르네요.


그 동안 너무 바쁘게 사느라 블로그는 잠시 잊고있었어요.


그 사이 저는 제가 일하는 병원이 있는 학교에서 4시간 떨어진 조지아주 북쪽으로 이사를 했고 새로운 도시와 병원,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에게 적응하며 7월 중순 일을 시작해 신규라고 하기도 뭐한 어느새 8개월차 신규 간호사가 되었어요.



근무중 화장실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한국병원과 다르게 머리를 어떻게 묶어야 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어요.  

환자를 볼때 위생상 머리를 묶는데, 그래서 손목에 항상 머리끈을 걸고 다녀요.


그런데 아직도 제 자신이 간호사라는게 어색한건 왜죠?


외과/내과 병동의 신규간호사로서 병원에 적응하며 너무 힘들기도 했고, 환자들의 죽음을 접하고 슬퍼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내가 정말 간호사가 적성에 맞는건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물론 지금도 자주 하는 생각이지만요.


아직 병원생활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아서 실수도 많고,  근무중  많이 아픈 환자들이 있으면 슬픈 감정을 주체 못하고 가끔 울기도 하지만 저에게 감사 카드를 보내주고, 감사 카드를 직접 주고싶다며 퇴원한 후에 병원에 저를 찾아오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있는 걸 보면 저 그래도 잘 하고 있나봐요. 



크리스마스때쯤 돌봤던 환자분이 병동으로 선물과 편지를 보내주셨어요.

저에게 겉과 속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라며, 절대 변하지 말아달라는 감동적인 편지였어요!



제 자리에 앉아서 환자 차트 확인하고 있는데 동료 간호사가 저에게 퇴원 한 환자 보호자분이 저 찾는다고 해서 무슨 일인지 가보니 자신의 엄마를 잘 돌봐줘서 고맙다고 감사카드를 주고 가셨어요. 이 남자 보호자분은 정말 매너있으시고 제가 해야하는 일까지 다 도와주셔서 감사했던 분이셨는데 저를 보고 직접 고맙다고 말하고싶다고 퇴원한 뒤 일부러 병원에 찾아오셨데요.


 


병원 응급실에서 최악의 대우를 받고 병원에 화가 났던 환자가 퇴원하기 전에 써주고 가신 우수 간호사 추천서.


"내 간호사 미스 스텔라는 완벽한 간호사였어요. 그녀는 내가 간호사 호출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와서 나를 확인했고 내가 그녀의 단독 환자인 것처럼 나를 대했어요. 그녀는 내가 병원에 화가 나서 집에 가고싶어했을 때 나를 차분하게 만들었어요. 그녀는 매우 빨랐고 나의 말을 항상 잘 들어줬어요. 그녀는 내가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어요."




병원에서 좋은 동료들도 많이 사귀었고 같이 입사한 입사동기와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서 같이 장난도 치고 나름대로 잘 이겨내고 있어서 힘들지만은 않은 병원생활이에요.



치매환자분들에게 주는 아기인형을 안고 찍었어요.  

아기를 돌봐달라고 하며 치매 환자분들에게 아기 인형을 주면 신기하게도 대부분 차분해진답니다.


제 블로그에 가끔  제 사진들을 보시고 미국 간호사는 청진기를 가지고 다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신데, 한국간호사는 청진기 안가지고 다니나요? 

미국에서는 간호사가 매 쉬프트마다 환자를 사정하기때문에 청진기가 필수랍니다!


한국병원에서는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환자의 사소한 것들은 도와주지만 포괄간호를 실시하는 미국에서 일하며 작은것 하나하나까지도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다 해줘야되서 너무 힘든 마음에 간호사가 적성에 안맞나 싶다가도, 퇴원할때 잘 돌봐줘서 고마웠다고 저를 꽉 안아주시고 가시는 환자들 덕분에, 사소한 것 하나에도 고맙다며 제가 본인의 간호사여서 참 좋다고 말해주시는 환자들을 보며 저는 오늘도 힘을 냅니다.


병동에서 유일한 동양인이자 한국어 악센트를 가진 외국인 간호사로서 특히 보수적인 백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돌보며 힘든점도 많지만, 따뜻한 수간호사와 동료 간호사들 덕분에 가장 힘들다는 신규생활, 저 잘 버티고 있습니다!


미국 병원이야기와 미국 생활 이야기 자주 들려드리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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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따뜻한일상 & 독서 , 여행과 사진찍는 삶 :) 2020.03.04 1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타지에서 사회생활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어려운 직업을 병행하고 계시네요 ㅎㅎㅎ

    간호사분들을 보면 늘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분들의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구요^^

    • Adorable Stella 2020.11.24 14: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을 너무 늦게 달아드리네요ㅠㅠ 감사합니다!! 간호사가 쉬운 직업은 아니지만 나아서 퇴원하시는 환자들 보면 보람과 행복을 느낀답니다:)

여느 미국의 간호대학과 마찬가지로 우리학교 또한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 실습은 간호사 한명과 학생이 일대일로 짝을 지어 한 학기동안 실습을 하는데, 학생들이 가고 싶은 병동을 갈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줍니다.


제가 마지막 학기 실습을 경쟁이 치열했던 분만실에서 하기로 결정했던 것은 단순히 슬픈 일들이 많은 다른 병동과는 다르게 기쁘고 신나는 일들만 있을 것 같아서 였는데요,아기를 낳고 행복해 하며 사진을 찍는 가족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고 그럴때마다 그 가족들이 평생 기억할 소중한 추억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었지요.


제 간호사 선생님이 일을 하던 매주 토요일마다 열두시간씩 실습을 했었는데 분만실 실습이 어느정도 익숙해졌던 학기 중반쯤 제가 분만실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확 바뀌게 해주었던 일이 있었어요.


규모가 꽤 되는 병원이여서 고위험 산모가 많았고 내 간호사 선생님은 내가 더 많은 경험을 있게 다른 간호사 선생님들도 따라 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미국 간호학과 마지막 학기에 실습을 나갔던 분만실 병동

미국은 분만실이 따로 없고 내원해서 아기를 낳고 몇시간 후까지 있는 병실이 분만실입니다.

대부분의 병동이 그렇듯 이곳도 모두 일인실이에요.


그 일이 있기 몇시간 전, 제 간호사 선생님은 자리를 비우셨었고 할 일 없이 간호사 스테이션에 앉아서 쉬고 있던 저는 바쁘게 움직이던 수간호사 선생님이 환자 병실로 부터 온 전화를 받는 것을 보고 있었습니다.


평소 저를 잘 도와주시던 그 수간호사 선생님께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면 제가 하겠다고 나섰고, 바빴던 그 선생님은 저에게 환자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환자가 화장실에 갈 수 없으니 bedpan (침대 위에서 소변을 볼수 있게 만들어진 환자용 요강)에 소변을 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셨지요.


미국 병원은 분만 중에 통증 조절을 잘 해줘서 TV에 나오는 것처럼 환자가 소리를 지르는 일은 거의 없답니다.


하지만 제가 환자를 도와주러 환자의 병실에 들어갔을 때, 환자는 보호자 한 명 없이 혼자 소리를 지르며 침대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었어요.


"저기 환자분, 많이 아프죠? 많이 아프지만 소리지르지 말고 깊게 숨 쉴수 있도록 노력해 볼 수 있을까요? 당신의 아이가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


나는 환자를 진정시키며 환자가 bedpan에 소변을 볼 수 있도록 도왔고, 나의 설명을 들은 환자는 어느정도 진정이 되는 듯 했지요.


환자의 병실을 나와서 그때까지도 바빴던 선생님을 붙잡고 왜 그 환자는 다른환자들과는 다르게 Epidural (분만시 진통을 완화시켜주는 척추마취의 종류)를 맞지 않고 있는지 물어보았어요.


"그 환자는 임신 19주 6일인데 벌써 진통이 시작되서 곧 아기를 낳을 것 같아요. 너무 갑작스럽게 병원에 왔고 지금은 너무 늦었어요."


"너무 슬프네요.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아까 환자 방에 들어갔을 때 아기가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깊게 숨쉬라고 말했어요."


"괜찮아요. 바쁜 나를 도와줘서 고마워요."


한 시간 정도가 지나서 그 환자의 담당 간호사 선생님 함께 다시 그 환자의 방에 들어갔을 때 그 환자는 직사각형의 큰 패드가 흠뻑 젖을정도의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고 간호사 선생님은 나에게 빨리 나가서 도움을 요청 해 달라고 하셨어요.


간호사 스테이션으로 뛰어가서 간호사 선생님들께 지금 당장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선생님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하자 즉시 의사선생님과 수간호사 선생님을 포함해 여러명의 간호사 선생님들이 환자의 병실로 뛰어들어오셨습니다.


응급 분만을 준비하며 모든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 환자는 자기의 아기를 꼭 살려달라며 수간호사 선생님을 붙잡고 울고있었고 아기가 너무 작아서 살릴 수 없다는 수선생님의 대답에 나는 터져나오는 눈물을 꾹 참고 환자 옆에서 환자를 진정시키고 있었는데요, 그 때 많은 양의 피와 함께 너무 조그만한 아기가 흘러나왔습니다.


그 순간 분주하던 의료진들은 모든 행동을 멈추었고, 무서울만큼 병실이 조용해 진 가운데 의료진은 손바닥만한 작은 아기를 잘 닦아서 우는 환자의 품에 안겨주었습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 거예요? 나는 아무것도 잘 못 한게 없다고요!"


죽어가는 아기를 품에 안고 울며 소리를 지르는 환자 옆에서 수간호사 선생님은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이 일은 당신이 무엇을 잘못해서 벌어진 일도, 미리 예방할 수 있었던 일도 아니예요. 당신이 병원에 있는 동안 아기를 안고 있고 싶은 만큼 아기를 안고 있을 수 있어요."


간호학생이 되어 환자의 죽음을 처음 접한 저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고 있었고, 환자의 옆에서 환자를 위로하던 수 간호사 선생님도, 도와주러 환자의 병실에 들어왔던 간호사들도 모두 울고 있었습니다.


너무 작은 아기의 죽음 앞에 우리 모두는 환자와 한 마음이 되어 울며 슬퍼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환자 옆에서 슬퍼하고 있지만 않았고 각자 간호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고 환자가 아기를 품에 안고 아기와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까지도 울고 있던 저에게 수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환자의 죽음을 처음 봤다고 했는데 너무 프로페셔널 하게 잘 대처했어요. 분만실은 기쁜일도 많지만 그래서 그만큼 슬픈일도 많아요. 환자 옆에서 같이 울고 슬퍼해주는 것만 해도 그 환자에게 큰 힘이 되었을 거예요. 화장실가서 잠깐 진정하고 올래요? 이제 아기에게 천사 옷을 입혀서 사진도 찍어주고 발도장도 남겨줘야 되는데 슬퍼서 못 할 것 같으면 하지 않아도 되요."


"그렇게 말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같이 참여할래요."


 수간호사 선생님은 저를 꼭 끌어 안아주시며 병동의 창고로 데리고 가셨고 그 곳에는 작은 상자들이 쌓여 있었는데 박스를 열어보니 동물 인형, 사람들이 기증한 웨딩드레스로 만들었다는 천사 옷, 아기 모자, 그리고 슬픔을 이기는 방법이 적힌 책 등이 들어있었습니다. 



 제가 실습하던 병원에 있던 상자와 비슷한 것으로 구글에서 찾은 사진입니다.

https://frankieslegacy.wordpress.com/2014/03/22/making-memory-boxes-for-bereaved-parents/


그 상자와 장례식장들의 정보가 적힌 종이를 들고 수간호사 선생님과 환자의 방에 들어갔습니다. 


수 간호사 선생님은 환자에게 환자가 아기를 위해 할수 있는 옵션을 차분히 설명했습니다.


"아기를 위해 장례를 치루시고 싶으면 여기 장례식장 정보를 보시면 되고요, 아기를 병원에 놓고 가기로 결정하신다면 저희가 영안실로 보내서 화장 시킬거예요. 잔인한 말이지만 병원에 아기를 놓고 가기로 결정하시면 아기의 유골은 돌려드릴 수 없어요. 아까 말씀드린것처럼 병원에 있는동안 아기를 계속 품에 안고 있을 수 있고, 아기가 사망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아기의 몸이 딱딱해지거나 부종이 생길 수 있어요."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한 뒤, 상자에 있던 천사옷을 꺼내 아기에게 입혀 인형 옆에 아기를 눕히고 환자의 핸드폰과 병동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주였습니다.


인형 옆에 천사 옷을 입고 잠자듯 누워있는 아기를 보니까 19주 6일만에 태어난 아기가 너무 작아서 다시 마음이 아팠고 세상에 잠깐 내려온 천사 같아 보였습니다.


여러장의 사진을 찍어주고 작은 발에 잉크를 묻혀 상자에 들어있던 책 속지에 발 도장을 찍어 준 뒤 환자에게 아기의 발도장을 더 남기고 싶은 곳이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사진을 다 찍고 천사옷을 벗긴 뒤 다시 아기를 담요로 감싸고 병동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프린트에서 천사 옷과 함께 상자 속에 넣어 환자에게 전해주었습니다.


그날 오후, 아기를 병원에 놓고 가기로 결정하고 당장 퇴원하고 싶다는 환자는 의사와 간호사의 걱정을 뒤로하고 그렇게 병원을 떠났고, 환자가 떠난 뒤 아기를 담요로 잘 감싸 비닐 팩에 넣어 아기를 영안실로 보내주었습니다.


수간호사 선생님을 포함 해 많은 간호사 선생님이 저를 위로 해 주시고 이런 상황을 처음 겪으면서도 프로페셔널하게 잘 했다고 칭찬 해 주셨지만 그 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간호사 선생님의 말씀처럼 이런 일들을 겪으며 더 훌륭하고 단단한 간호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지만, 막상 누군가의 죽음을 지켜보고 남겨진 가족들의 슬픔을 지켜봐야 된다는 것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이였지요. 


시간이 흘러 저는 간호대를 졸업했고 면허시험을 합격 해 신규간호사로서 곧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병원에 근무하며 앞으로 환자의 죽음을 접하는 일을 많이 겪게 되겠지만 그때마다 환자의 죽음에 익숙해 지는 것이 아니라 제가 학생 간호사 시절 느꼈던 감정을 잃지 않고 환자의 보호자들과 함께 울고 슬퍼 해 줄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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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미국대학교 간호학과의 마지막 학기는 간호사(Preceptor-프리셉터)와 간호학생(Preceptee-프리셉티)이 1대1로 짝을 지어 한 학기동안 하루에 12시간씩 약 120시간의 실습을 합니다.


마지막 학기의 이 특별한 실습을 Practicum(프랙티컴) 이라고 하는데요, 학생들은 본인이 원하는 병원과 과를 지원 할 수 있고 면접을 보거나 교수님 재량껏 학생들의 프랙티컴 장소가 정해집니다.


제가 지원한 병원은 면접을 봐야 했던 병원이였는데, 면접을 잘 본 덕분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제가 가장 원했던 분만실에서 마지막 학기 실습을 할 수 있었지요.


지난 여름 Nursing of Childbearing Family (모성간호학)을 배울때 마지막으로 분만실 실습을 했었고 오랜만에 갔던 분만실 실습이여서 처음엔 좀 낯설고 헤맸었지만 제 프리셉터 선생님과 병동의 간호사 선생님들이 너무 잘 알려주셔서 많은것을 배울수 있었던 한 학기였어요.


슬픈 것을 잘 못보는 성격인지라 단순히 행복한 일들만 있을 줄 알고 지원했던 분만실이였는데, 꽤 큰 병원이였어서 고위험 산모들이 많았던 탓에 울었던 날들도 많았습니다.


작년 여름에 분만실 실습은 3일 갔어서 소소한 문화 차이들은 알아차리지 못했었지만, 이번 학기 내내 분만실에서 실습을 하게되면서 예전엔 알아차리지 못했던 문화충격들을 느끼게 되었지요.


미국 간호학생시절 분만실 실습을 하며 받은 미국 산부인과 문화충격을 소개할게요!

(졸업했다는 것이 실감이 안나서 간호학생 시절이라는 말이 어색하네요! 아직도 간호학생 인 것 같은데 말이죠!)


1. 분만실이 따로 없어요!


한국병원에는 분만실이 따로 있지만 미국 병원에는 분만실이 따로 없답니다.


산모가 진통을 느끼고 산부인과 내원하면 그 병실이 바로 분만실이에요.



미국 산부인과 병실 겸 분만실이에요.



미국 대부분의 병원엔 병실마다 컴퓨터가 있거나 간호사마다 밀고다니는 컴퓨터가 있어서 환자 옆에서 바로바로 차팅을 할 수 있어요.


이곳에 입원해서 아기를 낳기 때문에 다른 과의 병실에 비해 산부인과 병동의 병실은 큰 편이에요.


출산이 임박하면 저 침대는 산부인과 침대로 변하고 천장에서 수술실에서 볼 수있는 조명도 내려온답니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제가 실습했던 병원과 대부분의 병원은 산모가 내원해서 아기를 낳고 몇시간 후에 Post-Partum 유닛 또는 Mother&Baby (모자동실)유닛으로 옮겨져요.


드물게 입원해서 아기를 낳고 퇴원할 때 까지 같은 산모가 병실에 머무는 병원도 있다고 해요.


미국 산부인과 병동에는 일반적인 신생아실도 없어서 아기가 특별히 이상이 없는 경우, 태어나자마자 보통 다음날 퇴원 할 때까지 산모가 아기를 데리고 있어야 한답니다.


역시 환자를 강하게 다루는 미국병원이지요?

 

2. 출산에 가족 모두가 참여해요!


미국 병원 분만실에서 실습을 하면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부분이에요.


공식적으로는 출산중 들어올 수 있는 가족의 수가 정해져 있지만 제가 실습했던 병원은 산모가 고위험 산모가 아니면 병실에 남편, 친정엄마, 이모, 여동생등을 포함해 6명씩 들어와 있는 것도 봤어요.


(고위험 산모의 경우 더 많은 수의 분만실 간호사들과 respiratory therapist-호흡치료사,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들까지 출산에 참여하기 때문에 들어 올 수 있는 가족의 수를 철저히 제한하고있어요.)


게다가 미국 분만실 의자엔 허리 밑으로는 보이지 않게 가려주는 커튼도 없고 다리 올리는 부분은있지만 잘 사용하지 않아요.


그럼 어떻게 아기를 낳는지 궁금하시죠?


침대 등받이를 30-40도 각도로 세운 채로 누워있는 산모의 다리 한쪽은 남편이 들어주고 다른 한쪽은 간호사가 들어주는데, 그렇다보니 가족들 모두 아기가 태어나는 것을 생생히 볼 수 있어요.


가족들은 아기 머리가 보일 때부터 아기가 태어나서 간단한 처치를 할 때까지 카메라를 들고 엄청 사진을 찍는답니다.  


의사나 간호사들도 가족들에게 카메라 준비하라며 최대한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게 도와줘요.


제왕절개중에도 수술실에 보호자 한명 또는 두명이 함께 들어 올 수 있는데, 이때도 마찬가지랍니다.


의사나 간호사들이야 매일 피를 보는 것이 익숙하지만 그렇지 않은 남편과 산모의 보호자들은 출산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한답니다.


한번은 한 산모의 남편이 출산 장면을 보고 하얗게 질려서 쓰러질 뻔 한 적이 있는데, 대기하고 있던 신생아 담당 간호사가 그 상태로 쓰러지면 위험하니 벽에 기대서 미끄러지듯 쓰러지라고 그 와중에도 농담을 하더라고요.


제왕절개도 보호자가 원할 경우 배를 절개하고 아기가 태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줘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바로 엄마의 가슴위에 아기를 올려주고 엄마와 아기가 같이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좋았지만 보호자는 아랫쪽을 보지 못하도록 커튼으로 가려주는 한국 분만실이 저는 더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실습했던 병원의 간호사 스테이션이에요.



사진에 보이는 보든 병실이 모두 병실겸 분만실이에요.


3. 회음부 절개, 관장, 제모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하지 않아요!


한국의 산부인과에서는 환자의 안전과 감염예방을 위해 회음부 절개, 관장, 제모를 한다고 하지요?


미국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출산 전 회음부 절개, 관장, 제모는 하지 않는답니다.


회음부 절개는 드물게 봤지만 특히 관장을 하는 경우는 단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제왕절개의 경우 절개 부위가 아랫배 쪽인지라 제모가 필요하지만 자연분만의 경우에는 제모도 하지 않는답니다.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는 대신 아래에 열상이 있으면 출산 후 의사선생님이나 미드와이프 (산부인과 전문간호사)가 한땀한땀 정성껏 봉합해줘요.


4. 진통 초기부터 출산후까지 무통주사(Epidural)를 맞아요!


한국의 분만실 다큐멘터리를 보면 여기저기서 소리를 지르는 산모들을 볼 수 있지요?


분만실 실습을 처음 갔던 작년 여름, 미국의 병실 겸 분만실은 제가 생각 했던 평소 분만실의 이미지와 많이 달랐어요.


방처럼 아늑하게 꾸며진 병실(분만실)에 차분하고 조용했거든요.


한국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미국의 경우엔 보통 자궁경부가 3cm 열렸을 때부터 아기가 태어나고 후처치가 끝날 때 까지 무통주사를 맞아요.


자궁경부가 3cm이상 열리지 않았다거나 무통주사를 맞을 수 없는 경우 (출산이 임박해 병원에 온 경우 등)에는 혈관주사로 진통제를 투여하거나 부분마취를 해서 통증을 산모가 견딜 수 있을 정도가 될 수 있도록 의료진은 통증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한답니다.


간혹 무통주사를 거부하는 환자들이나 진통이 이미 심할 때 병원에 온 경우엔 심한 통증 때문에 소리를 지르고 간호사를 잡아당기는 환자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무통주사를 맞기 시작하면 편안해지고 아기 낳기 전부터 낳을 때까지 큰 통증 없이 아기를 낳아요.


5. 에어컨, 얼음과 함께하는 출산


미국에 살아보신 분들이나 살고계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미국인들의 에어컨과 얼음에 대한 사랑은 대단합니다.


미국 남부에 위치한 조지아주여서 저희 학교건물들 뿐만 아니라 기숙사에서도 거의 일년 내내 에어컨을 트는데, 보통 학교나 공공기관의 경우 21도 정도로 맞추어져 있어요.


에어컨과 얼음에 대한 사랑은 출산 중에도 예외는 아니죠.


이전 글에서도 소개 한 적 있지만 미국인들은 에어컨이 빵빵한 병실에서 얼음을 씹으며 아기를 낳고 산후조리라고 할 것 도 없는 산후조리를 한답니다.


2018/07/04 - 미국 간호학과 교과서에 소개된 한국문화, 이것까지 배울줄은 몰랐어요!


아기를 낳고 따뜻한 미역국을 먹으며 산후조리를 하는 문화에서 자라 온 저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진 병실에서 간호사 선생님이 떠먹여주는 얼음을 씹어먹으며 출산하는 미국인 산모들의 모습이 한학기 내내 낮설고 적응이 되지 않더라고요.


아기를 막 낳은 산모에게 얼음이 가득 담긴 탄산음료를 가져다 주면서도, 진통중 덥다며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하고 싶다는 산모의 샤워를 준비해주면서도 괜히 제 마음이 불편했어요.


워낙 에어컨을 좋아하는 산모들 덕분에 저는 항상 스크럽 속에 긴팔 히트텍을 입어야 했었고 스크럽 위에 자켓까지 입어야 했었지요.


박테리아가 빨리 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 병원의 온도는 추울 수 밖에 없다는 이유 말고도 산부인과 병실 뿐만아니라 내과 외과 병실 등 모든 병실은 환자들이 에어컨을 좋아하는 덕에 에어컨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인 저는 항상 추워요!


제가 겪은 미국 산부인과 문화충격,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만 22살인 저는 아기를 가질 나이가 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분만실에서 한학기동안 실습을 하면서 겁이 많은 탓에 미래에 아기를 낳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산모님들이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때마침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5월 12일) 미국의 Mother's day (엄마의 날)인데, 새 생명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기 위해 10달동안 고생하고 출산의 고통까지 이겨낸 세상의 모든 엄마들 모두 참 존경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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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una 2019.05.16 0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건 그렇다쳐도 2번은 정말 싫으네요.
    전 산부인과 정기검진때도 여자닥터만 찾는 사람이라 아무리 가족이라도 분만실까지는 좀...
    4번은 정말 좋은것 같아요.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저희때는 아플만큼 아파야 아이가 나온다는 분위기라 산통은 당연한 걸로 알았는데,
    통증을 완화할 수 있으면 그게 좋죠.
    5번은 서양인들의 골반이 아시아인과 달라서 분만후 회복이 빠르다 혹은 서양인들은 골격이 크고 힘이 좋아서 분만후 산후조리 없이도 거뜬하다 등등 여러가지 설이 있던데 일리있는 설인가요?

  2. 얼로너 2019.05.17 12: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은 역시 우리나라와 문화가 많이 다르네요 오늘 덕분의 미국의 새로운 문화를 알게되었네요

  3. 2019.07.30 0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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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9~2013.6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2016.1~2019.5 미국 간호대학 간호학사 졸업/ 미국병원 내과/외과병동 간호사 Stella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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