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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스텔라의 이야기

병원에서 수액을 맞을 때 내 혈관엔 "이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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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제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들은 이미 아시다시피 저는 미국에서 간호학과를 졸업한 미국 병원 내과/외과 병동 간호사 입니다!


항상 미국 문화와 미국 생활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만을 여러분들께 전하다 처음으로 여러분들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나 수액을 맞을 때 알아두면 좋을만한 깨알 상식을 소개하려고 해요.


간호사들은 환자가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환자에게 잘 설명해주지 않아서인지 실제로 미국에서 간호사 생활을 하며 이것을 모르는 환자들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랬고 불편했을 환자들에게 미안했었거든요.


병원에 환자 입원을 오면 입원 수속을 끝내자마자 간호사가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IV(Intravenous) access 확보인데요, 한국어로 쉽게 말해 혈관으로 약을 투여 하거나 흔히 "IV", "링거" 또는 "링겔" 이라고 부르는, 수액을 주입하기 위해 정맥에 주사를 놓는 정맥주사입니다.


이 글에서 "링겔" 또는 "링거" 대신 IV라고 할게요.


사실 "링거"나 "링겔"은 정식 명칭이 아니라 수액의 한 종류를 말하는 것이고 "정맥 내" 라는 뜻의 Intravenous의 약자인 IV 가 더 맞는 표현인것 같아서요!



출처: https://sciencecentre.3mcanada.ca/articles/v-e-i-n-s-s-series-part-one-ways-to-help-improve-vascular-health


입원 해 본 적 있거나 병원에서 수액을 맞아 본 분들이시라면 팔에 이런거(IV access) 하나씩 달아보셨지요?



다인종이 모여사는 미국답게 학교 실습실에는 다양한 색깔의 마네킹 팔들이 있었어요!



실제같은 마네킹 팔 이지요?


간호학과 학생시절 마네킹에 열심히 연습했었고, 방학을 맞아 한국에 갔을 때 엄마, 아빠 팔에 열심히 연습한 덕에 저 신규 간호사 시절부터 IV 잘한다고 병동에 소문이 자자했었어요.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저희 병원같은 경우엔 입원을 해서 퇴원 수속을 마치고 병실 문을 나갈때까지 환자 팔에 IV acccess가 한개 이상 있어야 하지요.


심장마비 등 응급 상황에 응급 약물을 투여해야하니까요.


병원 규정상 IV는 4일에 한번씩 바꿔야 하는데 입원 환자들은 IV를 계속 팔에 가지고 있어야 하니 생활하기 쉽도록 손이나 팔꿈치 앞쪽(anticubital) 대신 손목과 팔꿈치 사이의 팔에 IV를 놓습니다.


하지만 혈관이 너무 좋지 않은 환자들은 어쩔수 없이 손이나 팔꿈치 앞쪽에 IV를 놓아야 하는 경우도 많답니다.


하루는 팔꿈치 앞쪽에 IV를 통해 수액을 맞고 있었던 제 환자 한분이 자기 모르게 팔을 구부리게 될까봐 무섭다며 다른 곳에 IV를 놔 달라고 요청하셨어요.


유난히도 팔을 뻣뻣하게 펴고 있던 그 환자분께 저는 "팔 굽히고 싶으면 굽히셔도 된다"고 말씀드리자 환자분께서는 "그럼 혈관에 있는 바늘이 내 혈관을 뚫고 나오잖아요."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정말 그럴까요?


지금부터 미국 간호사인 제가 실제로 병원에서 쓰는 IV 바늘을 직접 보여드리며 설명 해 드릴게요!



포장을 뜯기 전 IV 바늘은 이렇게 생겼답니다!


두 바늘의 색깔이 다르지요?



두 바늘의 색깔이 다른 이유는 바늘의 굵기(게이지)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분홍색은 20게이지 이고 하늘색은 22게이지입니다.


이것은 세계 어디를 가도 공통이라고 들었어요.


숫자가 크면 더 굵은 바늘일것 같지만 사실은 숫자가 클수록 얇은 바늘이에요!



포장을 뜯으면 이렇게 생겼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확실히 20게이지인 분홍색 바늘이 22게이지인 하늘색 바늘보다 두꺼워요!


병원에 입원했을 때나 병원에서 수액을 맞을 때 자세히 본 적 없었는데, 이렇게 보니 왠지 낯설지요?


바늘이 길어서 무서워보이기도 하고요.



사실 저 긴 바늘이 여러분의 팔에 다 들어가는게 아니에요!


바늘이 이렇게 분리가 되는데 속에 있는 진짜 바늘은 피부와 혈관을 뚫는데에만 사용됩니다. 



바늘로 피부와 혈관을 뚫고 나면 "젤코"라고 부르는 저 IV 카테터는 손가락으로 쑥 밀면 혈관 속으로 알아서 들어간답니다. 


이때 바늘과 IV 카테터는 분리가 되고 여러분의 혈관에는 결국 IV 카테터만 남는데요, 그렇다보니 여러분의 혈관 속엔 바늘이 없어요!


(사실 미국에서 젤코라는 말은 한번도 못들어봤어요. 한국에서는 젤코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그냥 IV 카테터라고 불러요.)



실제로 IV 카테터는 이렇게 유연한 재질로 되어있어서 여러분이 팔을 굽히거나 팔을 움직일때마다 IV 카테터도 혈관을 따라 같이 움직인답니다!


혹시라도 카테터가 접히면 수액이 잘 안들어 갈 수 있어서 팔꿈치 앞쪽에 IV 가 있을 때 맘놓고 팔을 굽혀도 되는건 아니지만 조금씩 굽히는 것은 괜찮고 팔을 굽힌다고 해서 혈관을 뚫고 바늘이 나올 일은 없어요.


출처: https://medlineplus.gov/ency/imagepages/19872.htm



여러분들의 팔에 유연한 재질의 카테터가 들어가고 나면 바늘은 이런 모습이랍니다.


바늘이 길다보니 바늘에 찔리는 사고(needle-stick injury)가 발생 할 수 있는데, 바늘 찔림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바늘에 하얀 버튼이 있답니다.


하얀 버튼을 누르면 바늘의 손잡이 속으로 바늘이 쏙 들어가요!


제 환자분이 팔꿈치 앞에 있는 IV 때문에 팔을 굽힐 수 없어 불편하고 실수로 굽혔다 바늘이 혈관을 뚫고 나올까봐 무섭다며 IV를 다른 곳에 놓아달라고 저에게 요청했을 때, 환자분께 실제로 바늘을 보여드리며 환자분의 팔에는 바늘이 없어서 안심하셔도 된다고 설명드렸답니다.


그래도 IV위치 때문에 불편하실테니 원하신다면 IV를 다른곳에 놔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바늘에 또 찔리기 싫다며 팔꿈치 앞쪽 IV를 유지하시겠다고 하셨어요.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고 계시겠지만 모르셨던 분들께는 병원에 입원했거나 병원에서 수액을 맞을때 도움이 많이 될만한 이야기이지요?


동네 병원에서 잠깐 수액을 맞을 때 IV를 오래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카테터 없이 정말 바늘만 있는 나비바늘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간호사님께 팔을 굽히거나 움직여도 되는지 꼭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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