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으로 2012년 9월 6일 처음으로 미국땅을 밟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떠올려보니 아무것도 모르던 상태로 미국에 왔던 고등학생 스텔라가 참 용감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한국인은 찾아 볼 수 없던 조그만한 마을의 작은 학교에서 새로운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새 친구들을 사귀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온 저를 따뜻하게 맞아준 친구들과, 저를 친딸처럼 돌봐주셨고 멀리 떨어져 사는 지금도 잘 챙겨주시는 호스트맘 덕분에 2012년 9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정말 행복한 10개월을 보냈습니다.
친했던 친구들과 교환학생 시절 학교 체육관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교환학생 시절 제가 평생 간직할 소중하고 따뜻한 추억들을 만들어준 제 친구들은 지금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7년이 지난 지금, 제 블로그에 자주 등장했던 친구들과 이젠 저의 가족이 된 호스트맘과, 할머니(호스트맘의 어머니)의 근황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가장 먼저, 당시 만 15살이던 저는 2012년 9월부터 2013년 6월까지 미시간의 작은 마을에서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으로 미국생활을 시작해 교환학생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갔다가 미국에 다시 돌아와서 어느새 미국생활 7년차인 만 23살이 되었습니다.
공부를 잘하지도, 그렇다고 해서 못하지도 않았던 아주 평범한 한국의 고등학생은 하룻밤에 내린 결정으로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이 되었고 한국에 돌아가서 만 16의 나이로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본 뒤, 계절이 여러번 바뀌고 시간이 흘러 미국 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 해 제 꿈이였던 미국 간호사가 되었지요.
그러고보니 이젠 미국 간호사가 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네요.
제 블로그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카너(Connor) 기억하시나요?
제 블로그를 오랫동안 방문해주신 분들이시라면 이미 아시겠지만 카너는 교환학생 당시 저와 가장 친했던 친구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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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교환학생 당시만 해도 의사가 되고 싶다는 카너는 진로를 바꾸어 대학교에서 영양학(Dietetics)을 전공해 2019년 학사학위로 졸업을 했고, 지금은 영양사가 되기 위해 대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2016년 크리스마스 방학때 마지막으로 미시간에 방문했었고 그때가 카너를 본 마지막인데 곧 다시 카너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바쁘다보니 연락을 못한지도 한참 되었지만 제가 미시간에 가면 다시 베스트프랜드가 되어 매일 봤던 것처럼 잘 어울리겠죠!
저의 미국 고등학교 등교 첫날 생일파티에 초대해주고 카너와 마찬가지로 저와 친하게 지냈던 레베카(Rebecca)는 지금 귀여운 한 아이의 엄마입니다.
2015/06/11 - 친한 미국친구들이 낯설게 느껴질 때
2015/06/23 - 미국 고등학교에 분 한국어 열풍
제가 대학교 1학년 크리스마스 방학에 미시간에 방문해 레베카를 만났을 땐 요리학교에 다닌다고 들었는데, 졸업은 한 것 같지 않습니다.
레베카의 페이스북에서 사귄지 2년이 넘은 남자친구, 귀여운 아기와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2015/01/12 - 미국학교에서 한국 욕을 듣게 된 사연
한국 욕 개ski 와 발음이 거의 비슷한 성을 가지고 있어 교환학생 당시 저를 당황시켰던 위 글의 주인공 브리아나는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치과대학원에 재학중이랍니다.
예쁜 외모에 똑똑하고 차분한 성격을 가진 브리아나는 좋은 치과 의사가 될 것 같습니다!
2014/09/01 - 남자인 미국친구와 함께 화장실에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교환학생 시절 같은 합창 수업을 들으며 저를 잘 챙겨줬던 위 글에 나오는 조이는 간호조무사가 되어 병원에서 일하고 있답니다.
아직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도 많고, 한국에 비해 결혼과 출산이 빠른 미국인지라 제 친구들중 절반 정도는 결혼을 했거나 아이 엄마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가끔 안부를 물어봐 주시는 제 할머니(호스트맘의 어머니)는 어떻게 지내고 계실지 궁금하시죠?
만 93이신 할머니께서는 제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끝나고 미국을 떠날 때 저를 마지막으로 보시는 거라고 생각하셔서 정말 많이 우셨습니다.
그 때 당시에는 제가 다시 미국에 돌아올 계획이 전혀 없었거든요.
제가 미국대학교를 다니게 되고 겨울방학때 할머니를 다시 뵈러 가셨을 때, 저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며 한참을 우셨습니다.
2015/04/02 - 세상에서 가장 의미있는 목걸이를 선물받았어요!
교환학생이 끝나고 제가 한국에 있을 때 할머니께서 언제 천국에 갈지 모르니 본인의 물건을 하나씩 정리하신다며 할머니의 소중한 목걸이를 한국으로 보내주셨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지금도 큰 건강 문제 없이 잘 지내고 계신답니다!
마지막으로 이젠 교환학생과 호스트맘이 아닌 제 진짜 가족이 되어버린 호스트맘의 근황을 알려드릴게요.
호스트맘, 또는 호스트 패밀리가 무엇인지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설명 해 드리자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는 호스트 패밀리는 문화교류를 목적으로 학생을 무료로 돌봐주는 자원봉사 가정이랍니다.
학생이 달달이 돈을 내며 사는 홈스테이 가족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요.
그렇다보니 학생은 호스트 패밀리를 선택 할 권리가 없고, 호스트 패밀리가 자신의 가족과 잘 맞을 것 같은 학생을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교환학생 시절 호스트맘과 축제에 놀러갔다가 찍은 사진이에요.
저를 위해 거의 매 주말마다 저를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셨답니다.
제가 친구들과 노는 계획이 없던 주말엔 거의 항상 어딘가에 갔었어요.
교환학생 때 영어가 서툴러서 힘들어하던 저를 항상 도와주시고 친 딸 그 이상으로 돌봐주셨던 60대 중반이 되신 제 호스트맘께서도 마찬가지로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답니다.
자녀도 없는 독신이셔서 친구들과 맘껏 여행도 다니시고 성경공부도 다니셨는데,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느라 요즘엔 많이 지루하다고 하시네요.
교환학생 때 그리고 제가 대학생이던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저에게 가끔 몇십만원 또는 그 이상의 큰 돈을 용돈으로 보내주신답니다.
호스트맘께서는 미시간에 살고 계시고 저는 조지아주에 살고 있어서 자주 볼 수 없다는게 참 아쉬운데요, 호스트맘께서는 제가 결혼하고 아이를 갖으면 아이들을 돌봐주고 싶으시다고 제가 정착한 곳으로 이사 할 계획도 가지고 계십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며 설레던 만 15살의 제 모습이 아른거리는데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끝난지 벌써 7년이 넘었고, 그 사이 한국으로 돌아가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보고 미국 간호대학교를 졸업해 제가 그토록 꿈꾸던 미국 간호사가 되었다는게 아직도 신기하답니다.
철 없던 시절 같이 놀던 고등학교 친구들이 직장, 학교, 결혼등의 이유로 뿔뿔히 흩어져서 한번 보기 참 힘들다는게 너무 아쉽기도 하고요.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7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며 서로 다른 꿈을 꾸고 그 꿈을 위해 열심히 나아가고 있답니다.
순수했던 고등학교 시절, 그 때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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