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 없었던 미국생활 초기, 미국학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던 시절에 있었던 일이에요.
한국의 학생들은 필통에 연필, 펜, 지우개 등등 학용품을 넣어 가지고 다니지만, 미국의 학생들은 보통 바지 주머니나 후트티 주머니에 지우개가 달린 연필, 펜 등을 넣고 다닌답니다. 저희 학교에는 필통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정말 극 소수 였어요. 대부분의 미국친구들은 정말 간단하게 펜이나 연필 한두자루만 가지고 다니거든요.
그래서 였는지 미국 친구들은 빨간 헬로키티 철필통에 이것저것 아기자기한 학용품을 담아 가지고 다니던 저를 신기하게 생각 했었답니다. 저는 대부분 한국에서 사간 학용품을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미국 친구들은 제 필통을 구경하는 것을 신기해 하고 좋아 했었어요. 특히 여자인 친구들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한국 학용품에 정말 관심이 많았었거든요.
그날, 한국 학교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가지고 다녔던 학용품 하나를 필통에 담아 학교에 등교 했답니다.
학교 수업시간에 필요할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평소와 같이 일교시가 시작 하기 전, 저는 제 락커 앞에서 짐 정리를 하고 있었고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인 Jamie와 Connor는 제 옆에 서서 제 필통과 교과서를 들고 짐정리 하는 것을 기다려주고 있었어요.
지루했던지 두 친구는 제 필통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필통을 열자마자 Jamie와 Connor의 표정은 심각해졌답니다.
그러더니 Jamie 와 Connor는 소곤거리며 웃기 시작했고, 제가 그 이유를 물어보자 Jamie가 귓속말로 그들이 놀란 이유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제 필통을 보고 놀란 이유는 제가 그날따라 필요할 것 같아서 가져갔던 그 학용품 때문이였는데요, 두 친구는 제가 가져온 그 학용품을 보고 어떻게 그것을 학교에 가져올 생각을 했냐고 물어보았답니다.
두 친구를 아침부터 깜짝 놀라게 했던 그 학용품은 바로......
???
<출처:구글>
한국 학교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가지고 다녔던 "커터칼"이였습니다.
제 필통에서 커터칼을 발견한 Jamie와 Connor는 제 필통에서 커터칼을 꺼내 제 락커 안에 넣어논 가방속에 집어넣더니 커터칼을 가지고 학교에 오면 큰일난다고 다른사람한테는 학교에 가져온거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집에 갈 때 까지 잘 숨기라고 저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날 커터칼이 필요 할 것 같았던 수업시간에 결국 커터칼 없이 참여하게 되었고, 걱정하고 있었던 저는 모든 학생들에게 선생님께서 학교에 비치된 가위를 빌려준다는 사실을 알고 안심을 할 수 있었답니다.
저처럼 집에서 커터칼이나 가위를 가져 온 학생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그날 하교하면서 저를 데리러 오신 호스트맘의 차에 타자마자 그날 있었던 일을 말했답니다.
호스트맘도 제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커터칼을 비롯한 가위 등 위험한 물건을 학교에 가지고 가는건 절대 안된다" 고 말씀하시면서 혹시나 필요하면 선생님께 말씀드려 학교에 학생들을 위해 마련해 놓은 가위를 빌려 쓰면 된다고 하셨어요. 학교에 커터칼을 못 가져오게 하는 이유는 당연히 학생들이 커터칼로 장난치다 다칠 수 있어 위험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을 아얘 만들지 않기 위함 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제가 한국학교에는 커터칼 가지고 다니는게 당연한거라 몰랐다고 했더니 저의 어이없는 실수에 그저 웃으셨답니다ㅎㅎㅎ호스트맘의 이야기를 들은 후 제가 얼마나 위험한 행동을 했는지 알게 되었고, 두명의 친한 친구가 제가 커터칼을 가지고 온 사실을 빨리 알게 된 거에 감사했답니다.
미국학교와 한국학교의 다른점을 또 하나 발견하면서 내가 지구 반대편 미국에 와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고 입학하기 전에 받은 학교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 적혀있는Student Handbook을 잘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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