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블로그를 비워 둔 사이 잘 지내셨나요?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글을 쓴게 작년 6월이라니 시간이 너무 빠르네요.
그 동안 너무 바쁘게 사느라 블로그는 잠시 잊고있었어요.
그 사이 저는 제가 일하는 병원이 있는 학교에서 4시간 떨어진 조지아주 북쪽으로 이사를 했고 새로운 도시와 병원,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에게 적응하며 7월 중순 일을 시작해 신규라고 하기도 뭐한 어느새 8개월차 신규 간호사가 되었어요.
근무중 화장실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한국병원과 다르게 머리를 어떻게 묶어야 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어요.
환자를 볼때 위생상 머리를 묶는데, 그래서 손목에 항상 머리끈을 걸고 다녀요.
그런데 아직도 제 자신이 간호사라는게 어색한건 왜죠?
외과/내과 병동의 신규간호사로서 병원에 적응하며 너무 힘들기도 했고, 환자들의 죽음을 접하고 슬퍼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내가 정말 간호사가 적성에 맞는건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물론 지금도 자주 하는 생각이지만요.
아직 병원생활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아서 실수도 많고, 근무중 많이 아픈 환자들이 있으면 슬픈 감정을 주체 못하고 가끔 울기도 하지만 저에게 감사 카드를 보내주고, 감사 카드를 직접 주고싶다며 퇴원한 후에 병원에 저를 찾아오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있는 걸 보면 저 그래도 잘 하고 있나봐요.
크리스마스때쯤 돌봤던 환자분이 병동으로 선물과 편지를 보내주셨어요.
저에게 겉과 속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라며, 절대 변하지 말아달라는 감동적인 편지였어요!
제 자리에 앉아서 환자 차트 확인하고 있는데 동료 간호사가 저에게 퇴원 한 환자 보호자분이 저 찾는다고 해서 무슨 일인지 가보니 자신의 엄마를 잘 돌봐줘서 고맙다고 감사카드를 주고 가셨어요. 이 남자 보호자분은 정말 매너있으시고 제가 해야하는 일까지 다 도와주셔서 감사했던 분이셨는데 저를 보고 직접 고맙다고 말하고싶다고 퇴원한 뒤 일부러 병원에 찾아오셨데요.
병원 응급실에서 최악의 대우를 받고 병원에 화가 났던 환자가 퇴원하기 전에 써주고 가신 우수 간호사 추천서.
"내 간호사 미스 스텔라는 완벽한 간호사였어요. 그녀는 내가 간호사 호출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와서 나를 확인했고 내가 그녀의 단독 환자인 것처럼 나를 대했어요. 그녀는 내가 병원에 화가 나서 집에 가고싶어했을 때 나를 차분하게 만들었어요. 그녀는 매우 빨랐고 나의 말을 항상 잘 들어줬어요. 그녀는 내가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어요."
병원에서 좋은 동료들도 많이 사귀었고 같이 입사한 입사동기와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서 같이 장난도 치고 나름대로 잘 이겨내고 있어서 힘들지만은 않은 병원생활이에요.
치매환자분들에게 주는 아기인형을 안고 찍었어요.
아기를 돌봐달라고 하며 치매 환자분들에게 아기 인형을 주면 신기하게도 대부분 차분해진답니다.
제 블로그에 가끔 제 사진들을 보시고 미국 간호사는 청진기를 가지고 다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신데, 한국간호사는 청진기 안가지고 다니나요?
미국에서는 간호사가 매 쉬프트마다 환자를 사정하기때문에 청진기가 필수랍니다!
한국병원에서는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환자의 사소한 것들은 도와주지만 포괄간호를 실시하는 미국에서 일하며 작은것 하나하나까지도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다 해줘야되서 너무 힘든 마음에 간호사가 적성에 안맞나 싶다가도, 퇴원할때 잘 돌봐줘서 고마웠다고 저를 꽉 안아주시고 가시는 환자들 덕분에, 사소한 것 하나에도 고맙다며 제가 본인의 간호사여서 참 좋다고 말해주시는 환자들을 보며 저는 오늘도 힘을 냅니다.
병동에서 유일한 동양인이자 한국어 악센트를 가진 외국인 간호사로서 특히 보수적인 백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돌보며 힘든점도 많지만, 따뜻한 수간호사와 동료 간호사들 덕분에 가장 힘들다는 신규생활, 저 잘 버티고 있습니다!
미국 병원이야기와 미국 생활 이야기 자주 들려드리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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