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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에서의 일화

미국에서 느낀 한국 우체국 박스의 위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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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엔 갑자기 퍼진 코로나 때문에 미국에서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이던 시절이였습니다.


일반 덴탈 마스크야 여러군데 마트나 상점들을 돌아다니다보면 간혹 구할수도 있긴 했지만 미국버전의 KF94 마스크인 N95 마스크를 파는 곳은 없었어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서 저와 저를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시절 돌봐주셨던 미시간주에 계신 호스트맘을 위해 KF94 마스크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때 당시에 한국에서 외국으로 보낼 수 있는 마스크 갯수가 정해져있었고, 가족에게만 보낼 수 있도록 가족관계 증명을 해야되는 규정도 있었어서 제 부모님이 저에게 마스크를 보내실 때 고생을 좀 하시긴 했지만,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도 잠시, 한국의 KF94 마스크를 받고나니 마음이 훨씬 놓이더라고요.


제 손바닥 두개를 합친 크기보다 조금 큰 한국 우체국 택배 박스 1호에 마스크가 가득 담겨 있었는데, 택배를 뜯으며 보니 보내는 사람에는 제 큰아빠 이름과 저희 아빠의 고향인 전라북도 장수가 적혀있었고, 받는 사람에는 저희 아빠의 이름과 한국의 집 주소 경기도 고양시가 적혀있었어요.


"마음까지 전하는 우체국 택배" 라고 써있는 상자를 열어보니 정말 마스크와 함께 담긴 엄마, 아빠의 마음도 느껴졌습니다!


부모님께 마스크를 잘 받았다고 전화드리며 물어보니, "이야(저희 동생의 애칭)가 장수에 갔을 때 화장품을 놓고 왔었는데, 큰아빠께서 우리 집으로 이야가 놓고 왔던 화장품을 보내주셨던 상자야. 상자가 튼튼해서 버리기 아까워 가지고 있다가 너한테 보냈어." 라고 얘기하셨습니다.


저렇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는 대충 지우고 그 위해 국제 택배 운송장을 붙여서 저에게 보내셨더라고요.


아빠의 고향인 전라북도 장수를 출발한 저 박스는 저의 한국 집이 있는 경기도 고양시를 거쳐 제가 있는 지구 반대편의 미국 조지아주까지 날라오게 된 것인데요, 이 박스의 여행은 여기서 끝이였을까요?


며칠 뒤 저는 이 박스에 붙어있던 국제 택배 운송장을 뜯고, 엄마 아빠가 보내주신 마스크의 일부를 다시 넣어 제가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미시간 호스트맘의 집으로 이 박스를 보내게 됩니다.



박스 윗면은 이미 전북 장수에서 경기도 고양시, 경기도 고양시에서 미국 조지아주로 두번의 택배를 보내며 주소를 쓰느라 지저분해져서, 박스 아랫면에 운송장을 붙여 미시간으로 보냈는데요, 제가 왜 이 박스를 다시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시죠?


요즘 계속 이번 크리스마스 여행에 대한 글을 작성중이지만 저는 이번 겨울, 제가 2012년 9월 부터 2013년 6월까지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있을 때 저를 돌봐주셨던 미시간주의 호스트맘의 집에 다녀왔습니다.


호스트맘 집으로 부터 한시간거리에 세계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 상점이 있는데 그곳에 갔다가 호스트맘께서 제 맘에 쏙 들었던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오너먼트를 여러개 사주셨는데요, 실제 악기들을 똑같이 재연 해 놓은 오너먼트들이라 깨지거나 부러지지 않게 이 것들을 다시 제가 살고 있는 조지아주까지 안전하게 가져오는 것도 일이였어요.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호스트맘이 살고 계시는 미시간주부터 제가 살고 있는 곳까지 돌아오려면 비행기를 두번이나 갈아타야 했었거든요.


나무로 만들어진 이 예쁜 오너먼트들을 어떻게 저희 집까지 가져올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제 호스트맘이 "네가 마스크 넣어서 나에게 보내줬던 코리아 박스에 넣어서 가면 되겠다. 박스가 튼튼해서 안버리고 가지고 있었어!" 라고 말씀하셨어요. (물론 미국인이시라 영어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종이로 잘 감싸진 오너먼트들을 담은 그 상자는 다시 저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저희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죠.


공항에서 이 상자를 제가 가져갔던 큰 케리어에 넣어 수화물로 보내는 대신 제 배낭에 넣어서 집으로 돌아 왔는데, 배낭에 짐이 워낙 많았어서 찌그러지면 어쩌나 걱정도 했지만 비행기를 두번이나 갈아타며 수시로 상자를 확인 해 보니 흠집하나 없이 멀정하더라고요!


전라북도 장수로 시작해서 경기도 고양시, 경기도 고양시에서 조지아주로 날라온 이 상자는 미시간으로 날라갔다가 다시 조지아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위의 박스 사진들은 모두 이 글을 쓰기 위해 방금 전 찍은 사진인데, 긴 거리를 여행 했음에도 불고하고 멀쩡하지요?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 당시 호스트맘과 살 때 한국에 계신 저희 부모님께서 선물을 자주 보내주셨는데, 한국의 우체국 박스는 너무 무거워서 박스때문만이라도 택배비 많이 나오겠다며 한국의 우체국 박스를 호스트맘께서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었는데 호스트맘도 저도 이 박스에 얽힌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 택배 박스의 위대함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호스트맘께서 "이 코리아 박스 어메이징 해!" 라고 하시며 감탄하셨어요!


미국 정부의 우체국인 USPS의 박스들을 포함해 미국에서 택배 박스라고 파는 박스들은 대체적으로 얇고 튼튼하지 않아서 택배를 받고보면 박스의 꼭짓점이 둥글둥글해져 있거든요.


얼마전 크리스마스와 제 생일이라며 한국 친구들이 택배를 보내줬었는데 친구들이 보내준 한국의 우체국 택배 박스들을 잘 보관 해 놨다가 또 써먹어야 될 것 같습니다!

미국 택배

이 박스들의 다음 도착지는 또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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