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미국생활이 재미있고 좋다고 해도 미국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 수는 없지요.
공부때문에 버겁고 힘들 때도 있지만 유학 4년차에 접어들면서 영어로 별 불편없이 의사소통이 되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어서 나름 만족스러운 미국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함에도 불고하고 미국에 살면서 답답하고 불편한 것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미국에 살고계시는 한국분들은 이미 느끼시고 계시겠지만, 한국은 미국에 비해(어쩌면 대부분의 나라에 비해) 훨씬 편리하고 모든것이 빠른 나라거든요.
미국생활이 불편한 순간들, 언제인지 들어보실래요?
첫째, 너무 큰 땅덩이, 모든 것이 퍼져있어서 항상 차를 타고 가야돼요!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차나 대중교통 없이 걸어서 어디든 갈 수 있지요.
물론 예외인 곳도 있겠지만 시골에 살지 않는 이상 대부분 걸어서 마트도 가고 병원도 가고 은행도 가잖아요.
하지만 미국은 땅이 크다보니 모든것이 퍼져 있고 멀리 떨어져 있답니다.
30분 운전이면 한국에서는 조금 먼 거리라고 생각 할 수 도 있지만, 미국에서 30분 운전 정도는 가까운 옆 동네거든요.
그렇다보니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어마어마한데요, 차타고 한시간 거리에 있는 옆동네 스시집에 초밥을 먹으러 가는 것도 미국에서는 일상적인 일이고 자연스러운 일 이지요.
다음학기에 제가 실습 나가게 될 병원은 차로 1시간 15분 떨어진 곳인데, 왕복 2시간 30분을 차에서 보내야 된다는게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둘째, 차가 없으면 아무 곳에도 갈 수 없어요!
모든 것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대중교통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애틀란타, 시카고, 뉴욕 등의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중교통이 참 불편합니다.
차를 사러 가려고 해도 차가 필요하고, 차가 없으면 마트도 못 가는 곳이 미국인데요, 버스나 택시는 그나마 흔히 있는 대중교통이지만 (그 마저도 소도시엔 없어요.) 지하철은 정말 보기 힘든 교통수단이랍니다.
차가 많은 애틀란타 지역의 도로
미국 소도시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도로 옆 풍경
인구밀도가 낮은 미국에서 대중교통이 거의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대중교통 천국인 한국에서 태어난 저는 차없이는 아무 곳도 못 가는 미국생활이 참 답답하게 느껴지지요.
대중교통이 없다보니 백발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운전하시는 모습을 미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데요,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이 모습이 참 낮설게 느껴졌어요.
학교에서 배웠는데 치매를 진단받은 환자가 운전을 금지당하면 항상 누군가에게 의지를 해야되게 되니 엄청난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고 하네요.
셋째, 택배가 일주일이나 걸리고 배송비가 비싸요!
땅이 좁은 우리나라에서 택배를 시키면 보통 2-3일 뒤에는 받을 수 있지요.
아침에 시켰으면 그 다음날 받을 수 있기도 하고요.
미국에서도 그 다음날, 혹은 이틀 뒤 받을 수 있는 빠른 배송도 있지만 값이 어마어마하게 비싸고, 일반 택배는 보통 일주일정도가 걸리는데요, 땅이 넓어서 값도 비싸요.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물건을 시키면 무료배송이 아닐 경우 2,500원의 택배비를 내지만 미국의 경우 보통 $7 (7,500원)정도의 배송비를 내요.
제 빅토리아시크릿 배송 내역이에요.
12월 10일에 주문해서 12월 18일에 동네의 택배사에 도착했으니 일주일이 넘게 걸렸어요.
인터넷 쇼핑을 하고 나서 택배 기다리는 일이 참 힘든 일인데, 미국에서는 일주일이나 기다려야하니 참 답답하고 불편해요.
이럴 때는 땅이 좁은 한국이 참 그립답니다.
일처리가 정말 느려요!
모든 것이 빠른 한국에서 온 저는 처음에 미국사람들의 일처리가 참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마트에서 계산 할 때 한국 같았으면 금방금방 끝날텐데, 미국은 하루 종일 걸려요.
문제가 생기면 계산원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한참만에 사람을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고, 미국 마트에서는 보통 계산원이 봉투에 물건을 다 담아주는데 그래서 시간이 훨씬 더 걸리지요.
저는 성격이 급해서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지라 보통 셀프 계산대를 이용해요.
감기때문에 미국 병원에 가게 되도 한참 기다려야 하는데요, 한국의 3분 진료와는 다르게 간단한 감기인데도 미국 병원에서는 vital sign(바이탈사인-호흡수, 맥박, 혈압, 체온,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하고 알러지는 없는지, 어디가 아픈지, 그 외에 불편한 곳은 없는지 등의 사소한 것 하나하나 다 물어보기 때문이에요.
Vital sign 측정과 질문이 끝나고 간호사 선생님이 나가시면 전문간호사나 의사선생님이 들어오시는데 간호사 선생님이 나가시면서 "곧" 진료를 봐 주실 전문간호사 선생님이 들어오실거라고 하셨음에도 불고하고 다른 환자가 있어서 40분 후에 들어오신 경우도 있었어요.
눈빠지게 전문간호사 선생님을 기다리며 40분동안 혼자 심심하게 진료실에서 핸드폰과 놀고 있어야 했었지요.
전문간호사 선생님이 들어오시면 차트를 보며 제 정보를 (이름과 생일 등)을 다시 확인하시고 알러지가 없는지,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정확히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물어보시는데 성격이 급한 저는 차트에 써 있을텐데 왜 또 물어보시는지 참 답답했어요.
간호학과를 다니고 있는 지금에야 의료사고를 막기 위한 당연한 절차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요!
서두르지 않고 진료를 천천히 꼼꼼하게 봐 주시는 것은 좋지만, 다른 환자를 진료하고 있을 때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답답할 때도 있지요!
미국생활이 불편하고 답답한 순간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미국에서 차가 없으면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일처리가 한국에 비해 훨씬 더 오래 걸리지만, 그래도 도로 옆에 펼쳐진 넓은 땅을 보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계산대 앞에서 헤메고 있으면 기다림에 익숙 해 져 있는 뒷 사람들이 눈치를 주지 않아 좋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택배를 두 밤 자면 받아 볼 수 있는 한국이 항상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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