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과속운전으로 경찰에게 잡혔었다는 내용을 소개했었지요?


지난 글을 요약하자면 제가 운전을 하다 미국 경찰한테 잡혔었고, 미국에서는 속도 위반, 과속 등으로 티켓을 받았을 때 법원에 출두해서 억울함을 호소 할 수 있다는 내용이였습니다.


2020/12/01 - 미국에서 운전중 경찰에게 잡혔을 때 어떻게 해야할까?


지난 글에서 제가 법정에서 무죄로 판결이 나면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었지요.


미국에서 7년째 살면서 "과속, 신호위반 등으로 티켓을 받아도 법원에 출두해서 무죄판결을 받거나, 나를 잡은 경찰이 법정에 오지 않으면 내가 받은 티켓은 기각 된다."고 들었습니다.


법원에 출두하면 오느라 수고했다는 의미로 벌금을 깎아줬다는 얘기도 많이 들어봤고요.


법원에 출두해 벌금을 할인받았다는 지인들의 얘기는 몇번 들어봤어도 실제로 제 주변에서 교통법원에 출두해 무죄판결을 받았거나 경찰이 나오지 않아서 티켓이 기각된 경우는 사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미국인들 대부분 그냥 법원에 출두 할 생각도 안하고 인터넷으로 벌금내고 깔끔하게 끝내버리더라고요. 


제 티켓을 계기로 이 말이 사실인지 제가 티켓을 받은 동네에서 유명하시다는 미국 변호사님께 도움을 요청해 이말이 사실인지 알아봤는데일단 이것에 대한 대답은 "사실" 입니다.


티켓에 법원에 출두해야 하는 날짜(보통 티켓을 받고 한달에서 두달 뒤)가 써있는데 그날 법원에 출두하고 재판을 거쳐 무죄판결을 받으면 당연히 벌금과 티켓은 없었던 일로 되고, 나를 잡은 경찰이 법정에 오지 않아도 벌금과 티켓은 없었던 일로 되지요.


미국에서 도로교통법을 위반하고도 벌금을 안내는 방법이 있다는 말은 사실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깔끔하게 끝나면 이 글은 쓰지도 않았겠지요?


여기에는 엄청난 반전이 숨어있답니다.


티켓을 받고 한달 반 후, 법원 출두 날이였던 운명의 날이 다가오면서 법원에서 일하는 남자친구가 동료 변호사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게 가장 좋은지 조언을 구했었어요.


여러 사람들의 의견중 가장 많이 나온 조언이 "1. 법원에 출두하기 귀찮으니 그냥 깔끔하게 온라인이나 전화로 벌금 내기 2. 경찰이 법원에 안오길 바라고 법원에 갔다가 경찰이 왔으면 그냥 유죄 인정하고 벌금내기" 였습니다.


미국 법원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도 할 겸 2번을 노리며 법원에 출두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제 법원 출두 바로 전 날, 유명하시다는 미국 변호사님께서 교통 법원에 전화 해 판사가 누구인지, 법원에 출두하면 어떤 옵션이 있는지 알아봐주셨습니다.



"만약 그녀(저)가 내일 아침에 법원에 가면 그녀에게 세가지의 옵션이 있을거야."


1. 깔끔히 벌금내기

2. 무죄 주장하고 주 법원에서 재판받기

3. 경찰이 올 수 있는 날로 다시 날짜잡기


교통법원에서 재판할 판사가 누군지 아시고는 깐깐한 판사라며 경찰이 안오면 제 티켓을 기각시키는게 아니라 경찰이 올 수 있는 날로 날짜를 다시 잡아줄거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티켓에 적힌 날에 출두를 하면 그날 모든 것이 끝나는게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날은 판사에게 내가 Guilty (유죄) 아니면 Not guilty (무죄)인지만 말 할 수 있고, 무죄를 주장 할 경우 또는 경찰이 오지 않아 티켓이 기각되는 상황를 노리는 경우에는 다른 날 다시 와야 한다고도 말해주셨고요.


다른 주들은 무죄를 주장해서 판사의 판결을 받거나 경찰이 안오면 기각되는 일이 그날 당일 하루만에 다 끝나는 경우도 있다고 했는데, 제가 사는 조지아주의 경우에는 아니래요.


더이상 경찰이 오지 않아서 제 티켓이 기각될수도 있다는 희망도 없고 이래저래 복잡해서 법원에출두하는 대신 티켓 뒷면에 써있는 벌금 납부 안내대로 인터넷으로 벌금을 내려고 했는데....


모든일이 순조롭게 흘러가면 미국생활이 아니죠.


무슨일인지 온라인도 그렇고 전화로도 그렇고 벌금을 내려고 했더니 벌금이 얼마인지도 안나왔을뿐더러 "추가적인 공지가 있을 때 까지 온라인이나 전화로 벌금을 낼 수 없다" 고 나오는거예요.


법원 출두날까지는 벌금을 내야 되서 똥줄탄 저는 그렇게 남자친구를 데리고 어쩔 수 없이 법원에 강제출두 했어요.


평소 지나칠정도로 긍정적이라 귀찮은 마음 대신 아침 일찍 "미국 법원이 어떻게 생겼는지 사진찍어서 블로그에 올려야지~" 라는 마음으로 법원에 출두 했지요.


그런데 역시 모든일이 순조롭게 흘러가면 미국생활이 아니죠.


공항처럼 짐검사도 하고 보안을 통과했는데 보안요원이 "너네 여기 왜왔니~?" 라며 웃는얼굴로 물어보시더라고요.


"나 과속 티켓받아서 교통법원 왔지."라고 대답한 저에게 "코로나 때문에 교통법원 취소됐어." 라고 말하는게 아니겠어요?


그 전날 변호사님이 전화했을 때만 해도 취소됐다는 말이 없었고, 저 소식받은거 정말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그러면서 "아, 우리가 오늘의 교통법원은 취소됐고 다른날로 미뤄졌다고 우편으로 알려주려고 했었는데..." 라고 말하더라고요.


취소 됐으면 그 전에 미리 알려주는게 상식 아닌가요?


그래서 저 교통법원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도 못해보고 다시 오기 싫어서 그냥 벌금 내버리고 왔어요.


(아, 벌금을 내면서 왜 인터넷이나 전화로 벌금을 낼 수 없게 해놨는지 물어보니 시스템을 바꾸는 중이라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미리 말을 해주던가 왜 티켓에 예전 벌금내던 방법을 스티커로 붙여놔서 더 헷갈리게 하는지....)


변호사님의 말씀도 그렇고 제가 겪어 본 상황도 그렇고 벌금을 안내는 방법은 있지만 벌금을 안낼 수 없게 만들더라고요.


보통 교통 법원은 평일날 아침인데 하는 일 다 제쳐두고 그 바쁜 시간에 몇번씩이나 교통법원에 올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겠어요.


아, 그리고 법원 출두 날 무죄를 주장하거나 경찰이 나오지 않았을 경우 다른 날 다시 와야 하는데 이 경우엔 어쩌면 벌금보다 더 비쌀수도 있는 법원 사용료도 내야한다고 변호사님께서 말씀해주셨어요.


무죄판결을 받기 위해 몇 번 씩 법원에 갔다가 유죄판결을 받으면 벌금에 법원 사용료까지 내야 되는 거예요.


정말 벌금을 안낼 수 없겠지요?


왜 미국인들이 티켓을 받으면 법원에 출두 할 생각은 해보지도 않고 깔끔히 벌금을 내는지 항상 궁금했었는데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그렇게 법원 구경도 못해보고 속상했는데 법원에 출두한다고 옷도 예쁘게 차려입은 김에 남자친구가 일하는 법원에 가서 대신 사진 찍고 왔어요!



평범한 미국 법원의 모습이에요.

양 옆에 미국 국기와 조지아기가 세워져있었어요.




코로나 전에는 누구나 와서 재판을 구경 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재판이 다시 열리면 그때 구경하러 와봐야겠어요.


지금은 재판도 Zoom 으로 하더라고요!


미국에 사시는 분들이시라면 한번쯤 들어봤을만한 "미국에서 과속 티켓을 받고도 벌금을 안내는 방법이 있데~" 라는 카더라 이야기!


사실이긴 하지만 무죄를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고 법원에 쫒아다니지 않는 이상 특히 조지아주에서는 거의 불가능 한 것 같아요.


물론 말 그대로 case(사건) by case, state by state, 판사 by 판사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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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G 2021.07.21 0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한국은 도로 여기저기마다 교통 단속 카메라가 있고 보통 네비게이션이 어디에 단속 카메라가 있는지 말해주시만 미국의 경우는 다릅니다.


뉴욕, 시카고, 애틀란타 같은 큰 도시에는 한국처럼 교통 단속 카메라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경찰차가 도로 옆에 숨어있다가 혹은 순찰을 돌다가 신호위반, 과속 등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차량을 발견하면 경찰차의 경광등을 반짝이며 쫓아와서 잡습니다.


쉽게 말해 어디에 경찰이 숨어있는지 모르니 항상 조심해야 된다는 거죠.


(미국에서도 경찰의 위치를 알려주는 네비게이션 앱이 있지만 경찰이 여기저기 옮겨다니다보니 정확하지가 않아요!)


게다가 같은 주에서도 도시마다 경찰차의 모습이 모두 달라서 경찰차를 미리 알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경찰차들은 발견하기 힘든 수풀이나 나무 뒤에 숨어있답니다.


출처: https://www.dailymail.co.uk/news/article-2032610/The-undercover-cops-Sneaky-police-officers-hide-bushes-catch-unsuspecting-drivers-speed-guns.html


수풀뒤에 보이지 않도록 숨어있는 경찰차


경찰차들 중에는 차 전체가 눈에 띄지 않는 검은색인 차들도 많아서 과속이나 신호위반을 하고 경찰차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대부분 이랍니다.


그럼 과속, 신호위반 등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경찰이 경광등을 켜고 쫓아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경험을 소개하며 어떻게 해야할지 모두 알려드릴게요!


때는 여름이 긴 조지아주의 더위가 조금은 누그러지기 시작하던 때였어요.


평화로웠던 일요일 오후, 제 남자친구가 사는 동네에서 놀다가 제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출발하자마자 과속으로 경찰에 잡혔답니다.


시속 35마일(시속 56km) 구간에서 (경찰 피셜) 50마일(시속 80km)로 달리다가 순찰하던 경찰차인지 숨어있던 경찰차인지 경광등을 켜고 제 차를 쫓아오더라고요.


물론 제가 과속을 한건 잘못이지만, 그 도로에서 제한 속도를 지키는 차는 거의 없답니다.


신호가 바뀐 후여서 제 차도 여러대의 차들과 같이 있었는데 다른 차들에 비해 빨리 달리지도 않아서 제가 과속을 하고 있는지도 사실 몰랐고 제 차가 맨 뒤에 있어서 대표로 잡힌것 같았어요.


그 곳이 고속도로로 막 진출하는 곳이여서 제한속도가 더 높은 속도로 바뀌는 애매한 구간이기도 했고요. 


출처: https://www.insurancejournal.com/news/national/2019/02/25/518422.htm


제 백미러를 보니까 위 사진 처럼 경찰차가 경광등을 켜고 쫓아오길래 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가만히 차속에 앉아 경찰이 오기만을 기다렸어요.


경찰이 뒤에서 쫓아오는 것을 발견하면 최대한 빨리 갓길에 차를 세워야 한답니다.


제가 간호대학을 다니며 막 운전을 시작해 왕초보운전이던 시절, 신호위반으로 경찰에 잡힌 적이 있는데 어떻게 할줄 몰라 헤매며 계속 갓길을 찾아 운전했었어요.


경찰이 나중엔 삐용삐용 소리까지 켜고 저에게 차를 세우라며 방송까지 하더라고요.


갓길에 차를 세웠으면 절대 내리지 말고 경찰이 올 때까지 창문을 닫은 상태로 두 손을 핸들 위에 올리고 있어야 되요. 


미국은 총기가 허용되는 나라기 때문에 경찰이 근무중 총에 맞는 사고가 많은데, 그렇다보니 경찰이 무조건 제 차에 오는게 아니라 제 차를 한번 조회해보고 오느라 조금 시간이 걸린답니다.


차를 세우고 한 5분 정도가 지나면 경찰이 와서 창문을 노크하는데, 그때 창문을 내리면 되요.


창문을 내리면 경찰이 저의 죄목을 말해주며 운전면허증을 요구한답니다.


운전면허증이 가방이나 대쉬보드 서랍속에 있다면, 경찰에게 꼭 말하고 운전면허증을 꺼내야지 그렇지 않으면 경찰이 무기를 꺼내는 것으로 오해 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이때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데, 절대 경찰에게 따지지 말고 상황을 일단 받아들인 뒤 울 수 있으면 무조건 우세요.


미국 친구들이 알려준 꿀팁이에요.


제가 간호대학을 다닐때 신호위반으로 티켓 (딱지?)을 받았다고 간호학과 친구들에게 말했을 때 친구들이 "너 안울었어?" 라고 물어보더라고요.


친구들 말로는 울면 봐주는 경우도 있고 봐주지는 않더라도 낮은 죄목으로 죄를 좀 깎아주는 경우도 있다고 경찰에게 잡히면 우는게 먼저라고 저에게 말해준적이 있는데, 친구들이 해줬던 말이 생각나서 경찰이 제 차에 오기전부터 있는 눈물 없는 눈물 다 짜내서 울었어요.


제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간 경찰이 10분정도 지난 후 제 운전면허증과 티켓을 가지고 제 차로 돌아왔답니다.


제 눈물이 통했을까요?



경찰이 가져온 과속티켓


네! 분홍색 화살표를 보시면 시속 35마일 도로에서 50마일로 달렸지만, 감사하게도 45마일로 달린것으로 5마일 깎아줬어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조지아 도로교통법상 10마일 과속의 경우 "경고"라고 벌금만 내고 끝나지만 10마일 이상을 과속했을때는 벌점도 받고 벌점을 받으니 보험료도 올라간답니다.


벌금보다 더 무서운게 벌점과 보험료 인상이거든요.

 

아무리 경찰도 스피드건을 사용해 차들의 속도를 측정한다지만 과속 카메라 같은 기계가 아닌 사람이 잡다보니 억울한 경우도 있겠죠?


티켓 사진의 별표를 보시면 법원 출두 날짜와 시간, 그리고 법원 주소가 적혀있답니다.


과속한 죄로 법원 출두라니, 무슨소리인가 싶으시죠?


본인의 죄를 인정한다면 티켓 뒷면에 써있는 대로 인터넷이나 전화로 벌금을 내면 되고, 티켓이 억울하다면 정해진 날짜에 법원에 가서 무죄를 주장하면 되는데요,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면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답니다.


법원에 가면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제가 티켓을 받은 도시에서 유명하다는 변호사님께 직접 들은 내용을 다음 글에서 소개해드릴게요!


제가 법원에 출두 했을지, 아니면 깔끔하게 벌금을 내고 끝냈을지 궁금하시다면 다음글도 보러 와 주세요!


아, 마지막으로 깨알 영어 팁을 하나 드리고 이 글을 마무리 할게요.


영어로 "나 과속으로 경찰에게 잡혔어."  "I got pulled over for speeding." 이라고 합니다.


Get pulled over: 경찰에게 잡히다

Speeding: 과속

Run a red light: 빨간불일때 지나가다 (신호위반)


교통티켓을 받고 제 운전습관을 되돌아보니 제가 그동안 운전을 좀 빨리 하긴 했었구나 싶더라고요.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더 조심해서 운전해야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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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YSTORY 2020.11.24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럼 똑같이 달린 차들도 다끊어야 정상이죠.

  2. 1인지식기업인 2020.11.24 16: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잘 보고 가요. 구독 좋아요 누르고 가요. 좋은 이웃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3. 우리썬 2021.01.03 1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스트맘 정말 좋은분 만났네요.울고웃다 좋은글 많이 보고 갑니다.항상 응원 할께요.^^

  4. 상하이삼촌 2021.02.08 1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미국인들은 신고정신이 투철하다는 말,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


모든 경우와 사람을 일반화 할 순 없지만 한국인들이 "설마 아니겠지~" 라고 가뿐히 넘길 일도 미국인들은 "혹시 모르니까~" 라는 생각으로 일단 경찰에 신고부터 하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굴을 아는 이웃이라고 해도 집에 어린아이가 혼자있다거나 아동학대, 또는 가정폭력이 의심되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주저없이 경찰에 신고를 하지요.


예전에 누군가에게 들은 얘기로는 한인 부부가 잘 아는 미국 백인 이웃에게 잠시 아기를 맡겼는데, 동양 아기의 몽고반점에 익숙하지 않은 백인 부부는 아기의 부모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고하고 몽고반점을 멍으로 생각해 경찰에 신고한 일도 있었다고 해요. 


(백인 아기들은 Birth mark-출생모반이 보통 빨간색이거나 분홍색이거든요.)


미국 생활을 하며 처음으로 미국인들은 신고정신이 투철하다는걸 제가 직접 경험한 일이 있었는데요, 신고정신 투철한 미국인들 덕분에 제 집에 밤늦게 경찰이 찾아온 사연을 들려드릴게요!


때는 일년도 더 지난 작년 7월 초, 미국 간호사 시험 NCLEX-RN 을 합격하고 입사할 병원이 있는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까지 친구들의 아파트에서 같이 살며 제 인생에서 가장, 이 세상 누구보다 게으른 나날들을 보내던 시기였습니다.



미국 대학교를 졸업하고 입사한 병원이 있는 지금의 도시로 오기 전까지 6주동안 살았던 친구들의 아파트.

빈방이 있다며 같이 살자고 해 준 친구들 덕분에 좋은 추억 많이 만들었어요!


경찰이 저를 찾아왔던 그 날, 제가 입사할 병원(지금의 제 병원)에서 간호대학을 갓 졸업한 신규간호사를 위한 환영파티가 오전에 있었는데요, 집에서 입사할 병원의 거리가 세시간 반이나 되어서 그 전날 출발했다가 호텔에서 한밤 자고 환영파티가 끝난 뒤 한인마트에 들러 한국음식을 한가득 사서 집으로 돌아왔지요.


같이 살던 친구 두명은 각 각 일이 있어서 집에 없었고 밤 10시가 넘은 시간 텅 빈 집에 저 혼자 빗소리를 들으며 누워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엄청 세게 두드리는게 아니겠어요?


그러더니 "경찰이에요!!! 여기 미스 김 살아요??? 좀 나와보세요!" 라며 아파트가 떠나가라 큰 목소리로 저를 부르더라고요.


한국처럼 초인종에 카메라가 달려서 누가 왔는지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였어서 대문에 달린 렌즈로 밖을 내다보니 덩치 큰 흑인 남자가 서있었는데 문앞에 가까이 붙어있어서 얼굴만 보였고 무슨 옷을 입고 있었는지는 보이지도 않았었어요.


제 방에서 현관으로 가던 그 짧은 순간 얼마나 많은 생각이 제 머릿속에 스쳤는지 몰라요.


"경찰이 여기 왜 왔지?"


"경찰이 내가 여기 사는 줄 어떻게 알았을까? (친구들의 아파트에서 6주 정도 살았어서 차를 포함해 대부분의 주소를 바꾸지 않았었습니다. 이 당시에는 차를 포함해 대부분 학교 주소로 되어있었어요.)"


"나 미국 간호사 시험 합격해서 간호사 된지 2주 밖에 안됐는데 범죄경력 때문에 2주만에 간호사 면허 취소되는거 아니야?"


"입사할 병원이 있는 동네에서 빨간불로 막 바뀔때쯤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는데 그것 때문에 여기까지 쫓아왔나?"


"내가 무슨 죄를 저질렀을까?"


"만약 저 사람이 진짜 경찰이 아니라 범죄자면 어떡하지?"


"뭐야,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저는 비오던 그 밤, 경찰이라는 사람에게 문을 열어 줬을까요?


제 집에 갑자기 왜 찾아왔을까요?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미국이라면 밤 늦은 시간인 10시가 넘은 시간에 혼자있는 아파트에서 문을 열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제 이름을 하도 부르길래 일단 문을 열었습니다.


네, 일단 진짜 경찰은 맞았고요, 제가 미스 김이 맞다고 하니 4시간 반을 운전하고 한인마트까지 들리느라 피곤해서 쉬고있던 저에게 잠이 싹 달아날만한 서프라이즈 소식을 전해주시더라고요.


"다름이 아니라 당신 차가 털린 것 같아요. 차 문이 열려있고 차 속이 좀 어지럽혀져있다고 당신 이웃이 신고해서 온건데, 빨리 나오셔서 저랑 뭐가 없어졌는지 같이 확인해보셔야 될 것 같아요."


이미 예전에 차를 한번 털린 적이 있어서 더 불안해졌던 저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에 집에서 뛰어나와 사건 현장으로 가서 제 차를 봤는데 진짜 운전석 문이 활짝 열려 있는건 왜죠?


그리고 그 때 떠올랐습니다.


제가 운전석 문을 열고 차에서 나온 건 기억은 있지만, 차에서 나와 운전석 문을 닫은 기억은 없다는것을요.


입사할 병원이 있는 도시에서 한밤 자고 오느라 여행가방도 있었고 한인마트에서 산 음식들 때문에 양손가득 짐을 들고 집에 들어왔는데요, 조수석에 놔뒀던 짐을 들고 내린다고 글쎄 차에서 내리며 운전석 문을 닫는 걸 깜빡 한거죠.


제가 생각해도 너무 어이없는 실수라 차마 그 늦은밤 저를 찾아오신 경찰아저씨와 옆에서 지켜보고 계셨던 이웃분들께 사실을 말 할 수 가 없겠더라고요.


그래도 몇시간 문이 열려있었으니 혹시 없어진게 없나 경찰아저씨가 비춰주시는 손전등으로 차속을 대충 둘러봤는데, 생각해보니 제 차 속에 훔쳐갈만한 것도 없었을 뿐더러 차 속도 제가 어지럽혀놓은 그대로였어요 (사실 그렇게 어지럽혀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때서야 정신이 좀 들어 경찰아저씨께 저를 어떻게 찾았는지 물어봤지요.


이때 당시 차 주소가 학교 기숙사에 살던 시절의 학교 주소로 되어있어서 차량 조회로는 제 주소를 찾을 수 없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경찰아저씨께서 "차량 조회를 해보니 차 주소가 00대학교로 되어있었는데 당신 차가 여기 있으니 당신도 여기 있거나 여기에 살지 않을까 싶어 아파트 우체통을 다 열어봤어요. 1B호 우체통에 당신이름으로 온 우편이 있어서 당신이 1B 호에 사는구나 했죠." 라고 하시더라고요.


다행이 제가 기숙사를 퇴실하며 학교 우체국에 학교주소로 오는 우편물들을 제 친구들의 아파트로 보내달라고 서비스 신청을 해놨었거든요.


제가 없어진 물건은 없는 것 같다고 하니 혹시나 나중에 없어진 물건을 발견하면 연락달라며 유유히 사건 현장을 떠나셨습니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최초 신고자이자 이웃이였던 분들은 "비가 오는데 차 문이 열려있길래 혹시나 싶어 신고했는데 늦은 밤 당신을 놀라게 했다면 미안해요." 라며 그 분들도 집으로 들어가셨어요.


그 분들께 신고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차량조회로 제 전화 번호까지 알았는지 경찰서에서 전화가 와서 경찰을 보냈는데 경찰이 왔었는지, 없어진 물건은 없는지 다시한번 확인을 했어요.


이런일이 가능한가 싶은 바보같은 실수 때문에 비오던 밤 경찰아저씨가 갑자기 찾아와서 깜짝 놀랐지만, 신고정신 투철한 미국인들 덕분에 누가 진짜 제 차를 털어가기 전 차 문이 열려있다는 걸 제가 알아서 너무 다행이었어요.


이미 누가 차 문이 활짝 열린 제 차를 보고 털러 왔다가 훔칠 물건이라곤 전혀 없고 제 차속엔 제가 운전하며 하나씩 먹는 민트 사탕과 립밤 그리고 쓰레기들만 있다는 것을 보고 다시 돌아갔는지는 모를 일이지만요.


이 사건 이후로 차키 리모콘으로 차를 잠그며 꼭 뒤를 돌아 차 문이 다 닫혔나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답니다.


여러분이시라면 밤 늦은 시간 비 맞고 있는 문이 활짝 열린 차를 보시면 신고 하시겠어요?


솔직히 저라면 "주인이 잠깐 어디 갔거나 아니라면 다른사람이 신고 하겠지~" 라는 마음으로 그냥 지나갔을 것 같아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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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10 1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Adorable Stella 2020.09.10 14: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OR RN님! 정말 너무 다행이죠ㅠㅠ 저도 평소 덤벙거리는 성격은 아닌데 차 실내등을 안끄고 내려서 방전된적도 있고 처음 차를 샀을때 익숙하지 않다보니 차때문에 실수 많이했어요! OR RN님의 checklists and steps and numbers 참 좋은 암기법이네요ㅎㅎ 미국에서 99년도부터 사셨다니 진짜 오래사셨네요! OR RN님도 건강 조심하시고 잘 지내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2. 앨리05 2020.09.13 17: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에 한번 살아보고 싶어요~! 다음 메인보고 들어와서 구독하고 갑니다^^

    • Adorable Stella 2020.09.20 14: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앨리님! 태어나서 자란곳을 떠나 외국에 사는것이 쉬운일은 아니지만 한번쯤 외국에 살아보는것도 좋은 경험이지 않나 싶습니다:)

  3. miu_yummy 2020.09.14 1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미국의 경찰분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셨군요!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4. 하이울프 웅쌤~ 2020.10.03 1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이런 에피소드 공유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행히 이웃의 관심으로 신고 해줘서 다행이네요~~

  5. ㅇㅇ 2020.12.12 1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캐나다에서 거주하는 사람입니다. 여기도 툭하면 자동차 유리를 깨고 뒤적거리는 애들이 많아서 그쪽 심정을 십분 이해합니다. 전 업무용으로 산 포드 F-150 후방 유리창을 깨고 안에 둔 잡동사니 툴을 들고 냅다 튀어서 그날 기분을 망친 경험이 있었죠. 물론 유리창은 '사비로'교체했습니다.

  6. 바람개비 2021.07.28 2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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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9~2013.6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2016.1~2019.5 미국 주립대 간호학사(BSN)졸업, 2021.10 간호사 취업 영주권 승인, 미국병원 내과&외과병동 간호사 Stella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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