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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대한민국

(3) 처음으로 미국인 약혼자와 함께 한국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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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국에서의 4일 차, 10월 26일 목요일의 이야기입니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아침을 먹어야 되는 제 미국인 약혼자 알렉스를 위해 알렉스가 일 하고 있는 동안 숙소 앞에 있는 김밥집에 가서 김밥을 사 왔어요.

 

 

알렉스가 정말 좋아했던 김밥

 

저도 처음 먹어봤던 프랜차이즈의 김밥이었는데, 알렉스가 그동안 미국 한인마트에서 먹어봤던 김밥은 김밥도 아니라며 어묵 튀김이 들어있던 이 김밥을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요.

 

미국에 돌아온 지금도 이 김밥이 다시 먹고 싶다며 그리워하고 있답니다.

 

그렇게 김밥을 든든히 먹고 이 날도 지하철 역으로 향했어요.

 

알렉스가 일을 하느라 하루를 조금 늦게 시작해서 출근 시간이 지난 덕에 다행히 지하철에서 둘이 나란히 앉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저희가 도착한 곳은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입니다!

 

같이 한국 여행을 오기 한참 전부터 알렉스가 한국에 있는 2주 동안 어디를 데려갈지 고민에 고민을 했는데, 전쟁기념관을 빼면 안 되겠더라고요.

 

왜냐면 사실 알렉스는 저를 만나기 전부터 한국과 인연이 있었는데요, 지금은 천국에 계신 알렉스의 외할아버지가 한국 전쟁 참전용사이셨거든요.

 

부모님이 맞벌이 셔서 근처에 사시던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자란 알렉스가 어린 시절 할아버지로부터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었대요.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오래전 할아버지가 지켜낸 나라에 손자가 왔다!

 

2020년 크리스마스에 알렉스의 할아버지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 저에게도 한국 전쟁에 공군으로 참전했었다며 이야기를 해 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2021년 11월 천국으로 가신 알렉스의 할아버지, 살아계셔서 저희의 한국여행 사진을 보실 수 있었다면 얼마나 자랑스러우시고 좋아하셨을까요?

 

하늘에서 저희를 내려다보시며 뿌듯해하시고 계셨을까요?

 

날씨가 정말 좋았던 이 날, 전쟁 기념관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야외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는 비행기들과 탱크들을 구경했어요. 

 

 

미 공군 비행기 앞에서

 

한국, 미국의 공군 비행기와 탱크를 포함해 한국 전쟁에 쓰였던 다양한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알렉스가 사진도 찍어달라고 하고 언제 어디서 쓰인 무기인지 설명들을 읽으며 정말 좋아했어요.

 

 

알렉스가 좋아했던 탱크

 

 

전쟁기념관에 두 번째 왔다는 히스패닉계 아저씨께서 찍어주신 사진

 

 

제2 연평해전 당시 북한 함정의 공격으로 침몰한 참수리호의 모형 

 

야외 전시관에서 사진 찍고 설명들을 읽느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 이곳에서만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답니다.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념사진

 

분수대 앞에서 유모차를 끌고 계시던 아기 어머니께서 저희를 위해 멋진 사진도 찍어주셨답니다!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Freedom is not free" 라는 문구를 보더니 알렉스가 이 문구가 잘 보이도록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몇 장 찍어줬어요.

 

 

성조기 앞에서

 

전쟁기념관 건물 앞, 한국 전쟁에 참여한 국가들의 비석에 몇 명의 군인들을 보냈고, 몇 명의 군인들이 전사했으며, 몇 명의 군인들이 부상을 입었는지 적혀있었고, 각 국가의 국기들이 걸려있었는데,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기 나라의 국기 앞에 가서 사진을 찍더라고요.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그때 그 시절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이렇게 많은 영웅들을 보냈다는 것을 눈으로 보니 마음이 숙연해졌어요. 

 

전쟁기념관에 도착한 지 한참만에 건물 안으로 들어와 입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간식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드디어 관람을 하기 위해 입장을 했답니다.

 

관람비는 무료였는데 알렉스가 이 좋은 것들을 그냥 볼 수 없다며 약간의 기부금을 냈어요.

 

 

한국 전쟁 당시 피난 가던 모습

 

미국에서도 전쟁기념관을 가봤지만, 한국의 전쟁기념관은 그에 비교도 안될 만 큼 잘 꾸며놓고 내용이 알차더라고요.

 

제가 한국 역사를 잘 알아서 알렉스에게 설명을 잘해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그래도 대부분 한국어 설명과 영어 설명이 같이 쓰여 있어서 좋았답니다.

 

 

거북선 모형 앞에서

 

제가 전쟁 기념관에 간다고 했을 때, 제 부모님은 알렉스가 지루해하지 않겠냐며 걱정했었는데, 예상외로 알렉스가 언젠가 미국에 계신 부모님도 꼭 데려오고 싶다며 정말 좋아했어요.

 

그 옛날 자신의 할아버지께서 싸웠던 한국 전쟁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었고 전쟁기념관을 구경하는 내내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이 곳이 한국에 있던 2주 동안 가본 곳 중에서 두 번째로 좋았대요.

 

저도 사실 알렉스가 지루해할까 봐 한 바퀴 얼른 둘러보고 나오려고 계획을 세웠었는데, 알렉스가 이것저것 사진 찍고 설명 하나하나 자세히 읽다 보니 이미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있었어요.

 

저희의 다음 목적지는 국립 중앙 박물관이었는데, 전쟁기념관 근처에 괜찮은 식당이 없길래 국립 중앙박물관에 내리면 식당이 있을 줄 알고 지하철을 타고 국립 중앙박물관에 내렸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지하철 역 근처에 먹을 곳이 하나도 없었어요.

 

도로에 서 계시던 경찰 아저씨게 근처에 식당이 있는지 여쭈었더니 이 근처에는 식당이 없고 용리단길에 가야 식당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이때만 하더라도 제가 카카오택시를 부를 줄 모르던 때였어요.

 

제가 한국에 살 던 때만 해도 지나가는 택시를 그냥 잡아타면 됐었는데 이제는 다 앱으로 택시를 불러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제 명의로 된 한국 핸드폰도 없어서 카카오 택시 결제가 안 돼 택시를 못 부르는 줄 알았는데 나중이 돼서야 선결제가 아닌 후결제로 택시를 부르면 된다는 것을 배웠답니다.

 

어쨌든 국립 중앙 박물관 근처의 스타벅스에서 샌드위치로 대충 점심을 때우고 다시 한참을 걸어 박물관으로 돌아왔더니 박물관 옆쪽에 식당이 보이는 건 뭐죠?

 

잘 알아보고 왔어야 됐는데 너무 준비성 없이 와서 알렉스에게 미국에서도 먹을 수 있는 스타벅스 샌드위치를 먹게 하고 오래 걷게 한 게 너무 미안했어요.

 

어쨌든 국립 중앙박물관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와보고 처음 와본 국립 중앙 박물관

 

국립 중앙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경천사 십 층 석탑

 

전쟁기념관에서부터 체력을 너무 써버린 탓에 국립 중앙박물관에 도착했을 때는 너무 피곤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을뿐더러 전시관이 너무 어두워서 시차적응이 아직 안 됐던 저희는 너무 졸렸고 전시관에 밥그릇들만 너무 많아 지루했어요.

 

 

귀여운 모형 앞에서

 

슬슬 집에 가고 싶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30분 만에 집에가기는 아까워서 버티고 있던 와중 밥먹으러 가야 되니까 얼른 오라고 엄마께 전화가 왔는데, 엄마한테 국립 중앙박물관에 오자마자 집에 가고 싶었는데 잘 됐다고 했더니 저 어렸을 때도 여기 한번 왔었다가 지루하다고 해서 30분만에 나왔었대요.

 

저희 커플에게는 아직 이런 심오한 박물관은 수준에 안 맞나 봐요.

 

알렉스가 한국의 대표 박물관인 국립 중앙 박물관에 와봤다는 거에 의의를 두고 지하철을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저녁에는 엄마, 아빠, 동생이랑 같이 고기를 먹고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고깃집에서

 

이렇게 저희의 한국에서의 4일 차 여행이 마무리되었답니다.

 

그다음 날은 또 어디를 여행했을지 다음 이야기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더 많은 한국 여행 사진은 제 인스타그램 stellakimrn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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