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 대학교 이야기

미국대학교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졸업식, 인생 최고의 순간!

반응형

2012-2013년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 때부터 간절히 꿈꿔왔던 날이 드디어 왔습니다.


2016년 1월부터 2019년 5월 8일까지 치열하게 살아왔던 미국 간호학과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Pinning ceremony (나이팅게일 선서식)와 졸업식날이 온 것이지요.




졸업을 앞둔 주말, 친구가 찍어준 Senior picture.

두 시간이 넘게 걸려 꾸민 학사모를 들고 찍었어요.

학사모에 제 이름과 학위 (BSN-Bachelor of Science in Nursing 간호학사) 그리고 학번 (미국은 입학 연도가 아닌 졸업 연도를 학번으로 해요-Class of 2019)을 나타냈어요.


교환학생 때 저를 친 딸처럼 돌봐주셨던 제 호스트 맘도 제 Pinning ceremony와 졸업식을 보시기 위해 미시간주부터 조지아주까지 15시간을 달려오셨어요.


졸업시험을 좋은 점수로 패스하고 졸업식만을 남겨두었을 땐 졸업식만 생각하면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들이 떠올라서 눈물이 났는데 막상 졸업식날이 되니 실감도 안 나고 그래서인지 눈물도 나지 않더라고요. 


졸업식은 5월 8일 오후 3시였고, 간호학과는 그날 아침 10시에 간호대학 강당에서 Pinning ceremony (나이팅게일 선서식)가 있었어요.

 

한국에서는 3학년이 되어 실습을 시작할 때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하지만 미국대학교 간호학과는 보통 간호학과를 잘 끝내고 간호 전문직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의미로 학교 이름이 새겨진 핀을 달아주고 나이팅게일 선서를 한다고 해요.  




Pinning ceremony에서 간호학과 Dean (학과장) 교수님께서 저에게 학교 이름과 학위가 새겨진 핀을 달아주신 후 학교가 찍어준 사진이에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핀을 달아주는 순서가 끝나고 간호 전문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고 나니 이젠 더 이상 학생 간호사가 아닌 "간호사"라는 것이 실감이 났습니다.


한 시간도 안돼서 Pinning Ceremony가 끝났고 친구들과 사진을 찍은 뒤, 제 Pinning ceremony와 졸업식을 보러 아침부터 와 준 옆 학교 간호학과를 막 졸업한 한국인 언니와 호스트 맘과 제 기숙사로 돌아와 간단한 점심을 먹고 옷을 갈아입은 뒤 졸업식에 갈 준비를 했어요.


경기장 지하에 모여 입장을 위해 단과대학 별로 줄을 서 있는데 얼마나 떨리던지요.


졸업생들은 두시까지 가서 대기하고 있었어야 했는데 졸업식이 시작하는 세시까지 한 시간 동안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며 나름 재미있게 기다렸어요.


정확히 세시 정각에 한 줄로 서서 단과대학별로 위풍당당 행진곡에 맞춰 경기장에 입장했어요.




총장님과 교수님들의 연설이 끝나면 미국 대학교는 보통 졸업생 한 명씩 이름을 불러주며 President (대학총장님)가 직접 졸업장을 주고 사진을 찍어줘요.


졸업생 한 명 한 명 모두 이름을 불러주고 졸업장을 주느라 두 시간의 긴 졸업식이었답니다.


(졸업식에서는 사실 졸업장은 들어있지 않은 졸업장 케이스만 준답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에는 졸업장은 졸업식 직후 신분증을 가지고 가면 졸업식 전 대기하던 곳에서 받을 수 있었어요.)


졸업식 전 한 시간의 대기시간 동안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회자는 발음하기 힘든 이름을 가진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본인의 발음이 맞는지,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물어보셨는데요, 영어 이름 Stella가 아닌 제 한국 이름으로 불리길 원했던 저에게도 찾아오셔서 제가 알려드린 대로 저의 한국 이름을 열심히 연습해가셨지요.


사회자분이 간호대 줄에도 찾아오셔서 저희 교수님께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을 가진 학생이 있는지 물어보셨고, 교수님이 사회자분을 저에게 데려오셨어요.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떨리는 마음으로 제 이름이 불리길 기다렸어요.


인생 최고의 순간, 마침내 제 이름이 불리고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어느 때보다도 당당하고 힘찬 발걸음으로 졸업장을 받으러 올라갔습니다.


졸업장을 받으며 총장님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고 내려오면서도 제가 졸업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 때 간호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던 순간부터 6년 넘게 꿈꿔왔던 순간이 더 이상 꿈이 아니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모든 학생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고 자리로 돌아와서 총장님의 지시에 따라 학사모 오른쪽에 있던 테슬(술)을 왼쪽으로 옮겼습니다.


총장님께서는 테슬이 학사모 오른쪽에 있으면 졸업 전을 의미하고 왼쪽에 있으면 졸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시면서 학사모 꾸미느라 돈 많이 들었을 텐데 앞으로 학사모 쓰고 다닐 때는 테슬을 꼭 왼쪽에 놓고 쓰라고 농담도 하셨지요.


졸업식이 모두 끝나고 먼저 퇴장하신 교수님들을 따라 단과대학별로 줄을 서서 경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경기장 입구 양 옆에 교수님들이 일렬로 서계시며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는 졸업생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도 쳐 주시고 축하한다며 꼭 안아주셨습니다.



졸업식이 끝나고 제 졸업장을 받은 후 정이 많이 든 간호학과 친구들, 바쁜와중에도 선물까지 들고 제 졸업식을 보러 와 준 친구들, 그리고 호스트 맘과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미국은 졸업을 해야 간호사 면허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지라 졸업을 했어도 면허시험 위해 공부해야 하지만 간호대학 졸업이라는 가장 큰 짐을 내려놓았다는 게 홀가분하면서도 아직까지도 제가 졸업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습니다.


아래공감버튼을 눌러 더 좋은 글을 쓸수 있도록 스텔라를 응원해주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