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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되고 있는 최근 미국의 팁문화,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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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을 한 지 어느새 10년이 되어가는데도 불고하고, 미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직도 적응되지 않는 미국의 문화가 있습니다.
 
바로 제공받은 서비스에 대한 댓가로 지불하는 팁 문화인데요, 미국에서는 식당뿐만 아니라 택시, 미용실, 네일샵, 등 사람의 서비스가 들어가는 많은 업종에서 고객에게 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 15살의 나이에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처음 왔던 2012년, 팁 문화가 익숙하지 않았던 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동안 저를 돌봐주셨던 미국인 호스트맘과 학교의 친구들에게 식당에 갈 때마다 팁 문화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곤 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에게 팁은 필수가 아니지만, 팁을 받는 직종인 식당 종업원의 최저시급은 팁을 받지않는 직종의 최저시급보다 법적으로 낮게 측정되어 있어서 고객에게 팁을 받아야만 먹고살 수 있으니 팁을 꼭 내야 한다고 얘기해 줬었어요.
 
2018.05.18 - 적응이 안되는 미국의 팁 문화, 팁 정말 내야할까요?

적응이 안되는 미국의 팁 문화, 팁 정말 내야할까요?

4년차 유학생에서 5년차 유학생으로 넘어가고 있는 이 시점, 아직도 가끔 새로운 미국 문화를 배우며 신기해하긴 하지만 그래도 미국 문화에 많이 익숙해졌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잘 적응하고 살

stelladiary.tistory.com

아주 오래전 미국의 팁 문화에 대해 제 블로그에서 소개한 적이 있었지요?
 
미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돈을 아끼느라 학교 밖의 식당만 가끔 갔었지 네일샵이나 미용실 혹은 좋은 호텔에 갈 일이 없었으니 팁 문화에 대한 불편함이 그리 심각하게 다가오지는 않았었는데, 이제는 고급식당과 좋은 호텔 그리고 미용실과 네일샵도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진짜 어른이 되면서 정말 미국의 팁 문화가 이대로 괜찮을지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특히 코로나 시국을 지나면서 미국의 팁 문화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나고 자란 금발머리의 제 미국인 약혼자 알렉스도 식당에 갈 때마다 팁 문화 때문에 부담이 된다며 "내 어린 시절만 해도 팁 문화가 이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았었는데." 라고 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요즘 미국의 팁 문화가 어떤지 여러분도 한번 들어보세요.
 
제가 미국에 처음 왔던 2012년에는 직원의 응대가 별로였으면 음식값의 10%를, 괜찮았으면 12%를, 좋았으면 15%를, 훌륭했으면 18% 혹은 그 이상의 팁을 지불하고, 음식을 테이크아웃 할 때는 팁을 지불하지 않거나 $1-2만 지불하는 것이 국룰이었는데, 코로나 시국을 거치며 거침없이 오른 물가 때문인지 기본 팁이 15%가 되었고 테이크아웃 음식이나 커피에도 자연스럽게 비슷한 퍼센트의 팁을 요구하더라고요.
 
물가가 오르면서 한국에 있는 식당들의 "공깃밥 1000원"이라는 국룰이 깨지고 있는 것처럼 미국도 마찬가지인가 봐요.
 

식당을 나가면서 계산하는 한국과 다르게 미국의 식당에서는 종업원에게 계산서를 부탁하면 자리로 가져다주는데, 계산서를 확인하고 종업원에게 현금이나 카드를 건네주면 계산을 해서 영수증과 함께 다시 자리로 가져다줍니다.
 
영수증을 받아 들면 음식값과 세금이 표시된 총금액이 나와있고 가장 아래에는 팁과 팁을 포함한 총금액을 적는 공간이 있어요.
 
영수증에 아무것도 적지 않고 현금으로 테이블에 팁을 올려놓고 나와도 되지만,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거나 편리함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수증에 팁과 총금액을 적는 식으로 카드로 팁을 내요.
 
위의 영수증은 알렉스와 제가 동네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받은 영수증인데, 음식값과 별도의 세금까지 총 $64.50 (한화 약 8만 5천 원)이 나왔습니다. 
 
본인이 내고 싶은 만큼 내도 되긴 하지만 영수증 아래에 그 금액에 해당되는 "추천 팁" 이 나와있는데, 보시다시피 추천 팁의 최소가 음식값의 18%인 $10.80 (14000원)이에요.
 

이 음식점은 그나마 나아서 추천 팁으로 음식값의 15%부터 적혀있는데, 음식의 맛은 어떤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세심했던 담당 종업원의 서비스가 좋았어서 음식값의 18%를 팁으로 지불했습니다.
 

옛날부터 테이크 아웃 커피숍 팁을 넣는 병이나 바구니가 있기는 했지만, 언젠가부터 카드 결제를 하고 나면 단말기에 팁을 요구하는 화면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테이크 아웃 커피를 사면서 받은 서비스도 없는데 팁을 내야 하는지 의문이기도 하고 바로 앞에 직원이 계산하는 저를 보고 있기 때문에 Skip 버튼을 누르기 애매하다는 게 또 문제지요.
 
팁 문화가 익숙한 알렉스는 테이크 아웃 커피를 살 때도 $1-2씩 팁을 주곤 하는데, 테이크 아웃에는 팁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미국의 원래 국룰에 맞게 저는 테이크 아웃을 할 때는 팁을 내지 않아요.
 

친구와 커피를 한잔씩 사 먹으며 커피 두 잔 값으로 $13.88 (한화 약 18000원)을 계산하려고 카드를 단말기에 태그하니 역시 팁을 요구하는 화면이 나오더라고요. 
 
식당처럼 종업원이 계속 왔다 갔다 하며 필요한 것을 가져다주는 것도 아닌 대부분이 셀프인 커피를 파는 카페에서 15% 팁을 요구하는 것까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지만 25% 팁은 좀 너무한 거 맞죠?
 
카페나 식당뿐만 아니라 우버나 리프트 혹은 일반 택시를 타더라도 값의 15%의 팁을 줘야 하고요, 미용실이나 네일샵에 가더라도 그 정도 혹은 그 이상의 팁을 줘야 해요.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시켜 먹을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식당에 직접 가면 볼 수 있는 메뉴판보다 배달앱에 쓰여있는 가격이 음식당 $3-4 더 비싼데, 여기에 세금과 배달비 그리고 배달팁까지 주고 나면 식당에 가서 먹을 때보다 두 배 가까운 돈이 들 때도 있답니다.
 
지난겨울 알렉스 부모님 덕분에 알렉스와 고급 호텔에서 호캉스를 했을 때도 팁 내는 게 부담스러웠어요.
 
발레 파킹하는 곳에 차를 세우자마자 발레파킹 해주시는 분이 오셨고, 직원분들이 저희의 짐들을 방까지 옮겨주셨는데, 발렛파킹 직원분, 짐을 옮겨주신 직원분들, 룸서비스를 배달해 주신 직원분 그리고 호텔 식당과 바에서까지 팁을 드리다 보니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팁으로 나가는 돈이 한두 푼이 아니더라고요.
 
제가 알렉스에게 "체크아웃할 때 직원분들이 내 짐 옮겨주려고 오시면 나는 무조건 거절할 거야. 나 돈 아까워서 팁 더 이상 못내."라고 얘기했더니 알렉스가 그래도 고급 호텔에 왔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냐며 모처럼 놀러 온 거 기분 좋게 서비스 누리고 팁 내자고 얘기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서 직원분이 방으로 오셨고 심지어 저희가 준비하는 동안 복도에서 기다리고 계셔서 팁을 안 드릴 수가 없겠더라고요.
 
사람의 서비스가 있는 곳이라면 무조건 따라다니는 미국의 팁 문화, 끝도 없이 오르는 물가와 함께 팁도 같이 무섭게 오르니 안 그래도 빠듯한 미국 생활이 더 빠듯하게 느껴지는 게 요즘의 미국 생활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도 거침없이 오르는 팁에 미국인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을 보면 팁 문화에 익숙한 미국인들에게도 최근 미국의 팁 문화는 해도 너무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도 요즘 팁을 받는 카페나 음식점이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던데, 여러분들은 팁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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