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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갔던 한국에서 느낀 한국이 살기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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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9년 차, 어느덧 인생의 3분의 1을 미국에서 살면서 이제 미국은 한국보다 더 익숙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유학생으로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통해 영주권을 받고 감염병 규제가 풀리길 기다리면서 한참 동안 한국에 가지 못하다가 4년 만에 다녀온 한국은 제가 알던 한국이 아니었습니다.

 

카페를 가던지 분식집을 가던지 편리하고 빠르게 주문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었고 고속도로 출구를 헷갈리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로에 색깔을 칠해 놓았더라고요.

중학교 시절 독서실 앞에 있어서 자주 먹었던 도시락 가게에 아주 오랜만에 가 봤어요.

여기도 키오스크로 주문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어요.

미국에도 있는 프랜차이즈 버블티 가게에 가봤는데 역시 키오스크가 있었어요.

미국에서는 맥도날드 등 일부 프랜차이즈에만 키오스크가 있고 대부분은 직원에게 직접 주문한답니다.

인천공항에서 집에 가던 길 출구로 쉽게 나갈 수 있도록 도로에 색을 칠해 놓은 것을 보고 너무 신기했어요!

미국에도 이런 도로가 있다면 헷갈리지 않아서 좋을 것 같아요.

 

한국에 비해 훨씬 느긋하고 아직까지도 아날로그 감성이 남아있는 미국에 살다가 오랜만에 전기버스가 쌩쌩 지나다니고 깨끗하고 편리한 지하철이 있는 한국에 가니 미래도시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미국 이민자인 제가 4년 만에 한국에 가서 느낀 한국이 살기 좋은 점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해요!

1. 빠르고 저렴한 한국의 의료 시스템

미국에서도 안과나 치과를 주기적으로 가기는 하지만 미국에서 의사 선생님 얼굴 한번 보려면 몇 주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하고 한번 갈 때마다 시간도 오래 걸려서 한국에 간 김에 안과도 가고 그동안 계속 미뤄오던 사랑니도 빼고 왔습니다. 

 

해외 거주자라서 제 한국의 건강보험은 중지되어 있었는데, 부모님이 계속 제 건강보험을 내주시고 계신 덕분에 한국에 가자마자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안과에 갔던 날, 예약 없이 빠르게 진료를 보고 안과에서 받은 안경 처방전을 가지고 안경점에 가서 당일에 안경을 가지고 올 수 있었어요.

 

미국에서는 안과 예약을 하는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씩 걸리는 데다가 안경도 비싸서 보험이 있어야 맞출 수 있습니다.

 

게다가 특수한 안경을 제외하고는 보통 당일날 안경을 받을 수 있는 한국과는 다르게 미국은 안경마저도 1-2주씩 기다려야 합니다.

 

국민 건강보험이 없는 미국에서는 보통 고용주를 통해 보험혜택을 받거나 본인이 직접 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어떤 사보험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보험 혜택은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일 년에 안경렌즈 한번, 2년마다 안경테 한 번을 안과 보험이 커버해줍니다.

 

제 남자 친구 알렉스가 1년 반 전 안경을 맞출 때 보험이 커버되기 전 안경테와 안경렌즈를 합해 1000불(약 130만 원) 가까이 나왔었는데, 보험 혜택 덕분에 450불(약 59만 원)을 내고 안경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안경을 맞추려고 알아봤을 때에도 어느 옵션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500불 내외의 가격이 나올 것이라는 말을 듣고 꾹 참고 있다가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제 안경 두 개와 알렉스의 안경까지 세 개의 안경을 저렴한 가격에 맞춰왔답니다!

 

또, 작년 미국 치과에 갔을 때 제가 가지고 있던 치과보험으로 두 개의 사랑니를 빼는데 1000불 내외로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듣고 미루고 미루다 이번에 한국에 가서 13,000원에 사랑니 두개를 빼고 왔습니다.

 

사랑니를 뺄 때 수면 마취를 해주는 미국과 다르게 한국은 보통 부분마취만 한다는 사실에 무서워서 정말 한국에서 빼야 하나 망설여졌지만 막상 빼보니 별거 아니었고 큰돈을 아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미국 이민자, 미국 간호사로서 비싸고 의사 선생님 얼굴 한번 보기 힘든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경험하며 정말 한국처럼 편리하고 빠르고 저렴한 의료시스템은 한국인만이 누릴 수 있는 큰 혜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정직하고 바른 시민의식

미국에 살며 택배가 오기로 한 날이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합니다.

 

관리사무소가 있는 좋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지만 동마다 경비원이 있는 것도 아니라 택배함에 들어가지 않는 큰 택배가 오면 집 문 앞에 그냥 놔두고 가는데요, 집을 비워서 하루 이틀 동안 택배를 안 가지고 들어가면 택배가 없어지는 일은 흔히 있는 일입니다.

 

제가 미국 간호사로서 일을 처음 시작하고 한국에 있는 동생을 위해 500불 상당의 판도라 팔찌를 주문했을 때 집을 하룻밤 비우고 돌아왔더니 문 앞에 놓고 갔다는 택배 상자는 없었고, 그 뒤로도 같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습니다.

 

한때 저와 같은 병원에서 일하던 레지던트 존이 제 옆집에 살았었는데 존의 택배도 몇 번 없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존과 저는 택배 친구가 되어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서로의 택배를 받아주곤 했었습니다.

 

한국에 막 도착해 집에 왔는데, 아파트 일층에 쌓여 주인들을 기다리고 있는 택배들을 보니 정말 한국에 왔다는 게 실감 났습니다.

아무도 남의 택배를 훔쳐가지 않고 본인의 택배만 가져가는 한국의 시민의식에 놀랐던 날

미국인 남자 친구 알렉스에게 보여주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광경에 "한국인들의 시민의식은 참 대단하구나!", "역시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야!"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파트 일층에 쌓여있는 택배 상자를 보고 한 번 놀랐는데, 며칠 뒤 친척동생을 만나 밥을 먹고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을 탔는데 저 또 한 번 놀랬잖아요!

 

지하철 한 곳에 이렇게 작은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이런 무인 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아무도 책을 훔쳐가지 않아 책장에 책이 꽉 차있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어요.

 

미국이었으면 정말 불가능했을 시스템인데 우리 한국인들의 정직하고 바른 시민의식 덕분에 가능한 지하철 도서관을 보고 감동을 받았답니다.

 

한국에 갔던 3주가 조금 안됐던 시간 동안 카페에서 자리를 맡으려고 가방을 놓고 주문을 하러 가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 혹시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을까 가방을 꽉 잡고 있지 않아도 되었던 소소한 일상들이 참 감사했습니다.

3. 빠르고 정확한 일처리

미국에 오래 살며 늘은 건 영어실력과 몸무게뿐만이 아닙니다.

 

미국의 관공서와 은행, 병원 등을 다니며 속 터지는 일처리 속도와 담당자도 뭐가 뭔지 몰라 헤매는 모습에 인내심도 같이 늘었답니다.

 

미국인들에게도 답답하고 느리기로 악명 높은 DMV (차량 등록과 운전면허들 담당하는 행정부서)를 한번 가려면 반나절 일정을 빼놓아야 하고 어렵게 잡은 병원 예약을 가는 날이면 간단한 감기임에도 의사 선생님을 보고 약을 지으려면 반나절이 걸리지요.

 

(한국에서는 종이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가져다주면 바로 약을 지어주지만 미국의 경우엔 대부분 병원에서 전산으로 환자가 원하는 약국에 처방전을 보냅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약을 받기까지 짧게는 한 시간에서 길게는 4-5시간이 걸려요.) 

 

미국의 관공서를 가보면 담당자임에도 본인이 뭘 하고 있는지를 몰라 헤매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여기저기 전화해보고 동료들을 불러 질문하고 같이 헤매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답답합니다.

 

한 예로 제가 유학생이던 시절  졸업을 앞두고 DMV로 운전면허 연장을 하러 갔는데, 유학생 신분인 제가 곧 졸업을 하기 때문에 운전면허 연장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사는 조지아주에서는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가진 사람에게만 운전면허를 발급해줍니다. 당시 제가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학생 신분이 곧 끝나기 때문에 DMV 직원은 제 운전면허 연장을 해줄 수 없다고 했어요.)

 

제 운전면허 연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저는 이미 알고 있었고, 학생 신분이 끝나고 졸업을 해서 합법적으로 일 년간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서류와 운전면허 연장을 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서류를 준비해 갔는데 담당자는 계속 운전면허 연장이 안된다고 했지요.

 

제가 가져간 서류를 보여주며 운전면허 연장이 가능하다고 계속 얘기하니 담당자는 저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몇 통의 전화를 돌리고 돌아와서는 제 말이 맞다며 면허 연장을 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미국에서 관공서 일처리를 하다 보면 실수도 정말 많고 담당자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어야 돼요.

 

이에 반해 한국은 의료보험 공단을 가도, 은행을 가도, 병원을 가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담당자가 빠르고 정확하게 제가 필요한 것을 해결해 주고 처리해주는 모습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인구 밀도가 높은 한국답게 어디를 가던 사람이 많았는데 바쁜 와중에도 친절함을 잃지 않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감동을 받았었답니다!

4.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뉴욕시티 등 차가 다니기 힘들어서 모두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제가 살고 있는 애틀란타만 하더라도 대중교통은 차를 살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이용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2021.06.08 - 미국생활 7년차, 미국 지하철을 처음 타봤다

 

미국생활 7년차, 미국 지하철을 처음 타봤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5월 31일은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였는데요, 메모리얼 데이 주말을 맞아 5월 28일부터 30일까지 미국인 남자 친구 알렉스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여행을 갔다

stelladiary.tistory.com

그래서인지 미국의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면 더럽고 냄새날 뿐만 아니라 별별 희한한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위험하답니다.

 

작년 애틀란타를 여행하며 처음 타본 미국 지하철은 대중교통 천국인 한국에서 온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지요.

사진은 없지만 제가 한국에 없던 4년 동안 제가 주로 이용하는 3호선에는 미래에서 온 듯한 신식 지하철이 도입되어 있었고, 저렴한 값으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어디든 갈 수 있어서 정말 편리했습니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어있어 안전하고 쾌적한 한국의 지하철과 깔끔한 한국의 버스 그리고 편리한 환승시스템을 이용하다가 다시 미국에 돌아오니 어디를 가든 자차로 이동해야 하는 미국이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느긋한 미국에 익숙해져서 살다가 뭐든지 빠르고 바쁜 한국에 너무 오랜만에 갔더니 처음에는 불편하고 어색했지만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국의 의료 시스템, 우리 한국인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정확하고 빠른 일처리, 그리고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을 경험하고 보니 한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4년 만에 갔던 한국은 매 순간 놀라움과 감동의 연속이었답니다.

 

내년쯤 알렉스와 같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알렉스에게 얼른 자랑스러운 우리나라를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최근 모 유튜버를 포함해 제 사진이나 글을 허락 없이 사용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스텔라의 미국 이야기"의 모든 글과 사진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허락 없이 글과 사진을 사용하시는 것은 불법입니다. 제 글과 사진을 사용하고 싶으시면 방명록을 통해 동의를 구해주세요. 제 글과 사진을 이용하실 경우 출처를 꼭 남기셔야 합니다. 링크 공유는 동의 없이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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