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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변호사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구뽕 사건을 보고 느낀 문화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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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제 미국인 남자친구인 알렉스와 저는 넷플릭스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고 있습니다.

 

드라마에 관심없는 저는 평소 TV 보는 것도 안좋아하는데 알렉스가 같이 일하는 한국계 변호사가 "Korean lawyer show (한국 변호사 티비 프로그램)"을 소개시켜줬다며 그 핫한 코리안 드라마 저랑 같이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이 드라마가 그렇게 재미있다길래 같이 보기 시작했는데 한 자리에 오래 못 있는 저도 한번에 두 세편씩 볼 만큼 재미있어서 어느새 올라온 드라마는 다 보고 얼른 다음화가 올라오길 기다리고 있답니다.

 

변호사인 알렉스에게는 제가 나고 자란 한국의 법과 또 본인에게 익숙한 미국의 법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며 보는 재미와 미국의 문화와는 엄연히 다른 한국의 문화를 배울 수 있어서 더 흥미로운 드라마인데요, 드라마를 보는 내내 신기해하며 중간중간 드라마를 멈춰 이해 안 가는 부분은 저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이건 미국과 다르다"며 미국과 다른 재판 과정이나 법들을 설명도 해 줬어요.

 

영어가 자막으로 나오는 찐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알렉스는 새로운 한국 문화를 많이 배우고 있지만 그 중 9화 "방구뽕" 사건은 알렉스에게 큰 충격을 줬답니다.

 

9화 피리부는 사나이 에피소드에서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방구뽕" 으로 개명까지 한 자칭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은 어머니의 학원 버스를 탈취해 초등학생들을 근처 야산으로 대려가 하루종일 데리고 놉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9화 - 피리부는 사나이 "방구뽕" 에피소드

사진 출처: https://www.entermedi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548

 

그러면서 어린이는 행복해야 하고, 건강해야하고, 놀아야 한다고 외치는데요, 방구뽕은 결국 어린이를 납치, 유인한 죄로 재판을 받게 되는데 아이들의 행복보단 지금 당장의 아이들의 성적과 학벌을 중요하게 여기는 학부모들은 방구뽕에게 마땅한 처벌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하지요.

 

이 사건을 맡게 된 우영우 변호사가 속한 한바다 측에서 방구뽕에게 감형 받을 수 있도록 조언을 해 주지만 방구뽕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어린이 해방과 아이들을 행복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죗값을 치루게 됩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우영우 변호사와 같이 사건을 맡은 권민우 변호사가 방구뽕이 감형을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 아이들을 찾아다니는데 밤늦게까지 학원에 있다가 편의점이나 페스트푸드점에서 급하게 저녁을 먹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안타깝게 보였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한국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공부와 좋은 학벌을 강요하는 장면들을 보고 알렉스가 "드라마를 위해 너무 과장한 것 아니냐"고 이야기 했지만, 한국에서의 제 어린시절을 되돌아보면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습니다.

 

모든 학원과 과외 그리고 야간자율학습이 밤 10까지는 끝나야 한다는 법이 지금은 있지만 제가 초등학교때만 하더라도 이 법은 존재하지 않았는데요, 그 때문에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시험기간 되면 자정이 다 되서야 집에 돌아오는 날도 많았습니다.

 

학원 하나가 끝나면 그 다음 학원이 시작하기 전 엄마 차에서 햄버거나 샌드위치 또는 김밥으로 저녁을 때우는 일도 일주일에 며칠은 있었어요.

 

중학교 때와 미국으로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을 오기 바로 전인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때까지는 학원이 끝나고 독서실에서 공부하다 독서실이 끝나는 새벽 2시에 돌아오는 날도 허다했고요.

 

그래도 이렇게 공부 했으니 미국에서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간호대학을 졸업해 미국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것일수도 있지만 한국에서의 제 어린시절을 되돌아보면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국 고등학교에 비해 훨씬 자유로웠던 한 학년의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이 끝나고 한국 고등학교로 돌아가는 대신 검정고시를 택한 이유도 있어요.

 

알렉스에게 제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해주며 드라마를 위해 과장 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는 이게 현실이라고 말해주니 믿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한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지역에는 한국처럼 학원이 있긴 하지만 보통의 미국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집에서 숙제를 하며 자율학습을 하거나 트랙, 레슬링, 축구, 야구, 풋볼, 농구, 골프, 수영등의 스포츠 또는 연극, 댄스, 치어리딩 등의 방과후 활동을 하거든요.

 

미국 고등학교의 경우 학점 4.0이 만점인데, 알렉스는 AP Class 라고 하는 높은 수준의 수업들을 많이 들어 4.49 학점을 받고 고등학교를 Valedictorian (수석)으로 졸업했습니다.

 

그 덕에 졸업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절을 하는 기회도 가졌지요.

 

그 후 펜실베니아의 유명 주립대에서 Chemical Engineering (화학공학) 과 Engineering Entrepreneurship (공학 기업가정신)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Top 30 에 드는 로스쿨을 졸업해서 지금은 변호사로 일을 하고 있는데요, 공부만 하면서 자랐을 것 같지만 알렉스의 학창시절도 다른 미국아이들과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알렉스의 어린시절

 

학원 한 번 다닌 적 없이 어렸을 때 부터 비디오 게임을 좋아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비디오 게임을 하며 자랐고요, 어렸을 때 부터 야구, 농구, 풋볼, 골프 등 다양한 방과후 학교 스포츠를 했습니다.

 

그 와중에 어린 아이들의 농구팀 코치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고요.

 

알렉스 말로는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앉아서 공부하던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해요.

 

수능 만점자에게 수능 만점의 비결을 물어보면  항상 "그저 학교수업에 충실하고 내주는 숙제 열심히 했다"고 대답하잖아요?

 

알렉스도 똑같이 얘기하더라고요.

 

미국에서는 단순히 높은 성적 하나만으로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라 성적을 포함해 스포츠 팀, 방과후 활동 등 학교의 정규 수업 외에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이 대학을 진학하는데 중요한 스펙이랍니다. 

 

남을 밟아야 내가 올라가는 치열한 상대평가인 한국의 교육시스템에서 자라오다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으로 10학년을 다니며 절대평가인 미국의 교육시스템을 맛보니 그만한 문화충격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가 끝나고 학원에 가지 않는것, 고등학생들이 스포츠 팀에 가입해 방과후 스포츠를 즐기는 것, 그리고 훨씬 자유롭고 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도우며 공부한다는 것이 만 15살의 어린 저에겐  정말 신기했어요.

 

대학생이 되면 미국 학생들도 대한민국 고3 못지 않게 공부하지만 고등학교 까지는 한국에 비해 교육열도 높지 않고 경쟁이 훨씬 덜하니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알렉스에게 방구뽕 에피소드는 문화충격 그 자체였지요.

 

이 에피소드가 말도 안되는 에피소드라고 말하는 시청자의 의견도 많았지만 전 세계인이 보는 넷플릭스에서 한국 아이들의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줬다는 점이 저에겐 뜻 깊었고, 이 에피소드를 통해 저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한국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 해 볼 수 있었습니다.

 

방구뽕의 철학처럼 한국 아이들도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줄이고 자유롭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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