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그동안의 긴 공백을 마치고 드디어 제가 다시 블로그로 돌아왔습니다.
제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동안 결혼 준비 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어서 정말 바빴어요.
지긋지긋한 미국 아파트의 월세살이에서 벗어나고자 작년 초가을부터 계속 집을 보러 다녔었는데, 지난 2월, 드디어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 집을 구매하게 되었고, 3월 초 저희의 이 신혼집으로 입주를 하게 되었답니다.
만 15살에 처음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으로 이민가방 2개 들고 미국에 와서 이제는 제 이름으로 된 차도 있고, 집도 있는 어엿한 어른이 되었어요.
집을 사고 나니까 살던 아파트에서 짐을 싸고, 새 집에 짐을 풀고, 필요한 가구들을 사고 집을 꾸미느라 정신이 없었고, 또 이번 여름 저희의 미국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빴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새 6월 중순이 되어버렸네요.
아무튼 근황 이야기는 그만하고 작년 가을, 제 미국인 약혼자 알렉스와 한국에 다녀왔던 한국 여행기를 이어가 볼게요.
2024.02.08-(5) 처음으로 미국인 약혼자와 함께 한국에 다녀왔다
지난 글을 일요일 밤 부모님은 먼저 서울로 올라가셨고 알렉스와 저는 중요한 일정 때문에 하루 더 전주에 남았었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지었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2023년 10월 30일 월요일의 이야기입니다.
아침부터 호텔 조식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가 맛있는 아침을 먹었어요.
미국 호텔에서 먹어본 조식도 맛있었지만, 역시 한국인의 입맛엔 한국 음식만 한 것이 없죠.
아침부터 미역국과 한국 반찬들을 정신없이 먹었답니다.
전날 가족 모임을 하고 친척오빠들이 호텔까지 저와 알렉스를 데려다주면서 오빠들에게 택시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물어봤었어요.
제가 미국 대학교 유학을 시작하던 2015년 전만 하더라도 길가에 세워져 있는 택시를 그냥 잡아타면 됐었는데, 이제는 다 카카오 앱으로 택시를 부르더라고요.
그런데 제 명의로 된 한국 전화번호도 없고 미국 카드를 카카오 택시 앱에 등록하려니 등록이 되지 않아 그동안 한국여행을 하며 택시를 부를 수 없었어요.
오빠들이 인터넷 검색을 해보더니 택시회사 전화번호를 몇 개 줬었는데, 아침을 먹으며 전화해 보니 예약은 할 수 없고 택시가 필요한 시간에 전화를 해야 한다고 했어요.
호텔 로비에 가서 직원분께 물어보니 택시를 불러 주실 수 있다고 해서 방에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하고 짐을 챙겨 로비로 다시 내려왔답니다.
여행가방은 호텔에 맡겨두고 택시를 불러달라고 하는데, 그 직원분께서 카카오 택시 앱을 켜시더니 신용카드 결제 없이 "만나서 결제하기" 옵션으로 택시를 불러주시는 거예요.
그 직원분 덕분에 카카오 택시를 신용카드 등록 없이 어떻게 부르는지 배웠고, 남은 한국 여행 내내 편하게 택시를 타고 다녔어요.
그렇게 아침부터 정신없이 준비해서 저희가 온 곳은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입다한복"입니다.
미국에서부터 미리 예약을 해 놓았던 한복집 (내돈내산)
한복집에서 한복을 고르는데 제가 사장님께 당의는 키가 더 작아 보일 것 같다고 절대 안 입는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사장님께서 당의 딱 한 번만 입어보고 맘에 안 들면 저고리고 입으라고 하셔서 당의와 저고리를 둘 다 입어봤는데, 당의가 훨씬 예뻐서 당의를 입기로 결정했어요.
역시 전문가의 말씀을 들어야 되나 봐요.
알렉스와 저 모두 한복을 고르고 사장님께서 예쁘게 머리도 만져주셨어요.
스냅사진을 찍으러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사장님께서 한 시간을 들여 제 머리를 정말 예쁘게 해 주셨는데, 한복 값에 머리 비용까지 포함되어 있는 줄 몰랐던 알렉스는 자기 머리까지 하면 얼마나 나오냐고 묻길래 머리비용 포함이라고 했더니 너무 저렴한 가격이라며 깜짝 놀라더라고요.
저희 둘 다 준비를 마치고 스냅 작가님을 만나러 경기전으로 걸어갔습니다.
날씨가 안 좋으면 어쩌나, 바람이 너무 많이 불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날씨도 완벽했고 스냅 작가님이 안내를 잘해주셔서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한 시간의 촬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막 약혼했을 때 약혼 사진 한번 찍어봤다고 한복 스냅은 훨씬 수월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저희의 한복 스냅사진 수정본입니다.
한 시간 동안 찍은 모든 원본 사진을 받았는데, 8장 사진을 고르면 수정해 주신다고 해서 저희가 열심히 고른 사진들이에요.
혹시나 한국어를 못하는 알렉스가 작가님과의 소통의 오류로 작가님의 지시를 잘 못 따라 하면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외국인을 많이 상대해 보셨는지 설명보단 몸짓으로 포즈를 보여주셔서 알렉스도 잘 따라 했어요.
독사진 원본
촬영을 마치고 한복을 반납한 뒤,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맡겨놓았던 여행가방을 가지고 전주역 근처의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었어요.
정말 맛있게 먹었던 짜장면
미국에서는 앞치마를 주는 식당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한국에서는 앞치마가 준비되어 있는 식당들이 많아서 알렉스가 신기해했어요.
전주에서 좀 더 구경하고 놀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KTX 시간과 그다음 일정으로 서둘러 KTX를 타러 갔습니다.
KTX 안에서
깨끗한 기차 내부에 표 검사도 없이 기차를 탈 수 있어서 알렉스는 또 한 번 놀랬어요.
그동안 정신없이 한국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느라 지쳤던 알렉스는 기차 안에서 잠이 들었고, 저까지 잠들면 내리는 역을 지나칠까 봐 저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었답니다.
그렇게 용산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강남의 호텔로 향했습니다.
용산역 앞에서
호텔에 가서 제 친구가 보내준 기프티콘으로 치킨을 시켜 먹으려는데 어떻게 기프티콘으로 치킨을 시키는지 몰라서 엄마나 동생에게 물어보려고 했는데, 택시기사님께서 치킨집에 전화를 걸어 기프티콘 번호를 불러주면 된다고 친절하게 가르쳐주셨어요.
제 명의로 된 한국 핸드폰이 없어서 앱에 카드 등록을 못하니 카카오 택시도, 배달 앱도 쓸 수가 없었거든요.
강남의 호텔에 잘 도착해 체크인을 했고, 직원분들이 영어를 너무 잘하셔서 이 호텔에 머무는 네 밤동안 정말 편하게 잘 있었어요.
알렉스 아버지께서 이 호텔 계열사의 높은 멤버 셔서 한강이 보이는 방으로 무료로 업그레이드도 해 주셨고 매일 아침 조식뷔페도 무료로 먹었답니다.
오자마자 기사님이 알려주신 대로 치킨을 주문했고, 편의점에서 필요한 것들을 사고 치킨을 받아오는데, 승용차가 아닌 오토바이로 치킨 배달을 하는 게 알렉스에겐 신기했어요.
미국은 항상 자가용으로 배달을 해주거든요.
친구 덕분에 먹은 한국치킨
나무젓가락 요청을 안 해서 젓가락이 안 왔는데, 제가 호텔에 혹시 젓가락이 있는지 물어보겠다고 했더니 알렉스가 젓가락 기다리다가 치킨 다 식겠다고 그냥 먹자고 했어요.
미국 호텔은 아무리 좋은 호텔이어도 샴푸를 요청하든 수건을 요청하든 보통 30분에서 1시간은 걸리거든요.
그런데 제가 로비에 혹시 젓가락이 있는지 물어보자마자 문 밖에서 기다렸다는 듯 젓가락을 가져다 주신 호텔 직원분을 보고는 알렉스가 이런 게 한국의 서비스냐며 감탄했었답니다.
한강뷰를 보면서 먹는 치킨
알렉스와 한강을 바라보며 치킨을 먹는데, 이때만큼은 정말 재벌 2세 부럽지 않더라고요.
경치도 너무 멋있었고, 오랜만에 먹는 한국 치킨도 정말 맛있었어요.
그렇게 저희는 또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더 많은 사진은 제 인스타그램 stellakimrn 에서 보실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