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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 고등학교 이야기

쉬울줄만 알았던 미국 고등학교 수학이 어렵게 느껴졌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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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다닐 때 수학을 어려워 했었기 때문에 그리 좋아하는 과목은 아니였습니다.

 

미국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서 미국 수학은 한국 수학에 비해 훨씬 쉽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인은 똑똑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수학만큼은 미국 학생들을 꼭 이겨야 겠다고 다짐을 했었답니다.

 

 

미국 학교 첫날 카운슬러 선생님과 시간표를 정할 때 미국 수학이 쉽다는 이야기를 들었어도 얼마나 쉬운지, 선생님의 말씀을 알아 들을 수 있을지, 무엇을 배우는지 몰라 10학년이였는데도 겁을 먹고 Algebra1(주로 9학년 학생이 배우는 수학)을 선택했었습니다.

 

이미 예전 포스팅에서 소개 한 내용이지요? 

 

2014/11/19 - 미국학교의 수학시간에 오해를 받게 된 이유

 

예전의 포스팅에서 소개 한 것 처럼 Algebra1반에서 두 세 번 수업을 하고 보니 반을 잘 못 선택 했음을 깨닳았습니다.

 

 

수업 내용이 너무 쉬웠거든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카운슬러 선생님께 찾아가 수학 반을 Algebra1반에서 Algebra2(주로 10,11학년이 듣는 과목) 반으로 바꿔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학교 규정상 학기 시작 1주일동안은 반 변경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저는 학교 시작일보다 3일 늦게 들어갔고 제가 반 변경을 원했을 때는 이미 반 변경 기간이 지났을 때 였습니다.) 

 

다행이도 카운슬러 선생님께서는 흔쾌히 반을 바꿔 주시겠다고 하셔서 같은 시간대의 Algebra1 반보다 높은 반인 Honors algebra2 반으로 가게 되었답니다.

 

1교시 Algebra1 시간과 동 시간대에는 Algebra2 반이 없었기 때문에 우등생반인 Honors Algebra2 반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카운슬러 선생님께서는 Honors algebra2 반에 들어가서 잘 할 수 있겠냐며 처음에는 걱정을 하셨습니다.

 

반을 옮기고 Honors Algebra2 반에서 수업을 하다 보니 Honors Algebra2 반도 별거 아닌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대부분 중학교 2학년, 3학년 때 배운 내용이였고 그 내용들을 그대로 영어로 배우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Algebra2 책에는 한국에서 배우지 않은 새로운 내용도 많았기 때문에 Honors Algebra2 반에서 미국학생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했답니다.

 

 

 

학기초 Honors Algebra2반에서 했던 worksheet.

한국 고등학교 1학년 수학에 비해서 정말 쉬운 편이지요?

 

 

학기 초에 풀었던 위의 연습문제들처럼 수학이 계속 쉬울 줄 만 알았습니다.

 

학기 초에는 우리나라 중학교 2학년 수준의 함수와 일차방정식, 이차방정식 등 정말 기초적인 내용들을 배웠기 때문에 보는 시험과 숙제마다 A를 받는 재미로 학교를 다녔는데, 진도가 나갈수록 수학은 점점 어려워졌답니다. (물론 한국의 수학보다는 쉬워요!)

 

그도 그럴 것이 하나를 깊게 배우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의 수학은 두꺼운 Algebra2 책 한권에 한국의 중학교1학년~고등학교 1학년과정인 일차방정식, 이차방정식, 연립방정식, 함수, 로그, 행렬 등이 다 들어있었거든요.

 

 

 

 

Honors Algebra2반에서 배운 내용들입니다!

 

처음 보는 내용이여도 한국에서 더 어려운 수학을 배웠었기 때문에 수업내용을 따라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간혹 예상하지 못했던 복병이 있었지요.

 

이해 할 수 없는, 어렵다고 느껴졌던 문제푸는 시간에 손을 들고 선생님을 부르곤 했었답니다.

 

 

미국 고등학교 수학이 어렵게 느껴졌던 이유는 주로 3가지였는데요,

 

 

첫번째는, 한국이랑은 다른 단위 때문이였어요.

 

한국 수학 문제에서 길이거리를 나타 낼 때 단위로 cm(센티미터), m(미터) 가 주로 나오는데 미국의 수학문제에서는 ft(피트), in(인치), mile(마일)이, 무게를 나타 낼 때는 kg(킬로그램) 보다는lb(파운드)가, 부피를 나타 낼 때는 L(리터)보다는 gal(갤런)이 주로 나온답니다.

 

처음 들어보는 단위는 아니였지만 피트, 캘런, 파운드 등의 단위는 저에겐 낮선 단위여서, 문제에서 이런 단위를 접했을 때 선생님께 자주 도움을 요청했었지요!

 

 

두번째는, 계산기 사용 때문이였어요.

 

한국 학교와는 다르게 미국 학교에서는 수학시간에 계산기를 사용합니다.

 

 

(출처:구글)

미국 학교에서 주로 사용하는 공학용 계산기.

 

계산기를 사용해서 문제를 풀면 더 쉬운거 아니냐고, 왜 계산기 사용이 어렵냐고 궁금 해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미국 수학 문제에는 계산기 없이는 도저히 계산 할 수 없는 복잡한 식들도 나오기 때문이에요.

 

단순한 사칙연산이 아니랍니다.

 

계산기 사용의 달인들인 미국 친구들은 복잡한 식을 보면 계산기로 열심히 계산하는데 공학용 계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고 사용방법을 잘 모르는 저는 계산기가 꼭 필요한 복잡한 식들이 나오면 손을 들고 선생님께서 도와주시길 기다려야 했었답니다.

 

심지어는 시험을 볼 때 식은 다 세워서 계산만 하면 되는데 계산기 사용법을 몰라 손을 들고 선생님께 계산기 사용법을 질문 하기도 했었어요.

 

미국친구들은 저에게 암산은 잘 하면서 어떻게 더 쉬운 계산기 사용은 못하냐며 재미있어했답니다.

 

 

마지막 세번째는, 언어 때문이였어요.

 

언어문제로 수학시간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미국학교에서 외국인이였던 저에게 당연한 일이였지요.

 

선생님께서 개념을 설명 해 주시고 나면 남은 시간에는 항상 그날 배운 내용의 문제들을 개인적으로 혹은 친구들과 끼리끼리 모여 풀었었는데요, 문제 푸는 시간에 긴 서술형 문제가 나오면 대부분은 이해하고 풀었지만 종종 도저히 해석 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었는데 그때는 선생님께 여쭈어 보면 저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답니다.

 

수학을 몰라서 틀리는 것은 괜찮지만 아는 문제인데도 해석을 잘 못 하거나 이해를 못 해서 틀리면 억울하니까 헷갈리는 문제들은 꼭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제대로 해석한 것이 맞는지 물어봤었답니다.

 

특히 연립방정식의 X값과 Y값을 구하는 문제에서는 동물의 이름을 몰라 어려움을 겪었답니다.

 

이런 문제에서요!

 

 닭과 토끼가 모두 합하여 21마리가 있다. 다리의 수를 세어 보니 70개 였을 때 닭과 토끼는 각각 몇 마리 인지 구하여라. 

 

이 문제 처럼 쉬운 동물의 이름들만 나오면 참 좋겠지만 문제를 누가 만들었는지 미국 학교에서 풀었던 수학문제에서는 별의 별 동물이 다 등장했답니다.

 

이런 문제를 풀면서 한가지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동물 이름의 등장에 제가 손을 들고 "선생님~ 000은 다리가 몇 개 인가요?" 라고 여쭈어 봤더니 한 친구가 "7개!" 라고 대답하는 바람에 반 전체가 웃었답니다.

 

다리가 7개 달린 동물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테니까요!

 

 

언어적인 문제는 어느정도 예상 했지만 계산기와 단위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복병에 당황스러웠습니다.  

 

시험 볼 때는 선생님께 일일이 여쭈어 볼 수 없기 때문에 간혹 문제 이해를 잘 못 이해해서, 계산기 사용에 실수가 있어서 틀릴 때도 있었습니다.

 

미국 수학이 한국 수학에 비해서 쉬운 것은 맞지만, 고득점(만점)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었는데 정확하게 이해하고 실수 없이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수학 용어를 외우는 등 나름대로 많이 노력을 했었기 때문에 수학은 항상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미국 고등학교는 하루하루의 숙제, 소단원평가, 단원평가, 기말고사 모두 성적에 들어갑니다. 다른 학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다녔던 학교는 숙제의 틀린 문제까지도 점수를 깎았었기 때문에 숙제를 잊어버리거나 틀린문제가 많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었답니다.)

 

1학기때는 카너(Connor, 제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가장 친한 친구죠? 카너와 1학기때 수학과 팀스포츠 두 과목을 같이 들으며 친해졌답니다. 모범생인 카너가 수학시간에 많이 도와줬어요!) 와 경쟁하며 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2학기때는 카너와 다른반이 되었지만 반에서 일등하기 위해 항상 노력했었답니다.

 

1학기 때는 등수 확인을 안해봐서 반에서 몇 등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2학기때는 당당하게 1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수학 1등 하는 것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 제가 1등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무척 기뻤답니다!

 

쉬울줄만 알았던 미국 고등학교의 수학이 어렵게 느껴졌던 이유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저의 경험은 제 경험 일 뿐, 모든 미국 고등학교의 수업내용과 커리큘럼이 저희 학교와 똑같을 수는 없다는 것 아시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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