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문화를 가진 다양한 인종이 살아가는 미국에서 간호사로서 환자를 잘 간호하기 위해 그 환자의 문화를 알고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죠!


한국 간호학과에서도 다양한 문화와 종교에 대해서 배우는지 모르겠으나, 미국 간호학과에서는 기본간호학, 정신간호학, 아동간호학, 모성간호학 등의 간호학을 배울때 빼놓지 않고 다양한 문화에 대해 공부한답니다.


환자가 영어를 하지 못할 경우 영어를 할 수 있는 가족 대신 전문 통역사를 불러야 한다는 기본적인 것부터 여호와의 증인을 믿는 환자는 수혈받지 않으니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까지 저도 미국에서 간호학을 전공하며 다양한 종교와 문화에 대해 재미있게 배웠습니다.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작은 나라여서 한국에 대해서도 배울까 싶었는데, 시험공부를 하며 교과서를 읽다보니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도 배우더라고요!


반갑고 신기한 마음에 여러분들께도 소개해드려야겠다 싶어 사진을 찍어왔지요.


미국의 간호학과 교과서에 어떤 한국문화가 소개되어있는지부터 이런 것까지 소개되어있어서 저를 웃게 만들었던 것 까지, 미국 대학교 간호학과 교과서 같이 읽어봐요!



왼쪽부터 성인간호학, 약리학, 정신간호학, 모성&아동간호학 교과서입니다!


수업의 정식 이름은 "Care of Childbearing" 이지만 주로 줄여서 OB라고 부르는 모성간호학은 말 그대로 임신 준비부터 임신 ,그리고 출산과 회복에 대해 배우는 과목입니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회복에 대한 다양한 합병증과 덤으로 신생아 간호까지 배우는데 익숙하던 성인 간호학이랑은 많이 달라서 처음엔 어려웠지만 지금은 꽤 즐기고 있는 과목이지요!


먼저 요즘 한참 배우고 있는 모성간호학 책 부터 같이 봐요!



"많은 동남아시아에서 산후 기간은 그 이후의 건강을 결정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엄마는 1달에서 3개월까지 휴식을 취하고 할머니나 여자인 친척이 엄마의 역할을 대신해주며 엄마와 아기를 돌봐줍니다. (회색 형광팬) 한국여자들과 그들의 아기는 시어머니로부터 돌봄을 받습니다."


시어머니가 산후조리를 해 준다니, 이건 어느시절의 이야기인가요?


오늘날 한국에는 아기도 돌봐주고, 시간에 맞춰 밥도 주고, 신생아 케어에 대해 교육도 시켜주는 산후조리원이 있는데 이 책은 도대체 언제쯤 쓰여진 것인지 조선시대적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물론 시어머니가 며느리 산후조리를 도와주는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죠.



"금기시되는 음식은 여자가 임신한 동안 어떤 음식을 먹는지를 결정합니다. (회색 형광팬) 예를 들어, 한국여자는 계란과 오리고기를 먹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음식들은 태아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고 믿어지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있으신 어머님들, 정말 임신기간엔 계란과 오리고기를 먹지 않나요?


뼛속까지 한국인인 저인데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네요!


"임신중에나 출산 후, 관습적으로 특별한 음식을 먹습니다. (두번째 형광팬) 한국가족들은 엄마를 위해 소고기와 미역이 들어간 뜨거운 스프(=미역국)를 가져올것입니다. 그녀의 몸을 깨끗이 하고 모유양을 늘리기 위해서지요."


미역이 피를 맑게 한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모유양을 늘리는데까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는 또 처음들어보네요.


역시 음식!


미국대학교 간호학과 책을 읽으며 저도 몰랐던 한국문화를 배우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한국문화라고 써있진 않지만 한국문화와 비슷해서 가져와봤어요!


"동남아시아에서는 임신기간을 "뜨거움" 이라고 여깁니다. 임신한 여자는 "뜨거움"과 "차가움"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임신기간동안 차가운 음식을 먹지요. 출산후의 기간은 "차가움" 이라고 여겨집니다. 엄마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밥과 스프를 포함해 따뜻한 음식을 먹지요."


출산 후 몸을 따뜻하게 하고 따뜻한 밥과 미역국을 먹는 것은 우리에겐 정말 당연한 일이지만 아이를 낳자마자 얼음물 부터 마시는 미국의 산모들에게는 낯선 문화랍니다.


미국 친구들은 아기를 낳으면서 힘주느라 덥고 답답할텐데 얼음물이나 차가운 사과주스를 마셔야지 왜 따뜻한 음식을 먹냐며 이해하지 못하겠데요!


실제로 산부인과 실습을 나가서 보니 아기를 낳자마자 에어컨 바람을 쐬며 얼음이 들어간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더라고요.


아기를 낳고 먹는 산모식도 따뜻한 음식보다는 그냥 파스타, 고기 등의 평범한 식사였고요.


우리나라와 다르게 미국에는 출산 후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거나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요.


몇 페이지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이 책 어딘가에 "음과 양 (Yin and yang)"까지 설명하며 동양인들에게 출산 후 따뜻한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써 놨어요!


이제 미국의 정신간호학 책에 어떤 동양과 한국의 문화가 소개되어있는지 같이 봐요! 



정신간호학 책에도 동양문화를 설명하며 "음과 양 (Yin and Yang)" 이 나오네요.


"음과 양의 조화를 되찾는 것은 동양의 건강 관습의 기본입니다. 음과 양은 반대의 에너지의 힘을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어둠과 밝음, 차가움과 뜨거움, 그리고 딱딱함과 부드러움 등 입니다. 이 균형이 깨질 때 병이 생긴다고 믿어지지요. 음과 양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음식과 약, 그리고 허브(약초 등)는 그것들이 차가운지 뜨거운지 그것들의 특성에 따라 구분됩니다. ....중략.... 동양인들 정신병을 개인과 가족에게 큰 수치라고 여깁니다. 그들은 보통 그들이 감당 할 수 없을 때까지 그들 스스로 병을 치료하려고 하지요."


마지막으로 제가 이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된 이것!



많은 한국인들이 앓고 있다는 그 병,


미국까지 소문 난 한국인의 "화병" 되시겠습니다!


미국의 정신간호학 책에서 한국의 화병을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증후군: 화병

문화: 한국

증상: 우울증, 불면증, 피로, 섭식, 불쾌감, 식욕부진, 통증과 관련이 있고 일에 흥미가 없어집니다.


다음에 나와있는 화병의 증상과 똑같은 설명이 미국 교과서에 써있네요!


미국대학교의 간호학과 교과서에서 한국의 문화가 어떻게 설명되어 있는지, 동양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참 재미있고 신기하지요?


비록 "동양인들은 진료시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다.", "동양인들은 간호사가 환자의 어깨를 토닥여 주는 등의 터치에 익숙하지 않다." 등의 고정관념과 "한국여자의 산후조리는 시어머니가 해준다." 등의 구시대적인 문화가 소개되어 있어서 조금은 안타깝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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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예전에 언젠가 한국에서 오래 살았던 미국인 영어 선생님으로부터 미국에는 엉덩이 주사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선생님의 말씀으론 미국에는 한국과 다르게 주사를 엉덩이 대신 팔에 맞는다고 하시던데, 이 말이 진짜인지 정확히 확인 할 방법이 없었던 저는 "간호학과에 입학하면 알게되겠지."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요.


간호학과 첫 학기였던 지난학기에 Fundamentals of Nursing (기본 간호학)을 배우며 IM injection (intramuscular injection-근육주사)은 어디 부위에 놔야되는지, 어떻게 놔야하는지 등 주사에 대한 기본적인 간호지식을 배웠지만 말 그대로 기본간호학인지라 자세하게는 배우지 않았습니다.


IM injection의 주사 부위에 대해 배우면서도 IM 주사 부위 중 하나인 엉덩이 부위는 가르쳐주지 않길래 별 생각 없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지요.

이번학기 다양한 약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더 자세히 배웠던 약리학 수업에서 Drug Administration (약물투여) 챕터를 배우며 주사 치료에 대해 더 깊게 배웠는데, 그 챕터를 배우고 나서 한참동안이나 궁금했던 미스테리가 풀렸답니다!


미국에는 진짜 엉덩이 주사가 없을까요?



"Dorsogluteal Injection Site. This site is no longer used.

"둔부의 배면부위(?=엉덩이부위). 이 부위는 더이상 사용되지 않음."


네, 그렇습니다! 


Dorsogluteal injection site 이라고 불리는 엉덩이 IM 주사부위, 한국에서는 지금도 흔하게 주사를 놓는 부위이지만 미국에서는 이 부위에 더이상 주사를 놓지 않습니다!



책을 보면 설명에도 "Dorsogluteal. 이 부위는 IM 주사부위로 사용하지 마세요. 연구에 따르면 Sciatic nerve (좌골신경?)의 정확한 위치는 사람마다 다른데, 바늘이 Sciatic nerve 를 찌르면 환자는 영구적 또는 부분적인 다리 마비를 포함한 부작용 겪게 될 수 도 있습니다." 라고 나와있네요!



다른 IM 주사 부위들을 보면 주사를 놓는 정확한 위치와 각 부위에 맞는 주사 바늘 등에 대해서 자세히 나와 있는데, Dorsogluteal (엉덩이) 부위는 "환자에게 해로우므로 이 부위는 더이상 사용하지 마세요." 라고만 나와있습니다.


다른 부위와 다르게 책에는 Dorsogluteal 부위는 사용하지 말라고만 나와있을 뿐, 더 이상의 어떠한 설명도 찾을 수 없지요.


실제로 병원 실습을 나가서도 엉덩이 주사는 한번도 보지 못했답니다. 


엉덩이 대신 미국인들은 어디에 IM 주사를 맞는지 궁금하시지요?




그림처럼 미국에서 IM은 엉덩이 대신 Ventrogluteal (둔부의 복면부위?=엉덩이 옆쪽)와 Deltoid (삼각근?=팔 바깥쪽)에 맞는답니다.


병원 실습을 나가서 한국에서도 흔한 Deltoid 부위 IM 주사는 많이 봤는데 Ventrogluteal (엉덩이 옆) 주사 또한 한번도 보지 못한 걸 보면 미국에서 대부분의 주사는 팔에 맞는 것 같습니다.


교과서와 실제 병원에서의 임상은 다르고, 간호사마다 자신만의 방법이 있으니 간호대를 졸업한지 30년 된 베테랑 간호사는 옛날 옛적 학교에서 배운대로 여전히 엉덩이에 주사를 놓을 수도 있지만 교과서대로라면 미국에 더이상 엉덩이 주사는 없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보니 한국의 간호대에서는 아직도 엉덩이 주사 방법을 배우는 것 같고 실제로도 여름방학을 맞아 일년 전 한국에 갔을 때 엉덩이 주사를 맞아 본 적 이 있는 걸 보면 한국에서는 지금도 흔히 사용되는 주사 부위이지만, 미국의 간호대에서는 엉덩이 어느 위치에 놓아야 되는지 이 부위에 주사했을 때 장단점은 무엇인지 등 엉덩이 주사에 대해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답니다.


다른 부위는 정확히 어느 부위에 IM 주사를 놓아야 하는지 배웠고 실제로 주사를 놔 본적 있어서 알고 있지만, 한국에서 흔한 엉덩이 주사는 한번도 배운 적도, 본 적도, 놔 본적도 없어서 어떻게 놔야 하는지 모르지요.  


미국에는 엉덩이 주사가 없다는 사실, 신기하고 재미있지요?


약리학 수업의 Drug Administration (약물투여) 챕터를 배우고 미국엔 엉덩이 주사가 없다는 사실이 신기해서 엄마한테 "엄마! 미국엔 엉덩이주사가 없데~" 라며 이야기 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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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제 블로그에 오셔서 간혹 미국 대학교 간호학과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와 같은 꿈을 가진 분들로부터 미국 대학교 간호학과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몇 년전 인터넷으로 간호학과에 대해 알아보며 유학을 준비하던 시절이 생각나는데요, 그런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미국 간호학과 입학에 대한 글을 준비했어요!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이 간호학과 입학은 3년제인 커뮤니티 칼리지이냐 4년제 대학교이냐에 대해서 다르고 4년제 대학교이더라도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니 입학하고싶은 대학교에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게 정보를 얻는 방법입니다.


저는 4년제 주립대학교를 다니고 있으니 제가 다니고 있는 4년제 대학교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미국의 간호대학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간호학과인 한국과는 다릅니다.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저희 학교의 경우는 1학년, 2학년은 간호학과 입학을 준비하는 간호예과 (Pre-Nursing)이고 3학년, 4학년은 간호대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간호학에 대해 배우는 간호본과 (Nursing)입니다.


한국처럼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간호학과" 인 학교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어요.


1,2학년 때는 간호학 입학을 위해 필요한 기초과목등을 배우는데, 기초과목들을 배우며 높은 GPA (Grade Point Average) 를 받고 입학시험을 합격해야 최종적으로 3학년이 되어 간호대학에 입학 할 수 있는 것이죠.


저희학교 합격 기준은 GPA 4.0만점에 3.2 이상이고 간호학과 입학시험 (HESI Admission Assessment)점수가 75점 이상이여야 합니다.


합격 기준이 2.5인 학교도 있고 학교마다 다르지만 간호학과를 다니며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3.7 이상을 받았더라고요.


낙제했다가 재수강 했을 경우 5년 내에 들은 모든 학점이 계산되고 범죄경력이 있으면 간호대에 입학 할 수 없어요.  


학교에 따라서 저희학교처럼 그 주의 학생들에게 간호대 입학에 우선권을 주는 학교도 있고, 인터넷을 찾다보니 간호예과를 입학하고 싶은 간호대가 있는 학교에서 했으면 입학시 우선권을 주는 학교도 있더라고요.


저희 학교의 간호학과 졸업학점은 총 122학점인데 1,2학년때 60학점을 듣고 간호대학에 입학 해 나머지 62학점을 듣습니다.


간호학과를 지원할 때 1,2학년때 들어야 하는 모든 필수 과목의 점수가 필요한 학교도 있지만 저희 학교는 미국사, 연극, 세계사, 미국정치 등의 교양과목은 들어가지 않고 생물1&Lab(실험), 생물2&Lab, 컴포지션1 (작문수업), 컴포지션2, 대학수학, 통계학, 해부학, 생리학, 미생물학, 인간성장과 발달 등의 과목 GPA만 계산이 됩니다. 


이 과목들은 C 이상(GPA 2.00)을 받아야 하지요.


세계사나 연극 과목에서 아무리 A를 받아봤자 해부학, 생리학 점수가 낮으면 간호학과에 지원 할 수 없거나 지원하더라도 낮은 GPA 때문에 합격 할 수 없는거지요.


SAT나 토플점수로 대학교에 합격해 1학년이 되면 Pre-Nursing 이라는 전공으로 교양과목을 2년 동안 듣는데요, 본인의 노력에 따라서 그 기간이 줄어들 수 도 있고 늘어날수도 있어요.


저의 경우는 여름학기를 열심히 들어서 1년 반에 Pre-Nursing을 끝냈고, 간호학과에 입학 한 친구 중 한 명은 이래저래 방황하느라 Pre-Nursing을 4년동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2학년 1학기중이나 1학기가 끝나면 학교에 따라 HESI a2나 TEAS 라고 불리는 간호학과 입학시험을 봐야합니다.



HESI A2 시험 주관사 ELSEVIER에서 만든 HESI A2 시험 공부 가이드북.

HESI A2 시험공부를 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보는 책이에요.

이 책이 얇아서 빠진 내용이 있을 것 같길래 저는 다른 책 한권 더 사서 총 두권 공부했어요.


저희 학교는 얼마전까지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었는데 제가 지원 할 때부터 HESI 점수만 받는다고 해서 저는 2학년 1학기가 끝난 겨울방학 중 학교 테스트센터에서 HESI 시험을 봤었지요.


저희 학교의 경우 HESI a2를 75점 이상만 받으면 HESI 점수에 상관없이 무조건 학점이 높은 학생을 합격시킨다고 해서 저는 HESI 시험공부를 오래 하진 않았고 방학 중 3주정도 하고 합격했어요!


저희 학교는 문법, 읽기, 단어와 일반상식, 화학, 생물, 수학, 해부생리학 이렇게 7과목을 봐야했어서 3주 공부하는 동안 빠듯하게 공부했었어요.


나중에 HESI 시험에 대해서도 포스팅 해 볼게요!


HESI 시험은 컴퓨터로 보기 때문에 점수가 시험 끝나자마자 나오는데요, 시험장에서 주는 성적표를 잘 가지고 있다가 간호대를 지원할때 같이 제출해야 합니다.


2학년 2학기 초인 2월 중반이 보통 간호대학교 지원마감일인데 이때 지원서, 자기소개서, HESI 성적표, 여러가지 동의서, 추천서 2장 등을 함께 제출합니다.



간호학과 입학 지원서와 서류들.


저희학교는 간호학과 필수과목인 컴포지션으로 토플점수를 대신할 수 있어서 간호대학에 지원할 때 토플점수가 필요 없었지만, 학교에 따라서 토플이나 아이엘츠 점수가 추가로 필요한 경우가 있으니 학교 사이트에 들어가서 알아보세요!


이렇게 지원서를 내고 한달정도가 지나면 조건부 합격 여부가 나옵니다.


2학년 2학기가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합격이 아닌 "조건부 합격"인 것인데요, 2학년 1학기 까지의 성적으로 조건부 합격을 주기 때문에 2학년 1학기 까지의 성적은 무조건 좋아야 합니다.


2학년 2학기가 끝나고 성적이 나오면 총 GPA가 계산되어서 3.2이상일 경우 합격이 되지요.


저는 2학년 1학기때까지 받은 높은 학점덕에 조건부 합격이 되었고, 2학년 2학기때 B받은 과목이 있어서 학점이 조금 떨어져서 총 GPA도 조금 떨어졌지만 어쨌든 합격기준이 되었으니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지요.


합격 하고 나면 간호대학으로부터 엄청난 수의 메일을 받습니다.


CPR 자격증 교육, 실습나가서 실수했을 때를 대비한 보험 가입방법, 실습복 주문안내, 여러가지 동의서, 예방접종 증명서, Background check(신원확인), 소변검사 (마약검사), 신체검사 등의 간호학과에 필요한 서류와 준비물에 대한 메일이 매일 날라온답니다.


이렇게 힘들게 공부하고 준비해서 간호학과에 입학하면 경쟁도 덜하고 좀 쉬울 줄 알았는데, 간호학과에 입학하고 나면 이때부터 진짜 공부의 시작이지요.


예과때보다 진도도 2-3배 많이 나가고 시험도 훨씬 어려운데다가 75점 이상 받아야 패쓰여서 매일 공부만 하고 살아야 한답니다.


해부학, 생물학 등을 배우던 예과때와는 다른 문제유형 때문에 처음에는 저도 엄청 고생했었지요.


간호학과의 시험문제는 4지선다 중 "가장 맞는 것", "가장 먼저 할 일" 을 골라야 하는데요, 어쩔때는 4지선다 모두 맞는 답 일때도 있지요.


몇개가 정답인지 모르고 맞는 것을 모두 고르라는 문제도 한 시험 50문제 당 최소 5문제는 있어서 A 받기는 정말 힘들더라고요. 


하나만 안 고르거나 하나만 더 골랐어도 부분 점수가 없거든요.


이번에 배운 성인간호학1 수업을 기준으로 기말고사까지 한 학기에 총 6개의 시험이 있었는데 시험점수 평균이 75점 이상이여야 패스예요.


간호대학에 들어와서 첫번째 낙제는 괜찮지만, 두번째 낙제부터는 간호대학에서 쫒겨난답니다.


저희 학교는 간호학과를 1년에 한번만 뽑아서 다음학기 낙제한 과목이 안열리기 때문에 2018년 봄학기에 한 과목을 낙제했을 경우 쉬다가 2019년 봄학기에 다시 돌아와야 하지요.


간호학과를 지원 할 때 경쟁률은 학교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제가 여기저기 알아본 바로는 입학이 쉬운 학교는 없었어요.


저희 학교처럼 성적대로 자르는 학교는 보통 합격하려면 학점이 3.7이상은 되어야 하고 입학시험이나 인터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라면 입학시험과 인터뷰도 철저히 준비해야겠지요.


성적에 따라 학생을 입학시키는 학교가 있는 반면 Waiting list (대기자)제도를 하고 있는 학교가 있는데, 그런 학교는 성적이 어떻든 조건에만 맞으면 Waiting list에 이름을 올려놓고 자기 순서가 되면 간호대에 입학을 시켜준답니다.


제가 알아본 학교중 한 학교가 Waiting list 제도를 하고 있었는데 보통 예과를 끝내고 본과에 입학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직접 대학에 찾아가서 물어보니 3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간호대 지원시 그 주의 학생에게 우선권을 줘서 외국인인 본인에게 불이익이 있지는 않은지 (저는 저희 학교가 조지아주 학생에게 우선권을 주는지도 모르고 이 대학교를 선택했었어요.), 학비가 터무니없게 비싸진 않은지, 간호대학 학생들의 간호사 면허시험 합격률은 얼마나 되는지 등 모든 요소를 고민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간호대학을 선택하시길 바라요!


제 글이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질문이 있으실경우 방명록이나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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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3학년 2학기였던 이번학기엔 성인간호학 1, 정신간호학, 그리고 약리학을 배웠습니다.


다양한 질병과 그에 따른 전문적인 간호스킬을 배우며 제가 정말 간호학생임을 느끼게 해줬던 성인간호학과 일상에서 약을 고를 때 바로 써먹을 수 있어서 유익했던 약리학은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던 과목들이였습니다.


하지만 정신간호학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문제 유형들도 성인간호학, 약리학과는 많이 달라서 한학기 내내 저를 힘들게 했었지요.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지적장애나 조현병에 대해 배웠으면 시험에서도 그 특징이나 증상에 대해 물어봐야 하는데, 시험문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신병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미국 대학교 정신간호학 실제 시험문제 같이 풀어봐요!


1번. 간호사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18살 여자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맹장 수술을 받고 첫째날인 이 환자를 걷게 하려고 하는데 간호사가 환자에게 이제 침대에서 나와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하지 환자는 화나가서 "여기서 나가요! 내가 준비가 됐을 때 걸을 거예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때 간호사의 대답으로 가장 맞는 것을 고르세요.


A. 당신의 의사가 맹장 수술 첫째 날 부터 걸어야 한다고 했어요.

B. 걷는 것 보다 당신을 더 괴롭게 할 수술 후 합병증을 막으려면 당신은 꼭 걸어야 돼요.

C. 당신의 기분이 어떤지 알아요. 당신은 걷는 것 때문에 화가 났지요. 하지만 걷는 것이 당신의 상태를 더 낫게 만들어 줄 거예요.

D. 30분 후에 다시 돌아와서 당신이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줄게요.


2번. 간호사가 TV로 뉴스를 보고 있는 여자 조현병 환자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웃기 시작하며 부드럽게 "알았어 내 사랑, 내가 할 게." 라고 말했습니다. 간호사가 환자에게 그녀의 말에 대해 물었을 때, 환자는 "저 뉴스 아나운서가 내 애인이에요. 그는 매일밤마다 나에게 말을 걸어요. 오직 나만이 그의 말을 이해 할 수 있지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때, 간호사의 대답으로 가장 맞는 것을 고르세요.


A. 뉴스 아나운서가 당신에게 뭐라고 말하고 있나요?

B. 체널을 돌려서 다른 뉴스를 봅시다.

C. 저 뉴스 아나운서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계획이 있나요?

D. 저 뉴스 아나운서는 당신에게 말을 하고 있지 않아요.


여러분은 몇 번을 고르셨나요?


정답은 1번은 D, 2번은 A입니다!


수업중에는 보통 다양한 정신병의 정의와 증상에 대해서만 배우다가 시험에서는 병의 정의와 증상을 물어보는 문제는 거의 없고 가장 올바른 간호사의 응답을 고르라고 하니 저 말고도 많은 학생이 정신간호학을 어려워했습니다.


환자에게 주사를 놔 주고, Vital sign (활력징후?)를 재고 환자를 교육했던 성인간호학 실습과는 다르게 정신간호학 실습은 환자를 인터뷰 하고 차팅하는 것이 전부여서 정신간호학 실습 또한 수업과 마찬가지로 지루하고 재미없었지요.


성인간호학 실습을 갔던 병원에서 정신간호학 실습도 했는데, 공포영화에서만 정신병원을 봤던 저에게 실제 정신병원은 난생 처음이라 잔뜩 긴장한 채로 정신과 병동에 들어갔습니다.


무거운 두개의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었던 정신과 병동은 벨을 누르자 문이 열렸는데, 들어가자마자 초점 없이 맨발로 복도를 걸어다니는 환자들, 마약에 쩔어 평생을 살았을 것 같은 환자들을 보고 나니 혹시 나를 만지진 않을까, 나를 다치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무서웠습니다.


  

병동에서 사진찍는 것은 금지되어 있어서 구글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게다가 간호사 스테이션도 이렇게 유리창으로 막혀 있고 덩치가 큰 흑인 보안요원들도 있어서 이곳이 정말 정신과 병동임을 실감할 수 있게 해 주었지요.


아침 7시도 되기 전인 이른 아침, 간호사들이 휴게실에 보여 브리핑을 하는데 00호실 환자는 자살시도로 언제 이 병원에 입원했고, 00호실 환자는 조현병 때문에 환청을 듣고 있고, 00호실 환자는 심한 우울증때문에 자살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괜히 저까지 우울하고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아침브리핑이 끝나고 간호사실에 모여 실습 선생님, 실습조 친구들과 인터뷰 할 환자를 고르는데 실습 선생님께서 "00호실 환자는 폭력적이니 조심하세요. 그 환자는 인터뷰 하지 않을거예요." 라고 말씀하셔서 실습이 끝나고 살아서 돌아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지요.


같은 실습조의 미국 친구들은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던것 같은데, 우리나라가 미디어나 사회적 통념 때문에 정신병원과 정신병 환자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뼛속까지 한국인인 저는 정신과 실습 마지막 날 까지도 정신병원에 있는게 참 불편하고 무서웠습니다.


정신간호학 실습은 실습조 친구들과 3-4명씩 팀을 이뤄 보통 4명 정도의 환자를 인터뷰 하고 그 중 한명을 골라 차팅 연습을 하는 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성인간호학 실습이야 환자들이 몸이 아플 뿐 정신은 멀정하니 간호사의 길에 막 첫 발을 디딘 우리 애기 간호사(실습 병동 간호사 선생님들이 붙여주신 별명입니다!)들이 실수해도 예쁘게 봐주고 응원 해 주셨지만, 정신병동의 환자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알콜중독이나 다른 환자들의 비해 가벼운 병으로 입원한 환자들은 그래도 인터뷰에 잘 협조 해 주었지만 많은 환자들은 우리가 인터뷰 요청을 하면 "No!" 라고 차갑게 거절하기도 했었고 인터뷰에 응했더라도 성의없이 대답 해 주는 경우도 있었지요.


한번은 친구들과 조현병을 앓고 있는 남자 환자를 인터뷰하고 있는데 혹시 환청이 들리는지 물어보니 매일 환청을 듣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환청을 듣거나 환상이 보이나요?"


"네, 매일 환청을 듣고있어요."


"주로 언제 환청이 들리나요? 그 목소리는 여자인가요 남자인가요?"


"주로 밤에 환청이 들려요. 여러 남자의 목소리예요."


"그 목소리가 당신에게 뭐라고 말하는데요?" (환청이 들린다는 환자에게 필수로 물어봐야 하는 질문입니다.)


"내가 자살하지 않으면 내 가족을 다 죽이겠다고 협박해요."


"유감스럽네요. 약은 잘 먹고 있나요? 약이 좀 도움이 되나요?"


"약은 꾸준히 먹고 있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환청을 피해보려고 어떤 노력을 해 보셨나요? 그게 좀 도움이 되었나요?"


"환청을 피하려고 TV도 보고 다른 여러가지 일도 해 봤는데 전혀 도움이 안됐어요."


"알았어요. 우리가 당신이 조금 더 편안해 질 수 있도록 간호사에게 우리의 인터뷰 내용을 이야기 해 줄게요." 


자살하라는 환청을 듣는다는 환자의 말에 깜짝 놀란 저희는 실습선생님께 곧바로 가서 인터뷰 내용을 말씀드렸고, 실습선생님은 환자의 담당 간호사에게 얼른 가서 인터뷰 내용을 말씀드리라고 하시더라고요.


환자는 인터뷰 중엔 환청이 들리지 않는다고 했지만, 인터뷰 내내 허공을 가끔 바라보고 누군가를 찾듯 주변을 두리번 거리기도 해서 친구들과 저희는 환자가 지금도 환청이 듣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또 한번은 맨발로 초점없이 복도를 돌아다니던 여자 환자를 인터뷰 했는데, 그분은 저희에게 친구들이 자기를 마약거래업자로 만드려고 해서 기분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조현병인지 acute psychosis ( 급성 정신병?)이였는지 그 환자의 병명은 잘 생각이 안나지만, 90년대 부터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이 환자는 우리가 아이 이야기를 꺼내자 침대에 앉아 몸을 앞뒤로 흔들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같은 단어를 끊임없이 반복해서 말해서 인터뷰를 중단해야 했었지요.


학생 간호사로서 제가 본 정신병원은 감옥과 같았습니다.


환자들은 입원할 때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하고 벨트, 볼펜 등 무기가 될 수 있는 물건이나 핸드폰, 노트북같은 전자기기도 소지 할 수 없지요.


인터뷰 중 환자에게 검사지를 주고 간단한 검사를 하는데 이때도 무기가 될수 있는 팬이나 연필이 아닌 크레파스를 환자에게 쥐어준답니다.


대부분이 일인실이고 각 병실마다 TV가 있는 일반 병동과는 다르게 정신과 병동은 대부분 2인실이였고 침대 사이의 커튼도, TV도 없었습니다.


자살 위험 때문에 화장실 문과 커튼 봉도 없이 벨크로(찍찍이)로 붙여진 커튼이 화장실 문 대신이였고, 각 방에는 CCTV가 있어서 환자의 모든 활동을 지켜보고 있었지요.


전화는 간호사 스테이션 앞에 있는 병원 전화기로만 정해진 시간에 사용하게 되어 있었는데 평범한 사람도 이곳에 며칠 있으면 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게다가 환자들은 스케줄에 맞춰 그룹테라피와 craft라고 불리는 공예수업도 가야했고 상담사나 의사와의 상담도 해야 했습니다.


간호사 선생님들은 정신과 병동의 환자를 5살 어린이를 가르치듯이 대했고, 갱단에 있었다던 얼굴에 문신이 있는 알콜중독 환자부터 심한 정신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까지 조금 강압적인 병동의 분위기와 성인간호학때와는 다른 간호사 선생님들의 모습에 정신간호학 실습을 갔다온 날이면 기분이 매우 우울했고 오자마자 침대에 누워 낮잠을 2-3시간 자기도 했었습니다.


정신 간호 실습을 시작하기 전이였던 학기 중반 쯤, 학교에서 환청을 겪고있는 조현병 환자 체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학교 실습실은 정신과 병동이, 교수님들은 정신과 간호사선생님이 되었고 우리는 이어폰으로 mp3에 녹음된 목소리를 한시간동안 들으며 주어진 미션을 수행해야 했지요.


우리가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mp3에서는 끊임없이 욕설과 제 자신을 깎아 내리는 말이 흘러나왔는데요, 체험을 시작하기 전 저희는 체험 중 머리가 아프거나 몸에 이상이 생기면 언제든지 체험을 중단하겠고, 교수님들은 학생이 체험을 중단하더라도 어떠한 질문을 하지 않고 학생을 쉬게 할 것이라는 동의서에 싸인을 해야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저에겐 모국어가 아닌 영어라 욕설이 저에게 크게 와닫지 않았지만 종이 접기, 단어찾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는 내내 목소리가 저를 귀찮게 하고 정신과병동 간호사 (저희 학교 교수님들)선생님들이 저를 대하던 태도가 참 불편했었지요.


저를 마치 유치원생 다루듯 대하는데 기분이 이상했고, 종이 접기를 성공하자 유치원생을 칭찬하는 듯한 과한 칭찬에 이게 뭐지 싶어 웃음이 나기도 했지요.


체험이 끝나고 욕을 하도 들은 탓인지 조금 머리도 아프고 정신도 없었지만 조현병 환자를 체험해 보고 조현병 환자의 입장을 느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정신간호학 수업도, 실습도 힘들고 어려웠지만 괜찮은 점수를 받고 잘 패쓰 한 덕에 더이상 정신간호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일년 후 간호사 면허 시험을 보기 위해 다시 정신간호학 책을 펴 볼 일이 생기겠지만 어쨌든 더이상 정신병원에 가서 실습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죠.


병원에서 실습하며 남자친구에게 차여 타이레놀 18알을 먹고 응급실에 실려온 어린 여자 환자의 이야기(Acetaminophen 성분인 타이레놀을 과다복용하면 hepatotoxicity (간독성?) 위험이 있어서 응급상황이지요), 만 20살의 어린나이에 남편과 이혼하고 자살시도를 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이야기, 젊은나이에 마약중독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 등의 여러 환자의 슬픈 삶 이야기를 들으니 괜히 저도 우울해지고 슬퍼지더라고요.


친구들과 정신간호 실습을 하면서 배운건 정신과는 우리와 안맞다는 것밖에 없다고 우스갯소리로 얘기 한 적이 있는데 실습내내 정신과 병동의 간호사 선생님들은 어떻게 감정조절을 하고 환자들을 대하는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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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치열하게 경쟁했던 간호 예과 (1, 2학년)가 끝나고 간호 본과 (3, 4학년)에 합격하며 기뻐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더 지나 3학년이 끝났습니다.



학교 실습실에서.


이전 글에서 몇 번 이야기 했듯이 미국 대학교에서는 간호 예과 (pre-nursing, 보통 1, 2학년)와 본격적으로 간호학을 배우기 시작하는 간호본과 (nursing-보통 3, 4학년) 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한국과는 다르게 1,2 학년때 높은 학점(평점?)을 받고 입학시험에 합격해야만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3학년 간호 본과에 올라갈 수 있는데요, 간호예과때는 간호본과에 합격하기만 하면 경쟁도 덜 하고 좀 쉬울 줄 알았더만, 간호본과에서 일년을 보내보니 간호예과때 공부는 아무것도 아니였더라고요.


제가 다니는 미국 대학교 기준으로 90점 이상이면 A, 80점 이상이면 B, 70점 이상이면 C, 60점 이상이면 D, 그 아래는 F 이지만, 간호학과는 성적기준이 달라서 75점 이상이 C이고 74.99점 부터는 낙제입니다.


첫 번째 낙제는 봐 주지만 과목에 상관없이 두번째 낙제부터는 간호학과에서 쫓겨나는지라 일년 내내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공부했고, 낙제를 하게 되면 다음학기 모든 과목을 들을 수 없고 다시 낙제 한 과목이 열리는 다다음 학기에 간호학과로 돌아 올 수 있기 때문에 곧 한국으로 돌아 가게 될 수 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야 했었지요.


간호예과 시절엔 간호본과에 합격만 하면 모든 것이 괜찮아 질 줄 알았고, 간호본과 지원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더 이상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얼른 간호 본과에 입학하고 싶었지만 본과에 입학하고 나서 더 강력한 라이벌을 만났지요.


그 라이벌은 바로 "내 안의 또 다른 나"인데요, 예과때는 좋은 학점을 받아서 본과에 합격해야 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으니 한시도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지만, 본과에 합격하고 나니 "A를 받건 C를 받건 패스만 하면 어차피 간호사가 될 텐데 그냥 패스만 하자." 라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공부량이 워낙 많아서 사실 75점으로 겨우 수업을 패스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언젠가 저를 돌아보니 너무 힘들고 지쳐서 초심은 온데간데 없고 끌려가듯 수업을 따라가고 있더라고요.


밤 늦게 까지 공부를 하고있으면 매일 밤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오늘 이만큼 했으면 많이 했어. 이제 그만 자도 돼." 라며 말을 걸어 왔고, 수업이 없는 날이나 주말 아침엔 "어제 밤 늦게까지 공부했으니까 오늘은 늦잠좀 자" 라며 말을 걸어왔지요.


점수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쪽지시험들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험들이 매주 있었고 병원으로 실습을 가는 날엔 새벽 3시 반에 일어나야 했기때문에 학기 중에 보통 하루 4-5시간 정도 밖에 자지 못하는 날이 허다해서 "그래, 나 어제 밤 늦게까지 열심히 했으니가 늦게 일어나도 돼. 일찍일어나서 공부한다고 시험결과는 크게 바뀌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며 알람을 끄고 늦잠을 자곤 했지요.


조금 더 자고 싶은 나를 이기고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가는 것, 같이 놀자는 친구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기숙사로 돌아와 책상 앞에 앉는 것, 당장 자고 싶은 나를 이기고 할일을 다 끝내고 잠자리에 드는 것...


"내 안의 또 다른 나" 라는 누구보다 강력한 라이벌을 이기는게 얼마나 힘들던지, 이 라이벌을 이기기 위해 독하게 마음먹고 독하게 공부했습니다.


첫번째 학기보다 공부량이 훨씬 많고 더 전문적인 간호지식을 배우느라 힘들었던 이번 학기였지만,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강한 라이벌을 이기고 나니 첫번째 학기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았고 심적으로는 훨씬 편안했던 한 학기였습니다. 


2012년-2013년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 때만 해도 그저 막연했던 미국 간호학생이라는 꿈을 이루었고, 간호사가 되어 내가 힘들게 배운 것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그 꿈이 한 발짝 더 가까워졌습니다.


이번 학기, 제가 자신 스스로에게 참 가혹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룸메이트가 저에게 잠은 자면서 공부하는거냐고 물어볼 정도였으니 말이죠.


한 학기동안 열심히 공부하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새로운 간호지식들을 배우고 실습을 시작하며 교과서에선 배울 수 없는 간호사 선생님들의 꿀팁들도 배워서 뿌듯했던 한 학기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학기 목표로 세웠던 "더 열심히 공부 할 수는 없겠다 싶을 정도로 후회 없이 공부하자!" 라는 목표를 이루어서 제 스스로가 참 대견하기도 합니다.


간호학과 학생들에게는 필수인 여름학기가 5월 15일에 시작해서 이번 여름엔 한국에 갈 수 없지만 그래도 기쁩니다.


학기를 잘 끝내고 지금은 맘껏 여유를 부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학기 시작 일주일 전부터는 다시 전투태세를 갖추고 짧아서 더 힘들다는 여름학기도 또 잘 버텨야겠지요.



일년동안 배웠던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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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한국의 간호대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1000시간의 실습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미국 대학교 간호학과의 경우 실습시간이 한국에 비해서 훨씬 적습니다.


과목마다 필수 실습시간이 달라서 졸업하기 위해 정확히 총 몇시간의 실습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간호대의 반인 500시간 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은데요, 제가 듣기론 미국 간호학과의 실습은 "양보다 질" 이라고 하더라고요.


첫 실습을 시작한 이번학기에 (3학년 2학기) 매주 월요일은 성인간호 실습을 가고, 학기 중반부터 매주 금요일은 정신간호 실습을 가는데, 성인간호 실습은 4월 2일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고 학기말인 지금은 매주 정신간호 실습만 나가고 있습니다.


학교부터 실습병원까지 100km가 넘게 떨어져 있는지라 아침 6시 30분까지 병원에 도착하려면 기숙사에서 아무리 늦어도 4시 45분엔 출발해야되서 실습 가는 날은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실습복을 입고 병원에 간답니다.


공부량이 많아서 평소엔 보통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을 자는데, 실습 전날 밤엔 10시 부터 잠을 자고 실습 당일 새벽 3시 반에 일어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지요.


실습을 막 시작했던 학기 초반엔 일주일에 하루씩 바뀌는 수면패턴과 수면부족때문에 실습내내 멍하고 머리가 아프기도 했었습니다.


 3학년 2학기 성인간호학1 실습 스케줄.

11번의 실습 중 8번은 병원에서, 3번은 학교 시뮬레이션 센터에서 실습을 했습니다.


떨려서 잠 한숨 못자고 갔던 1월 22일 첫번째 실습을 시작으로 4월 2일 마지막 실습까지 실습을 하며 교과서에선 배우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환자를 간호하고 보살펴 주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환자의 권리를 지켜주고 지지해주는 환자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기도 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의학적 지식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의사와 환자,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의사와 보호자가 잘 소통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커뮤니케이터가 되기도 하지요.


제가 "8개월차 학생간호사" 라는 것을 알리 없는 환자들은 저에게 많은 질문을 합니다.


환자에게 주사를 놔 줄 때 환자가 무슨 약인지 물어보면 아는 경우엔 자신있게 "이건 당신의 혈액 응고를 막아주는 약이에요. 침대에 오래 누워있다보면 혈액이 응고 되서 DVT (Deep Vein Thrombosis)등이 생길 수 있는데 그걸 방지해줘요." 라고 말하지만, 3학년인 8개월차 학생간호사인 저는 모르는 약이 더 많지요.


그럴땐 제 담당 간호사 선생님이 옆에서 보고 있다가 저 대신 얼른 대답을 해 주셨는데요, 제가 머뭇거리고 있으면 환자들이 먼저 이것저것 배우느라 고생한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멋진 간호사가 되라고 저를 응원 해 주셨습니다.


한국에서 실습생은 주로 옆에서 간호사가 하는 일을 지켜본다고 들었는데, 미국에서는 환자 교육도 학생 간호사가 합니다.


물론 간단한 교육만 학생 간호사가 하지만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환자와 환자 보호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전달하는 일은 환자 앞에만 서도 떨리는 학생 간호사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제 담당 간호사 선생님의 부탁을 받아 지병 때문에 침대에 오래 누워있는 할머니 환자의 방에 욕창 예방 패드를 붙여주러 들어갔습니다.


간호사 선생님이 혼자 못하겠으면 저와 같이 가 주신다고 하셨지만, 저 혼자 부딛혀보고 싶어서 무슨 일이 생기면 부르러 올 테니 먼저 저 혼자 해 보겠다고 했었지요.


꼬리뼈와 발 뒷굼치에 붙일 패드를 들고 들어가 환자에게 욕창(Pressure Ulcer)을 예방하기 위해 패드를 붙일거라고 설명을하고 패드를 붙였는데, 환자가 저에게 왜 생기는지, 이 패드가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최대한 당황하지 않은 척, 누구보다 욕창에 대해 많이 아는 척 하며 열심히 공부했던 내용을 생각해 내서 환자에게 설명했지요.


"침대에 오래 누워있다보면 침대에 눌리는 부분에 피와 산소 공급이 안되서 욕창이 생겨요. 이 푹신푹신한 패드가 피부가 받는 압력을 줄여주고 피부를 보호해 줘서 욕창을 예방해줘요. 욕창을 예방하려면 적어도 2시간 마다 자세를 바꿔주는게 제일 중요해요. 항상 같은 자세로만 누워있지 말고 최소 2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주세요."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고맙다는 환자의 대답과 힘들게 공부한 것을 써먹게 되서 신난 저는 제 담당간호사에게 환자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니 간호사 선생님이 "혼자서도 환자 교육 진짜 잘 했네!" 며 칭찬 해 주셨습니다.


시험에 과제에 실습까지 하느라 지치고 하루에도 몇 번씩 포기하고 싶지만, 환자들과 간호사선생님들의 응원을 들으면 힘이 났습니다.


실습을 갔다오면 몸은 피곤하지만 환자들의 응원과 따뜻한 격려, 그리고 간호사 선생님들의 칭찬을 듣고 또 일주일을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는 거죠.


한 학기동안 폐 병동과 outpatient perioperative care unit (외래환자가 수술 준비부터 수술 후 회복하는 곳)에서 실습을 하며 정말 다양한 환자들을 만났습니다.


까다롭고 불만이 많아서 간호하기 힘들었던 환자들도 간혹 있었지만 작은 것 하나에도 고맙다고 말해주고 헤매고 있어도 천천히 하라며 격려해 주던 따뜻한 마음을 가진 환자들이 대부분이였습니다.


멀리서 봐도 외국인임이 티가나는 저에게 제가 어느나라에서 왔는지 물어보는 환자들도 꽤 있었지요.


한번은 60대 백인 할머니를 간호하고 있는데 저에게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미국에 얼마나 있었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제가 "저는 한국에서 왔고, 미국에 온지 3년 반  되었어요!" 라고 대답하니 미국에 오래 살지도 않았는데 영어를 너무 잘한다며 칭찬 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는데요, 환자의 그 다음 질문은 저를 조금 슬프게 만들었지요.


"가족 다같이 이민온거예요? 한국인들은 김치 꼭 먹어야 된다는데 김치는 자주 먹어요?"


"아니요, 미국에 저 혼자 유학 온 거예요. 미국에는 친척도 한명 없어요. 부엌있는 기숙사에 살아서 김치도 자주 먹고 한국음식 잘 해 먹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 없이 대답했는데, 60대 환자의 눈엔 손녀같은 제가 마냥 어리게만 보였는지 저를 안쓰럽게 쳐다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엄마, 아빠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예요? 엄마, 아빠 보고싶겠다. 엄마, 아빠도 한국에서 학생 많이 보고싶어하시며 자랑스러워하실거예요." 


"여름방학 끝나고 8월에 미국 돌아온 뒤로 본 적 없어요. 가끔 보고싶긴 한데 이제는 적응 되서 괜찮아요."

 

환자의 방을 나오며 생각 해 보니 먼 이국땅에서 언제나 혼자인 제 자신이 조금 안쓰러운 것 같기도 했고 환자의 질문 때문에 실습 중 갑자기 엄마, 아빠랑 동생이 보고싶어 조금 슬퍼지기도 했었지요.


환자와 환자 보호자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 덕분에, 그리고 퇴원하는 환자를 보며 웃는일도 많았지만, 아픈 사람들이 모인 병원엔 건강하게 회복해서 퇴원하는 행복한 이야기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죠.


제가 돌보던 환자가 죽는 일은 다행이 없었지만, 곧 숨이 끊길 듯 가쁜 숨을 몰아쉬던 중증 환자들도 있었고, 실습 마지막 날엔 심한 치매를 앓는 할머니 환자도 있었지요.


초보 학생 간호사인 저는 아직 중증 환자들을 많이 본 적이 없는지라,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어 배에 연결된 튜브로 밥을 먹는 환자, 아파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환자, 침대에 오래 누워있어서 욕창이 생긴 환자들을 볼 때면 마음이 아파 눈물이 조금 나기도 했었답니다.


특히나 실습 마지막 날에 만난 치매 환자 때문에 저는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침대에서 일어 날 수 없고,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던 그 환자는 배에 연결된 튜브로 영양액을 주입받고 있었는데, 아침 약을 주러 저와 제 담당 간호사 선생님이 그 환자 방에 들어가자마자 환자는 저희에게 폭언을 쏟아붙기 시작했지요.


보통 IV Push나 주사는 제가 놓는데 이 환자에겐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저는 한발 물러나 있고 저 대신 제 담당 간호사 선생님이 배에 주사를 놔 주고 배에 연결된 튜브로 알약을 물에 타 주입했는데요, 간호사 선생님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했는지 환자가 발길질을 하기 시작해서 간병인까지 그 환자를 잡고 있어야 했었지요.


이 환자때문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은 이 환자가 저희에게 욕을 해서도 아니고, 발길질을 해서도 아닙니다.


한때는 건강하고 꿈도 많았을 분이 나이가 들고 지병과 치매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수 없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온전하지 못한 정신 때문에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 살며 모두를 자신의 적으로 인식해 환자 본인도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실습을 끝나고 기숙사에 돌아와 그 환자를 생각하니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치매 때문인데 환자가 욕을한다고 무조건 피하지 말고 한번이라도 따뜻한 눈빛으로 쳐다봐 줄 걸, 간호사 선생님 뒤에 숨어있지 말고 불안해 하던 환자에게 괜찮다고 이야기 해 줄 걸 하고 말이죠.


실습 마지막날 실습팀 친구들과.

앞에 앉아계시는 분이 이번학기 성인간호 실습 선생님이십니다.

실습마지막날이라고 저희를 위해서 케익이랑 브라우니를 구워오시고 크리스피 도넛도 사오셨어요!

분홍색 청진기를 매고있는 사람이 저입니다.


너무 좋았던 실습팀 친구들.

한학기 동안 같이 실습하면서 정말 많이 친해졌어요!


한 학기동안 병원에서 환자 때문에 울고 웃고...


참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실습팀 친구들과 서로 도와주며 "팀"에 대한 소중함을, 환자가 내 케어를 받고 고맙다고 인사할 때의 그 기쁨을, 그리고 내가 힘들게 공부한 것이 내 지식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때 얼마나 뿌듯한지를 배웠습니다.


떨리고 설레던 발걸음으로 실습 첫날 병원에 들어오던 그 초심을 잃지 않고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간호하는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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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1월 22일 오리엔테이션으로 실습병원에 다녀 온 후, 일주일 후인 29일부터 실습이 시작됐습니다.


한국 간호학과는 졸업을 하려면 1000시간의 실습을 마쳐야 해서 수업을 학기 초에 몰아서 하고 남은 학기동안 실습을 나간다고 들었는데 미국 간호학과는 한국과 조금 다릅니다.


성인 간호학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씩 매주 월요일마다 실습을 나가고 그 중 3번은 학교 시뮬레이션 센터로 실습을 하러 갑니다.


정신 간호학의 경우엔 저는 학기 중반부터 후반까지 실습을 나가는데요, 한국 간호학과에 비해서 미국 간호학과의 실습시간은 훨씬 적지요.


첫 실습날이였던 29일,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대충 이른 아침을 먹고 청진기와 클립보드 등 실습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 4시 40분쯤 같은 기숙사에 사는 친구 두명과 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병원에 아침 6시 반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학교부터 병원까지 100km 조금 넘게 떨어져 있어서 새벽부터 일어나 일찍 출발해야 제 시간에 도착 할 수 있지요.


병원까지 가는 길엔 새벽임에도 불고하고 차가 꽤 많았고, 이 시간에 일어나서 밖에 나와 본 적 없는 친구들은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이야기 하며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깜깜한 하늘을 보며 병원에 들어갔지요.


(출처: 구글)

성인간호학 실습병원.

사진엔 보이지 않지만 건물 뒤쪽에 넓은 주차장과 응급실이 있어요.

앞에서 봤을 땐 그리 큰 병원인 것 같지 않았는데 직원 주차장이 있는 건물 뒤로 돌아가 보니 꽤 큰 병원이더라고요.


첫 실습 장소인 pulmonary unit (폐병동)에 아침 6시 반 부터 모여 간호사 선생님들과 브리핑을 하고 배정된 간호사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나이트 선생님께 밤 사이의 환자 상태와 환자 정보를 보고 받았습니다.


그날 제 담당간호사 선생님이였던 케일리 선생님은 출산 예정일을 2주 앞둔 만삭의 간호사 선생님이셨는데 각 방을 돌며 환자에게 "오늘 제가 당신의 간호사가 될 케일리예요!" 라고 인사하며 "오늘은 저와 함께 두명의 학생간호사가 당신을 케어 해 줄거예요."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선생님을 따라 저도 "안녕하세요! 저는 00대학교 학생간호사 스텔라예요." 라고 환자들에게 인사했지요.


제가 실습나가는 폐 병동을 비롯해 미국의 병원은 대부분 일인실인지라 한국 병원보다 훨씬 조용하고 아늑하더라고요.


환자마다 풍선과 화분 등으로 자신의 병실을 예쁘게 꾸며놓은 모습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케일리 선생님은 환자들에게 아침인사를 건네고 자기소개를 한 뒤 Med room (약을 준비하는 방)에서 환자들에게 줄 아침약을 준비했습니다.


"픽시"라는 기계에 지문으로 로그인을 하고 환자이름을 클릭하니 그 환자의 약 리스트가 스크린에 떴는데, 약 리스트를 클릭하니 픽시 서랍이 알아서 열리며 간호사는 그 약을 꺼내기만 하면 되더라고요.


그렇게 여섯명의 환자의 약을 준비하고 다시 각 병실을 돌며 환자에게 아침약을 주었습니다.


간호사마다 밀고다니는 컴퓨터가 한 대씩 있었는데, 환자의 팔찌에 있는 바코드를 스캔하고, 약을 스캔하고 나서 환자에게 약을 줬는데, 간호사가 실수로 환자의 리스트에 없는 약을 스캔하면 컴퓨터 화면에 경고창이 뜬다고 해요.


그날 제가 맏았던 환자는 곧 퇴원을 앞둔 폐렴 환자였습니다.


매 실습때마다 간호학생들은 각자 맏은 환자를 assess(건강사정?)하고 차팅을 해야하는데요, 그날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저 역시 떨리는 마음으로 환자의 방문을 노크하고 들어가 환자에게 인사했지요.


"안녕하세요 환자분, 저는 학생간호사 스텔라예요. 아침에 약 먹을때 잠깐 만났었죠? 곧 퇴원하신다고 들었는데 퇴원하시기 전에 몸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왔어요."


학교에서 배운대로 환자에게 자기소개를 한 뒤, 제가 무엇을 할 것인지 설명하고 청진기로 숨소리와 bowel sound (배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어요.


불과 저번 학기 건강사정 시간에 배운 간단한 head-to-toe assessment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사?)는 왜 이렇게 생각이 안나는지 긴장해서 벌벌 떨며 신체 여기저기의 맥박을 확인하고 아픈곳은 없는지 물어봤지요.


폐렴으로 병원에 6일이나 있어서 너무 답답하다는 환자는 아픈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하셨고, 제가 이것저것 계속 물어보자 일어날 때 조금 어지럽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저에게 퇴원 허락이 났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제 담당 간호사에게 그 환자가 곧 퇴원 할 예정이라는 말만 들었지 정확히 퇴원 허락이 났는지, 언제 퇴원할 예정인지는 듣지 못해서 환자에게 "저는 환자분의 퇴원에 대해서 들은것이 없으니 제 담당 간호사에게 물어봐 드릴게요." 라고 답하고 "검사에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며 방문을 닫고 나왔지요.


환자의 방문을 닫고 나니 긴장했던 마음이 풀리면서 다리가 얼마나 후들거리던지, 환자를 잘 돌봤다는 안도감과 함께 실수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후 두시쯤, 길었던 실습이 끝나고 다같이 모여 실습선생님과 브리핑을 했는데 학생 간호사로서 첫 발걸음을 뗀 것 같아 뿌듯했고 첫 실습을 잘 끝낸 우리 모두가 참 자랑스러웠는데, 한편으론 조금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말 당연하게 생각했던 입으로 밥을 먹고, 두발로 걷고, 코로 숨을 쉬는 것이 힘든 사람들이 왜이렇게 많은지....


입으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노인환자의 bolus feeding (배에 연결 된 튜브로 영양액 주입)을 보고, 산소 호흡기에 유지해 겨우 숨을 쉬고 있는 환자와 걷지 못해 침대에서 대소변을 해결해야 하는 환자를 보니 마음이 약한 저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슬픈 마음을 뒤로 하고 병원을 나오는데, 따뜻한 햇살에 저도 모르게 다시 태어났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소한 것들이 처음으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였습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미국 간호학생"의 꿈이 이루어진 것에 감사하고, 열심히 공부해 얻은 지식으로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두발로 걷고, 입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코로 자유롭게 숨 쉴 수 있고, 열심히 공부 할 수 있는 건강한 신체가 있음에, 그리고 서로를 항상 도와주고 힘이 되어주는 실습팀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참 감사했습니다.


한국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는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실습생들에게도 간호사들의 악습인 "태움"이 심하다는데, 만삭의 몸으로 오늘 하루 저에게 친절히 하나하나 설명해 준 제 간호사선생님과, 저를 잘 도와주고 챙겨준 다른 간호사 선생님들에게도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고요.


실습을 처음 나와 벌벌 떠는 모습이 보였을텐데, 저에게 잘 협조 해 준 제 환자에게도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가 아닌 내 환자들에게 좀 더 나은 간호케어를 제공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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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간호 본과에 입학한 첫 학기(3학년 1학기) 부터 실습에 나가는 줄 알았던 저는 3학년 2학기부터 실습을 나간다는 말에 조금 실망했었습니다.


학교 실습실에서 마네킹환자가 아닌 진짜 병원에서 진짜 환자들과 눈을 맞추며 대화하고, 주사를 놔 주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간호 스킬을 연습하는 학교 실습실이에요.



10개의 베드에 실습 마네킹이 누워있어요.


간호학생 2달차이던 10월, 수업중에 병리학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주 목요일 수업끝나고 학교 근처에 있는 공장으로 근로자들에게 독감예방주사를 놔 주러 갈껀데, 독감 주사 놔주러 가고싶은 사람있으면 나에게 이메일 보내주세요."


마네킹과 모형 팔에만 주사를 놔 봤지 이 전까지 진짜 사람한테 주사를 놔 준 적이 한 번도 없어서 갈야할지 말아야 할지 교수님의 말씀이 끝난 직후부터 며칠간을 고민했습니다.


가고는 싶었지만 진짜 사람에게 실수없이 주사를 잘 놓을 수 있을까? 내가 과연 바늘로 사람을 찌를 수는 있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었는데요, 병리학 수업 옆자리에 앉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친구는 처음으로 사람에게 주사를 놔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간다고 했고, 저도 며칠을 고민 한 끝에 가게 되었지요!


오전에 병리학 수업만 있는 목요일,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과 학교 근처 피자뷔페에서 피자를 맛있게 먹고 공장으로 향했습니다.


학교 실습실에서 마네킹과 연습할 때와 마찬가지로 단정하게 간호사 스크럽(간호사복)을 입고 명찰을 달고 갔지요.


공장에 막상 도착 해 보니 정말 많은 간호학생들이 왔더라고요.


4학년 학생들까지 많이 왔어서 교수님께서는 아쉽지만 한 학생당 주사 한번만 놓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제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저는 제 차례가 되서 학교에서 배운대로 환자에게 인사를 하며 다가갔습니다.


조금은 긴장되어 보이는 왜소한 흑인 아저씨가 의자에 앉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OO대학교 간호학생 스텔라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오늘 제가 당신께 독감주사를 놔 줄건데요, 주사를 놓기 전에 먼저 체온을 잴거예요. 열이 있으면 주사를 맞을 수 없거든요. 제가 체온을 잴 수 있도록 입을 벌려주시겠어요?"


"네, 당연하죠."


(구글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미국 병원에서 주로 쓰는 체온계.

혀 아래에 쇠 부분을 집어넣어 체온을 잽니다.


"당신의 체온은 화씨 98.3도로 정상이에요. 제가 주사를 준비하는 동안 이 설문지를 작성 해 주세요." 라고 말하며 환자에게 알러지 여부 등을 묻는 설문지를 건네고 주사를 준비하러 갔는데요, 주사기에 독감주사 약을 뽑고 알콜 솜을 챙기던 제 손은 환자보다 백배 더 긴장된 마음에 심하게 떨렸습니다.


간호학생은 간호사나 교수님의 확인없이는 약이나 주사를 줄 수 없기 때문에 용량이 맞는지 교수님께 확인을 받고, 환자에게 다가갔습니다.


교수님들께서 공장에 오기 전에 "비록 여러분은 진짜 사람에게 주사를 놔 본 적 없지만 환자들 앞에서는 절대 티 내면 안돼요. 만약 환자가 능숙한지 물어보면 주사 많이 놔 봤다고 대답하세요." 라고 말씀하셔서 긴장된 마음을 꾹 눌러야 했었지요.


"제가 이제 주사를 놔 줄 건데요, 알러지 없으시다고 하셨죠? 어느쪽 팔에 주사를 맞고 싶으신가요?"


"네, 알러지 없어요. 왼 팔에 놔 주세요."


학교에서 배운대로 알러지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처음으로 진짜 사람에게 독감주사를 놔 주었습니다.


"다 끝났어요. 협조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네, 고마워요."


주사를 놓고나서 환자가 작성한 설문지 아래의 간호사가 기록해야하는 부분에 IM (근육주사), Left deltoid (왼팔 삼각근), SN(Student Nurse-학생간호사) Stella Kim 이라고 차팅을 끝내니 비로소 긴장이 풀렸습니다.


하루 종일 환자보다 더 긴장했던 마음이 풀리고 웃으며 환자에게 인사를 건네며 방을 나왔습니다.



처음 주사를 놔보고 신나는 마음에 아직 끝나지 않은 친구들을 기다리며 친한 친구들과 찍은 사진이에요.


주사를 놔 주고 긴장이 풀리자 나에게 주사를 맞은 이 환자가 이번 겨울, 독감이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항상 마네킹에 주사를 놔 주다가 진짜 사람에게 주사를 놔 보니 기분이 이상했고, 제가 정말 간호학생이라는 것이 실감나서 가슴이 벅찼습니다.


사람의 살은 부드러워서 주사 바늘이 쉽게 들어 갈 줄 알았는데, 근육주사여서인지 생각보다 세게 찔러야 됐었고, 마네킹에 주사를 놓는 것 과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진짜 사람에게 처음으로 주사를 놓고 나니 제가 간호학생이라는 사실이 참 감사하고 뿌듯하게 느껴졌습니다.


나를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단정한 간호사 스크럽을 입고 명찰을 달고 환자를 만나니 저도모르게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았지요.


다음학기부터 시작 될 병원 실습이 한편으론 걱정되기도 하지만 마네킹 환자가 아닌 진짜 환자를 간호하고 돌볼 생각에 벌써부터 뿌듯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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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저는 병원에 입원 해 본 적도 없고, 제 가족 또한 병원과 인연이 깊지 않아서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 한 이후에도 간호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잘 모르고 간호학과에 지원했습니다.


간호 본과를 시작하기 전까지 저는 단순히 간호사는 환자에게 약을 주고 주사를 놔 주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었지요.


병원에 입원 해 본 적도 없고, 간호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왜 간호학과를 선택했는지 궁금하시죠?


꿈없던 만 15살의 저는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처음 오게 되었습니다.


교환학생 당시 병원에 갈 일이 딱 두 번 있었는데, 그 중 첫 번째는 미국 생활을 막 시작 하면서 학교에서 요구했던 건강검진 서류 때문이였고, 두 번째는 감기가 심하게 걸렸을 때 였지요.


미국 생활 초기, 건강검진을 하러 처음으로 동네의 작은 병원에 갔을 때, 저는 아파서 간 것이 아니었음에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몰랐고 영어를 못하는데 간호사 선생님과 잘 소통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무섭고 떨렸었지요.


간호사 선생님이 저를 진료실로 데리고 가셨고, 수술하거나 입원 한 적이 없는지 등의 간단한 Health history를 시작으로 시력, 청력, 검사를 포함한 간단한 건강검진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때 당시의 사진은 없고, 저희 학교 병원의 진료실 사진입니다.


의사선생님이 있는 진료실로 환자가 들어가는 한국과 다르게 미국 병원은 환자가 진료실에 앉아있으면 간호사 선생님이 먼저 들어오셔서 vital sign(맥박, 호흡수, 체온, 혈압 등)을 측정하시고 알러지 등의 여부를 물어보신 뒤 Nurse Practitioner (전문간호사)나 의사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진료를 봐 주십니다.


고등학생의 건강검진 임에도 불고하고 미국답게 설문지 중에는 성병과 피임에 대한 개인적인 질문들도 있었기 때문에 호스트맘은 진료실에 들어오지 않아서 호스트맘의 도움 없이 간호사 선생님과 스스로 대화해야 했었는데, 영어를 잘 못했던 저는 혹시나 저를 답답해 하지는 않을까, 간호사 선생님의 말을 못알아듣거나 간호사 선생님이 내 말을 못알아듣지는 않을까 걱정했었습니다.


걱정 했던 것과는 정 반대로 간호사 선생님은 제가 잘 이해 할 수 있도록 손짓 발짓을 모두 동원해 저와 소통하려고 노력하셨고, 학교 생활 중에 힘든 일은 없는지, 미국 생활에 적응하는데 힘든 점은 없는지 등을 물어보시며 제가 편하게 건강검진을 끝낼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간호학과 첫 학기를 끝낸 지금이야 이것이 환자와 좋은 관계를 만들고 환자의의 정확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한 "Therapeutic Communication (치료적 소통?)"임을, 간호학에서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환자의 문화에 대한 존중"임을 잘 알지만 그 때 당시에는 그저 목에 청진기를 걸고 깔끔한 간호사 스크럽 (간호사복)을 입은 간호사 선생님의 모습이, 저와 소통하려는 선생님의 노력이 마냥 멋있게만 보였지요. 


이때까지만 해도 사실 저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공부에만 찌들어 사느라 커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 할 기회조차 없이 점수에 맞춰 대학에 가려는 여느 고등학생과 마찬가지로 저 또한 제가 뭐가 되고 싶은지 잘 몰랐을 뿐더러, 간호사라는 직업에는 관심도 없었기 때문이지요.


미국 교환학생 생활이 익숙 해 지고 귀국을 두달 여 앞두고 있던 3월 말, 감기때문에 미국 병원에 다시 방문했을 때 제 인생은 달라졌습니다.


훨씬 늘은 영어 실력 덕분에 미국 병원에 처음 방문했을 때 보다 간호사 선생님과 더 잘 소통 할 수 있었고 간호사 선생님의 말을 훨씬 더 잘 이해 할 수 있었는데요, 선생님의 말씀 하나하나가 참 친절하고 따뜻해서 선생님과 대화하는 것 만으로도 감기가 다 낫는 느낌이였지요. 


Vital Sign (체온, 혈압, 맥박, 호흡)을 재 주셨던 그 간호사 선생님이 LPN (간조무사와 간호사 사이의 준 간호사) 이였는지, RN(3년제 또는 4년제 간호학과를 졸업한 간호사)이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간호사 선생님이 나가시고 진료를 위해 들어오셨던 NP 선생님 (Nurse practitioner-약 처방을 할 수 있는 전문간호사) 또한 매우 친절하셨습니다.


약을 처방받고 집에 와서 처방전에 써 있었던 다양한 의료인의 종류 (CNA-간호조무사, LPN-준간호사, RN-간호사, NP-전문간호사, MD-의사)에 대해 호스트맘께 정신없이 물어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나도 오늘 내가 만난 간호사 선생님들 같은 간호사가 되어야겠다" 결심을 한 이후로 지금까지 간호사가 되야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흔들린 적이 없습니다.


6월 초,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검정고시를 준비 해 그해 8월 검정고시를 보고, 토플과 SAT를 준비하고, 미국 대학교 유학을 준비 할 때도, 그리고 미국대학교 간호학과에 다니고 있는 지금까지도 "간호사" 라는 꿈은 언제나 저를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게 만듭니다.


간호 본과에 막 입학한 이번 학기 초, 저는 교수님을 붙잡고 한가지 질문을 여쭤봤습니다.


"교수님은 간호사를 하시면서 환자의 죽음을 많이 봐 오셨을텐데, 그때마다 슬픔을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많은 사람이 얘기하듯 익숙해지면 다 괜찮을 거라는 대답을 예상했던 저는 제 예상과 너무 달랐던 교수님의 대답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네가 실습을 나가고 간호사가 되서 병원에서 일하면 네가 돌보던 환자가 죽는 일도 있을 것이고 여러 슬픈 일 때문에 울게 될 일이 많을거야. 그 때마다 환자 보호자 옆에 앉아서 같이 울어주고 환자와 환자 보호자의 아픔과 슬픔을 가장 가까이에서 공감 해 주면 되. 그게 우리 간호사들이 할 일이야."


교수님의 말씀처럼 저는 환자와 환자 보호자의 슬픔과 아픔에 익숙하지 않은, 그래서 환자와 환자 보호자의 슬픔을 가장 잘 공감 해 주고 같이 울어 줄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단순히 약을 주고, 주사를 놔 주는 것이 간호사의 일 이라고 생각했던 저는 이번 학기를 보내며 간호사와 환자의 좋은 관계가 환자를 건강한 상태로 되돌려 놓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환자를 간호 할 때 책임감과 사명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항상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된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골 마을의 작은 병원에서 만난 간호사 선생님들이 저에게 보여주셨던 친절과 Therapeutic Communication (치료적 소통)이 저를 낫게 하고 저에게 꿈을 갖게 했던 것 처럼, 저도 환자의 가장 가까이에서 환자에게 힘을 주고 좋은 간호를 제공하는 간호사가 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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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길고 길었던 한 학기였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가끔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글을 올리지 못 하더라도 댓글이나 방명록에 답글은 꼭 달곤 했었는데, 여러분이 달아 주시는 댓글과 방명록을 읽어 볼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빠서 끝이 보이지 않았던 한 학기였지요.


어쨌든 미국 대학교 간호본과(Nursing program) 첫 학기 (3학년 1학기)가 무사히 잘 끝났습니다.


1학년, 2학년 간호예과를 마치고, 간호 학과 입학 시험을 보고, 간호 본과에 지원하던 때에 그렇게 바라고 바랬던 "간호학생"으로서의 첫 학기가 끝났다는게 믿기지 않습니다.


1학년부터 "간호학과"인 한국과 다르게 미국 대학교는 보통 1,2학년은 "간호예과"이고 2학년 중에 입학시험을 봐서 간호학과에 지원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 3학년 1학기 "간호본과"를 시작하게 됩니다.


예과때는 본과를 지원하기 위해 항상 높은 성적을 유지해야 했고, 다른 학교의 예과 학생들도 저희 학교의 간호 본과를 지원 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경쟁이 정말 치열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면, 본과에서의 첫 학기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희 학교의 똑똑한 학생들 뿐만 아니라 각 학교의 똑똑한 학생들이 모인 간호학과인데다가 각 과목별로 반올림 없이 무조건 75점 이상을 받아야 PASS이고, 첫 번째 낙제까진 괜찮지만 두번째 낙제부터는 간호학과에서 쫒겨나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였지요.


간호예과 때와는 달랐던 시험문제 유형과, 맞는 답을 모두 골라야 하는 문제들때문에 학기 초엔 특히 더 힘들었습니다.


일반적인 시험문제는 "틀린 것을 고르시오." 또는 "맞는 것을 고르시오." 이지만 간호학과의 시험문제는 "보기의 선택지 중 가장 맞는 것을 고르시오.", "가장 먼저 살펴야 할 환자를 고르시오." 또는 "맞는 것을 모두 고르시오." 입니다.


그렇다보니 얼마나 공부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간호학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한 clinical judgement (의학적 판단?)를 실제 상황에 얼마나 잘 적용 할 수 있는지와 본인의 센스이지요.


한 학기 내내 75라는 숫자에 목을 매며 시험에 치여살다보니 간호학과를 지원하던 때의 초심을, 학기 초 간호학생이 되어 간호사 유니폼을 처음 입었을 때의 설렘을 잠깐 잊고 지냈습니다.


지금까지 병원에 한 번도 입원 해 본 적 없고, 간호본과를 시작하기 전까지 간호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도 정확히 몰랐던 저는 이번 한 학기를 보내며 참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환자에게 약을 주고 주사를 놔 주는게 간호사의 업무인 줄 알았던 저는 간호사는 그리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는 것,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것 절실히 느끼게 되었지요.


다행히 80점대 초반 점수로 B를 받아 잘 끝냈지만 학기 중반까지 낙제 위기였던 Fundamentals of Nursing (기본간호학) 때문에 정말 파란만장했던 첫 학기였는데본과에서 좋은 교수님들을 많이 만났고 매일 붙어지내며 서로를 응원해주는 간호학과 친구들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한 학기였습니다. 


이제 학기가 끝났으니 다음학기 시작 전 한 달동안 잘 자고 잘 쉬며 다음 학기를 버텨낼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블로그에 찾아와주셔서 응원해주시는 분들, 항상 저를 위해 기도 해 주시는 엄마, 아빠와 호스트맘, 그리고 이번 학기도 끝까지 잘 마무리 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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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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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9~2013.6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Stella 입니다:) 지금은 미국 대학교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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