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교에서의 첫 날, 처음 교실에 들어갔던 순간을 지금도 어제 일 처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2012년 9월 6일 목요일 밤에 미국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자정이 넘어 잠이 들었는데,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겠다고 준비하던 저를 보신 호스트맘은 피곤하지도 않냐며 깜짝 놀라셨지요.
미국 학교 첫날, 방과후에 호스트맘을 기다리며 찍은 사진입니다!
2014/07/31 - 미국 학교 첫날, 호스트맘과 선생님들이 놀라신 이유 (미국 학교 첫날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포스팅입니다!)
교환학생 호스트 패밀리(홈스테이)배정이 늦어져서 1학기가 시작하고 며칠 늦게 미국에 도착했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학교에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답니다.
지금 생각 해 보면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황에서 어떻게 학교에 갔었나 싶지만, 그 때는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사람들에게 적응 하느라 정신없는 상황이여서 피곤 한 줄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금요일 아침에 호스트맘과 같이 학교에 가서 카운슬러 선생님과 함께 시간표를 짰습니다.
피곤해 보인다며 호스트맘께서는 시간표만 짜고 집에 돌아가서 쉬자고 말하셨지만 저는 호스트맘께 괜찮다고 말했고, 그러면 방과후에 데리러 오시겠다며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호스트맘이 집으로 돌아가시고 나서 카운슬러 선생님은 1교시가 시작해 조용한 학교 이곳 저곳을 데리고 다니시며 저에게 화장실, 도서관, 체육관 등의 위치와 제가 수업받는 교실들의 위치를 알려주셨습니다.
그렇게 1교시가 끝나고 2교시가 시작하자 카운슬러 선생님은 저를 미술 교실로 데려다 주셨습니다.
미술 교실에서 미국 학교 첫 날, 첫 수업을 받았습니다.
미술 선생님께서 외국인 교환학생이 왔다며 저를 친구들에게 소개시켜 주셨고, 미술 선생님의 부탁으로 에밀리(Emily)라는 미국 친구 한명이 저에게 연필, 지우개, 종이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미국 학교 첫 날, 첫 수업시간에 설렘 반 두려움 반인 마음으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친구들을 둘러보니 누구는 어려보이고 누구는 조금 나이가 들어 보여서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교시 합창 시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교환학생이 왔다며 합창단 선생님께서는 넓은 밴드부 교실로 학생들을 데리고 가셔서 동그랗게 서서 조그만한 공을 주고 받으며 인사도 하고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는 Ice breaking time (처음 만나서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시간)을 가졌는데, 미술시간과 마찬가지로 합창단 친구들 중에서도 누구는 어려보이고 누구는 성숙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곧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 학교에는 한 교실에 같은 학년의 친구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년의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을요!
한국 학교에서는 동아리 활동을 제외하고는 항상 같은 반, 같은 학년의 친구들과 수업을 받으니 처음에는 같은 교실에 있는 모든 미국 친구들은 저와 같은 학년일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거죠!
더구나 선후배 관계가 없는 미국 학교에서 학년과 나이에 관련없이 호칭 대신 친구의 이름을 부르다 보니 옆에 있는 친구가 몇 학년인지도 친하지 않으면 잘 모를 뿐더러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친구이기 때문에 친구가 몇 학년인지는 친하더라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같은 수업을 받는 친구들은 모두 같은 학년 일 것이라고 착각 했던 것은 미국 문화를 잘 모르는 저에겐 어쩌면 당연한 일 이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수업에 모든 학년이 골고루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미술이나 합창 수업에는 9학년부터 12학년의 학생들이 골고루 있었지만, 체육 (Team sport), 미시간 와일드 라이프, 생물, 수학(Honors Algebra 2) 수업에는 주로 10학년과 11학년이, 컴퓨터 수업에는 주로 9학년과 10학년이, 미국사, 영어(English9), 체육(basic PE) 수업에는 대부분 9학년의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 위주로 적은 것입니다!)
모든 학년이 섞여 있었던 합창단.
합창단의 크리스마스 공연 사진입니다!
가운데 서있는 학생들은 스탠디쉬 스털링 중학교의 학생들입니다.
저는 영어가 서툰 외국인 교환학생이였던지라 10학년이였음에도 불고하고 카운슬러 선생님께서 9학년의 영어 수업인 English9 수업을 듣게 하셨는데, English9 수업에 10학년인 터키 에서 온 교환학생과 12학년인 미국인 학생을 포함해 학년이 다른 친구들이 간혹 있어서 깜짝 놀랐답니다.
예체능 과목은 주로 모든 학년이 골고루 섞여 있는 편이지만 과학, 역사, 수학, 영어 등의 주요과목은 한 학년의 학생들로 편중되어 있는 편입니다.
보통 9학년 때는 미국사를, 10학년 때는 세계사를, 생물 수업은 10학년때, 수학수업인 Algebra1은 9학년, geometry는 10학년, Algebra2는 11학년, pre-calculus는 12학년 때 배우기 때문에 주요과목은 한 학년의 학생들로 편중되어 있는 것 이지요.
(이것은 저희 학교의 경우입니다. 수학 수업은 4가지 말고도 두 세가지가 더있는데, 주로 위에서 언급 한 대로 배웁니다.)
하지만 미국은 본인이 카운슬러 선생님과 상의 해 시간표를 짜는 것이기 때문에, 뛰어난 학생이라면 얼마든지 높은 학년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답니다.
실제로 10학년과 11학년의 학생이 많이 듣는 제가 속해 있던 Honors Algebra 2 수업에는 9학년의 학생도 있었지요!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미국의 고등학교와 한국의 고등학교는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많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다양한 학년의 학생이 같이 수업을 받는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 학교에서는 한 학년만 높아도 선배라고 부르거나 존댓말을 쓰는데, 학년에 상관없이 모두가 친구인 미국 학교에서는 높은 학년의 친구들이 있다고 해서 기가 죽는다거나 예의를 차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서 높은 학년의 친구들을 대할 때 편하고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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