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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에서의 일화

미국학교에서 아리랑을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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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어느날 2012-2013년의 마지막이자 한국에 돌아와야 하는 저에게는 평생 마지막이 될 Choir Concert 를 준비하기 시작 했을 때 일이에요.

 

Choir class 선생님께서 악보를 하나씩 나눠주시더니 갑자기 제 이름을 부르셨답니다.

 

선생님께서는 Choir class 학생들에게 주목하라고 말씀하시더니 이 악보는 Stella 가 제일 잘 읽을 꺼라고 Stella가 우리를 위해 읽어줄꺼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악보를 받고나서 펼쳐보지도 않고 친구들이랑 놀고있었는데 제 이름을 부르시니 무슨 일 인가 싶어 얼른 악보를 펼쳐보았답니다.

 

그 악보의 맨 앞장에는 Arirang 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었고 악보를 펼치니 한국어 발음을 영어로 적은 가사가 적혀있었답니다.

 

바로 우리나라의 민요 <아리랑> 악보였어요~

 

악보를 한장 넘겼을 때 아리랑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나와있었답니다.

선생님께서도 언제 준비해 오셨는지 아리랑에 대한 설명을 학생들에게 해주셨어요.

리랑은 2교시 choir class랑 제가 속한 3교시 choir class의 여학생들만 부르기로 했답니다.

이날 Choir class 가 끝나기 조금 전에 선생님께서 저를 부르셔서 "2교시 학생들이 저의 완벽한 한국어 발음을 들을 수 있도록 2교시 US History 선생님께 양해를 구해놓을 테니 잠깐 와서 친구들을 도와 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어요. 당연히 Sure! 이라고 대답했고, 5월 28일에 있을 마지막 콘서트를 위한 준비가 시작되었답니다.

 

며칠 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제가 2교시 US History 수업을 듣고있을때 2교시 Choir class에 속한 제 친구가 와서 저를 데리고 갔어요~ Choir class에 들어가니까 친구들이 저를 박수치면서 맞이 해 주었답니다:)

 꺅

미국친구들에게는 모국어 영어가 아닌 발음 교정이 필요한 외국어이다 보니 노래를 부르기 전에 정확한 한국어 발음을 먼저 가르쳐 주었답니다.

선생님께서는 많이 연습을 해 오셨는지 신기하게도 거의 정확한 발음을 하셨어요.

친구들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까지는 잘 따라하다가 "넘어간다" "발병난다" 발음하는것을 어려워 했었답니다.

친구들이 저에게 한국어 발음을 배우다가 제가 영어 배우는게 얼마나 어렵고 힘들었을지 알 것 같데요ㅎㅎ2교시가 끝나고 US History Class에 돌아가 US History 책을 사물함에 넣어놓고 다시 Choir Class 로 돌아와 3교시 수업을 했었는데요, 3교시 학생들이 2교시 Choir class의 학생보다 훨씬 많아 친구들을 집중시키기 어려웠답니다.그래도 3교시 친구들도 잘 따라해줘서 고마웠어요:)

역시 3교시 Choir class 도 "넘어간다" "발병난다" 발음이 잘 안됐어요.

한국인이 어려워 하는 영어발음이 있듯이 미국인도 발음하기 힘든 단어가 있나봐요...ㅎㅎㅎ

 

마지막 콘서트를 위해 아리랑을 연습하는 기간동안 점심시간, Basic P.E class 등의 시간에 만나는 Choir class 친구들이 저만보면 아리랑 배우는게 재미있다고 저에게 불러달라고 했었어요.

몇몇의 친구들은 벌써 가사를 거의 다 외워서 자기의 발음이 정확한지 들어보고 틀린발음은 고쳐달라는 친구도 있었답니다. 미국에 와서 아리랑을 부르게 될 지는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었는데 이 기간에는 하루에도 수십번 씩 아리랑을 불렀던 것 같아요.ㅎㅎㅎ

힘들기도 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가르쳐 주었답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5월 28일 Choir Concert 가 시작되었답니다.

콘서트의 중간쯤에 여학생들끼리 아리랑을 불렀어요~

아리랑을 부르기 전 관객분들께 제 소개를 해 주시고 아리랑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해주신다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이 때가 한국에 돌아가기 약 일주일 전 이라 아리랑을 부르는 짧은 시간동안 그동안 힘들었던 일, 즐거웠던 일, 감사했던 일, 고마운 사람 등등 많은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서 울컥 했었어요. 저를 위해 아리랑을 합창단 콘서트 곡으로 선택해 주신 선생님께도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고요.

 

 

 

<Choir Concert>

 

 

호스트맘께서 찍어주신 Choir Concert 아리랑 동영상 이에요~

 

피아노를 연주하시는 분이 존경하는 Choir 선생님이랍니다:)

 

음은 정확하지 않았지만 즐겁게 연습했기 때문에 만족 할 만 했던 Concert 였어요.

 아리랑을 연습할 때 한국어 노래를 부르는 게 처음이라 많이 어색하고 힘들었을 텐데도 잘 따라와주고 제가 알려줄 때 집중 해 준 미국 친구들에게 너무 고마웠답니다.

 

친구들이 아리랑은 정말 아름다운 노래라고 좋아 했었는데 한국의 노래를 같이 부르고 제가 한국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알려 줄 수 있었던 시간들 이여서 즐겁고 재미있었어요.

 

또 저에게 즐거운 추억을 남겨주시고 동양인은 저밖에 없는 학교에서 저를 위해 아리랑을 선택해주시고 제가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신 선생님께도 정말 너무 감사했답니다.

 

가 미국에서 아리랑을 듣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아리랑을 부를 수 있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아리랑을 들려주고 그들에게 한국을 알릴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경험 이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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