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초등학교 때 까지는 체육시간에 피구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면서 나름 즐거운 체육시간이였는데,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체육시간을 꺼리게 되었습니다.
중학생이 되고 처음 만난 체육선생님은 학생부장 선생님이셔서 엄격하고 무서웠고, 체육시간에 실기 시험을 치르게 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즐거워야 할 체육시간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시간이 되었지요!
중학교 체육 시간, 키가 작은 편이여서 농구 시험을 볼 때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허들과 뜀틀은 무서워서 넘지 못하니 제 실기시험 점수는 처참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부터 지금까지 틈틈히 피겨스케이팅을 오랫동안 배워서 피겨스케이팅과 체력장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학기 초에 유연성을 측청 할 때 말고는 저의 운동 실력을 뽐 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대부분의 종목에서 낮은 실기 점수를 받았던 저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분명 잘 하는 운동도 있고 체력적인 면에서는 남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고하고 탁구, 농구, 배구, 허들, 뜀틀, 배드민턴 등 여러가지 종목을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만 듣고 연습 해 시험을 봐야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화가 났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가 끝나고, 교환학생으로 미국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카운슬러 선생님과 시간표를 짤 때, 카운슬러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는 합창단(Choir)과 체육과목인 팀스포츠(Team sport) 과목을 추천 해 주셨습니다.
팀스포츠 클래스는 말 그대로 팀 경기를 하는 체육과목이여서 농구, 배구, Frisbee golf(원반 던지기), Floor hockey (바닥에서 하는 하키), 라크로스 등 다양한 종목의 팀 스포츠를 즐겼습니다.
미국에 오기 전, 미국 학생들은 운동을 정말 잘 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어서, 팀스포츠 클래스에 들어가 괜히 민폐만 끼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었는데, 운동을 못 해 도 괜찮다는 카운슬러 선생님의 말씀에 저는 팀스포츠 클래스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시험을 보기 위해 혼자 연습을 하거나, 친구들끼리 모여 연습을 하던 한국의 체육수업과 그렇지 않은 미국 학교의 체육수업은 사뭇 달랐습니다.
선생님께서 간단히 스포츠 종목에 대한 경기 규칙을 설명 해 주시면, 선생님께서 미리 팀을 배정 해 오신 대로 팀을 이뤄 바로 경기을 시작했지요!
체육선생님이라고 하면 보통 엄격하고 무서운 이미지가 대부분인데, 미국 학교에서 만난 두 명의 체육선생님은 모두 친절하고 다정했고, 제가 잘 이해 할 수 있을 때 까지 차근차근 설명 해 주셨습니다.
저는 처음에 미국 학교의 체육 점수가 어떻게 부여 되는지 몰랐었기 때문에 경기에서 이긴 팀만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줄 알고 미국 친구들에 비해 훨씬 부족한 운동 실력임에도 상대편을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한마디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죠!
하지만 경기 결과는 저의 뜻대로 되지 않았고, 첫 번째로 받은 3주마다 나오는 성적표에서 팀스포츠 점수를 본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경기에서 진 적도 많고 실수도 많이 했는데 성적표에 A가 쓰여져 있었거든요!
미국 학교에 입학하고 3주가 지난 그때서야 미국 학교의 체육은 학생의 능력을 보고 점수를 주는 것이 아닌, 학생의 노력을 보고 점수를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적으로 하더라도 미국 친구들과 선생님은 웃으며 "Good try!(좋은 시도였어!)"라고 말 해 주었고, 이기거나 남들보다 잘 해야 점수를 받는 것이 아니다보니 점수와 상관없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즐거운 체육시간이였습니다.
Team sport 시간에 라크로스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미국 학교의 체육시간에 실기 시험이 없다고 해서 시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수행평가 개념과 같은 과제물 시험도 있고, 기말고사도 있지요!
미국학교에서 1학기에는 팀스포츠를, 2학기에는 Basic Physical Education (기초체육- Basic PE)을 배웠는데, 위의 사진은 2학기 때 Basic PE과목의 과제물입니다.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1마일 달리기, 유연성 기르기, 왕복달리기의 정의와 그것들의 효과에 대해 적어가야 했었죠!
30점 만점에 29점을 받고, 선생님께 칭찬까지 받아서 매우 뿌듯했던 과제물이였습니다.
Basic PE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팀스포츠와 비슷하긴 했지만 조금 달랐습니다.
Basic PE 클래스에서 1마일 달리기, 유연성 측정,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를 학기 초와 학기 말에 했었는데, 이것 역시 단지 학생의 운동 능력을 측정 하는 것 일 뿐, 점수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진 않았습니다.
학기 초에 간단한 체력장이 끝나고 나서는 팀스포츠 클래스 처럼 소프트볼, 축구, 플로어 하키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를 즐겼습니다.
1학기와 2학기가 끝나고 봤던 Team sport와 Basic PE의 기말고사도 한국의 체육 기말고사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한국에서는 한학기 내내 체육 교과서를 펴 보지도 않다가 기말고사를 보기 위해 며칠 동안 잠깐 수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제가 다녔던 미국 학교는 체육 교과서가 아예 없었습니다.
체육 교과서를 가지고 책상에 앉아서 하는 수업이 아예 없으니 어떻게 기말고사를 공부해야 하나 걱정을 했었는데, 기말고사 시험지를 받고 나서 체육 교과서가 없는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한국의 체육 기말고사에는 체육 교과서에 소개 되어있는 다양한 스포츠에 대한 경기 규칙 등이 나오지만, 미국의 체육 기말고사에는 체육시간에 다루지 않은 운동경기에 대한 규칙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간혹 "이번 학기에 하지 않은 스포츠 종목은?" 과 같은 문제가 출제되어 재미있게 기말고사를 치룰 수 있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너무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고 그렇다보니 경기의 방법과 포지션의 역할 등이 헷갈려서 팀스포츠와 Basic PE의 기말고사에서 모두 B를 받았습니다.
체육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최선을 다 한 덕분에 두 과목 모두 계속 A를 유지 해 오고 있었는데 30%를 차지하는 기말고사에서 B를 받는 바람에 팀스포츠와 Basic PE 모두 A-로 마무리를 해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받았던 체육점수에 비하면 A-도 저에겐 대단한 점수 입니다^^
한국의 학생들은 체육이 내신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체육 점수에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긴 하지만, 미국의 학생들은 예체능 점수가 모두 합쳐 학점이 나갈 뿐더러 미국에서는 예체능을 중요하게 생각 하기 때문에 주요과목 만큼이나 예체능 과목 또한 열심히 하는 편 이랍니다.
미국 학교의 체육 수업에 대해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제 글은 제가 다녔던 미국 공립 고등학교의 체육 수업에 대한 글이며, 미국 학교마다 체육 수업은 조금식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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