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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처음으로 미국인 약혼자와 함께 한국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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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2일 일요일 밤 한국에 도착해 그동안 지냈던 에어비앤비 (Airbnb) 숙소를 나오는 날이었던 10월 28일 토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제 미국인 약혼자 알렉스와의 한국에서 보내는 소중한 시간이 천천히 지나가길 바랐는데, 벌써 한국여행의 절반이 지나 에어비앤비 숙소를 떠나는 날이 되었다니 너무 아쉬우면서도, 또 남은 일주일에는 어떤 즐거운 일들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되기도 했어요.

 

일주일동안 잘 지냈던 에어비앤비 숙소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한국에서의 즐거운 추억들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오전에 저희 엄마가 숙소에 오셔서 청소와 짐 옮기는 것을 도와주셨고, 다 같이 엄마차를 타고 본가에 가서 짐을 내려놓고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어요.

 

점심으로 제가 미국에 있는 내내 먹고 싶었던 등촌칼국수를 먹으러 갔었고, 알렉스도 맛있게 잘 먹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미국에서 등촌 칼국수가 너무 먹고 싶었어서 레시피를 찾아 한인마트에서 미나리까지 사다가 만들어 봤는데, 도저히 이 맛이 안 나더라고요.

 

친척들을 만나러 저녁에 전주로 출발할 때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알렉스에게 무슨 구경을 시켜줄까 하다가 파주에 있는 대형카페에 갔어요.

 

2022년 10월, 취업 영주권 수속을 기다리느라 4년 만에 한국에 왔을 때, 엄마가 저를 처음 대형카페에 데리고 갔었는데 그때 처음 와본 너무 신기했어서 알렉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파주의 유명한 대형카페에서

식물원처럼 꾸며진 카페의 규모와 다양한 메뉴들에 알렉스가 한참 동안이나 눈을 떼지 못했어요!

커피와 우유를 못 마시는 저는 이 날 도 어김없이 에이드를 마셨답니다.

 

편한 쇼파에 앉아 논밭뷰를 바라보며 잠시 쉴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한국에서는 운전면허 딸 때를 마지막으로 한 번도 운전해 본 적 없을뿐더러, 엄마차인 SUV도 한번 운전해 본 적이 없어서 한국에 온 이후로 뚜벅이가 되어 대중교통만 이용하느라 그동안 불편했는데, 엄마 덕분에 차가 있어야 갈 수 있는 교외의 대형 카페도 와보고 엄마한테 참 고마웠습니다.

 

대형카페에 갔다가 집에 잠시 들러 짐을 챙기고 전주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강남에서 일하고 계시던 아빠를 태우고 친가 친척 대부분이 살고 계시는 전주로 출발했는데요, 한국 여행 중 알렉스에게 K-휴게소 체험을 시켜주고 싶어서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저녁을 먹기로 했어요.

 

미국에서 휴게소라고 하면 "자판기가 딸린 음침한 공중화장실" 개념이라 편의점 딸린 주유소가 휴게소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데, 알렉스에게 넓고 쾌적한 화장실뿐만 아니라 푸트코트, 편의점, 지역 먹거리, 지역 특산품까지 파는 한국의 휴게소를 꼭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제가 먹은 김치찌개와 알렉스가 먹은 비빔밥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많지 않아 아쉬웠지만 그래도 저희가 시켰던 음식들은 다 맛있었어요.

 

그렇게 늦은 시간 미국에서 미리 예약해 놓았던 전주의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늦게 도착했는데도 바로 자기 아쉬워서 엄마 아빠랑 다시 만나 넷이 가볍게 한잔 하러 나갔는데, 대도시가 아니라 그런지 문을 연 식당이 거의 없더라고요.

 

늦게까지 영업 중이던 허름한 식당에 들어가 술을 못하는 저와 엄마는 물을 마시고 알렉스와 저희 아빠는 맥주 한잔씩 하며 탕수육을 먹었어요.

 

다음날 점심에 큰집 가족들과 만나 점심을 먹었습니다.

 

친척언니가 예약하신 퓨전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 날 처음으로 삭힌 홍어를 먹어본 알렉스는 아직도 홍어의 저 세상 맛과 향을 잊을 수 없대요!

 

다양한 퓨전 한국 음식들이 하나같이 다 맛있어서 저도 알렉스도 배부르게 잘 먹었어요.

 

점심을 먹고 나서 근처의 한옥카페에 가서 커피 한잔씩 했어요.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 카페가 한국의 미를 제대로 보여주더라고요.

 

큰집 가족들과 헤어지고 엄마, 아빠와 전주 한옥마을을 잠깐 구경했어요. 

 

 

전주 한옥마을 가는 길

 

저 혼자 작년에 한국에 왔을 때도 이곳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 곳에 알렉스와 같이 오니 신기하면서도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었어요.

 

저녁에는 큰아빠들 그리고 친가 친척들을 만나 식사를 하고 큰아빠 댁에서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큰집 가족들과 친척들

알렉스와 저를 환영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한국에서 결혼하는 날, 곧 다시 만나요.

 

한 식구들씩 큰아빠 댁으로 오실 때마다 과일, 붕어빵, 뻥튀기, 약과쿠키 등등 한국 간식들을 가득 사 오셔서 알렉스에게 이것저것 먹어보라고 하셨는데, 손님에게 이렇게까지 음식 대접을 하고 먹이는 문화가 없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알렉스는 이게 너무 신기하고 낯설었대요.

 

한국에서 대가족을 경험하며 한국의 정이 뭔지 제대로 배운 거죠!

 

큰아빠 댁에서 알렉스 부모님과 다 같이 영상통화도 하고, 분위기 메이커인 친척언니 덕분에 말 안 통하는 알렉스도 잘 놀았어요.

 

바쁜 한국 여행 일정을 소화하느라 피곤해서 저와 알렉스의 눈에 졸음이 가득했는데, 눈치 빠른 친척오빠가 이제 얼른 가서 쉬라며 저와 알렉스를 호텔에 데려다줬습니다.

 

제가 유학생활을 시작할 때쯤 오빠가 결혼도 하고 예쁜 두 딸을 얻었는데, 오빠의 싱글이던 시절이 익숙한 저는 오빠가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는 게 아직도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호텔로 가는 차 안에서 내내 이 이야기를 했는데, 오빠도 다른 친척형들을 보면 저와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를 환영해 주시고 맛있는 음식까지 대접해 주신 우리 가족들 덕분에 오랜만에 그리웠던 한국의 명절 기분도 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알렉스에게 제 한국 가족들을 소개해 줄 수 있어서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알렉스는 태어나서 그렇게 환영받아본 것은 처음이라고 미국에 돌아온 지 3개월이 넘은 지금도 저의 대가족이 그립다며 얼른 한국 결혼식날이 왔으면 좋겠대요.

 

저희 부모님은 이날 밤 다시 서울로 올라가셨고, 저와 알렉스는 중요한 일정 때문에 전주에 하룻밤 더 남았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 많이 해 주세요!

 

즐거운 설 명절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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