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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중고물품 쿨거래, 그 끝은 사기였다!

Adorable Stella 2022. 7. 2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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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4개월 이상의 공백기를 가지다 다시 제 블로그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없는 동안 이 블로그는 텅 빈 집이었는데도 꾸준히 방문 해 주신 분들 제 인스타그램에 까지 찾아오셔서 잘 지내는지 안부 물어봐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그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저는 제 취업 영주권을 스폰 해 줬던 A병원을 떠나 요즘 미국에서 핫한 간호직인 트래블 널스가 되었답니다.

트래블 널스는 병원에 고용된 간호사가 아닌 간호인력 에이전시 소속으로 이 병원 저 병원 간호사가 부족한 병원에 짧게는 4주 보통 13주 단위로 일하는 계약직 간호사 입니다.

인력이 부족한 병원으로 파견을 가는 간호사인데다가 하루나 이틀의 짧은 오리엔테이션 이후 바로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에 병원에 소속된 정규직 간호사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 이상의 훨씬 많은 급여를 받지요.

4월에 처음 시작한 트래블 널스의 13주 계약이 끝나고 같은 병동에 제계약을 했는데 첫 계약 후 2주간의 휴식기를 가진 뒤 복직한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답니다!

무급이긴 하지만 계약 사이에 쉬고싶은 만큼 쉴 수 있고 병원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병원으로 쉽게 옮길 수 있어서 트래블 널스 생활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일하는 날은 환자들을 돌보며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느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고, 쉬는 날은 피곤해서 앓아 눕다보니 블로그를 이렇게나 오래 비워두게 되었네요.

특별한 일 없이 집-병원 반복되는 일상이라 딱히 블로그에 쓸 이야기도 없어서 그것도 문제였고요.

무슨 이야기로 블로그에 복귀할까 고민하던중 며칠 전 드디어(?) 제 블로그에 쓸만한 일이 터졌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부터 취미로 피겨스케이팅을 했었는데 새 스케이트를 사서 더이상 타지 않는 옛 스케이트를 중고나라 개념의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와 당근마켓 개념의 페이스북의 동네 중고거래 페이지에 올렸습니다.

더 이상 타지 않는 스케이트를 얼른 팔아버리고 싶은 마음에 사진도 꼼꼼히 찍고 얼음 밖에서 걸어다닐 때 끼우는 날집까지 같이 준다고 정성껏 올렸는데 오래전에 사서 한참 탄 스케이트를 너무 비싸게 올린건 아닌가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에 중고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격 협상 가능", "네고 가능" 이라는 뜻의 "Price negotiable" 라고 한줄 붙였어요.

구매자가 지역 근처에 살아서 제가 있는 곳으로 스케이트를 픽업하러 올 경우 70불에 팔 의향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너무 비싸게 올렸나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올린지 몇 시간 안돼서 페이스북 메세지로 스케이트에 대한 문의가 왔습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의 마음이 다르다고 이 메세지를 받고 나니 "아, 너무 싸게 올렸나?" 싶은 마음이 드는거 있죠?

"안녕하세요, 스케이트에 대해서 메세지 드려요."

"안녕하세요:) 스케이트에 대해서 질문 있으신가요?"

"계신곳이 어디인가요?"

"조지아주 OO 시요."

"좋아요. 저는 못가고 제 약혼자가 가서 픽업 할 수 있어요. Zelle 앱 (돈을 송금하는 앱) 있으신가요? 제가 돈을 보낼 수 있게요. ---중략---- 그리고 주소도 알려주세요."

미국에서 중고거래라 함은 가격부터 반으로 후려치고 봤다가 판매자가 올린 금액의 70%쯤으로 협상하는게 교과서인데, 뭐죠 이 상황?

이게 바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최소한의 연락만으로 물건을 쿨하게 거래한다는 쿨거래 아닌가요?

가격 협상 가능하다고 올렸는데도 가격에 대한 협상은 커녕 제품에 대해 질문 하나 없이 100불을 입금한다고 하길래 이 세상에 이런 쿨거래가 또 있을까 싶어 야밤에 한번도 써 본적 없는 Zelle 앱까지 냉큼 깔았잖아요.

이런 쿨거래는 들어 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어서 오히려 당황한 제가 구매자에게 "약혼자가 에디아 스케이트 신어본적 있나요? 이 회사 스케이트가 좀 작게 나와서 평소 사이즈 250을 신으면 이 스케이트가 작을 수 도 있어요." 라고 이야기까지 해 줬어요.

그랬더니 다~ 괜찮다며 돈을 보내주겠다고 하더니 정말 얼마 지나지 않아 구매자가 저에게 100불을 입금했다는 이메일이 오더라고요.

그런데 제 계정에 제한이 있고 비지니스 계정이 아니라 입금완료가 아닌 보류중이라고 써있었어요.

이 제한을 풀려면 돈을 보낸사람에게 연락해서 추가로 300불을 Zelle 앱을 통해 받아 비지니스 계정으로 바꿔야된대요.

아니나 다를까 돈을 보낸 이 사람도 저 이메일의 내용과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저에게 300불을 더 보내줄테니까 제 계정을 비지니스 계정으로 바꿔 입금이 완료되게 한 뒤 다시 300불을 보내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당신이 정말 그 돈을 보내준다면 당연히 돌려주겠지만 우리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데 300불은 너무 큰 돈" 이라고 메세지를 보냈고, 그 메세지를 보내자마자 300불을 입금했다는 이메일이 왔어요.

남의 돈 300불을 받고나니 얼른 돌려줘야 된다는 책임감이 막중해진 저, 구매자에게 돈을 보내려면 구매자의 이메일이 필요하다고 해서 이메일까지 받아놓고 돈을 보내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구매자가 돈을 보냈다고 이메일까지 왔는데 정작 제 Zelle 앱에는 들어온 돈이 없었어요.

제가 쓰는 송금앱인 페이팔이나 벤모는 돈이 들어오자마자 계정에 누가 얼마를 입금했고 계정에 남은 돈이 얼마인지 바로 나오거든요.

구매자에게 돈이 입금되었다고 이메일은 받았는데 정작 제 계정엔 돈이 안들어왔다고 하니 원래 Zelle는 시간이 걸린다고 했고 Zelle를 써 본적 없는 저는 그런가보다 했죠.

한두푼도 아닌 300불이 제 계정에 들어왔는지 확인되기도 전에 다시 그 돈을 구매자에게 돌려줘야 하는게 맞나 고민하던 와중, 구매자는 저에게 돈 돌려주기로 하지 않았냐며 추가로 보낸 300불 돌려달라고 난리가 난거예요.

이 세상에 태어나서 지은 죄라고는 신호위반 한번과 과속 한번으로 교통티켓 받은게 다인데 중고거래로 100불 벌어보려다 전과자 되는거 아닌가 순간 무서워지더라고요.

다음날 일 나가야 되는 제 남자친구 알렉스는 이 날 일찍 잠들었었는데, 미국에서 나고자란 미국인이고 법을 잘 아는 변호사인 알렉스를 깨워 어떻게 해야 되는지 쇠고랑 차고 경찰차 타보기 전에 얼른 물어봐야하나 정말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돈 다시 돌려달라는 메세지에 제 페이스북 메신저는 불이 났고 어떻게든 제 선에서 해결 해 보려고 구글에 Zelle 비지니스 계정에 대해 검색 해 봤는데....

원본 기사: https://www.wsoctv.com/news/local/watch-out-new-scam-involving-facebook-marketplace-zelle/MEIYPO46BVH4FNVWMS2HVUNXKE/

"페이스북 마켓과 Zelle에 연관된 신종사기 조심하세요!"


검색을 하자마자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신종 사기라는 기사가 뜨더라고요.

기사를 읽어보니 딱 제 이야기인거 있죠?

그래서 제가 구매자에게 "돈 지금 보내줄테니까 기다리면서 이 기사 잠시만 읽고 있어. 니가 좋아할만한 기사를 준비해봤어:)" 라고 링크와 함께 메세지를 보냈더니 저 바로 차단 당했잖아요.

얼른 돈을 돌려줘야 된다는 압박감에 30분 넘게 패닉상태였는데 사기인것을 알고나니 그제서야 제품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부터 보내주던 구매자가 처음부터 수상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돈이 입금되었다는 이메일을 다시 들어가보니 보낸 이메일도 Zelle가 아닌 gmail.com 으로 끝나는 Gmail 이메일주소였고요.

게다가 Zelle 앱엔 비지니스 계정도 없을 뿐더러 얼마만큼 이상의 돈을 송금해야 계정이 업그레이드 되서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없대요.

그 다음날 알렉스에게 밤동안 이런일이 있었다고 이야기를 하며 제가 받은 메세지와 이메일들을 보여주니 "딱 봐도 사기" 라며 패닉상태에 빠져있지 말고 자기 깨우지그랬나고 저를 위로 해 줬어요.

미국에서 중고거래로 물건을 사 본 적만 있지 팔아본 적은 처음이었는데 미국에서의 제 첫 중고물품 쿨거래의 끝은 사기였습니다.

결국 제 스케이트는 아직도 팔지 못하고 여름이라서 그런지 문의 연락 하나 없이 페이스북 마켓 플레이스에 여전히 올려져 있답니다!

미국에서 8년을 살아서 살만큼 살았다고 생각했고 20대 중반이니 제 자신이 이제는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가 봐도 사기인 것에 당할 뻔 했으니 이 험한 세상 살아가려면 정신 더 똑바로 차려야겠다는 것을 이번 경험을 통해 배웠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미국에 사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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