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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에서의 일화

한국식당에 처음 갔다온 미국친구가 속상해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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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국 대학교에 입학 한 첫 학기때 Composition1(작문) 수업에서 파트너를 하며 친해졌다가 그 다음학기 우연히 요가수업에서 다시 만나 2년동안 제 룸메이트가 되었었던 맥캔지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맥캔지는 경영학과였고 저는 간호학과였어서 요가수업을 끝으로 전공이 달라 맥캔지와 같은 수업을 들을 일이 없었지만 제가 3학년을 앞두고 기숙사 룸메이트를 구하던 중 맥캔지가 제 룸메이트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맥캔지에게 문자를 보냈었어요.


인기가 많은 4인실 아파트형 기숙사를 신청하려면 무조건 4명이 있어야 신청 할 수 있어 룸메이트를 구하느라 마음이 급했는데, 맥캔지도 마침 룸메이트를 구하는 중이였다고 해서 그렇게 3, 4학년동안 제 룸메이트가 되었지요.


지금도 맥캔지를 만날 때마다 같이 살던 때가 그립다고 얘기할만큼 제가 3학년일때는 4인실 아파트형 기숙사에서, 4학년때는 2인실 아파트형 기숙사에서 같이 생활하며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었어요.


같이 헬러윈 파티를 갔었던 일부터 저녁을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었던 일, 학교 축제에 가서 신나게 워터슬라이드를 타며 놀았던 일, 한국 남자 유학생들이 금발머리에 인형같은 외모를 가진 맥캔지를 보러 오겠다며 제 기숙사에 왔던 일 등등 2년동안 같이 나눈 추억이 정말 많답니다.


제가 학교를 졸업한지 1년 반이 된 지금은 바쁜 와중에도 가끔 만나 밥도 같이 먹고 힘든 고민들도 나누는 자매같은 사이가 되었지요. 


저는 유학생이여서 주말에 갈 집도 없었고, 간호학과여서 주말마다 실습을 가거나 실습이 없는 날에는 학교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며 주말을 보냈었답니다.


맥캔지는 3주에 한번씩 3시간정도 떨어진 본가에 가서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오후쯤 다시 학교로 돌아왔었고요.


저와 룸메이트가 되고 언젠가부터 맥캔지는 방탄소년단 팬이 되면서 한국 드라마도 보고 한국 예능도 보면서 한국문화를 배워가고 있었답니다.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음식들을 보며 항상 먹고싶다고 하더니, 어느날 본가에 가기 전 저에게 이번 주말에 처음으로 한국 마트랑 식당에 갈거라며 신이나서 얘기를 했었지요.


주말이 지나고 본가에 갔다가 기숙사에 돌아와서는 저에게 한국 마트에서 사온 음식들도 보여주고 한국음식을 처음 먹어봤는데 음식들이 너무 맛있었다며 엄청 행복해했어요.



그 때 맥캔지가 갔다온 미국 한인타운의 한국식당.

저도 좋아하는 식당인데다가 엄격한 채식주의자 비건(vegan)인 맥캔지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아서 만날 때 항상 이곳에서 만나요!



코로나 전에는 위 사진처럼 나눠먹을 수 있도록 식탁 가운데에 반찬을 놓아줬지만, 코로나 월드에 살고 있는 지금은 접시반찬들을 트레이에 담아 식탁에 앉아있는 사람 수만큼 트레이를 갖다준답니다.


그러더니 반찬들이 다 맛있었는데 양이 너무 적어서 아쉬웠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제가 "반찬 더 달라고 하지 왜 더 달라고 안했어?" 라고 물어봤더니 맥캔지가 "메인메뉴 또 시켜야 반찬 새로 주는거 아니야? 반찬 더 먹겠다고 메인메뉴 또 시키긴 너무 배불렀어." 라고 대답했지요.


제가 "아니야! 한국에 있는 식당에서는 반찬 무료로 무제한 리필해주는데, 미국에 있는 한국식당들도 마찬가지로 반찬 무료로 무한제공이야!" 라고 말해주니 식당에서 웨이터가 반찬이 더 필요하냐고 물어보지도 않았고, 식당 어느곳에도 무료로 리필이 된다고 써있지 않았다며 속상해하더라고요.


미국 식당에서는 물컵이 반쯤만 비워져 있으면 요구하지 않아도 웨이터나 웨이트리스가 와서 물컵에 물을 따라주고 탄산음료를 시키면 탄산음료도 무한제공이기 때문에 더 필요하냐고 물어보기도 하지만 대부분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계속 리필해 주거든요.


게다가 미국식당은 음료만 무한 리필일 뿐 뷔페나 "All  you can eat (음식이 무한제공되는)" 식당이 아니라면 음식을 무료로 리필해주는 곳은 없어요.


이런 문화에서 나고 자란 맥캔지는 그렇게 맛있는 반찬을 무료로 리필해준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던거지요.


반찬을 무료로 리필을 해준다면 미국 식당에서 탄산음료를 말하지 않아도 계속 가져다주듯 반찬도 더 필요하냐고 물어보거나 계속 가져다줬어야 되는데 그렇지도 않았으니까요.


식당 직원들 누구도 자기에게 반찬이 무료로 리필된다고 말을 안해줬다며 속상해 하던 맥캔지에게 제가 "한국 식당에서 반찬이 무료로 리필되는건 상식이라 원래 '그릇이 비워져있어도 필요하면 손님이 더 달라고 말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웨이터나 웨이트리스가 반찬이 더 필요한지 안물어봐. 다음에 한국식당 다시 가면 실컷 리필해서 많이 먹고 와!" 라고 말하며 맥캔지를 달랬어요.


이 일이 있고 나서 몇년이 지난 지금은 한인타운에서 만나 같이 밥을 먹을 때면 저랑 맥캔지 둘다 맛있는 반찬을 실컷 리필해서 먹는답니다.


아무리 한국식당이라지만 팁 문화가 있는 미국이니 반찬을 리필하면 팁도 조금 더 주고요!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방탄 소년단 같이 잘 생긴 한국남자랑 연애하고 싶다고 했는데, 맥캔지의 꿈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식당 문화와 미국의 식당 문화의 차이점 때문에 생긴 맥캔지의 첫 한국식당 방문 일화, 재미있게 보셨나요?


이 글을 쓰다보니 지금 새벽 두시가 다 되어가는데 갑자기 배가 고파지네요.


더 배가 고파지기 전에 글은 여기서 마무리 하고 얼른 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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