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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재미있는 미국문화

절대평가인 미국 고등학교의 장점과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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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치열한 한국의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자격으로 미국 학교를 다니게 되니 미국 고등학교는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물론 영어가 잘 안되고 동양인은 저 하나뿐인 학교에 적응하던 초기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미국 생활에 적응하고, 많은 미국 친구들을 사귀고, 영어가 들리기 시작하고나서 부터는 학교 생활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미국 교환학생을 가기 전 저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대로 미국 고등학교는 자유롭고 공부를 많이 하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고등학교의 상대평가 제도에 반해 미국 고등학교는 절대평가 제도니까요!

 

제가 생각했던 것 처럼 미국 고등학교는 한국 고등학교에 비해 자유로운 것은 맞았지만, 자유에는 그만큼 책임이 따른 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미국 고등학교도 한국 고등학교 만큼 배우는 것도 많고 한국 학교에 비해 숙제가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대평가로 성적이 나오는 경쟁이 치열한 한국 고등학교를 다니다 절대평가인 미국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니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는 훨씬 줄었지만, 크고 작은 시험과 과제들 그리고 영어로 수업을 따라가야한다는 부담감은 여전했습니다.

 

현지의 미국 고등학생이여서 언어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학교생활이 쉬운것은 절대 아닙니다.

 

한국 학교는 수행평가와 중간고사, 기말고사 그리고 약간의 태도점수가 성적에 들어가지만 미국 학교는 거의 매일 있는 숙제(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시간표가 똑같습니다.)와 거의 매주 보는 퀴즈, 시험 등을 포함해 과제물 그리고 에세이까지 점수에 다 들어갑니다.

 

많은 양의 숙제, 과제, 에세이, 시험공부 등을 하다보면 미국 고등학생들도 수업을 따라가고 성적을 유지하느라 정신이 없지요.

 

 

 

크고 작은 시험과 3주에 한번씩 받는 성적표.

 

하지만 절대평가이다보니 경쟁 상대는 오직 나 자신이고, 모든 것은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 Student Handbook에 나와있는 성적 안내입니다.

 

미국 고등학교에서는 GPA (Grade Point Average)라고 해서 대학교의 학점처럼 4.0을 만점으로 성적이 나오는데 D- 이하는 낙제라 여름방학동안 계절학기 식의 보충수업을 받아야 하고 졸업학점을 다 채우지 못했으면 졸업이 미뤄지게 됩니다.

 

몇점부터 몇점까지가 A이고 B이고 C였는지는 Handbook에 나와있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생각이 안나지만, 100점부터 90점대 중반이 A, 90점대 중반부터 90점이 A-, 89점부터 80점대 중후반이 B+ 등등 이런 식으로 성적이 매겨졌습니다.

 

다른 사람의 성적과 관계없이 일정한 점수에 따라 성적을 받다 보니 미국 친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가 있으면 내 일처럼 잘 도와주고 남을 이기려고 하기 보다는 포기 하는 친구 없이 같이 목표에 달성하고싶어했습니다.   

 

상대방을 눌러야 내가 이기는 치열한 상대평가 제도에 익숙했던 저는 미국 친구들이 서로 도와가며 공부하고 배우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남을 이기려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와주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공부 할 수 있는 미국 친구들이 정말 부럽기도 했고요!

 

처음에는 상대평가에만 익숙하고 절대평가에는 낯설어서 꼭 90점대 중반이 아닌 100점으로 A를 받겠다는 저를 보신 호스트맘께서는 어차피 같은 A이니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내 저도 "어차피 100점을 받건 90점대 중반을 받건 성적표에는 같은 A일텐데 적당히 하자." 라는 마음이 생겼고, 항상 100점이나 한 문제 틀려서 90점대 후반을 받던 제 수학 시험점수도 이내 90점대 초중반으로 떨어졌습니다. 

 

한 마디로 상대방을 눌러야 내가 이기는 상대평가인 한국 학교에서는 남을 이기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지만, 미국에서는 90점대 중반 이상만 받으면 A이니 공부도 적당히 하게 된 거죠.

 

그런데다가 절대평가가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가지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미국 대학교로 예를 들자면, A-, B+, B- 없이 무조건 A, B, C, D로만 성적이 매겨집니다.

 

학점 4점을 만점으로 A는 4점, B는 3점, C는 2점, D는 1점 그리고 그 아래는 F인데 90-100 이 A, 80-89 가 B, 70-79 가 C, 그리고 60-69 가 D입니다.

 

그래서 100점을 받건, 90점을 받건 같은 A이고 89점이면 아깝게 B를 받게 되는거죠.

 

90점이면 A이고 그보다 1점 낮은 89점이면 B인 것도 억울한데, 나보다 9점 낮은 80점이랑도 같은 B라는 것이 저에게는 정말 억울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등수로 등급이 매겨지니 1점, 0.5점이 중요한데 9점 차이나는 친구랑 같은 점수를 받는다는건 정말 용납 할 수 없었지요.

 

(선생님, 교수님에 따라 다르지만 89점으로 B를 받는 억울한 학생을 구원하기 위해 Extra credit(보너스 점수)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절대평가의 단점은 또 있습니다.

 

상대평가는 점수에 상관없이 무조건 등수로 등급이 나오니 반에 있는 모든 학생이 시험을 망쳤어도 1등급은 있기 마련이죠.

 

하지만 미국에서는 시험을 어렵게 내서 모든 학생이 시험을 망치면 반에 A가 한명도 없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은 그 선생님을 어떻게 평가 할까요?

 

시험 문제를 어렵게 낸 그 선생님은 능력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되고, 신뢰받지 못하는 선생님이 됩니다.

 

대학교처럼 수업을 선택 해 듣는 미국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피하고 싶어하는 선생님이 되는 거죠.  (미국 고등학교는 같은 과목이라고 하더라도 선생님에 따라 수업 내용과 시험 문제가 다르고 난이도도 다릅니다.)

 

고등학교 선생님이셨던 제 호스트맘 말씀으로는 미국 학교 선생님들은 학교,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로부터 좋게 평가받고, 인정받고 싶어서 시험을 쉽게 내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학생들의 실력이 부족 할 경우 더 열심히 가르쳐서 학생들의 실력을 올리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아예 시험의 수준을 낮춰서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거지요.

 

절대평가제도는 등수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니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도와주고 같이 성장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쟁이 상대평가에 비해 덜 하다보니 공부를 덜 하게 되고 약간은 불공평 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상대평가, 절대평가 중에 어떤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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