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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에서의 일화

뿌듯하지만은 않은 미국인들의 동양인에 대한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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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간호학생으로서 병원으로 실습을 나가다보면 동양인이라는 것이 참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병원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주위를 둘러보면 흰 가운과 스크럽을 입고 점심을 먹는 동양인 의료진들이 참 많은데요, 처음으로 병원 실습을 갔을 때 동양인들이 많은 것이 너무 신기해서 이리저리 둘러보느라 정신없는 점심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그들이 어느 나라에 뿌리를 둔 동양인인지는 모르지만, 그저 저와 같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미국에서 의사, 약사, 또는 간호사로 멋지게 일하고 있다는 것이 간호학생인 제 눈에는 마냥 멋있고 자랑스러운 거죠.


제가 지금까지 실습을 나갔던 병원들은 동양인들이 많이 살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많은 동양인들을 봤을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미국에서 약 5%의 비율을 차지하는 동양인은 애틀란타,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한인타운, 차이나 타운이 있는 큰 도시에서는 정말 흔히 볼 수 있지만 제가 실습을 나가는 중소도시에선 한 두명 볼까말까 한 수준입니다.


그러니 제가 처음 실습을 갔을 때 얼마나 신기 했을지 상상이 가시지요?



실습을 시작 하기 전 실습 담당 선생님을 기다리며 친구 A와 유리문에 비친 모습을 찍은 사진이에요!


산부인과 실습을 처음 갔던 날, 저랑 반에서 가장 친한 백인 친구 A와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간호사 선생님들이 출산이 임박한 산모의 아기 낳을 준비를 끝내고 의사선생님을 기다리는데, 너무 예쁜 모델같은 여자분이 들어와 아기를 받아주더라고요.


아기가 태어나는 것을 보느라 늦은 점심을 먹으며 친구와 저는 그 의사선생님 너무 예쁘지 않았냐며, 모델 하면 돈 더 잘 벌었을텐데 왜 의사가 되었는지 궁금하다고 웃으며 얘기를 했었지요.


(나중에 알고보니 의사인줄 알았던 그 모델같은 여자분은 의사가 아니라 미국의 산부인과 전문간호사인 널스 미드와이프였어요.)


얘기를 하면서 A가 했던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아기를 받아주러 늙은 인도계 의사선생님 들어 올 줄 알았는데, 젊고 예쁜 의사선생님이 들어와서 깜짝놀랬잖아!"


실제로 미국에 인도계 의사가 많아서 친구의 말을 듣고 그때 당시엔 웃었지만, 그 상황이 지나고 지나고 보니 웃기만 할 일은 아니더라고요.


돌이켜 생각 해 보니 친구의 말은 인종적 고정관념과 편견이 가득 들어있는 말 이였잖아요.


제가 실습을 나갔던 산부인과 병동에도 동양인 산부인과 의사와 동양인 레지던트가 있었습니다.


병원을 돌아다니다보면 동양인 의사나 레지던트가 정말 많고 동양인 약사와 간호사도 마찬가지로 많아서 같이 실습을 하는 미국 친구들도 종종 동양인이 많다며 신기해하곤 하는데요, 그러면서 꼭 덧붙이는 말이 "동양인들은 정말 똑똑하구나. 다 의사, 약사, 간호사네!" 입니다.


같이 산부인과 실습을 했던 A의 말에도 그 친구가 평소 생각하고 있었던 "동양인은 똑똑해서 많은 의사가 동양인이다." 라는 의마가 담겨 있었던 거지요.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 때 부터 간호예과(미국 대학교 1,2학년)를 끝내고 간호본과(미국 대학교 3,4학년)에 입학해 졸업을 10개월 앞둔 지금까지 미국 친구들로부터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모든 시험들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항상 열심히 공부하지만 항상 자신있는 것은 아니죠.


같이 공부하다가 내일 있을 시험이 걱정된다고 말하면 미국 친구들 중에는 "너 동양인인데 뭐가 걱정이야. 시험 잘 보겠지!" 라며 저를 위로해주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그냥 웃어넘겼지만, 이제는 아니죠.


"내가 시험 잘 본건 내가 동양인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열심히 공부 했기 때문이야!"


제가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공부하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간호학과에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매주 있는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제가 매일 얼마나 공부하는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친구들에게 말하지 않으니 미국친구들 눈에는 본인들의 언어로도 하기 힘든 간호학과 공부를 외국인인 제가 척척 해내니 "쟤는 그냥 동양인이라 똑똑한가보구나." 라고 생각하는거지요.


동양인들은 당연히 똑똑할 거라는 미국인들의 편견때문에 매 시험때마다 잘 봐야한다는 부담감도 들고요.


미국에서 동양인은 소수임에도 불고하고 인종비율 대비 성공한 사람들이 많아서 같은 동양인으로서 자랑스럽고 뿌듯하지만 그들의 피나는 노력을 알아주는 대신 "저 사람은 동양인이잖아. 동양인이니까 당연히 똑똑하겠지." 라고 치부해버리는 미국인들의 편견때문에 마냥 뿌듯하지많은 않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모든 사람이 성공 할 순 없지만, 성공한 사람 중 피나는 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테니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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