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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초월하는 미국 약값, 도대체 얼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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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아프면 아픈 몸을 걱정하며 즉시 동네에 있는 병원에 가지만, 미국에서 아프기 시작하면 아픈것보다 돈 걱정이 먼저입니다.

 

제가 미국 간호사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돈 걱정 없이 병원에 가는 줄 알지만, 미국 간호사라고 특별히 직원 할인을 받는 것도 아니라 병원에 한 번 갈때 마다 돈 걱정을 하는 건 마찬가지거든요.

 

예전에 미국 병원비와 약값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상상을 초월하는 미국의 약값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해요!

 

2020/08/19 - 이석증 때문에 갔던 미국병원, 병원비와 약값은 얼마 나왔을까?

 

이석증 때문에 갔던 미국병원, 병원비와 약값은 얼마 나왔을까?

때는 미국 조지아주의 여름더위가 한참 시작하던 6월의 초 였습니다. 금, 토, 일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풀타임으로 일하던 저는 여느때와 같이 금요일 아침 6시 20분쯤 병원 주차장에 도착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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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크리스마스에 펜실베니아주와 미시간주로 떠나기 전, 미국에서 예약 없이 갑자기 아플 때 가는 Urgent care에 들렀습니다.

 

미국인들은 보통 Family Doctor (가정의학과 의사선생님)라고 부르는 주치의가 있어서 건강검진이 필요하거나 아파도 며칠 참을 수 있으면 Urgent care에 가는 대신 주치의에게 가지만, 저는 자주 아프지도 않고 Family Doctor의 필요성을 못느껴서 그냥 아플 때 마다 동네에 있는 Urgent care에 가거든요.

 

이번에 Urgent care에 갔던 이유는 아파서 갔던 것이 아니랍니다.

 

펜실베니아주와 미시간주로 떠나기 전 필요한 연고들이 있었어요.

 

저는 미국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하자마자 스트레스 때문인지 입술에 아토피같은 피부염이 생겼는데요, 티는 안나도 약을 오래 안바르면 자꾸 재발해서 대학시절엔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을 맞아 한국에 갈 때마다 서울대학교 병원을 다녔었어요.

 

학생때야 방학이 있으니 한국에 일년에서 일년반에 한번씩은 갔지만 미국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한국에 못 간지도 2년이 넘어서 새 연고가 필요했었거든요.

 

게다가 저는 물이 바뀌면 얼굴에 트러블이 나는 피부를 가지고 있어서 펜실베니아주와 미시간주에 가서 쓸 여드름 연고도 필요했고요.

 

Urgent care에 갈 때 한국에서 받아온 연고들의 이름과, 성분명을 적어서 간 덕분에 한국에서 받아온 연고들과 똑같은 약으로 처방 받을 수 있었답니다.

 

한국에서 서울대병원을 다니며 썼던 프로토픽 (Brand name-Protopic, Generic name-Tacrolimus)과 똑같은 연고를 받아왔어요!

 

한국에서 복용하던 약이 있다면 Brand name(브랜드 이름) 뿐만 아니라 Generic name(성분명)을 아는 것이 중요해요!

 

(두통이 있을 때 흔히 먹는 타이레놀을 예로 들자면 타이레놀이 브랜드 이름, 아세트아미노펜이 성분명이에요. 약국에서 타이레놀을 사는 것보다 성분이 똑같은 브랜드가 없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사는게 훨씬 저렴해요! 성분명만 있는 "노브랜드" 약이 있는데도 굳이 브랜드 이름을 가진 약을 처방받아 사는 경우엔 보험처리가 많이 되지 않을 수 도 있답니다.)

 

미국에서 프로토픽이라는 이름을 가진 브랜드의 연고를 사는 것 보다 성분명 Tacrolimus 이 적혀있는 연고를 사면 훨씬 저렴한데도 불고하고, 한국에서 프로토픽 연고를 3-4만원정도 주고 샀던 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브랜드도 아닌 Tacrolimus 연고를 $232.99 (한화 25만 6천원)에 팔고있더라고요.

 

두번째 연고도 입술에 바르는 스테로이드 연고예요.

 

평소에는 괜찮다가 아주 가끔 컨디션이 안좋으면 입술 피부염이 갑자기 나빠질 때가 있는데, 그때 바르는 연고랍니다.

 

한국에서 5천원 내외로 샀던 연고가 미국에서는 $73.99 (한화 약 8만 천원)에 팔고 있더라고요.

 

마지막으로는 제가 한국에서 자주 쓰던 여드름약, 브랜드명 듀악-겔과 똑같은 약이에요.

 

여드름은 한국에서 비보험이라 큰 사이즈의 연고가 8만원정도 했던 것 같은데, 미국에서 이 연고는 얼마일까요?

 

앞의 두 연고의 약값을 보고도 머리가 살짝 어지러웠는데, 약국에 약이 없어서 며칠 뒤 다른 약국에서 받은 이 여드름 연고 값을 보고 주저 앉을 뻔 했잖아요!

브랜드명 듀악-겔이 아닌 "노브랜드"인 성분명으로만 된 연고 인데도 $472.99 (한화 약 52만원) 되겠습니다!

 

한번에 세개의 연고를 처방받고 약국에서 $780(한화 약 85만 7천원)을 플렉스 했지만 사실 저는 연고값을 한푼도 내지 않았답니다.

 

사진들 속 영수증을 보면 모두 Amount due(지불액)에 $0.00이 써있죠?

 

저는 제가 일하는 병원의 좋은 그룹보험 때문에 돈을 한푼도 내지 않고 Urgent care진료비 $20(한화 약 2만 2천원)만 내고 세개의 연고를 받아왔어요.

 

보험이 없었다면 Urgent care 진료비 $150(16만 5천원)에 연고값 85만 7천원까지 총 한화 약 102만 2천원을 내야 했을 거예요.

 

별로 좋지 않은 보험이였다면 약값의 일부를 내야 되었을 것이고요.

 

제가 대학생때 학교를 통해 가입한 학생 보험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 약국에서 감기때문에 항생제 한 종류를 사는데 거의 10만원, 안약 하나에 거의 8만원 가까이를 지불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때 감기가 걸려 항상제와 다른 두가지 약들을 처방받았을 때는, 한화 약 18만원이 나와서 약사님의 조언대로 꼭 필요한 항생제 하나만 처방받아 먹었던 적도 있고요.

 

또한 제가 미국 간호사로 일을 하며 에이즈 환자를 돌본 적이 있는데, 환자의 보호자가 가져다 준 에이즈 약 세알을 병원 약국에 가져다 줬던 적이 있습니다.

 

환자들이 집에서 먹는 약들 중 병원에 없는 희귀(?)약들은 환자의 보호자들에게 가져다 달라고 하는데요, 환자가 집에서 먹는 약이라고 하더라도 병원에 입원한 경우 간호사가 환자에게 약을 줘야하는데 그러려면 무조건 바코드가 있어야되거든요.

 

제 환자의 보호자가 가져다 준 에이즈 약 세알을 약국에 가져갔더니 약사님께서 "비싼 약 들고왔네~" 라고 말하시며 한알에 한화 약 10만원정도 한다고 하셨어요.

 

물론 한국에도 비싼 약들이 많겠지만 똑같은 약을 비교했을 때 미국의 약값은 한국의 약값에 비해 상상을 초월하는 값이랍니다.

 

제 병원에서 복지 차원으로 해주는 그룹 보험이 제 병원이 내주는 돈과 제가 내는 돈을 합쳐 딸린 가족 없이 저 혼자만 한달에 약 80만원인데, 제가 학생 일 때처럼 미국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런 보험을 가질 수는 없겠죠?

 

병원비 뿐만 아니라 약값도 비싸다보니 미국 약국에는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들이 아주 많고, 미국인들 또한 왠만해선 병원에 가지않고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수 있는 약 (Over-the-counter medicine)을 사다먹으며 집에서 자가치유를 한답니다.

 

혼자사는 제 집에도 처방없이 살 수 있는 OTC 약들이 많아요!

 

타이레놀 성분의 약 아세타미노펜 세 통을 시작으로 알러지약 두종류, 감기약, 이부프로펜 등 많은 약들을 가지고 있는데요, 간호사가 된 지금이야 어떤 증상에는 어떤 약을 먹어야되는지 대충 알고, 모르면 책을 찾아보고 약국에 가서 필요한 약들을 스스로 사 먹을 수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미국 생활 초기엔 아프면 무섭고 무조건 걱정부터 됐었어요.

 

아픈것도 서러운데 아프면 돈이 많이 드는 미국이라 아플때마다 한국이 더 그리워진답니다.

 

미쳐버린 미국 병원비에 이어 상상을 초월하는 미국 약값 이야기까지 재미있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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