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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 간호사 이야기

[미국간호사]영어 좀 못해도 마음만 통하면 되지! (ft.베스트간호사로 뽑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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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어느 금요일 병원 입사 7개월차, 즉 7개월차 신규간호사로서 군기가 바짝 들어 바쁘게 움직이던 저를 매니저가 불러 세웠습니다.


뒤에선 직원들을 잘 챙겨주지만 앞에선 항상 무뚝뚝한 매니저여서 무표정한 표정으로 저를 부르길래 제가 혹시 뭘 잘 못했나 싶어 걱정된 마음으로 매니저에게 갔지요.


그러더니 저에게 축하한다고 말하며 종이 한장을 주는게 아니겠어요?



"스텔라, 축하합니다!!! 매니저에 의해 최고 중 최고 직원으로 선발되었어요. 이 영예는 지속적으로 우수했던 직원을 위한 것입니다. 병원과 Rewards and recognition 팀은 당신이 열심히 일한 것에 가장 진심된 마음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당신은 동료들에게 표본이고 CARE value (완벽함 기준으로 삼아 환자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존중한다는 저희병원의 원훈?) 의 살아있는 예시입니다."


네, 저 2020년 1분기 저희 병동 베스트 직원으로 뽑혔어요!


간호사 뿐만아니라 저희 병동에서 일하는 조무사 등 모두 통틀어 한명 주는 상인데 입사 7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규간호사인 제가 뽑힌거예요.


수간호사 선생님께서 자기는 이 병원에서 10년 넘게 일했어도 못 받아 본 상인데 너무 축하한다며 꽉 안아주셨고 저희 병동 secretary랑 동료 간호사들도 다 축하해줬어요!


환자 퇴원 시 외래가 있으면 병원 예약을 잡아주고 병동의 서류를 주로 관리해주는 Secretary가 환자들이 네가 얼마나 좋은 간호사인지 항상 얘기한다고 너는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해줬어요.


신규간호사 교육을 담당하시는 선생님께서도 이메일로 축하한다고 연락해주셨고요.


코로나 때문에 병원의 모든 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축하 이벤트도 취소되었고 병원 로비에 제 이름이 붙지도 않았지만 신규간호사로서 좋은 간호사로 인정받았다는 것에 너무 뿌듯했고 보너스까지 받아서 행복했어요.


아무리 미국에서 간호대학교를 졸업했다고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이 아닌 저는 영어가 미국인들에 비해 부족하고 병원생활을 하면서 미국문화를 이해하기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일이 서툴고 영어까지 서툰 신규간호사로서 실수도 많이 했지만 노력하면 안되는 것이 없다고 제 노력을 환자들과 같이 일하는 동료들, 그리고 매니저가 알아 준 것 같아 눈물이 났습니다.


환자분들이 써주신 편지들



크리스마스때쯤 돌봤던 환자분이 돌봐줘서 고마웠다고 퇴원하시면서 편지를 보내주시겠다고 하셨는데 퇴원 후 한달쯤 지났을 때 병동으로 선물과 편지가 도착했어요.


"내 친구에게, 내가 너에게 편지 보내는 것을 잊었다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잊지 않았어. 그저 내가 낫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뿐이야. 너에게 내가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너에게 드림캐쳐라고 부르는 작은 선물을 보낸다. 이걸 침대 머리맡에 걸어두면 네가 잘때 좋은것들은 이것을 통과하고 나쁜것들은 드림캐쳐가 걸러줄거야. 겉과 속 모두 아름다운 너, 결코 변하지 말아주렴"


이 감동적인 편지를 읽고 눈물 한바가지 흘린 저도 병원 주소로 환자분께 답장을 보내드렸지요.


"당신이 잘 지낸다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당신을 돌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을 돌보면서 저도 즐거웠어요. 따뜻한 편지와 선물까지 보내주신 것 또한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은 제가 왜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했었는지 다시 한번 상기 할 수 있게 해 주었어요. 당신이 보내준 드림캐쳐를 보면서 당신을 항상 생각하겠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00병원 4병동 간호사 Stella 올림."





제 자리에 앉아서 환자 차트 확인하고 있는데 동료 간호사가 저에게 퇴원한 환자 보호자분이 저를 찾는다고 해서 무슨 일인지 가보니 자신의 엄마를 잘 돌봐줘서 고맙다고 감사카드를 주고 가셨어요. 이 남자 보호자분은 정말 매너있으시고 제가 해야하는 일까지 다 도와주셔서 감사했던 분이셨는데 저를 보고 직접 고맙다고 말하고싶다고 퇴원한 뒤 일부러 병원에 찾아오셨데요. 




병원 응급실에서 최악의 대우를 받고 병원에 화가 났었던 환자분이 퇴원하기 전에 써주고 가신 우수 간호사 추천서.


"내 간호사 미스 스텔라는 완벽한 간호사였어요. 그녀는 내가 간호사 호출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와서 나를 확인했고 그녀는 내가 그녀의 유일한 환자인것처럼 나를 대했어요. 그녀는 내가 병원에 화가 나서 집에 가고싶어했을 때 나를 차분하게 만들었어요. 그녀는 매우 빨랐고 나의 말을 항상 잘 들어줬어요. 그녀는 내가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어요."


뒷장도 있는데 매니저가 가져가셨는지 병동 게시판에는 뒷장이 없더라고요.



 


같이 일하는 누군가가 도와줘서 고맙다며 병동 게시판에 제 이름을 써서 걸어줬어요.


저는 실수 하면 티가 확 나는 저희 병동 유일한 동양인 간호사인데다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있고 혹시 잘 못 이해 한 것은 없는지, 특히 의사가 말로 처방을 낼 때 몇번이고 다시 되물으며 확인하며 제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환자분들이 영어가 완벽하지 않은 저를 믿고 의지 할 수 있을지 항상 걱정했지만 이만하면 저 그래도 못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딱봐도 신규 간호사 티가 나는 키도 작고 어려보이는 외모에 영어 좀 완벽하지 않으면 어때요!


항상 자신있게 일하다 실수하면 사과하고,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힘들어 할 때 그손들을 꼭 잡고 같이 울어주고 용기를 주면 그게 환자분들께는 최고의 간호사인걸요.


남을 돕는게 그저 좋아서 간호사가 되었는데 초심 잃지 않고 더 좋은 간호사가 되고싶어요!


별거 아닌 저를 믿고 의지하며 고맙다고 말해주시는 환자분들과 보호자분들께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신규 간호사인 저는 더 고맙고 그들로부터 큰 힘과 용기를 얻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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