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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에서의 일화

미국인 친구가 한번 맛보고 끊을 수 없다고 말한 한국의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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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학교에서 4시간 떨어진,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지금 제 직장이 있는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처음에는 많이 외로웠습니다.

 

병원 입사 전에 있었던 신규 간호사 환영회에서는 병원 근처의 같은 학교를 졸업한 신규 간호사들끼리 모여 앉아 있어서 아는 사람이 없던 저는 어색하고 뻘쭘 했고, 입사 바로 후에 있었던 리조트에서의 신규간호사들을 위한 만찬 파티 때에도 친한 사람이 없어서 불편했었지요.

 

그 이후에 일주일간 오리엔테이션을 하며 같은 병동에서 일하는 입사 동기들과는 많이 친해졌고 타 병동에서 일하는 신규 간호사들의 얼굴도 익히게 되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새내기 간호사로서의 병원 생활이 조금은 편해지더라고요.

 

입사 초기에 제가 일하는 병원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타 병원으로 교육을 몇번 갔었던 적이 있는데, 제 병원이 있는 곳도 익숙하지 않은데 40분이나 떨어진 낯선 병원까지 아침부터 운전해서 가야하는 것도 걱정이였고, 그 때 당시만 해도 나가서 점심을 같이 먹을 정도로 친했던 사람은 없었던 때라 교육 중간에 누구랑 점심을 어디서 먹어야 하는지도 큰 걱정이였어요.

 

그때 저와 같은 병동에서 일했던 입사 동기 그레이스가 저에게 먼저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가자며 말을 걸어 주고 별로 친하지도 않았음에도 점심까지 사준 덕에 지금은 "코리안 바베큐"까지 같이 먹으러 다니는 베스트 프랜드가 되었지요.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제 병원이 있는 도시로 이사를 와서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레이스는 자기 친구들과 놀 때 마다 저를 불러줘서 덕분에 저도 그레이스의 친구들과도 친해지게 되었답니다.

 

정말 그레이스가 없었으면 새 도시에서의 삶이 얼마나 지루하고 외로웠을까 싶어요.

 

항상 저를 잘 챙겨주는 그레이스에게 너무 고마워서 그레이스와 막 친해지기 시작했을 때 그레이스를 제 아파트로 초대해서 간단한 한국음식과 삼겹살을 해 준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삼겹살이 처음이였던 그레이스에게 삼겹살과 밥, 그리고 쌈장 또는 참기름장을 상추에 넣어 쌈으로 싸먹는 것을 알려줬었지요.

 

삼겹살도 맛있다고 잘 먹었지만, 그레이스가 삼겹살보다 더 좋아했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 때 부터였어요, 그레이스 쌈장 사랑이 시작된게.

 

제 냉장고에 한인마트에서 세일 할 때 사온 저 혼자선 절대 먹지 못 할 큰 통에 담긴 쌈장이 있었는데, 그레이스가 쌈장을 너무 잘먹고 좋아하길래 그릇에 덜어 쌈장을 나눠줬던 기억이 나네요!

 

그 이후로 그레이스가 저에게 부탁해 제가 한인 마트에 갈 때 그레이스의 쌈장을 사다주기도 했었고, 그레이스의 생일에 생일선물과 함께 큰 쌈장을 선물하기도 했었는데요, 쌈장 맛을 한번 보신 그레이스의 아버지께서도 쌈장에 푹 빠지셨다고 하더라고요.

 

병원에서 항상 같은 쉬프트에서 일했던 그레이스는 병원 동료들에게 "쌤좡"을 알고 난 이후에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며 "이 좋은 걸 한국인들만 먹고 있었다"는 명언과 함께 쌈장을 광고하기 시작했고, 쌈장에 이것 저것 별걸 다 찍어 먹기 시작하더니 이내 다양한 요리를 창조하기 시작했어요.

 

페이스북에 쌈장을 이용한 요리를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했었고요.

 

"참치 한두 팩과 모든 것을 싸기 위한 상추쌈. 조금의 매운맛을 위해 쌈 위에 한국 소스(=쌈장)와 홈메이트 고구마 칩."

"매운 상추쌈을 위한 한국 소스와 틸라피아, 그리고 홈메이트 고구마 칩."

 

그레이스가 생선쌈요리를 만들어서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베일리(병동 간호조무사): 너네 개가 그 위에 똥산거 아닌거 확실해?

그레이스: 저거 스텔라가 소개해 준 매운 한국 소스야. 똥처럼 생기긴 했지.

스텔라(저): ㅋㅋㅋㅋㅋㅋㅋㅋ쌈장이 최고지.

에이프럴(병동 secretary): 무례하긴!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후엔 병원 식당에서 점심을 사 먹는 대신 점심에도 쌈을 먹겠다며 이내 점심 도시락으로 병원에 쌈장을 싸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간호사들을 포함한 병원 동료들이 그레이스에게 무슨 소스냐고 물으니 "스텔라가 소개시켜준 한국 소스 쌈장인데,내가 마약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이 쌈장이 마약보다 중독성 강한게 확실하다""쌈장에 한번 중독되면 절대 끊을 수 없다"고 얘기해주더라고요.

 

열심히 쌈장을 이용한 레시피들을 페이스북에 공유를 하다가 언젠가부터 뜸해지길래 다이어트를 하며 매일 쌈장을 이용해 쌈을 싸 먹느라 쌈장이 어느정도 질렸나보다 싶었는데, 어느날 다시 쌈장에게로 돌아왔다며 쌈장 파스타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더라고요.

 

"나 다시 쌈장에게로 돌아왔어!!"

 

쌈장 파스타는 생각도 못 해 봤는데 은근히 맛있어 보이죠?

 

미국에서 "코리안 바베큐" 라고 불리는 한국 고깃집에 갈 때마다 아직도 쌈장을 숟가락으로 퍼 먹는 걸 보면, 제 미국인 친구 그레이스의 쌈장 사랑, 아마 당분간은 계속 될 것 같습니다!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시절부터 미국 대학 시절을 거치며 미국인들을 포함한 각 국에서 온 많은 친구들에게 불고기, 제육볶음, 닭갈비, 떡국, 삼겹살 등 여러 한국 음식을 대접 해 보니, 한국 음식은 이미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세계적인 음식이 될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유명해진 K-POP 덕분에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와 한국 음식을 포함한 한류열풍이 어느 때 보다도 뜨겁다는데, 한식의 세계화를 통해 한국 음식이 더 유명해져서 많은 세계인들이 맛있는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즐기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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