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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 대학교 이야기

[미국 간호학과] 간호학과 첫 학기를 끝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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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었던 한 학기였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가끔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글을 올리지 못 하더라도 댓글이나 방명록에 답글은 꼭 달곤 했었는데, 여러분이 달아 주시는 댓글과 방명록을 읽어 볼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빠서 끝이 보이지 않았던 한 학기였지요.


어쨌든 미국 대학교 간호본과(Nursing program) 첫 학기 (3학년 1학기)가 무사히 잘 끝났습니다.


1학년, 2학년 간호예과를 마치고, 간호 학과 입학 시험을 보고, 간호 본과에 지원하던 때에 그렇게 바라고 바랬던 "간호학생"으로서의 첫 학기가 끝났다는게 믿기지 않습니다.


1학년부터 "간호학과"인 한국과 다르게 미국 대학교는 보통 1,2학년은 "간호예과"이고 2학년 중에 입학시험을 봐서 간호학과에 지원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 3학년 1학기 "간호본과"를 시작하게 됩니다.


예과때는 본과를 지원하기 위해 항상 높은 성적을 유지해야 했고, 다른 학교의 예과 학생들도 저희 학교의 간호 본과를 지원 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경쟁이 정말 치열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면, 본과에서의 첫 학기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희 학교의 똑똑한 학생들 뿐만 아니라 각 학교의 똑똑한 학생들이 모인 간호학과인데다가 각 과목별로 반올림 없이 무조건 75점 이상을 받아야 PASS이고, 첫 번째 낙제까진 괜찮지만 두번째 낙제부터는 간호학과에서 쫒겨나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였지요.


간호예과 때와는 달랐던 시험문제 유형과, 맞는 답을 모두 골라야 하는 문제들때문에 학기 초엔 특히 더 힘들었습니다.


일반적인 시험문제는 "틀린 것을 고르시오." 또는 "맞는 것을 고르시오." 이지만 간호학과의 시험문제는 "보기의 선택지 중 가장 맞는 것을 고르시오.", "가장 먼저 살펴야 할 환자를 고르시오." 또는 "맞는 것을 모두 고르시오." 입니다.


그렇다보니 얼마나 공부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간호학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한 clinical judgement (의학적 판단?)를 실제 상황에 얼마나 잘 적용 할 수 있는지와 본인의 센스이지요.


한 학기 내내 75라는 숫자에 목을 매며 시험에 치여살다보니 간호학과를 지원하던 때의 초심을, 학기 초 간호학생이 되어 간호사 유니폼을 처음 입었을 때의 설렘을 잠깐 잊고 지냈습니다.


지금까지 병원에 한 번도 입원 해 본 적 없고, 간호본과를 시작하기 전까지 간호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도 정확히 몰랐던 저는 이번 한 학기를 보내며 참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환자에게 약을 주고 주사를 놔 주는게 간호사의 업무인 줄 알았던 저는 간호사는 그리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는 것,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것 절실히 느끼게 되었지요.


다행히 80점대 초반 점수로 B를 받아 잘 끝냈지만 학기 중반까지 낙제 위기였던 Fundamentals of Nursing (기본간호학) 때문에 정말 파란만장했던 첫 학기였는데본과에서 좋은 교수님들을 많이 만났고 매일 붙어지내며 서로를 응원해주는 간호학과 친구들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한 학기였습니다. 


이제 학기가 끝났으니 다음학기 시작 전 한 달동안 잘 자고 잘 쉬며 다음 학기를 버텨낼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블로그에 찾아와주셔서 응원해주시는 분들, 항상 저를 위해 기도 해 주시는 엄마, 아빠와 호스트맘, 그리고 이번 학기도 끝까지 잘 마무리 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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