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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 대학교 이야기

[미국 대학생활] 학기가 끝났다는게 믿겨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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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지막 기말고사를 끝으로 너무 힘들고 지쳤던 2017년 봄 학기가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작년 온라인 여름학기를 포함 해 벌써 미국 대학교에서의 네 번째 학기가 끝났네요.


1월 9일 학기가 시작 해 3개월 반을 또 후회없이 공부했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이번 학기에 각각 4학점인 해부생리학1 (Anatomy and Physiology 1)과 해부생리학2 (Anatomy and Physiology 2)를 같이 들어야 했었습니다.


해부생리학1 수업에서는 골격계, 신경계, 근육 등 전반적인 해부학에 대해서 배웠고, 해부생리학2 수업에서는 감각기관, 내분비계, 비뇨계, 소화계, 호흡계, 면역계 등 우리 몸이 어떻게 항상성을 유지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전반적인 생리학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던 어려웠지만 유익했던 수업이였습니다.



이해하기 너무 어려웠던 근육의 구조와 근육이 움직이는 원리.

한국어로 공부해도 어려웠을 해부생리학을 영어로 공부하니 너무 어려웠습니다.


의학대학원에 가고 싶다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미국에 온 친구 니콜라스가 열심히 도와줘서 겨우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맥주를 마시면 왜 물을 마셨을 때 보다 화장실에 더 자주 가고 싶은지, 피임약을 먹으면 어떤 원리로 피임이 되는지 등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생리학의 원리를 배우고 친구들과 토론했던 해부생리학2는 그래도 재미있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근육이 움직이는 원리와 신경이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배웠던 해부생리학1은 너무 힘든 과목이였지요.


두 과목 모두 일주일에 3번씩 수업을 했는데 그 중 한 수업은 Lab(실험실) 수업이였습니다.


예를 들어 강의에서 소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운다면 Lab수업에서는 비뇨계의 구조에 대해서 배우고 신장의 구조, 요도 등 모든 비뇨계의 이름을 철자까지 외워야 하는 저에겐 강의보다 힘들었던 수업이였지요. 




해부생리학1 시간에 외웠던 뼈 이름들.


뼈 이름들만 A4용지 10 페이지를 외워야 했어서 주말에도 새벽까지 학교 실험실에 가서 공부했습니다.

미국친구들도 못 읽는 단어들을 스펠링까지 외우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였습니다.

한 학기동안 해부생리학1, 2 두 수업시간에 30페이지 가까이 되는  뼈, 신경계, 근육, 감각기관, 순환계, 호흡계, 생식계 등 인체의 모든 이름을 외웠습니다.


해부생리1 수업을 같이 들었던 니콜라스와 친구들이 잘 도와줘서 해부생리2 보다 어려웠던 해부생리 1 Lab 수업을 잘 끝낼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로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한번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영어 단어들이여서 무말대잔치 같았던 lab 수업이였지만, 고양이 해부도 하고 직접 혈관과 장기들, 그리고 근육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고양이의 혈관 이름과 근육이름, 그리고 장기들까지 다 외워서 시험을 봐야 했었지만요.


해부생리학 뿐만 아니라 미국 친구들이 꼭 피하라는 교수님의 미국 문학 수업도 한 학기 내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한 번 수업에 갈때마다 적게는 10페이지, 많게는 40페이지의 글을 읽어가야 했었는데, 미국의 역사를 이해하고 몇 백년 전에 쓰여진 글을 읽는 것도 어려웠지만, 수업시간마다 교수님께서 주시는 문제를 하나씩 맏아 답을 발표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스트레스였지요.


학기 초에는 미국 문학 수업에 20명이 넘는 학생이 있었는데 거의 절반의 학생이 수강포기를 해서 학기 말에는 저를 포함해 10명 내외의 학생이 남았습니다.


다행히도 같은 기숙사에 사는 저번 학기 그 수업을 A받은 미국 친구들이 본인들이 적은 노트도 주고, 시험 볼 때마다 저를 잘 도와줘서 그래도 버텨 낼 수 있었습니다.


어제 미국 문학 기말고사를 보는데, 시험지 맨 끝에 교수님께서 "여름방학 잘 보내고 각자의 아메리칸 드림을 꼭 이루세요." 라고 써 놓으셨는데 이젠 힘들었던 미국문학도 정말 끝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원섭섭한 마음에 눈물이 났습니다. 

(미국 문학을 읽으며 글에 담긴 작가의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소망에 대해 배운 적이 있었거든요.)


지난 학기 또한 힘들었지만 지난 학기 말에는 학기가 끝난 다는 것이 아쉬웠는데, 이번 학기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힘든 학기였어서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기말고사 전날 시험 스트레스를 받을 학생들을 위한 학교 축제에 잠깐 갔다왔는데도 학기 말 이라는게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기말고사 전날 점심때 열린 학교 축제.


술이 있는 한국 대학교의 축제와는 달리 미국 대학교의 축제에는 술은 없고 햄버거, 핫도그, 솜사탕, 퍼널케익 등 미국의 일반적인 축제 음식들과 공기놀이터(?), 그리고 학생들의 장기자랑이 있었습니다.


지금 이 시간이면 한참 공부를 하고 있을 시간이지만, 기말고사가 다 끝나 해야 할 공부가 없어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음에도 학기가 끝났다는게 믿겨지지 않습니다.


내일 또 다시 저보다 큰 가방을 매고 도서관에 가 여느때 처럼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2017년 가을학기에 제 룸메이트 페이는 중국으로 돌아가고, 이번 학기 내내 같이 공부했던 니콜라스를 포함 해 제가 좋아하는 많은 친구들이 다른학교로 편입해 이 학교를 떠납니다.


엄청난 공부량 때문에 지치고 좌절해도 버틸 수 있었던 건 같이 공부하자고 저를 도서관이나 학교 실험실로 불러주고 제가 이해 할 때까지 설명 해 주고 도와 주었던 친구들 덕분이였는데, 그런 고마운 친구들을 이젠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아무 일 없이 한 학기를 또 잘 마무리 할 수 있게 해 주시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버티고 견디게 하신 하나님, 그리고 항상 응원 해 주시고 열심히 공부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엄마 아빠께 더 고맙고 감사한 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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