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중학교를 막 졸업하고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을 알아보고 준비하던 시절, 유학을 이미 갔다온 제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미국에 10개월 살다온다고 해서 영어로 자유롭게 소통 할 수 있는건 아니야."


"3년 이상은 살다와야 의사소통에 큰 문제 없이 영어 할 수 있지 10개월 가지고는 안돼!"


남들과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성격 덕에 어렸을 때는 그저 길에서 외국인을 만나면 영어학원에서 배운 단어와 문장들을 조합 해 말 거는 것을 좋아했었지요.


어릴때는 영어를 즐기며 배웠지만 크면서 학교 내신영어와 수능영어를 하다보니 영어를 배우는 것에 지치게 되었고, 중학교때부터는 흥미를 완전히 잃어서 영어를 무서워 했고 잘 하지도 못했습니다.


주변사람들의 진심어린 걱정에도 불고하고, 저는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가 끝나고 교환학생 자격으로 미국에 와 미국인들이 다니는 미국 공립고등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가 2012년 9월이니, 벌써 5년도 더 된 이야기네요.


주변사람들의 걱정과는 다르게 10개월동안 제 영어실력은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미국에 막 도착했을 때만 해도 불가능했던 미국인과의 의사소통을 한국에 올 때 쯤엔 별 불편함 없이 할 수 있게 되었지요.


미국 생활 중엔 사실 영어가 얼만큼 늘었는지 잘 몰랐지만, 미국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한국에서 원어민 강사로 일하고 있는 딸을 만나러 간다는 미국인 아줌마랑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제 영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걸 느낄 수 있었답니다.


4년차 유학생인 저에게 저희학교 ESL(=대학교 내의 영어학원)에 다니는 한국인들은 미국에 오면 저절로 영어를 잘하게 될 줄 알았다는 말과 함께 제가 어떻게 영어를 잘하게 되었는지, 영어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되는지 물어봅니다.


대학생이 되고, 유학 4년차가 된 지금은 영어를 잘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니 지금 이야기는 제외하고, 교환학생때로 돌아가서 10개월동안 제가 어떻게 영어 실력을 늘렸는지 초보 유학생들을 위한 팁들을 몇가지 알려드릴게요!


1. 한국어를 쓰지 마세요!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에 600명 정도의 학생 중 동양인은 저 혼자였습니다. 


그렇다보니 당연히 한국어를 말할 일도, 말할 기회도 없었지요. 


미국 생활에 잘 적응 할 수 있을까 걱정하셨던 엄마아빠는 제가 한국 친구들과 연락하면 향수병에 걸릴까 한국 친구들과 연락도 못하게 하셨었고, 게다가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살던 10개월 동안 엄마, 아빠랑 통화도 거의 안했거든요.


교환학생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가 한국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보고 미국대학교 유학을 준비해 다시 미국에 돌아와 지금은 간호학생이 되었지만, 교환학생 당시만 해도 저는 한국 학교에 다시 돌아갈 생각이였습니다.


돌아가면 다시 미국에 올 일이 없을 것 같았고 어떻게 온 유학인데 10개월 만큼은 미국화 되어 미국인들처럼 살아가야겠다고 독하게 마음먹고 인터넷으로 한국 TV도 보지 않았습니다.


교환학생을 오기 전 인터넷에서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모국어를 쓰면 외국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확실히 떨어진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 한국어 사용을 최대한 줄였지요.


성적이 중요한 정규 유학생이면 수업을 고를 때나 시험을 준비할 때 한국인 선배들의 조언이 필요하니 한국인들과의 교류도 중요하지만, 미국 대학교 교환학생이나 단기 어학연수의 경우는 최대한 미국인들과 어울리며 한국어 사용을 줄이세요!


2. 영어를 못해도 무조건 영어로 많이 말하세요!


영어가 서툴고 실수할까봐 걱정돼서 미국에 왔음에도 불고하고 같은 처지의 한국인들하고만 어울리면 미국에 온 보람도 없을 뿐더러 영어실력은 늘 제자리겠지요.


영어를 잘 못하고 미국친구들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도 자꾸 어울리다보면 서로에게 적응하게 되어서 서로의 말을 잘 알아듣게 되고 편한 사이가 되면 틀린 문법이나 발음은 미국 친구들이 고쳐주기도 한답니다.


틀린 문법이나 발음을 지적하고 고쳐주는 것이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많다고 해서 저는 미국 친구들에게 제가 틀리게 말하면 고쳐달라고 했었어요.


그랬더니 "너 지금 그 문법/발음 틀렸어! 나 따라해봐!" 라며 제가 바르게 말 할때까지 몇번이고 다시 알려주곤 했었지요.


가끔 급한 상황에 제 말은 듣지 않고 자꾸 제 틀린 영어를 고쳐주기도 해서 답답하기도 했지만요!


어떤 일이 있었냐면요, 학기초 체육시간에 소프트볼을 하는데 게임 규칙도 몰랐던 저에게 체육선생님이 아웃이라며 나가라고 하셨어요.


저와 막 친해진 카너와 다른 친구들에게 제가 억울해하며 "Why me out?" 이라고 말하니 제가 아웃인 이유는 설명해 주지 않고 카너와 친구들이 "Why me out? 아니고 Why am I out? (나 왜 아웃이야?) 이야. Why am I out? 이라고 다시 말해봐!" 라고 말하더라고요.


3. 학교나 교회행사에 많이 참여하세요.


미국 생활 중 가장 안전하게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는 학교행사나 교회행사예요.


미국문화와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 저는 학교 홈커밍 파티 준비 봉사를 하기도 했었고, 학교의 댄스파티나 행사에 열심히 참여했었어요.


아무리 수업중에 토론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많다고 해도 학교 수업만으로는 친구들과 가까워지는데 한계가 있거든요.


종교가 없더라도 교회에 나가는 것도 영어실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중 하나인데요, 교회에 청소년들이나 대학생들을 위한 모임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게임을 하기도 하고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놀러가기도 해요.


저도 교환학생때 교회 행사에 거의 매주 참여했는데, 영화도 보러가고 볼링장도 가고, scavenger hunt (물건찾기 게임), Frisbee (원반던지기) 등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했었어요!


교회 친구들 대부분이 학교 친구들이라 자주 만나다보니 편한 친구들이 생겼고, 영어실력도 늘었고, 미국문화도 많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요.


4. 호스트 패밀리와 친하게 지내세요.


호스트 패밀리 (홈스테이 가족)만큼 좋은 영어 선생님도 없어요.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의 경우 미국인 가정에 배정을 받게 되는데, 호스트 패밀리와의 관계가 어땠는지에 따라서 학생들의 영어실력은 천차만별인것 같습니다.


저는 무리해서 온 교환학생인데 10개월간 뽕을 뽑고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거실에서 호스트맘과 함께 보냈습니다.


학교에 오자마자 거실 쇼파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오늘 학교에서 점심으로 뭘 먹었는데 맛은 어땠고, 친구 누구랑 무엇을 하며 놀았고, 미술 시간에 무슨 그림을 그렸고, 체육시간엔 무엇을 했는지 호스트맘께 항상 말씀드렸습니다.


호스트맘께서 제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모르셨던 미국 생활 초기, 제가 학교에서 무슨 음식을 먹었는데 이름은 모르겠고 맛있었다고 하면 호스트맘께서 친구들한테 급식이 뭐였는지 물어보라고 하셨었지요.


음식이름을 알아와서 호스트맘께 말씀드리면, 며칠 뒤 저녁에 그 음식이 테이블에 있었답니다!


항상 호스트맘을 쫓아다니며 영어로 재잘재잘 말하니 호스트맘께서도 저를 좋게 보셨고 저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고 하셨지요.


한국에서 전화영어나 원어민 수업을 하려면 비싼데 호스트패밀리와 대화하는건 꽁짜이니 기회가 있을 때 열심히 영어로 말하고 배워야지요.


미국까지 가서 방에 혼자 들어앉아 호스트패밀리와 담쌓고 살지 마세요!


5. 영어가 서툴러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자신있게 말하세요!


처음 미국에 유학을 왔을 때부터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어요.


영어를 잘 못하고 미국친구들의 말을 못알아듣는다고 해서 기죽지 말고, 미국 친구들에게 내가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되서 영어가 서툰데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대부분 다 잘 도와준답니다.


미국사 시간 첫날, 처음만난 제 짝궁 잭에게 내가 영어도 서툴고 미국 역사는 하나도 몰라서 너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하니 제가 헤메고 있거나 멍때리고 있으면 지금 뭐 해야되는지 이해 했냐고 물어보며 저를 잘 챙겨줬습니다.


영어를 못해서 아무말도 안하고 있거나 기죽어 있지 않은 이상 영어를 잘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놀리거나 무시 할 사람은 없어요.


영어를 못한다는 핑계로 그룹프로젝트 (=팀플)에 무임승차하거나 도움이 필요한데도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으면 미국친구들도 사람인지라 짜증이 나고 무시하게 되겠지요.


모르면 물어보고 영어가 서툴러서 도움이 필요하면 자신있게 도움을 요청하세요!


영어가 서툰데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받은 미국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잘 도와줄거예요.

 

유학을 막 시작한 초보 유학생분들, 그리고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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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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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12 0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2018.04.07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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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9~2013.6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2016.1~2019.5 미국 주립대 간호학사(BSN)졸업, 미국병원 내과&외과병동 간호사 Stella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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