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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에서의 일화

미국학교의 수학시간에 오해를 받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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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도착한지 12시간이 막 되어가던 때 정신 없는 상태로 학교에서 카운슬러, 호스트맘과 시간표를 짜고 있었습니다.

 

미국 수학이 쉽다는 소리를 들었어도 당시에 미국 수학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지, 무엇을 배우는지 몰라 겁을 먹고 10학년(고등학교 1학년)에 배정받았음에도 9학년(중학교 3학년)들이 배우는 Algebra1을 선택했었는데요,

 

Algebra1 수업을 두세번 듣고 나니 잘못 된 선택이였음을 알게 되었답니다.

 

선생님께서 수학을 푸는 방법을 가르치시는데 중학교 1학년 때 이미 배운 내용이였고,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풀으라고 나눠주신 프린트물은 한국의 초등학생도 풀 수 있을 정도로 쉬웠습니다.

 

 

(출처:구글)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프린트물은 대충 이런 수준이였어요.

 

미국 학교의 수학시간에는 계산기를 사용하는데 어떤학교는 계산기를 학생이 가지고 다니도록 빌려주는 학교도 있고 어떤학교는 수업중에만 빌려준답니다.

 

 

(출처:구글)

미국 학교에서 사용하는 계산기.

저희 학교에서는 가장 왼쪽의 계산기를 사용했답니다.

 

저희 학교의 수학 교실에는 수업시간에만 계산기를 빌려줬고, 책상마다 계산기가 하나씩 놓여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프린트물을 나눠 주시고 학생들에게 "문제를 풀 때 계산기를 사용하지 마세요!" 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에서 수학을 잘 하는 편은 아니였지만 미국에 오니 Algebra1 수업은 정말 식은죽 먹기여서 프린트물의 모든 문제를 암산으로만 풀어 일등으로 선생님께 제출했답니다.

 

제가 이미 문제를 다 풀고 실수 한 것이 없는지 확인하는동안 친구들은 연필을 굴리며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을 하고 있었고 어렵다며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는 친구들도 있었답니다.

 

다 푼 문제를 제출하러 선생님께 갔을 때 선생님께서는 푼 흔적 없이 답만 적혀 있는 프린트물을 보시고 "정말 빨리 풀었구나. 하지만 계산기를 사용해서 풀면 안된단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실을 돌아다니시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도와주시느라 풀이과정 없이 답만 쓰여진 제 프린트물을 보고 계산기를 사용 해 풀었다고 오해를 하신 것이지요.

 

게다가 일등으로 제출했으니까 생각 해 보면 선생님께서 당연히 오해 하실만한 상황이였습니다.

 

선생님께 제가 직접 푼 문제라고 하자 제 주변에 앉은 친구들도 "스텔라가 푼거 맞아요. 그녀는 똑똑한 아시아인이에요!" 라며 역시 아시아인은 똑똑하다고 감탄했습니다.

 

 

며칠 뒤 Algebra1이 너무 쉬워서 카운슬러와 상의를 한 후 Algebra2의 심화반인 Honors Algebra2 로 시간표를 바꾸게되었답니다.

 

사실 Algebra2반으로 가고 싶었지만 1교시 Algebra1시간에 들을 수 있는 더 높은 단계의 수학에는 Honors Algebra2 밖에 없어 어쩔수 없이 심화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Honors Algebra2 반은 Algebra1에 비해 훨씬 어려웠지만 한국 수학 수준으로 중학교 2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 과정 중 기초적인 내용만 배우는, 한국 수학에 비하면 쉬운 수준의 반 이였습니다.

 

처음에는 좀 두려웠지만 잘생긴 선생님과 제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카너(Connor)를 포함해 막 친해지기 시작한 친구들이 그 반에 속해 있어서 점점 흥미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10월 31일 할로윈날 센스가 넘치시는 Honors Algebra2 선생님이신 댄(Mr. Dahn)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칠판에 문제를 적으시며 가장 먼저 푼 학생에게는 초콜릿을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조건은 계산기 없이 연필로만 푸는 것 이였고 선생님께서 내신 수학문제는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배웠던 괄호가 섞인 보통의 한국인이라면 암산으로 계산 할 수 있을 정도의 간단한 사칙연산이였습니다.

 

계산에는 자신있었던 저는 선생님이 칠판에 문제를 적자마자 암산으로 사칙연산을 풀고 가장 먼저 손을 들었는데요, 선생님께서는 가장 먼저 손을 든 저에게 "계산기를 사용하면 안 돼!" 라며 주의를 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 한국 학생들의 실력을 잘 모르시니 Algebra1반의 선생님처럼 오해를 하셨던 것이지요.

 

선생님께서 오해를 하시자 미국 친구들이 스텔라는 대부분의 문제는 암산으로 푼다며 선생님께 말씀드렸고 선생님께서도 오해해서 미안하다며 기분좋게 초콜릿을 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 내신 두번째 문제도 제가 가장 먼저 풀고 손을 들었는데 첫번째 문제에서 받았으니 다른친구에게 초콜릿을 양보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선생님의 말씀에 두번 째 문제의 초콜릿은 2등으로 푼 친구(항상 저를 이기고 싶어했던 카너라고 꽤 확신합니다) 에게 돌아갔습니다.

 

수학에 별로 흥미가 없었던 저는 한국학교에서의 수학시간에 항상 지겨워 했고 겨우 수업을 따라갔었는데 미국 친구들과 같이 수학을 하다보니 한국이 얼마나 똑똑하고 공부를 열심히 시키는 나라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미국 학교의 수학 시간에 웬만한 문제는 거의 계산기로 풀다 보니 구구단을 제대로 못외운 친구들과 정말 간단한 암산도 못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Honors Algebra2 반에서 1학기동안(2학기에는 다른반이 되었답니다)저와 1,2등을 다투었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좋은 라이벌이였던 똑똑한 카너조차도 암산에는 정말 약했고 항상 계산기의 도움을 받았답니다.

 

암산을 잘하는 덕에 수학시간에 오해를 받았지만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암산을 잘하는 저를 보고 "역시 아시아인은 똑똑해!", "한국인들은 똑똑해서 좋겠다!" 라며 부러워하는 미국친구들이 많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암산을 잘해 계산기를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은 것은 제가 정말 다른 한국인들보다 뛰어날 만큼 암산을 잘해서가 아니랍니다.

 

저는 그저 평범한 평균의 한국인이고 계산기 사용에 익숙해진 미국인들보다 빠르다는 것이니  오해하지 마세요!

 

미국 학교 수학시간에 계산기에 관한 또 다른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답니다.

 

그 이야기는 기회가 될 때 소개할께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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