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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과 함께 간 한국식당에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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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미국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한류의 영향 덕분인지 가는 한국 식당마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한국 음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은 정말 흔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제가 미국 간호사가 되어 처음 미국 병원에 입사했을 때 제 입사 동기였던 미국 친구 그레이스와 베스트 프렌드가 되면서 그녀의 친구들까지 초대해 "코리안 바베큐"라고 불리는 한국식 고깃집 여러 곳에 자주 다녔었고, 제 미국인 남자 친구 알렉스와도 코리안 바베큐를 자주 먹으러 갑니다.

 

저와 막 친해지면서 저의 제안으로 그레이스와 그녀의 친구들은 한국식 고깃집에 처음 가봤었는데 세명 모두 제 덕분에 맛있는 한국 음식을 처음 먹어봐서 좋았다며 행복 해 했었습니다.

 

자기들 셋만 있었으면 코리안 바베큐의 존재도 계속 몰랐을 것이며 어찌저찌 코리안 바베큐를 먹으러 왔더라도 뭐가 뭔지 몰라 헤매고만 갔었을 거라고 말하면서 말이죠.

 

며칠 전에는 알렉스와 알렉스의 베스트프렌드 A를 데리고 저까지 셋이서 코리안 바베큐를 먹으러 고깃집에 갔다 왔습니다.

 

한국식 고깃집인데도 주변을 둘러보니 저 혼자만 동양인이어서 신기했고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차돌박이, 삼겹살, 불고기 등 다양한 한국 고기들을 즐기는 모습에 뿌듯하더라고요.

 

저희가 자주 가는 이 식당은 "All You Can Eat (무한 리필)" 이라는 메뉴판에 써 있는 반찬들과 고기들을 요청하면 웨이터가 무제한으로 가져다 주는 식당인데요, 제가 메뉴판에 써 있는 음식에 대해 알려주기는 하지만 알렉스와 A 둘 다 한국음식에 대해 잘 모르니 제가 시켜주는 대로만 먹어야 하지요.

셋 다 잘 먹는 편이라 고기뿐만 아니라 "소고기 뭇국", "떡구이", "Dumplings", "상추 겉절이", "양푼 비빔밥" 등등 메뉴에 써있는 음식들을 이것저것 시켜서 신나게 먹고 있었어요.

이 고깃집은 고기 못지않게 반찬들도 다 맛있어서 한상 거하게 차려 정신없이 먹다가 옆 테이블들을 보니 추가로 시켜야 하는 떡볶이, 만두, 국, 비빔밥 등은 없이 딱 고기와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 (무채, 무쌈, 장아찌)들만 먹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알렉스와 A에게 "우리만 이것저것 다 시켜서 엄청 많이 먹고 있는 것 같아. 다른 테이블들 보면 고기랑 기본 반찬들만 먹고 있잖아."라고 얘기했지요.

 

그러자 알렉스와 A가 "우리도 이 식당에 너 없이 우리 둘만 왔으면 메뉴판에 쓰여있는 한국음식들을 모르니 뭐를 시켜야 되는지도 몰라서 고기만 먹다 갔을 거야."라고 대답하더라고요.

 

저는 한국음식에 익숙하다 보니 그간 한국식당에 가는 미국인들의 이 고충을 몰랐지만 알렉스의 말을 듣고 보니 지금까지 왜 그레이스와 그레이스의 친구들 그리고 알렉스와 알렉스의 친구들까지 왜 저에게 주문을 다 떠넘겼는지 알 수 있게 되었지요.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인 무쌈과 무채 (무생채)를 먹고 있으면서도 알렉스는 처음에 이게 메뉴판에 써 있는 "Daikon wrap"과 "Daikon salad"인지 전혀 몰랐었거든요.

무채 (Daikon Salad)와 무쌈 (Daikon Wrap)

오이 피클 (Picked Cucumber)

Pickled Cucumber 일 텐데 메뉴판에 오타가 있는 것 같네요.

 

메뉴판에 무채를 영어로 샐러드라고 표현하고 오이와 양파, 그리고 고추가 들어있는 장아찌를 오이피클이라고 표현했으니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이 알고 있는 샐러드와 피클과는 달라서 더 혼란스러웠겠고요.

게다가  Rice Cake (떡구이)를 시켰더니 떡볶이를 가져다주었고 부추 양파 샐러드를 시켰더니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얇게 썰려 있는 부추 양파장과는 조금 달랐어요.

 

게다가 미국인들은 "Rice Cake"만 읽을 텐데 미국인들에게 Rice Cake 이란 떡이 아닌 넙적한 펜케이크 모양의 쌀로 만든 강정 과자를 뜻하거든요.

사실은 떡볶이였던 Rice Cake (떡구이)

알렉스와 A도 맛있다며 너무 좋아했어요!

한국의 부추 양파장과 맛은 같았지만 모양은 많이 달랐던 Chive & Onion Salad (부추 양파 샐러드)

셋 다 너무 맛있게 먹었던 소고기 뭇국 (Beef Daikon Soup)

 

알렉스, A와 고기를 먹으며 지금까지 미국 친구들을 한국식당에 데리고 다녔던 기억들을 되짚어 보니 메뉴판에 사진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남았어요.

 

알렉스와 A도 제 의견대로 미국인들이 무슨 음식인지 알 수 있도록 메뉴판에 사진이 있었으면 다른 테이블들도 다양한 한국음식들을 즐길 수 있었을거라며 제 의견에 동의했고요.

 

음식의 이름들이 뭔지 몰라도 사진이 있으면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을 도전해보며 한국음식을 더 재미있게 즐겼을 수 있었을테니까요.

 

평생 인도음식엔 관심이 없다가 요즘 저는 인도 음식을 막 먹기 시작했는데 그렇다 보니 인도음식의 이름들을 잘 몰라서 사진이 없는 메뉴판만을 보고는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좋아할지도 잘 모릅니다.

 

그래서 음식을 시켜야 하는 식당 대신 인도 음식을 직접 눈으로 보고 먹어 보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인도 뷔페식당만 가거든요.

 

한국 고깃집에 갔다가 알렉스와 A의 말을 듣고, 또 인도 식당에서의 제 경험을 떠올려보니 메뉴판에 사진이 있으면 정말 여러모로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요즘같이 한류의 인기가 날로 높아질 때 한국 식당에서 한국 음식을 잘 모르는 미국인들을 위해 사진이 담긴 메뉴판을 제공한다면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져 미국인들이 더 다양한 종류의 한국음식을 도전해보고 한국문화를 배우고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설명이 써있다 한들 사진으로 보는 게 더 이해하기 쉽고 편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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