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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참여한 제20대 대통령 선거, 재외선거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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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년이 흘러 20대 대통령 선거일 3월 9일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는데요, 외국에 머물거나 거주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보다 일찍 대통령 선거를 끝냈답니다.

 

국외 여행자, 유학생, 상사원, 주재원, 영주권자 등 대한민국에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사람 중 외국에서 투표하고자 하는 사람을 "국외부재자"라고 하는데, 미국에서 영주권자로 살고 있는 저도 사전에 국외 부재자 신고를 해서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국외 부재자 신고기간 2021년 10월 10일~2022년 1월 8일).

 

중앙 선거관리 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국외 부재사 신고를 하고 선거일이 다가오니 애틀랜타총영사관으로부터 안내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첨부된 파일을 보니 투표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투표소가 적혀 있었어요.

 

 

애틀란타 근처에 살고 있는 저는 애틀란타 한인회관에서 투표를 하고 왔는데요, 누구나 쉽게 투표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는 3월 9일 선거날 하루를 법정 공휴일로 정했지만,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일은 원래 휴일이 아닐뿐더러 한국 대통령 선거를 한다고 일을 빠질 순 없으니 한인들이 편한 시간에 투표할 수 있도록 애틀란타 한인회관에서는 6일간 투표를 진행하더라고요. 

 

제 남자 친구 알렉스와 저 둘 다 쉬는 2월 26일 토요일 오전에 여권과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투표소가 마련되어 있는 애틀란타 한인회관에 도착했습니다.

 

투표를 하고 한국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해서 미국인이어서 투표권이 없는 알렉스도 저를 따라 나왔답니다. 

 

오랜만에 미국 땅에서 태극기를 보고 주위에 한국어가 들리니 가슴이 벅차면서 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마음이 찡한 거 있죠?

 

건물 입구에 투표소라고 안내문이 붙어 있었는데 이곳에서 다들 투표 인증샷을 찍고 있었답니다!

 

저를 따라온 알렉스도 이 앞에서 제 사진을 찍어줬어요.

 

건물에 들어서서 발열 체크를 하는데 안내해 주시는 한국분이 금발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알렉스를 보자마자 알렉스에게 영어로 "미안하지만 당신은 투표소 내로 들어올 수 없다. 밖에서 기다려 달라" 하셔서 알렉스는 건물 밖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미국에서는 백인, 흑인, 동양인, 히스패닉 등 어떤 인종인지에 상관없이, 영어 가능 여부에 상관없이 "미국인" 일 수 있는데, 친절하셨지만 알렉스에게 국적을 물어보지도 않고 한국인처럼 안 생겼다고 투표소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고 하신 안내원분께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요즘 한국도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어서 동양인 외의 다양한 인종의 사람도 한국인 일 수 있는데 먼저 한국인인지 물어본 뒤 한국인이 아니면 밖에서 기다려야 된다고 말씀하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그렇게 발열체크를 하고 안내문을 따라 투표소로 들어갔습니다.

 

투표소로 가는 길

 

사진 출처: https://knewsatlanta.com/%EC%98%81%EC%83%81-%EC%9E%AC%EC%99%B8%EC%84%A0%EA%B1%B0-%EC%A4%80%EB%B9%84%EB%AC%BC-%EC%9D%B4%EB%A0%87%EA%B2%8C-%ED%88%AC%ED%91%9C-%ED%95%98%EC%84%B8%EC%9A%94/ 

 

투표소 내에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기사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안내해주시는 분께 신분증을 보여드린 뒤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받았답니다.

 

어릴 적 엄마, 아빠를 따라 투표소에 갔던 기억으론 투표용지만 가지고 기표소에 들어갔던 것 같은데, 재외투표여서인지 일산동구 주소가 적힌 회송용 봉투를 주시면서 투표용지를 반 접어 회송용 봉투에 넣은 뒤 양면테이프로 밀봉해 투표함에 넣어야 한다고 설명해 주셨어요.

 

제가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 옆에 도장을 꾹 찍고 안내해 주신대로 회송용 봉투를 밀봉해 투표함에 제 투표용지를 넣고 투표소를 빠져나왔답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 인증샷

 

투표할 수 있는 나이가 된 지 오래되었어도 미국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이번 투표가 제 인생의 첫 투표였습니다.

 

유학시절 대부분 차가 없었고 투표소도 너무 멀었을뿐더러 항상 공부하느라 바빠 재외선거에 대해 알아볼 생각도 못했는데 취업을 하고 삶에 여유가 좀 생기니 이제서야 기회를 잡게 된 거죠.

 

미국에서 한 투표였어서인지 감회가 더 새로웠는데요, 첫 투표를 하고 나니 저도 소중한 한표 행사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느껴져서 뿌듯했고, 먼 미국 땅에 살고 있으면서도 시간을 내어 한국의 정치와 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지는 우리 교민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알렉스에게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신 입구의 안내원분부터 투표 방법을 설명해주셨던 한분 한분 다들 너무 친절하고 꼼꼼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잠시나마 한국에 온 듯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런 걸 국뽕이라고 하나요?

 

저는 비록 미국에 살고 있지만 이번 투표를 통해 사랑하는 우리 엄마, 아빠, 동생, 그리고 친구들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 민주주의의 꽃이 활짝 피워지길 기대해 봅니다!

 

여러분 모두 투표 잘하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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