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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에서의 일화

미국에서 연예인이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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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을 가게 된 곳은, 대부분이 백인이고 아주 약간의 흑인과 히스패닉 그리고 하얀피부에 검은머리를 가진 동양인은 저 혼자였던 소도시였습니다.


며칠 전 구글에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를 검색해 보니 약 600명의 학생 중 97%가 백인 그리고 나머지 3%가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등의 유색 인종이라고 나오더군요.


미국에서 인구의 77.7%를 차지하는 백인을 제외한 나머지 인종을 "소수민족"이라고 하는데, 유색인종이 거의 없었던 저희 동네에서 유색인종은 정말 "소수"민족이였습니다.


제가 다녔던 미국의 평범한 공립 고등학교에서는 하얀피부에 검은머리를 가진 동양인은 저 혼자뿐이였으니 어떻게 생각 해 보면 저는 소수민족이라고 하기도 뭐한 경우였지요.


제 미국 친구들은 인종과 언어가 다른 지구 반대편에서 온 저를 학교생활 첫 날 부터 거리낌 없이 잘 챙겨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백인인 학교에서 혼자 동양인으로 학교를 다니며 눈에 띄는 인종차별 없이 잘 적응하고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 수 있었지요.


학교에서 유일한 동양인인 제가 미국 친구들에게는 신기했는지, 학교생활 초기에는 매 시간 교실을 옮겨 다닐 때 마다 복도에서 친구들이 저에게 먼저 인사를 하며 자기를 소개 해 주는 경우도 많았고, 저를 대놓고 쳐다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대부분 갈색머리 또는 금발머리에 파란눈, 갈색눈, 회색눈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검은머리에 진한 갈색눈을 가진 저는 말 그대로 눈에 띄는 외모여서 학교는 물론, 마트와 쇼핑몰 등의 공공장소에서 의도치 않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곤 했습니다.


심지어 학기 초에 며칠간 스쿨버스로 등교 할 때는 스쿨버스 안에서 어린 초등학생들이 저에게 몰려와 제 머리카락을 만져보기도 했었고, 마트에서는 어린아이들이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저를 손가락질로 가리키기도 했었습니다.


단일민족인 한국에서 한국인으로 살며 한번도 겪지 못했던 일들을 미국에서 처음으로 겪게 되니 처음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이고 가끔은 기분이 나쁘기도 했지만, 이내 적응을 하고 그 시선들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미시간주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와 햇빛이 눈에 반사되기 때문에 썬글라스가 필수인데, 썬글라스를 쓰고 차에서 내려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며 연예인 놀이를 하기도 했었지요.



썬글라스를 쓰고 쿠키몬스터와.

2013년 1월 호스트맘과 칠리 축제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흰 모자는 할머니(호스트맘의 어머니)께서 직접 만들어주신거예요!


바람에 날리는 긴 검은머리 때문인지, 썬글라스를 써도 가려지지 않는 동양 외모 때문인지 썬글라스를 썼는데도 많은 사람들, 특히 아이들이 저를 쳐다보곤 했었거든요.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시선이지만, 제가 정말 연예인이 된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게 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얼굴이 익숙하지 않아 다 비슷해 보이고, 이름까지 낯설어서 미국 생활 초기 많은 미국인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워야 했을 때는 몇 번 이름을 말해줬는데도 불구하고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고생을 해야 했었습니다.


그 반면에 학교에서 유일한 동양인이였던 저를 만난 모든 사람은 제 얼굴과 이름을 기억했습니다.

 

제 이름까진 모르더라도 저를 한번 본 사람이라면 제 얼굴은 대부분 기억하고 있었죠.


동네의 가게, 식료품점, 패스트푸드점 뿐만 아니라 차로 한시간 거리에 있는 쇼핑몰이나 30분 거리에 있는 월마트에 가서 쇼핑을 하고 있으면 간혹 누군가가 저에게 와서 "안녕, 스텔라!" 라고 인사를 하기도 했었는데 저는 저에게 인사한 그 사람이 누군지 몰라


"Do I know you? (제가 당신을 아나요?)" 


라고 물어봐야 했었습니다.


영어에서는 개인주의가 기본으로 깔려있어 "나" 가 우선이기 때문인지 보통 "Do you know me?(저를 아세요?)"가 아닌 "나"를 기준으로 "Do I know you? (내가 당신을 아나요?)" 라고 물어봅니다.


그럼 그 사람은 저에게


"우리 ○○에서 만난 적 있잖아~" 또는


"나 너 ○에서 본적 있어! 내 이름은 ○ 이야."


라고 대답을 하곤 했었습니다.


옆에서 그런 상황들을 보신 제 호스트맘께서는 저에게 


"스텔라, 너 완전 연예인이 따로 없네! 모든 사람들이 너를 아나봐!"


라고 말씀하시며 신기해하셨습니다.


친구들도 가끔 저에게 


"우리 ○○가 너 어제 ○에서 봤데."


"나를 어떻게 아셨데?"


"내가 너랑 같이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적 있는데, 너를 기억하고 있었나봐.너 이 동네에서 진짜 유명하잖아!" 라며 웃기도 했었고요.


동양인은 찾아 보기 힘들었던 동네에서 동양인은 저 혼자뿐인 학교를 다니며 처음엔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이고 가끔 외롭기도 했지만, 의도치 않게 연예인이 된 기분을 느끼게 되서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진짜 연예인처럼 마트나 쇼핑몰에서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고, 저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저에게 와서 제 이름을 부르며 인사 해 주고, 동양인인 제가 신기 해 와서 말을 거는 어린아이들을 보니 재미있는 경험이였고 정말 연예인이 된 기분이였습니다.


교환학생이였던 그 당시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익숙해져서 그 시선들을 즐겼지만, 유색인종의 비율이 꽤 되는 미국 대학교를 다니다 2015년 크리스마스에 다시 동양인이 거의 없는 그곳에 돌아갔을 때는 또다시 사람들의 시선이 낯설고 신경쓰이더라고요^^;;


만 15살의 어린 나이에 그 시선들을 잘 견디고 긍정적으로 생각 할 수 있었던 힘이 어디서 나왔는지, 15살의 제가 참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환학생때 연예인이 된 기분을 느껴본 것도 색다르고 좋았지만, 제가 다녔던 공립 고등학교보다 훨씬 더 많은 유색인종이 있어서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평범한 지금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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