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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에서의 일화

한국 고등학교의 영어듣기평가를 치룬 미국인 호스트맘의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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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선생님 이셨던 제 호스트맘은 한국의 학교와 교육에 관심이 많으셨는데요, 제가 가져간 한국 고등학교 1학년의 영어 교과서를 보시고 깜짝 놀라셨답니다.

 

그 이유는 교과서의 내용과 단어수준이 호스트맘이 생각하기에 고등학교 1학년 (10학년) 학생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어려웠기때문입니다.

 

헉

 

지금 한국의 고등학교 1학년인 동생의 영어 교과서는 개정된 교과서여서 2년전 제가 한국에서 고등학교 1학년에 있을 때 사용하던 교과서와는 다릅니다.

 

개정되면서 훨씬 더 어려워져서 호스트맘께서 보신 교과서가 상대적으로도 실제로도 대부분 학생들의 수준에 비해 쉬운 편인데 호스트맘은 제가 가져간 영어 교과서가 진짜 한국의 고등학교 1학년 (10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는 책이냐며 몇 번이나 물어보셨습니다.

 

 

1학년 1학기가 끝나고 미국에 와서 저는 한 학기에 한 번 씩 치루는 영어듣기평가를 2학기에는 치룰 수 없었는데요, 듣기평가가 끝나고 며칠 뒤 늦게나마 EBS 홈페이지에 업로드 된 시험지와 음원으로 혼자 시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험을 다 보고 나서 호스트맘께 한국 고등학교 1학년의 듣기평가를 들려 드리고 싶어 노트북을 가지고 내려와 화면에 시험지를 띄워 놓고 어려운 몇 개의 문제들의 음원을 틀어 드렸습니다.

 

시험문제와 선택지가 한국어로 되어 있는 것이 있어 영어로 미리 번역 해 드리고 음원을 틀어들었는데 호스트맘께서 몇 문제를 듣다가 계산하는 문제가 나오자 음원을 정지시키시며 "수학인지 영어듣기평가인지 모르겠다. 학교에서 시험 볼 때 음원은 몇 번 씩 들려주니?"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출처:구글)

 

모든 문제는 한 번 씩만 들려준다고 하자 호스트맘께서는 영어를 잘하는 특정한 학생이 아닌 대한민국의 모든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풀어야 하는 문제가 맞냐며 의아해 하셨고 계산 문제에서는 음원을 2~3번이나 반복해서 듣고 나서야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호스트맘께서 한국 고등학교의 듣기 평가를 치루기 전 저는 호스트맘은 미국인이고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던 학교 선생님이셨으니 다 맞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호스트맘 역시 자신있게 시험을 시작했었답니다.

 

무슨 내용인지 다 이해는 하셨겠지만  문제의 함정에 빠져서 틀린 문제도 있었고 얼마를 지불 해야 하냐고 묻는 계산 문제를 풀다가 놓쳐 여러번 음원을 들었기 때문에 대충 보니 한국의 중상위권 학생과 비슷한 점수를 받으셨습니다.

 

전국 영어 듣기 평가는 쉬운 편이라 20문제를 다 맞은 학생과 1~2개 틀린 학생이 많다는 제 말을 들으신 호스트맘께서는 한국학생들이 자기보다 영어 듣기를 더 잘한다며 함정도 많고 복잡한 영어 듣기 평가를 거의 완벽하게 푸는 한국 학생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하셨답니다.

 

호스트맘께서는 (미국나이로)15~16살의 학생들이 영어듣기평가를 절반만 맞아도 대단한 영어 실력을 가진 것인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높은 성적을 받기위해 노력하고 스트레스를 받고있다는 사실에 마음아파하셨습니다.

 

영어듣기평가를 풀고 나서 호스트맘께서 놀라신 이유 중 또다른 하나는 영어듣기평가를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는 사실이였답니다.

 

다른 한국의 학교들은 영어듣기평가를 가르칠지 몰라도 제가 다녔던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시험전에 작년의 영어듣기평가를 1번이나 2번정도 풀어본 것이 다 였고, 선생님들께서 푸는 방법이나 영어듣기 실력을 높일 수 있는 공부방법에 대해 설명 해 준적이 없어 영어 듣기 평가 공부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였습니다.

 

저로부터 이 사실을 들으신 호스트맘은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는 것을 왜 시험을 봐서 성적에 반영하냐며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하셨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때는 듣기평가 점수를 성적에 반영했었답니다. 지금은 반영 할 때 있고 안 할 때도 있다고 하네요.)

 

한국의 학원에 대해 저를 통해 이미 알고계셨고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데 왜 학원에 가냐며 학원에 다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셨던 호스트맘께서는 체계적이지 못하고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는 영어듣기평가를 치뤄야 한다는 사실을 듣고나서야 어쩔 수 없이 학원에 가서 배워야 하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셨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제가 학교에서 막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알파벳이 아닌 문장을 곧바로 배우기 시작했고, 이렇게 체계적이지 못한 학교 영어만으로는 절대 영어듣기평가와 수능을 볼 수 없기 때문에 학원에 가거나, 인터넷강의를 듣거나, 과외를 해야한다는 사실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졌는데 호스트맘의 말씀을 듣고나니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영어듣기평가를 통해 미국인이신 호스트맘께서 영어듣기평가를 보고 멘탈붕괴에 빠지신 소감과 한국의 영어교육에 대한 호스트맘의 생각을 알 수있었던 흥미로운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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