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1학기였던 이번학기를 시작하면서 "이번학기 성인간호학2 실습도 열심히 참여해서 많이 배워와야지!" 라고 마음먹고 설레는 마음으로 학기 첫 실습을 갔던게 엊그제같은데 11월 16일, 마지막 실습을 마치고 이번학기 실습도 잘 끝냈습니다.


성인간호학2 실습을 위해 이번 학기에 갔던 P병원은 성인간호학1 실습을 했던 H병원에 비해 여러 유닛을 갈 수 있었어서 심장카테터, 내시경, 수술실, 외과 중환자실, 병동 등 매주 다른 유닛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매주 간호사선생님들도 다 좋은 분들만 만나서 덕분에 많이 배울 수 있었고요.


성인간호학1 실습을 했던 H병원에선 외래 수술전&후 케어 유닛으로 실습을 갔던 한 주만 빼고 병동에 있었어서 수술을 볼 기회도, 중환자를 간호 할 기회도 사실 없었지요.


산부인과 실습때도 제왕절개를 보지 못했어서 저는 "수술실과는 인연이 아닌가보다." 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수술실에 꼭 가보고싶어서 실습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실습 마지막날 저를 수술실에 보내주셨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간호대의 경우 듣는 과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매주 한번씩 실습을 가는데, 병원과 학교가 학생이 어느 유닛에 갈 수 있는지 계약을 맺습니다.


다른 학교 간호대학 학생들과 겹치지 않게하기 위해서인데요, H병원의 경우 저희학교 학생들이 갈 수 있는 유닛은 수술실, 외래 수술전&후 케어유닛, 폐·호흡기병동으로 한정되있었습니다.


P병원에서는 운이 좋게도 병동, 내시경, 수술실, 심장카테터, 내과 중환자실, 외과 중환자실, PACU (마취 후 회복실), 집중치료실 등등 정말 많은 유닛에 갈 수 있었지요.



이번학기 성인간호학2 실습을 했던 병원


중환자실에서 실습을 하던날엔 호흡기를 달고 의식이 없이 누워있는 뇌사 환자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 실습을 하는 내내 울음을 참아야했습니다.


제가 돌봤던 환자들은 제 아빠나이 또래의 뇌사 남자 환자 두명과 심장수술을 받은 남자환자였는데, 심장 수술을 받은 환자는 제가 실습을 하던 도중 일반병실로 올라가서 기뻤지만, 뇌사환자들을 깨어날 확률이 없다는 사실에 너무 슬펐지요.


간호사 선생님의 말을 들어보니 두 뇌사 환자 모두 며칠전에 쓰러졌는데, 쓰러진 환자를 가족이 발견하고 911에 신고해 응급실로 실려왔었데요.


슬펐던 날도 있었지만 기쁘고 보람있던 날도 많았어요!


내시경실에서 봤던 지능이 부족해 의사소통이 힘든 20대 남자환자를 일주일 후 병동에서 다시만나 반가운 마음에 웃기도 했었답니다.


제가 간호사선생님을 따라 그 환자의 병실에 들어가니 환자가 저를 가리키며 뭐라고 소리를 냈는데 제가 "우리 저번주에 봤었지요?" 라고 말하니 그 환자도 반가워하는 눈치였어요.


수술실에 갔던 날, 수술실 간호사선생님께 수술실엔 처음 와보는거라 많이 기대도 되지만 수술을 끝까지 지켜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수술을 보다 징그러우면 언제든지 나와도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졸업하고 어느 유닛에서 일하고 싶냐고 물어보셔서 분만 유닛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더니 제왕절개 수술이 있는데 참관하고 싶으면 참관 할 수 있는지 산부인과 분만 유닛에 물어보러 가자고 하셔서 그 유닛에 허락을 받고 제왕절개 수술도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답니다.


계약되지 않은 유닛에 가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간호사 선생님들의 배려로 너무 좋은 경험하고왔어요.


제왕절개 수술에는 산부인과 의사, 널스 미드와이프 (석사학위의 산부인과 전문간호사), 간호사 등이 참여하는데 간호사 선생님이 키 작은 제가 더 잘 볼수 있도록 발판도 가져다 주셨고, 널스 미드와이프가 되고싶은 저에게 널스 미드와이프 선생님은 봉합을 하시며 진로상담도 해 주셨어요!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마취과 의사선생님께서 척추마취를 하시며 저랑 환자랑 이야기를 나눴는데, 제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마취과 선생님이 환자에게 스텔라가 당신의 아기를 보러 한국에서부터 왔다고, 축복받은 아기라고 말씀하셔서 같이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아기가 세상에 나와 아빠품에 처음 안기던 순간도 참 감동적이였고요.


이 날은 간호사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의사선생님, 마취과 의사선생님 등 모두 잘 설명해주시고 가르쳐 주신 좋은 분들만 만나서 정말 재미있고 행복했던 하루였어요!


실습을 가지 않는 주는 학교로 시뮬레이션을 하러 갔답니다.


학교 시뮬레이션 센터에 누워있는 마네킹에는 고급 기술들이 들어가 있어서 눈도 깜빡거리고, 맥박도 뛰고, 숨도 쉬고, 배에서 나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답니다.


병실과 똑같이 생긴 시뮬레이션 센터 벽에는 마이크와 카메라 여러대가 붙어있는데, 제가 말을 하면 컨트롤룸에서 듣고 교수님이나 연기자들이 대답을 하는데 마네킹이 말하는 것처럼 마네킹 머리에 있는 스피커를 통해 들을 수 있지요.


이번학기에 심전도 읽는 방법과 심폐소생술(CPR) 환자를 간호하는 법을 배워서 두번 중 한번의 시뮬레이션은 CPR 이였어요.


시뮬레이션 전날 미리 환자 정보를 확인하고 학교에 가는데 시작 전 교수님께서 시나리오를 알려주시고 친구들과 각자 역할을 정하고 나면 시뮬레이션이 시작됩니다.


이날 차지널스(주임간호사) 역할을 맏았던 저는 다른 간호사와 환자의 병실에 들어갔다가 심정지 환자를 발견하고 "코드블루 (심정지 환자 발생시 "코드블루"라고 병원 전체에 방송됩니다.)" 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였지요.


시뮬레이션센터에는 병원처럼 진짜 전화기가 있어 다른유닛이나 의사에게 전화 할 수 있지만, 방송장비는 없는지라 목소리로 크게 "코드블루" 를 외쳐야했답니다.


그러자 시뮬레이션 센터 곳곳에 있던 다른 간호사들 (=같은 반 친구들)이 제 목소리를 듣고 뛰어와 같이 흉부압박을 시작했지요.


2분마다 심전도를 다시 확인하고 친구들과 같이 심전도를 분석하며 적절한 약을 투약했습니다.


흉부압박이 얼마나 힘들던지 1-2분 내외로 5명이 번갈아 했음에도 시뮬레이션이 끝나고 모두 바닥에 주저앉아버렸지요.


심전도를 틈틈히 확인하던중 정상 리듬이 보이고 맥박도 정상이길래 하이파이브를 하며 "우리가 환자를 살렸어!!" 라며 좋아하고 있는데 다시 심장 리듬이 CPR이 필요한 Ventricular Fibrillation (VF-심실세동) 으로 바뀌어버리더라고요.


한숨 돌리는것도 잠시 바로 다시 CPR을 시작했어요.


묶었던 머리가 풀어지고 땀이 흐르도록 CPR을 했음에도 결국 환자를 살리진 못했답니다.


실제상황도 아니고 진짜 환자가 죽은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슬프던지요.


환자를 살리진 못했지만 그래도 시뮬레이션을 하고나니 길에서든 어느곳에서든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나서서 도와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학기동안 실습을 함께했던 친구들과.


매주 가는 유닛이 서로 달라서 점심때와 실습 끝나고 회의 할 때 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함께해서 즐거웠던 실습이였어요!


가운데 분홍색 청진기를 매고있는사람이 저 입니다:)


실습을 처음 시작하던 지난 1월, 처음 만난 환자들과 웃으며 인사를 하고 저를 소개하는게 참 어색하고 두려웠지만 이번학기 실습을 끝나고 그때를 돌아보니 참 많이 발전 한 것 같아서 제 자신이 참 대견했습니다.


새벽 4시쯤 일어나 이른 아침을 먹고 실습을 가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였지만 많이 배웠고, 교과서에서만 보던 것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소중하고 유익했던 시간들이였답니다!


이번학기 성인간호학2 실습을 통해 간호학과를 선택하길 참 잘했다고 다시한번 느끼는 계기이기도 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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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telladiary.tistory.com/entry/허리케인-마이클을-보내고 [스텔라의 미국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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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여러분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다시 블로그로 돌아왔어요.


지난 5월에 졸업한 한 학년 위인 간호학과 친구들이 분명 4학년은 3학년보다 훨씬 쉽다고 했는데, 4학년이 시작되니 왜이렇게 바쁘고 정신이 없었는지요.


간호본과에 입학하기 위한 준비과정인 간호예과였던 1, 2학년때는 "간호학과"라고 말할 수 있는 간호 본과에 다니는 3, 4학년들이 그렇게 부러웠는데 언제 벌써 4학년이 되었나 싶네요.


(미국 간호대학은 간호 예과와 본과로 나누어져 있어요!)


4학년이 되고나서 간호본과에 막 합격해 빳빳한 유니폼을 입고 학교에 오는 3학년들을 보니 일년전 아무것도 모르던 제 생각도 나고 "저 친구들도 간호학과 공부에 적응하느라 힘들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짠~하더라고요.


총 5학기로 이루어져있는 간호 본과 중, 세 학기를 끝내고 네번째 학기인 이번 학기에는 성인간호학 2 (Medical-Surgical Nursing 2), 노인간호학 (Gerontological Nursing), 그리고 Evidence based practive Nursing (글쓰기 과목)까지 세 과목을 배우고 있어요!


매일 도서관을 다니며 열공하느라 바쁘게 지내다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미드텀 (한국어로 굳이 번역하자면 중간고사?)이 지나고있고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것도 두 달 전이네요.


글쓰기 과목은 시험이 없어서 지금까지 두 개의 성인간호학 시험과 두 개의 노인간호학 시험이 끝났어요.


네 시험을 다 잘 봐서 학기 후반부는 쉽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 성인 간호학 시험은 반에서 저와 친한 친구인 A양과 공동 1등을 하기도 했었답니다.


제 블로그에 소개 된 적 있는 A양은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형광펜이 잔뜩 칠해진 너덜너덜한 책을 들고다니는데 시험을 볼 때 마다 항상 좋은 점수를 받는 친구이지요.


2018/08/02 - 뿌듯하지만은 않은 미국인들의 동양인에 대한 편견   (여기에 나오는 A양이에요!)


다른 전공들은 보통 60점 이상을 받으면 D, 또는 70점 이상으로 C를 받으면 패스이지만, 대부분의 미국 간호학과가 그렇듯 저희 학교의 간호학과도 학교의 채점 기준과는 별도로 75점 이상을 받아야 C로 패스를 할 수 있습니다.


반올림도 해 주지 않아서 학기 중 보는 여러개의 시험과 기말고사점수 평균을 74.99를 받으면 D를 받게 되어 그 수업은 낙제를 하게 되는 거죠.


각 각의 시험도 75점까지가 패스여서 75점 이하는 교수님과 상담을 해야한답니다.


화상, 재난간호, 그리고 쇼크 등을 주로 다뤘던 성인간호학 첫 시험이 너무 어려웠어서 40명 중 7명만 패스를 했는데, 그 중 A양과 제가 78점으로 1등을 했답니다!



어려웠지만 재미있게 공부했던 재난간호.

병원에서만이 아니라 제 주변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람을 살리는데 필요한 간호 처치를 배울 수 있어서 유익했던 단원이였어요.


A양과 저도 겨우 패스 한 거나 마찬가지지만, 점수가 어떻든 그래도 반에서 1등을 했다는게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간호 본과에 막 입학했던 일년 전, 기본간호학 (Fundamentals of Nursing)을 낙제 할 뻔 했어서 교수님과 자주 상담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첫번째 성인간호학 시험에서 그동안 노력한 결과를 그대로 받은 것 같아서 뭉클하기도 했었고요. 


학기의 첫 시험을 잘 보고 싶어서 밥먹고 잠자는 시간 빼고는 공부만 하고 살았거든요.


이번학기 성인간호학2 실습은 병동, 내시경 검사실, 외과 중환자실, 내과 중환자실 등을 도는데요, 이젠 환자와 대화하는 것과 피하 주사, IV 펌프 등의 간호 스킬이 훨씬 편안해져 자신감이 생긴 제 실습 이야기도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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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아동간호학은 재미있었지만 좋아하는 과목은 아니였습니다.


왜 건강하게 뛰어 놀아야 할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이 병원에 누워있는것인지, 마음 약한 저에겐 아픈 아이들을 보고 있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였거든요.


지난학기 성인 간호학(1)을 배우고 실습을 나가며 아픈 사람들을 많이 봤었지만, 말 그대로 성인 간호학인지라 제가 실습을 가서 만났던 환자들은 대부분 노인이였지요.


폐렴, 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만성 폐쇄성 폐질환)등 다양한 폐질환을 치료하던 폐 병동으로 실습을 나갔었는데 노인환자들의 차트를 보면 담배를 몇 십년 피던 환자도 있었고 마리화나 등의 마약을 하던 사람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이에 관계 없이 질병을 앓게 되어 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잘못된 식습관과 함께 담배를 십대때부터 펴 온 80대 환자가 폐 질환을 앓게 되는 것은 예상 할 수 있는 일이고 80년 이상의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환자가 왜 아픈지 슬프더라도 저 스스로 이해하고 받아드릴 수 있었지요.



아동간호학 실습을 나갔던 병원의 건물들 중 하나.


하지만 아동간호학 실습을 위해 어린이병원에 갔을 땐 특별한 원인 없이 아픈 아이들을 보며 실습내내 마음이 아팠고 실습을 하고 기숙사에 돌아와서도 하루종일 우울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제 어렸을 때를 생각 해 보면 엄마, 아빠께 사랑받으며 건강하게 유치원에 다니고 저보다 두살 어린 여동생 "이야"랑 신나게 놀던 기억뿐인데, 다양한 이유로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을 보니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아동간호학 수업 중 실습에 나가서 만났던 환자들의 이야기를 종종 나누는 경우가 있는데, 아동학대를 당하다 부모가 병원 앞에 버리고 도망간 아이 이야기부터 물에 빠져 의식불명으로 소아중환자실에 왔다가 하늘나라에 간 아이 이야기까지 눈물 없이 듣기 힘든 이야기뿐이였답니다.


일반 병동에는 단순한 질병으로 입원한 아이도 많아서 입원 했다가 며칠 뒤에 건강하게 퇴원하는 해피앤딩이 대부분이였지만, 소아중환자실에서 실습 하던 날 만났던 환자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제 환자였던 중증 근무력증을 앓으며 평생 산소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하는 아이 A, 그리고 초등학생의 몸으로 식물인간 상태였던 25살의 환자까지 소아 중환자실은 이 세상과는 완전 동떨어진 곳 같았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흑인 남자아이 A를 처음 만나서 제 소개를 하고 침대에 쉬를 해서 제 간호사선생님과 함께 Bed bath (침상목욕)를 시켜줬는데 몸이 어찌나 야위였던지 보는 제가 다 안타까웠습니다.


워낙 오래 입원하고 있던지라 병원생활에 익숙해 졌는지 손가락에 스스로 산소포화도 센서를 붙이고 간호사 선생님과 노는 모습이 참 귀여웠지요.


제 간호사 선생님이 다른 일을 하는 동안 A와 함께 잠깐 시간을 보냈는데, 저에게 자신의 게임 유튜브 채널을 보여주며 구독해 달라고 하기도 하고 다음주면 이 병원을 떠나 애틀란타에 있는 더 큰 병원으로 간다고도 얘기 해 주더라고요.


너무 해맑고 즐거워 보이던 아이여서 A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제 마음이 더 아팠답니다.


간호사 선생님 말로는 많이 호전되면 퇴원해서 학교도 다시 다닐 수 있게 될거라고 했지만 평생 산소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한다는 것과 더 큰 병원으로 옮겨가야한다고 하니 호전되기까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A다음으로 유난히 더 정이 갔던 환자는 영어를 잘 못하던 맥시칸 남자아이 B였습니다.


환자 차트에 B는 영어를 조금 알아듣는 수준이고 B의 엄마아빠는 스페인어만 할 줄 알고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한다고 되어있었는데요,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제 상황 같아서 다른 환자들보다 더 신경이 쓰였었지요.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미국인들이 많아서 대부분의 병동엔 스페인어를 하는 간호사가 있고 스페인어만 하는 환자의 경우는 스페인어를 쓰는 간호사가 배정되는데, 그날따라 병동에 스페인어를 하는 간호사가 없어서 영어만 하는 간호사가 그 환자에게 배정되었답니다.


간호학 교과서에는 환자가 영어를 하지 못할 경우 가족이 아닌 전문 통역사를 부르라고 써 있어서 영어만 할 줄 알던 B의 간호사와 B와 B의 가족이 정말 통역사를 통해 대화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아침일찍 B의 병실에 들어가 간단한 영어만 알아듣는 B와 손짓 발짓을 총 동원해 대화를 하다가 B의 부모님과 이야기 할 차례가 되자 간호사는 벽에 붙어있던 두개의 수화기 중 하나는 B의 엄마에게 주고, 하나는 본인이 들어 스페인어 통역 요청을 하더라고요.


"아이가 수술 후 빨리 회복 할 수 있도록 이따가 아이가 복도에서 걷도록 도와줄게요." 라고 간호사가 아이의 엄마를 보고 말하면 수화기를 통해 통역사가 듣고 있다가 스페인어로 B의 엄마에게 말 해줬습니다.


반대로 B의 엄마가 수화기를 들고 간호사를 보고 스페인어로 이야기하면 수화기 넘어의 통역사가 영어로 간호사에게 이야기 해 주었지요.


교과서에서만 보던 통역을 실제로 보게 되서 신기했고, 실제로 통역사가 병실에 오는 것이 아니라 전화를 통해 통역을 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얼마나 불안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필요한 것은 없는지, 불편한 것은 없는지 등을 물어보며 B의 부모님에게도 유독 더 신경을 썼던 기억이 나네요.


마음이 약한 탓에 어린이 병원에서 아픈 아이들을 보며 실습중 화장실에 가서 감정을 추스르고 와야 했던 적도 많았고, 아이들에게 주사를 놓는 것을 보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아동간호학 실습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마음이 아파서 아이들에게 주사 놓는 것이 싫고 아파서 우는 소리가 듣기 힘들것 같아서 소아과 간호사는 생각도 안해봤는데, 아동간호학 실습을 끝내고 보니 "이 세상에 건강한 아이들만 있을 수 없고 누군가는 아플 수 밖에 없다면 내가 소아과 간호사가 되서 진심으로 아이들을 간호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약해서 소아과 간호사는 절대 될 수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실습을 하고 나니 "마음이 약해서 아픈 아이들을 더 정성껏 간호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바뀐거지요.


그리고 건강하게 태어나 학교에 다니고 먹고 싶은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는것, 많은 사랑을 받고 자라서 다른사람에게도 제가 받은 사랑을 배풀 수 있다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큰 축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요.


눈물이 많고 마음이 약한 저, 아동간호학 실습중엔 눈물이 날 것 같으면 화장실로 도망가서 감정을 추스르고 꾹꾹 참았지만 산부인과 실습 중 울음을 참지 못하고 결국 환자앞에서 울어버린 이야기도 곧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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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telladiary.tistory.com/153 [스텔라의 미국이야기]

Posted by adorable stella

여름학기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미국 병원에서의 실습은 유익하고 재미있습니다.


비록 새벽 3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에 일어나야하고 실습 바로 다음날 시험이 있는 날이 많아서 피곤한 상태로 실습에 가는 날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말이죠.



해도 뜨기 전인 이른 아침 실습 병원에 도착해서 찍은 사진이에요.

대학교 캠퍼스처럼 건물도 많고 여러 건물들이 통로로 이어져 있던 큰 병원이라 신기했지만, 실습 병동부터 식당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간호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환자들에게 직접 주사도 놔 주고 교과서에서만 보던 시술을 직접 보고나면 이해도 잘 되고 시험볼때 생각도 더 잘 나지요.


지난학기에 성인간호학1과 정신간호학 실습을 끝냈고 이번 여름학기에는 아동간호학과 모성간호학 실습을 하고 있는데, 학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는 지금은 아동간호학과 모성간호학 실습을 모두 마쳤답니다.


간호학과에 입학하는 준비기간인 간호예과 (대학교 1, 2학년)를 끝내고 간호본과에 입학한지 일년이 다 되어가고있음에도 아직도 가끔은 간호학과 유니폼을 입은 제 모습이 낯설때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간호학과에 입학하고 싶다는 꿈을 너무 오랫동안 간절히 꿔왔기 때문인지 간호학과 유니폼을 입고 실습을 갈 때마다 제가 진짜 학생 간호사가 맞나 싶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실습을 하면서 별로 말이 없어서 대하기 어려운 환자들도 만났고, 까다로운 환자들도 만났지만 제가 만난 대부분의 환자들은 저를 격려해주던 좋은 환자들이였습니다.


간호학에 막 첫발을 내딛은 제가 혈당 체크 기계를 들고 헤매고있으면 천천히 하라고 기다려주기도 하고 간호학과에서 잘 살아남기 바란다고 응원해주기도 하지요.


75점까지가 패스이고 74.99부터는 무조건 낙제인데, 두번째 낙제부턴 가차없이 쫒겨나는 피말리는 미국대학교 간호학과에서 환자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된답니다.


누가 들어도 외국인임이 티나는 제 영어발음을 들은 환자들은 제가 어느나라에서 왔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미국에 가족이 있는지 물어보기도 하는데요, 친척 한명 없이 혼자 미국에 살고있다고 하면 고생한다고 안쓰러워하기도 하지요.


이렇게 따뜻하고 저에게 힘을주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난처한 요구나 질문으로 저를 당황하게 하는 환자들도 있답니다.


제가 실습갔던 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사과주스, 포도주스, 커피, 얼음물, 에플소스, 크레커 등의 간단한 음료나 먹을 것이 금식이 아닌 경우 환자의 요구에 따라 제공됩니다.


물은 보호자들에게 제공해도 되지만 음료나 먹을것은 환자에게만 제공을 하는 것이 원칙인데요, 보호자가 한 명일 경우엔 원래는 안되지만 이번엔 드리겠다고 말하며 환자의 보호자가 기분나쁘지 않도록 나름의 센스를 발휘하지요.


하지만, 환자를 방문하러 온 사돈의 팔촌것까지 음료를 가져다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가끔 있었고, 특정한 음료 이름을 말하며 그 음료가 있는지 물어보던 환자도 있었답니다.


환자들의 난처한 요구엔 상황에 따라 나름 센스있게 잘 넘어가는 편이지만, 대답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생각하게 만드는 환자들의 질문엔 간호 학생인 저는 당황 할 때가 더 많지요.


병원에서 실습중 찍은 사진이에요!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른 아침 환자를 처음 만날 때 항상 자기소개를 하며 환자에게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00대학교 간호학생 스텔라예요. 오늘 당신의 간호사와 함께 당신을 케어해 줄 거예요."


이때는 환자도 저도 처음 만난 상태라 서로 어색하지만, 점심때쯤이 되면 환자와 더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게 되는데 이때 대뜸 제 나이를 물어보는 환자들이 간혹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야 호칭이 중요하니 나이를 묻는게 실례가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별로 친하지 않은 경우엔 나이를 물어보는게 실례되는 일이고 일반적이지 않아서 환자들이 왜 제 나이를 물어보는지 항상 궁금한 저 이지요.


그때마다 "내가 너무 어려보여서 물어보나?", "내가 애 같아서 환자가 나를 믿지 못하나?", "그냥 내가 동양인이라 나이 짐작이 가지 않아서 물어보는건가?" 라고 나름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환자들에게 실례가 될까 싶어 제 나이를 왜 물어보는지 되 물어 본 적은 없는데요, 정신간호학 실습을 갔을 때 그 이유를 대충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 근처의 정신재활치료시설로 하루 실습을 갔던 적이 있는데, 제 또래의 남자 환자가 대뜸 제 나이를 물어봤던 적이 있습니다.


제 나이를 말해주니 "헐 정말요? 당신 중학생인줄 알았어요!" 라고 대놓고 말 해 주더라고요.


이때서야 "환자들이 내가 너무 어려보여서 내 나이를 궁금해하는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나이를 물어보는 대신 저에게 어려보인다고 말하는 환자들은 정말 자주 만납니다.


그럴 때는 제 나이를 말 해주는 대신 "저 술도 살 수 있고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는 나이예요!" 라고 대답한답니다.


미국에서 성인은 만 18세 부터이지만 술은 만 21살 부터 살 수 있는데요, 딱 만 21살인 제 대답속엔 "저 만 21살 이상이에요. 간호학과에서 공부하고 남을 잘 도울 수 있을 만큼 나이 먹었어요!" 라는 의미가 들어있지요.


한국에서도 키가 작은편이지만 미국 아이들 사이에 서있으면 더 작아보이는 제 키와, 다른 인종들에 비해 어려보이는 동양인이여서 제 나이 논란은 간호학과 실습 중 흔히 있는 일이랍니다.


귀엽고 청순한 것이 미의 기준인 한국과는 다르게 섹시가 미의 기준인 미국에서 제 또래의 여학생들에게 어려보인다고 하는것은 칭찬이 아닙니다.


저는 제가 제 나이처럼 보인다고 생각하고 한국에서 제 외모는 절대 동안인 외모가 아닌데, 미국인들에게는 소수민족인 동양인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저를 어리게만 보는 시선이 반갑지는 않지요.  


계속되는 나이 논란 때문에 불편해서 키도 좀 크고 나이도 좀 더 들어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하지만, 몇년 혹은 몇 십년 후 언젠가는 미국인들이 어려보이는 저를 부러워하는 날이 오겠지요.


미국인들이 봤을 때 저는 다른 인종에 비해 어려보이는 동양인이라 미국 병원에서 실습을 하며 가끔 난감하고 불편한 일들을 겪지만, 진심을 다해 환자들을 간호하다보면 저의 인종과 나이, 그리고 조금 부족한 영어실력에 관계없이 환자들이 저를 믿어주고 저에게 의지 할 수 있을거라고 굳게 믿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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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4월 25일자로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4월 27일부터 5월 2일까지는 제가 다니는 대학교의 기말고사 기간이였습니다.


학기가 막 시작을 해서 새로운 교과서를 사고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있었던 시험들을 준비하느라 (간호학과의 비애ㅠ) 바빴던게 엊그제 같은데 또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온거죠!


물론 3학년에서 4학년으로 올라가는 여름방학기간에 간호학과 학생들은 여름학기가 필수인지라 저에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지만, 봄학기가 끝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5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 긴 여름방학에 들어갑니다.


1학기였던 가을학기 기말고사땐 겨울방학이 한 달밖에 되지 않으니 별 감흥이 없지만, 2학기인 봄 학기가 끝나면 3개월이 넘는 여름방학을 즐길 수 있으니 미국 대학교 봄학기의 기말고사 기간은 힘들기도 하지만 이벤트도 많고 한 학년이 끝난다는 마음에 조금은 신나는 분위기랍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는 한국대학교와는 다르게 미국 대학교는 한 과목당 보통 5-6개의 시험과 점수에 작은 비중을 차지하는 퀴즈와 팝퀴즈라고 부르는 예고없이 보는 퀴즈들 그리고 크고작은 숙제들로 점수가 나옵니다.


간호학과의 경우 5-6개의 시험점수가 75점이 넘어야 다른 작은 퀴즈들과 숙제점수가 포함이 되어 점수가 나옵니다.


시험 평균점수가 C인 75점이 되지 않을경우 작은 퀴즈들과 숙제를 아무리 잘 해봐야 낙제라는 말인데, 시험 평균이 78점이고 숙제와 퀴즈를 잘 보면 점수가 80이상에 되어 B를 받게 되고 반대로 75점이 넘더라도 숙제와 퀴즈를 잘 하지 않았으면 75점 아래로 점수가 떨어져 낙제를 받게 되는 것이죠.


이번 학기 내내 열심히 공부 한 덕에 기말 고사 전 대부분의 시험을 잘 봐놔서 성인간호학1, 약리학, 정신간호학 기말고사를 40-50점대만 받으면 75점이상으로 수업을 패스 할 수 있었던지라 저는 기말고사 기간에 누구보다 마음 편하게 신나는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C로 겨우 수업을 패스하는 것은 제 목표가 아니니 기말고사가 끝나면 여름학기가 시작되기 전 2주동안 맘껏 쉴 수 있다는 설렘은 잠시 넣어두고 그래도 열심히 공부해서 이번학기도 잘 마무리 했었지요.


4월 25일에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26일이였던 목요일은 Reading day였습니다.


27일 금요일부터 시작하는 기말고사 전, 학생들이 공부 할 수 있도록 하루 시간을 주는 거죠.


이 날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지친 학생들을 위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티셔츠와 점심, 그리고 다양한 미국의 축제음식을 무료로 주는데다가 장기자랑, 워터슬라이드 등 다양한 놀거리도 있어서 저도 제 룸메이트 맥캔지와 11시부터 가서 줄을 서 있었는데 학생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1학년 때는 간호학과에 지원하기 위해 무조건 A를 받아야 하는 과목들이 있어서 밤새 공부하느라 가지 못했는데 2학년 때 한번 갔다오고 이번엔 단단히 준비를 해서 갔었지요.


작년에는 처음 가보는 이벤트여서 예쁘게 차려입고 가느라 워터슬라이드를 타지 못했는데 이번엔 워터 슬라이드를 타기위해 편한 체육복에 물에 젖어도 상관없는 차코샌들 (활동용으로 나온 미국에서 유행하는 샌들이에요!)까지 신고 갔어요.



제 룸메이트인 맥캔지랑 신나게 워터슬라이드를 타고 놀았어요.


이벤트에 갈 준비를 하며 맥캔지가 청바지를 입길래 청바지 입고 갈거냐고 했더니 그럴거라고 해서 워터슬라이드 안타려나보다 했지요. 이벤트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있는데 맥캔지는 이번 이벤트가 처음이라 워터슬라이드가 있는 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맥캔지도 3학년이여서 저는 당연히 1,2학년때 이벤트에 와 봤을거라고 생각했던거고요.


어쨌든 맥캔지도 청바지를 입고 신나게 놀았어요!  



더러운 물에서 신나게 놀다가 젖은 옷을 입고 흙과 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기숙사에 온 덕에 맥캔지와 저는 기숙사를 청소하느라 고생좀 해야 했습니다^^;;



저희 둘이 시험스트레스는 잠시 잊고 누구보다 신나게 놀았어요!



술이 있는 한국 대학교 축제와는 많이 다른 미국 대학교의 축제예요.

술 대신 미국 대표 축제 음식인 퍼널케익, 아이스콘, 솜사탕, 팝콘과 버거와 핫도그가 있었어요!


이렇게 신나게 놀고 와서 그 다음날 바로 기말고사 시험이 있었던 맥캔지는 공부를 하고 저는 주말이 지나고 월, 수에 시험이 있었던데다가 워터슬라이드를 너무 열심히 타느라 힘들어서 잠깐 낮잠을 자고 일어나 공부를 했어요!


기말고사 기간이 되면 도서관에선 무료 간식도 제공하고 테라피 독이 와서 학생들의 시험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풀어준답니다.





기말고사 전 각 과목별로 마지막 시험을 보고 한학기 내내 배운 모든 내용이 기말고사 범위이기 때문에 기말고사 1-2주 전부터 기말고사가 끝날 때까지 계속 공부와 시험의 연속이라 공부 좀 한다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걸어다니는 시체나 다름없습니다.


등만 대면 잠드는 친구들도 있었고 저도 하루에 두세잔의 커피를 마시며 겨우 숨만 쉬고 기말고사 기간을 버텼으니까요.


요리 할 시간도 없어서 2-3주를 매일 패스트푸드를 먹으며 카페인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다 보니 속은 쓰리고 기말고사 마지막날이 되자 제가 살아는 있는건지, 숨은 제대로 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간호학과 친구들과 같이 기말고사 공부를 하면서 이번 학기 성인간호학1 시간에 배운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GERD-위식도 역류질환?), Peptic ulcer disease (PUD-소화성 위계양?) 등의 소화계 질병 증상을 우리가 다 가지고 있다며 서로를 진단해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마지막 시험이였던 약리학 기말고사를 끝내고 나오는데 다른 전공에 비해 훨씬 공부량이 많은데다가, 한 학기 동안 병원으로 실습을 가기위해 새벽 세시 반 부터 일어나느라 힘들었던 생각이 나서 울컥 하더라고요.


진짜 한 학기가 끝난건가 싶기도 하고, 이번 학기도 다 패스 한 제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고, 오후에 또 공부하러 평소처럼 도서관에 가야 할 것 같고...


(간호학과는 모든 시험을 컴퓨터로 봐서 시험이 끝나자마자 점수가 나온답니다! 그래서 시험이 끝나자마자 패스 했는지 알 수 있지요. 간호학과를 다니며 처음으로 약리학 기말고사를 종이로 봐서 결과를 바로 알 순 없었지만 기말고사 40점만 받으면 75점으로 패스였어서 시험문제를 쉽게 푼 저는 패스했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지요. 그 다음날 약리학 기말고사 결과를 받고보니 91점을 받았더라고요!) 

 

시험이 끝나고 기숙사에 돌아오자마자 정신없이 낮잠을 잤습니다.


그동안 워낙 잠이 부족했어서 눈만 잠깐 감고있으면 잠이 들곤 했었는데 학기가 끝나서 맘도 편하겠다 낮잠을 4시간은 잔 것 같아요.


공부에 실습까지 힘들고 고된 학기였고, 제 몸을 혹사시켜가며 공부했던 기말고사기간이였지만 2주간의 짧은 방학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과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는 마음, 그리고 힘들게 공부해 내 지식이 필요한 아픈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리 힘들지만은 않았던 시간들이였던 같습니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간호학과 학생이 되고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간호학과 입학을 준비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잡았고, 실습을 다니며 환자들에게 좋은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더 열심히 공부해야한다는 것을 매번 느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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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제 블로그에 오셔서 간혹 미국 대학교 간호학과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와 같은 꿈을 가진 분들로부터 미국 대학교 간호학과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몇 년전 인터넷으로 간호학과에 대해 알아보며 유학을 준비하던 시절이 생각나는데요, 그런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미국 간호학과 입학에 대한 글을 준비했어요!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이 간호학과 입학은 3년제인 커뮤니티 칼리지이냐 4년제 대학교이냐에 대해서 다르고 4년제 대학교이더라도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니 입학하고싶은 대학교에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게 정보를 얻는 방법입니다.


저는 4년제 주립대학교를 다니고 있으니 제가 다니고 있는 4년제 대학교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미국의 간호대학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간호학과인 한국과는 다릅니다.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저희 학교의 경우는 1학년, 2학년은 간호학과 입학을 준비하는 간호예과 (Pre-Nursing)이고 3학년, 4학년은 간호대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간호학에 대해 배우는 간호본과 (Nursing)입니다.


한국처럼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간호학과" 인 학교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어요.


1,2학년 때는 간호학 입학을 위해 필요한 기초과목등을 배우는데, 기초과목들을 배우며 높은 GPA (Grade Point Average) 를 받고 입학시험을 합격해야 최종적으로 3학년이 되어 간호대학에 입학 할 수 있는 것이죠.


저희학교 합격 기준은 GPA 4.0만점에 3.2 이상이고 간호학과 입학시험 (HESI Admission Assessment)점수가 75점 이상이여야 합니다.


합격 기준이 2.5인 학교도 있고 학교마다 다르지만 간호학과를 다니며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3.7 이상을 받았더라고요.


낙제했다가 재수강 했을 경우 5년 내에 들은 모든 학점이 계산되고 범죄경력이 있으면 간호대에 입학 할 수 없어요.  


학교에 따라서 저희학교처럼 그 주의 학생들에게 간호대 입학에 우선권을 주는 학교도 있고, 인터넷을 찾다보니 간호예과를 입학하고 싶은 간호대가 있는 학교에서 했으면 입학시 우선권을 주는 학교도 있더라고요.


저희 학교의 간호학과 졸업학점은 총 122학점인데 1,2학년때 60학점을 듣고 간호대학에 입학 해 나머지 62학점을 듣습니다.


간호학과를 지원할 때 1,2학년때 들어야 하는 모든 필수 과목의 점수가 필요한 학교도 있지만 저희 학교는 미국사, 연극, 세계사, 미국정치 등의 교양과목은 들어가지 않고 생물1&Lab(실험), 생물2&Lab, 컴포지션1 (작문수업), 컴포지션2, 대학수학, 통계학, 해부학, 생리학, 미생물학, 인간성장과 발달 등의 과목 GPA만 계산이 됩니다. 


이 과목들은 C 이상(GPA 2.00)을 받아야 하지요.


세계사나 연극 과목에서 아무리 A를 받아봤자 해부학, 생리학 점수가 낮으면 간호학과에 지원 할 수 없거나 지원하더라도 낮은 GPA 때문에 합격 할 수 없는거지요.


SAT나 토플점수로 대학교에 합격해 1학년이 되면 Pre-Nursing 이라는 전공으로 교양과목을 2년 동안 듣는데요, 본인의 노력에 따라서 그 기간이 줄어들 수 도 있고 늘어날수도 있어요.


저의 경우는 여름학기를 열심히 들어서 1년 반에 Pre-Nursing을 끝냈고, 간호학과에 입학 한 친구 중 한 명은 이래저래 방황하느라 Pre-Nursing을 4년동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2학년 1학기중이나 1학기가 끝나면 학교에 따라 HESI a2나 TEAS 라고 불리는 간호학과 입학시험을 봐야합니다.



HESI A2 시험 주관사 ELSEVIER에서 만든 HESI A2 시험 공부 가이드북.

HESI A2 시험공부를 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보는 책이에요.

이 책이 얇아서 빠진 내용이 있을 것 같길래 저는 다른 책 한권 더 사서 총 두권 공부했어요.


저희 학교는 얼마전까지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었는데 제가 지원 할 때부터 HESI 점수만 받는다고 해서 저는 2학년 1학기가 끝난 겨울방학 중 학교 테스트센터에서 HESI 시험을 봤었지요.


저희 학교의 경우 HESI a2를 75점 이상만 받으면 HESI 점수에 상관없이 무조건 학점이 높은 학생을 합격시킨다고 해서 저는 HESI 시험공부를 오래 하진 않았고 방학 중 3주정도 하고 합격했어요!


저희 학교는 문법, 읽기, 단어와 일반상식, 화학, 생물, 수학, 해부생리학 이렇게 7과목을 봐야했어서 3주 공부하는 동안 빠듯하게 공부했었어요.


나중에 HESI 시험에 대해서도 포스팅 해 볼게요!


HESI 시험은 컴퓨터로 보기 때문에 점수가 시험 끝나자마자 나오는데요, 시험장에서 주는 성적표를 잘 가지고 있다가 간호대를 지원할때 같이 제출해야 합니다.


2학년 2학기 초인 2월 중반이 보통 간호대학교 지원마감일인데 이때 지원서, 자기소개서, HESI 성적표, 여러가지 동의서, 추천서 2장 등을 함께 제출합니다.



간호학과 입학 지원서와 서류들.


저희학교는 간호학과 필수과목인 컴포지션으로 토플점수를 대신할 수 있어서 간호대학에 지원할 때 토플점수가 필요 없었지만, 학교에 따라서 토플이나 아이엘츠 점수가 추가로 필요한 경우가 있으니 학교 사이트에 들어가서 알아보세요!


이렇게 지원서를 내고 한달정도가 지나면 조건부 합격 여부가 나옵니다.


2학년 2학기가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합격이 아닌 "조건부 합격"인 것인데요, 2학년 1학기 까지의 성적으로 조건부 합격을 주기 때문에 2학년 1학기 까지의 성적은 무조건 좋아야 합니다.


2학년 2학기가 끝나고 성적이 나오면 총 GPA가 계산되어서 3.2이상일 경우 합격이 되지요.


저는 2학년 1학기때까지 받은 높은 학점덕에 조건부 합격이 되었고, 2학년 2학기때 B받은 과목이 있어서 학점이 조금 떨어져서 총 GPA도 조금 떨어졌지만 어쨌든 합격기준이 되었으니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지요.


합격 하고 나면 간호대학으로부터 엄청난 수의 메일을 받습니다.


CPR 자격증 교육, 실습나가서 실수했을 때를 대비한 보험 가입방법, 실습복 주문안내, 여러가지 동의서, 예방접종 증명서, Background check(신원확인), 소변검사 (마약검사), 신체검사 등의 간호학과에 필요한 서류와 준비물에 대한 메일이 매일 날라온답니다.


이렇게 힘들게 공부하고 준비해서 간호학과에 입학하면 경쟁도 덜하고 좀 쉬울 줄 알았는데, 간호학과에 입학하고 나면 이때부터 진짜 공부의 시작이지요.


예과때보다 진도도 2-3배 많이 나가고 시험도 훨씬 어려운데다가 75점 이상 받아야 패쓰여서 매일 공부만 하고 살아야 한답니다.


해부학, 생물학 등을 배우던 예과때와는 다른 문제유형 때문에 처음에는 저도 엄청 고생했었지요.


간호학과의 시험문제는 4지선다 중 "가장 맞는 것", "가장 먼저 할 일" 을 골라야 하는데요, 어쩔때는 4지선다 모두 맞는 답 일때도 있지요.


몇개가 정답인지 모르고 맞는 것을 모두 고르라는 문제도 한 시험 50문제 당 최소 5문제는 있어서 A 받기는 정말 힘들더라고요. 


하나만 안 고르거나 하나만 더 골랐어도 부분 점수가 없거든요.


이번에 배운 성인간호학1 수업을 기준으로 기말고사까지 한 학기에 총 6개의 시험이 있었는데 시험점수 평균이 75점 이상이여야 패스예요.


간호대학에 들어와서 첫번째 낙제는 괜찮지만, 두번째 낙제부터는 간호대학에서 쫒겨난답니다.


저희 학교는 간호학과를 1년에 한번만 뽑아서 다음학기 낙제한 과목이 안열리기 때문에 2018년 봄학기에 한 과목을 낙제했을 경우 쉬다가 2019년 봄학기에 다시 돌아와야 하지요.


간호학과를 지원 할 때 경쟁률은 학교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제가 여기저기 알아본 바로는 입학이 쉬운 학교는 없었어요.


저희 학교처럼 성적대로 자르는 학교는 보통 합격하려면 학점이 3.7이상은 되어야 하고 입학시험이나 인터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라면 입학시험과 인터뷰도 철저히 준비해야겠지요.


성적에 따라 학생을 입학시키는 학교가 있는 반면 Waiting list (대기자)제도를 하고 있는 학교가 있는데, 그런 학교는 성적이 어떻든 조건에만 맞으면 Waiting list에 이름을 올려놓고 자기 순서가 되면 간호대에 입학을 시켜준답니다.


제가 알아본 학교중 한 학교가 Waiting list 제도를 하고 있었는데 보통 예과를 끝내고 본과에 입학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직접 대학에 찾아가서 물어보니 3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간호대 지원시 그 주의 학생에게 우선권을 줘서 외국인인 본인에게 불이익이 있지는 않은지 (저는 저희 학교가 조지아주 학생에게 우선권을 주는지도 모르고 이 대학교를 선택했었어요.), 학비가 터무니없게 비싸진 않은지, 간호대학 학생들의 간호사 면허시험 합격률은 얼마나 되는지 등 모든 요소를 고민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간호대학을 선택하시길 바라요!


제 글이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질문이 있으실경우 방명록이나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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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3학년 2학기였던 이번학기엔 성인간호학 1, 정신간호학, 그리고 약리학을 배웠습니다.


다양한 질병과 그에 따른 전문적인 간호스킬을 배우며 제가 정말 간호학생임을 느끼게 해줬던 성인간호학과 일상에서 약을 고를 때 바로 써먹을 수 있어서 유익했던 약리학은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던 과목들이였습니다.


하지만 정신간호학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문제 유형들도 성인간호학, 약리학과는 많이 달라서 한학기 내내 저를 힘들게 했었지요.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지적장애나 조현병에 대해 배웠으면 시험에서도 그 특징이나 증상에 대해 물어봐야 하는데, 시험문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신병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미국 대학교 정신간호학 실제 시험문제 같이 풀어봐요!


1번. 간호사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18살 여자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맹장 수술을 받고 첫째날인 이 환자를 걷게 하려고 하는데 간호사가 환자에게 이제 침대에서 나와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하지 환자는 화나가서 "여기서 나가요! 내가 준비가 됐을 때 걸을 거예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때 간호사의 대답으로 가장 맞는 것을 고르세요.


A. 당신의 의사가 맹장 수술 첫째 날 부터 걸어야 한다고 했어요.

B. 걷는 것 보다 당신을 더 괴롭게 할 수술 후 합병증을 막으려면 당신은 꼭 걸어야 돼요.

C. 당신의 기분이 어떤지 알아요. 당신은 걷는 것 때문에 화가 났지요. 하지만 걷는 것이 당신의 상태를 더 낫게 만들어 줄 거예요.

D. 30분 후에 다시 돌아와서 당신이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줄게요.


2번. 간호사가 TV로 뉴스를 보고 있는 여자 조현병 환자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웃기 시작하며 부드럽게 "알았어 내 사랑, 내가 할 게." 라고 말했습니다. 간호사가 환자에게 그녀의 말에 대해 물었을 때, 환자는 "저 뉴스 아나운서가 내 애인이에요. 그는 매일밤마다 나에게 말을 걸어요. 오직 나만이 그의 말을 이해 할 수 있지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때, 간호사의 대답으로 가장 맞는 것을 고르세요.


A. 뉴스 아나운서가 당신에게 뭐라고 말하고 있나요?

B. 체널을 돌려서 다른 뉴스를 봅시다.

C. 저 뉴스 아나운서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계획이 있나요?

D. 저 뉴스 아나운서는 당신에게 말을 하고 있지 않아요.


여러분은 몇 번을 고르셨나요?


정답은 1번은 D, 2번은 A입니다!


수업중에는 보통 다양한 정신병의 정의와 증상에 대해서만 배우다가 시험에서는 병의 정의와 증상을 물어보는 문제는 거의 없고 가장 올바른 간호사의 응답을 고르라고 하니 저 말고도 많은 학생이 정신간호학을 어려워했습니다.


환자에게 주사를 놔 주고, Vital sign (활력징후?)를 재고 환자를 교육했던 성인간호학 실습과는 다르게 정신간호학 실습은 환자를 인터뷰 하고 차팅하는 것이 전부여서 정신간호학 실습 또한 수업과 마찬가지로 지루하고 재미없었지요.


성인간호학 실습을 갔던 병원에서 정신간호학 실습도 했는데, 공포영화에서만 정신병원을 봤던 저에게 실제 정신병원은 난생 처음이라 잔뜩 긴장한 채로 정신과 병동에 들어갔습니다.


무거운 두개의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었던 정신과 병동은 벨을 누르자 문이 열렸는데, 들어가자마자 초점 없이 맨발로 복도를 걸어다니는 환자들, 마약에 쩔어 평생을 살았을 것 같은 환자들을 보고 나니 혹시 나를 만지진 않을까, 나를 다치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무서웠습니다.


  

병동에서 사진찍는 것은 금지되어 있어서 구글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게다가 간호사 스테이션도 이렇게 유리창으로 막혀 있고 덩치가 큰 흑인 보안요원들도 있어서 이곳이 정말 정신과 병동임을 실감할 수 있게 해 주었지요.


아침 7시도 되기 전인 이른 아침, 간호사들이 휴게실에 보여 브리핑을 하는데 00호실 환자는 자살시도로 언제 이 병원에 입원했고, 00호실 환자는 조현병 때문에 환청을 듣고 있고, 00호실 환자는 심한 우울증때문에 자살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괜히 저까지 우울하고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아침브리핑이 끝나고 간호사실에 모여 실습 선생님, 실습조 친구들과 인터뷰 할 환자를 고르는데 실습 선생님께서 "00호실 환자는 폭력적이니 조심하세요. 그 환자는 인터뷰 하지 않을거예요." 라고 말씀하셔서 실습이 끝나고 살아서 돌아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지요.


같은 실습조의 미국 친구들은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던것 같은데, 우리나라가 미디어나 사회적 통념 때문에 정신병원과 정신병 환자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뼛속까지 한국인인 저는 정신과 실습 마지막 날 까지도 정신병원에 있는게 참 불편하고 무서웠습니다.


정신간호학 실습은 실습조 친구들과 3-4명씩 팀을 이뤄 보통 4명 정도의 환자를 인터뷰 하고 그 중 한명을 골라 차팅 연습을 하는 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성인간호학 실습이야 환자들이 몸이 아플 뿐 정신은 멀정하니 간호사의 길에 막 첫 발을 디딘 우리 애기 간호사(실습 병동 간호사 선생님들이 붙여주신 별명입니다!)들이 실수해도 예쁘게 봐주고 응원 해 주셨지만, 정신병동의 환자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알콜중독이나 다른 환자들의 비해 가벼운 병으로 입원한 환자들은 그래도 인터뷰에 잘 협조 해 주었지만 많은 환자들은 우리가 인터뷰 요청을 하면 "No!" 라고 차갑게 거절하기도 했었고 인터뷰에 응했더라도 성의없이 대답 해 주는 경우도 있었지요.


한번은 친구들과 조현병을 앓고 있는 남자 환자를 인터뷰하고 있는데 혹시 환청이 들리는지 물어보니 매일 환청을 듣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환청을 듣거나 환상이 보이나요?"


"네, 매일 환청을 듣고있어요."


"주로 언제 환청이 들리나요? 그 목소리는 여자인가요 남자인가요?"


"주로 밤에 환청이 들려요. 여러 남자의 목소리예요."


"그 목소리가 당신에게 뭐라고 말하는데요?" (환청이 들린다는 환자에게 필수로 물어봐야 하는 질문입니다.)


"내가 자살하지 않으면 내 가족을 다 죽이겠다고 협박해요."


"유감스럽네요. 약은 잘 먹고 있나요? 약이 좀 도움이 되나요?"


"약은 꾸준히 먹고 있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환청을 피해보려고 어떤 노력을 해 보셨나요? 그게 좀 도움이 되었나요?"


"환청을 피하려고 TV도 보고 다른 여러가지 일도 해 봤는데 전혀 도움이 안됐어요."


"알았어요. 우리가 당신이 조금 더 편안해 질 수 있도록 간호사에게 우리의 인터뷰 내용을 이야기 해 줄게요." 


자살하라는 환청을 듣는다는 환자의 말에 깜짝 놀란 저희는 실습선생님께 곧바로 가서 인터뷰 내용을 말씀드렸고, 실습선생님은 환자의 담당 간호사에게 얼른 가서 인터뷰 내용을 말씀드리라고 하시더라고요.


환자는 인터뷰 중엔 환청이 들리지 않는다고 했지만, 인터뷰 내내 허공을 가끔 바라보고 누군가를 찾듯 주변을 두리번 거리기도 해서 친구들과 저희는 환자가 지금도 환청이 듣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또 한번은 맨발로 초점없이 복도를 돌아다니던 여자 환자를 인터뷰 했는데, 그분은 저희에게 친구들이 자기를 마약거래업자로 만드려고 해서 기분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조현병인지 acute psychosis ( 급성 정신병?)이였는지 그 환자의 병명은 잘 생각이 안나지만, 90년대 부터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이 환자는 우리가 아이 이야기를 꺼내자 침대에 앉아 몸을 앞뒤로 흔들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같은 단어를 끊임없이 반복해서 말해서 인터뷰를 중단해야 했었지요.


학생 간호사로서 제가 본 정신병원은 감옥과 같았습니다.


환자들은 입원할 때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하고 벨트, 볼펜 등 무기가 될 수 있는 물건이나 핸드폰, 노트북같은 전자기기도 소지 할 수 없지요.


인터뷰 중 환자에게 검사지를 주고 간단한 검사를 하는데 이때도 무기가 될수 있는 팬이나 연필이 아닌 크레파스를 환자에게 쥐어준답니다.


대부분이 일인실이고 각 병실마다 TV가 있는 일반 병동과는 다르게 정신과 병동은 대부분 2인실이였고 침대 사이의 커튼도, TV도 없었습니다.


자살 위험 때문에 화장실 문과 커튼 봉도 없이 벨크로(찍찍이)로 붙여진 커튼이 화장실 문 대신이였고, 각 방에는 CCTV가 있어서 환자의 모든 활동을 지켜보고 있었지요.


전화는 간호사 스테이션 앞에 있는 병원 전화기로만 정해진 시간에 사용하게 되어 있었는데 평범한 사람도 이곳에 며칠 있으면 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게다가 환자들은 스케줄에 맞춰 그룹테라피와 craft라고 불리는 공예수업도 가야했고 상담사나 의사와의 상담도 해야 했습니다.


간호사 선생님들은 정신과 병동의 환자를 5살 어린이를 가르치듯이 대했고, 갱단에 있었다던 얼굴에 문신이 있는 알콜중독 환자부터 심한 정신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까지 조금 강압적인 병동의 분위기와 성인간호학때와는 다른 간호사 선생님들의 모습에 정신간호학 실습을 갔다온 날이면 기분이 매우 우울했고 오자마자 침대에 누워 낮잠을 2-3시간 자기도 했었습니다.


정신 간호 실습을 시작하기 전이였던 학기 중반 쯤, 학교에서 환청을 겪고있는 조현병 환자 체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학교 실습실은 정신과 병동이, 교수님들은 정신과 간호사선생님이 되었고 우리는 이어폰으로 mp3에 녹음된 목소리를 한시간동안 들으며 주어진 미션을 수행해야 했지요.


우리가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mp3에서는 끊임없이 욕설과 제 자신을 깎아 내리는 말이 흘러나왔는데요, 체험을 시작하기 전 저희는 체험 중 머리가 아프거나 몸에 이상이 생기면 언제든지 체험을 중단하겠고, 교수님들은 학생이 체험을 중단하더라도 어떠한 질문을 하지 않고 학생을 쉬게 할 것이라는 동의서에 싸인을 해야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저에겐 모국어가 아닌 영어라 욕설이 저에게 크게 와닫지 않았지만 종이 접기, 단어찾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는 내내 목소리가 저를 귀찮게 하고 정신과병동 간호사 (저희 학교 교수님들)선생님들이 저를 대하던 태도가 참 불편했었지요.


저를 마치 유치원생 다루듯 대하는데 기분이 이상했고, 종이 접기를 성공하자 유치원생을 칭찬하는 듯한 과한 칭찬에 이게 뭐지 싶어 웃음이 나기도 했지요.


체험이 끝나고 욕을 하도 들은 탓인지 조금 머리도 아프고 정신도 없었지만 조현병 환자를 체험해 보고 조현병 환자의 입장을 느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정신간호학 수업도, 실습도 힘들고 어려웠지만 괜찮은 점수를 받고 잘 패쓰 한 덕에 더이상 정신간호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일년 후 간호사 면허 시험을 보기 위해 다시 정신간호학 책을 펴 볼 일이 생기겠지만 어쨌든 더이상 정신병원에 가서 실습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죠.


병원에서 실습하며 남자친구에게 차여 타이레놀 18알을 먹고 응급실에 실려온 어린 여자 환자의 이야기(Acetaminophen 성분인 타이레놀을 과다복용하면 hepatotoxicity (간독성?) 위험이 있어서 응급상황이지요), 만 20살의 어린나이에 남편과 이혼하고 자살시도를 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이야기, 젊은나이에 마약중독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 등의 여러 환자의 슬픈 삶 이야기를 들으니 괜히 저도 우울해지고 슬퍼지더라고요.


친구들과 정신간호 실습을 하면서 배운건 정신과는 우리와 안맞다는 것밖에 없다고 우스갯소리로 얘기 한 적이 있는데 실습내내 정신과 병동의 간호사 선생님들은 어떻게 감정조절을 하고 환자들을 대하는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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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치열하게 경쟁했던 간호 예과 (1, 2학년)가 끝나고 간호 본과 (3, 4학년)에 합격하며 기뻐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더 지나 3학년이 끝났습니다.



학교 실습실에서.


이전 글에서 몇 번 이야기 했듯이 미국 대학교에서는 간호 예과 (pre-nursing, 보통 1, 2학년)와 본격적으로 간호학을 배우기 시작하는 간호본과 (nursing-보통 3, 4학년) 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한국과는 다르게 1,2 학년때 높은 학점(평점?)을 받고 입학시험에 합격해야만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3학년 간호 본과에 올라갈 수 있는데요, 간호예과때는 간호본과에 합격하기만 하면 경쟁도 덜 하고 좀 쉬울 줄 알았더만, 간호본과에서 일년을 보내보니 간호예과때 공부는 아무것도 아니였더라고요.


제가 다니는 미국 대학교 기준으로 90점 이상이면 A, 80점 이상이면 B, 70점 이상이면 C, 60점 이상이면 D, 그 아래는 F 이지만, 간호학과는 성적기준이 달라서 75점 이상이 C이고 74.99점 부터는 낙제입니다.


첫 번째 낙제는 봐 주지만 과목에 상관없이 두번째 낙제부터는 간호학과에서 쫓겨나는지라 일년 내내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공부했고, 낙제를 하게 되면 다음학기 모든 과목을 들을 수 없고 다시 낙제 한 과목이 열리는 다다음 학기에 간호학과로 돌아 올 수 있기 때문에 곧 한국으로 돌아 가게 될 수 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야 했었지요.


간호예과 시절엔 간호본과에 합격만 하면 모든 것이 괜찮아 질 줄 알았고, 간호본과 지원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더 이상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얼른 간호 본과에 입학하고 싶었지만 본과에 입학하고 나서 더 강력한 라이벌을 만났지요.


그 라이벌은 바로 "내 안의 또 다른 나"인데요, 예과때는 좋은 학점을 받아서 본과에 합격해야 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으니 한시도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지만, 본과에 합격하고 나니 "A를 받건 C를 받건 패스만 하면 어차피 간호사가 될 텐데 그냥 패스만 하자." 라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공부량이 워낙 많아서 사실 75점으로 겨우 수업을 패스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언젠가 저를 돌아보니 너무 힘들고 지쳐서 초심은 온데간데 없고 끌려가듯 수업을 따라가고 있더라고요.


밤 늦게 까지 공부를 하고있으면 매일 밤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오늘 이만큼 했으면 많이 했어. 이제 그만 자도 돼." 라며 말을 걸어 왔고, 수업이 없는 날이나 주말 아침엔 "어제 밤 늦게까지 공부했으니까 오늘은 늦잠좀 자" 라며 말을 걸어왔지요.


점수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쪽지시험들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험들이 매주 있었고 병원으로 실습을 가는 날엔 새벽 3시 반에 일어나야 했기때문에 학기 중에 보통 하루 4-5시간 정도 밖에 자지 못하는 날이 허다해서 "그래, 나 어제 밤 늦게까지 열심히 했으니가 늦게 일어나도 돼. 일찍일어나서 공부한다고 시험결과는 크게 바뀌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며 알람을 끄고 늦잠을 자곤 했지요.


조금 더 자고 싶은 나를 이기고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가는 것, 같이 놀자는 친구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기숙사로 돌아와 책상 앞에 앉는 것, 당장 자고 싶은 나를 이기고 할일을 다 끝내고 잠자리에 드는 것...


"내 안의 또 다른 나" 라는 누구보다 강력한 라이벌을 이기는게 얼마나 힘들던지, 이 라이벌을 이기기 위해 독하게 마음먹고 독하게 공부했습니다.


첫번째 학기보다 공부량이 훨씬 많고 더 전문적인 간호지식을 배우느라 힘들었던 이번 학기였지만,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강한 라이벌을 이기고 나니 첫번째 학기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았고 심적으로는 훨씬 편안했던 한 학기였습니다. 


2012년-2013년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 때만 해도 그저 막연했던 미국 간호학생이라는 꿈을 이루었고, 간호사가 되어 내가 힘들게 배운 것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그 꿈이 한 발짝 더 가까워졌습니다.


이번 학기, 제가 자신 스스로에게 참 가혹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룸메이트가 저에게 잠은 자면서 공부하는거냐고 물어볼 정도였으니 말이죠.


한 학기동안 열심히 공부하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새로운 간호지식들을 배우고 실습을 시작하며 교과서에선 배울 수 없는 간호사 선생님들의 꿀팁들도 배워서 뿌듯했던 한 학기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학기 목표로 세웠던 "더 열심히 공부 할 수는 없겠다 싶을 정도로 후회 없이 공부하자!" 라는 목표를 이루어서 제 스스로가 참 대견하기도 합니다.


간호학과 학생들에게는 필수인 여름학기가 5월 15일에 시작해서 이번 여름엔 한국에 갈 수 없지만 그래도 기쁩니다.


학기를 잘 끝내고 지금은 맘껏 여유를 부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학기 시작 일주일 전부터는 다시 전투태세를 갖추고 짧아서 더 힘들다는 여름학기도 또 잘 버텨야겠지요.



일년동안 배웠던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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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한국의 간호대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1000시간의 실습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미국 대학교 간호학과의 경우 실습시간이 한국에 비해서 훨씬 적습니다.


과목마다 필수 실습시간이 달라서 졸업하기 위해 정확히 총 몇시간의 실습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간호대의 반인 500시간 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은데요, 제가 듣기론 미국 간호학과의 실습은 "양보다 질" 이라고 하더라고요.


첫 실습을 시작한 이번학기에 (3학년 2학기) 매주 월요일은 성인간호 실습을 가고, 학기 중반부터 매주 금요일은 정신간호 실습을 가는데, 성인간호 실습은 4월 2일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고 학기말인 지금은 매주 정신간호 실습만 나가고 있습니다.


학교부터 실습병원까지 100km가 넘게 떨어져 있는지라 아침 6시 30분까지 병원에 도착하려면 기숙사에서 아무리 늦어도 4시 45분엔 출발해야되서 실습 가는 날은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실습복을 입고 병원에 간답니다.


공부량이 많아서 평소엔 보통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을 자는데, 실습 전날 밤엔 10시 부터 잠을 자고 실습 당일 새벽 3시 반에 일어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지요.


실습을 막 시작했던 학기 초반엔 일주일에 하루씩 바뀌는 수면패턴과 수면부족때문에 실습내내 멍하고 머리가 아프기도 했었습니다.


 3학년 2학기 성인간호학1 실습 스케줄.

11번의 실습 중 8번은 병원에서, 3번은 학교 시뮬레이션 센터에서 실습을 했습니다.


떨려서 잠 한숨 못자고 갔던 1월 22일 첫번째 실습을 시작으로 4월 2일 마지막 실습까지 실습을 하며 교과서에선 배우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환자를 간호하고 보살펴 주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환자의 권리를 지켜주고 지지해주는 환자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기도 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의학적 지식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의사와 환자,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의사와 보호자가 잘 소통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커뮤니케이터가 되기도 하지요.


제가 "8개월차 학생간호사" 라는 것을 알리 없는 환자들은 저에게 많은 질문을 합니다.


환자에게 주사를 놔 줄 때 환자가 무슨 약인지 물어보면 아는 경우엔 자신있게 "이건 당신의 혈액 응고를 막아주는 약이에요. 침대에 오래 누워있다보면 혈액이 응고 되서 DVT (Deep Vein Thrombosis)등이 생길 수 있는데 그걸 방지해줘요." 라고 말하지만, 3학년인 8개월차 학생간호사인 저는 모르는 약이 더 많지요.


그럴땐 제 담당 간호사 선생님이 옆에서 보고 있다가 저 대신 얼른 대답을 해 주셨는데요, 제가 머뭇거리고 있으면 환자들이 먼저 이것저것 배우느라 고생한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멋진 간호사가 되라고 저를 응원 해 주셨습니다.


한국에서 실습생은 주로 옆에서 간호사가 하는 일을 지켜본다고 들었는데, 미국에서는 환자 교육도 학생 간호사가 합니다.


물론 간단한 교육만 학생 간호사가 하지만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환자와 환자 보호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전달하는 일은 환자 앞에만 서도 떨리는 학생 간호사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제 담당 간호사 선생님의 부탁을 받아 지병 때문에 침대에 오래 누워있는 할머니 환자의 방에 욕창 예방 패드를 붙여주러 들어갔습니다.


간호사 선생님이 혼자 못하겠으면 저와 같이 가 주신다고 하셨지만, 저 혼자 부딛혀보고 싶어서 무슨 일이 생기면 부르러 올 테니 먼저 저 혼자 해 보겠다고 했었지요.


꼬리뼈와 발 뒷굼치에 붙일 패드를 들고 들어가 환자에게 욕창(Pressure Ulcer)을 예방하기 위해 패드를 붙일거라고 설명을하고 패드를 붙였는데, 환자가 저에게 왜 생기는지, 이 패드가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최대한 당황하지 않은 척, 누구보다 욕창에 대해 많이 아는 척 하며 열심히 공부했던 내용을 생각해 내서 환자에게 설명했지요.


"침대에 오래 누워있다보면 침대에 눌리는 부분에 피와 산소 공급이 안되서 욕창이 생겨요. 이 푹신푹신한 패드가 피부가 받는 압력을 줄여주고 피부를 보호해 줘서 욕창을 예방해줘요. 욕창을 예방하려면 적어도 2시간 마다 자세를 바꿔주는게 제일 중요해요. 항상 같은 자세로만 누워있지 말고 최소 2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주세요."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고맙다는 환자의 대답과 힘들게 공부한 것을 써먹게 되서 신난 저는 제 담당간호사에게 환자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니 간호사 선생님이 "혼자서도 환자 교육 진짜 잘 했네!" 며 칭찬 해 주셨습니다.


시험에 과제에 실습까지 하느라 지치고 하루에도 몇 번씩 포기하고 싶지만, 환자들과 간호사선생님들의 응원을 들으면 힘이 났습니다.


실습을 갔다오면 몸은 피곤하지만 환자들의 응원과 따뜻한 격려, 그리고 간호사 선생님들의 칭찬을 듣고 또 일주일을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는 거죠.


한 학기동안 폐 병동과 outpatient perioperative care unit (외래환자가 수술 준비부터 수술 후 회복하는 곳)에서 실습을 하며 정말 다양한 환자들을 만났습니다.


까다롭고 불만이 많아서 간호하기 힘들었던 환자들도 간혹 있었지만 작은 것 하나에도 고맙다고 말해주고 헤매고 있어도 천천히 하라며 격려해 주던 따뜻한 마음을 가진 환자들이 대부분이였습니다.


멀리서 봐도 외국인임이 티가나는 저에게 제가 어느나라에서 왔는지 물어보는 환자들도 꽤 있었지요.


한번은 60대 백인 할머니를 간호하고 있는데 저에게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미국에 얼마나 있었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제가 "저는 한국에서 왔고, 미국에 온지 3년 반  되었어요!" 라고 대답하니 미국에 오래 살지도 않았는데 영어를 너무 잘한다며 칭찬 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는데요, 환자의 그 다음 질문은 저를 조금 슬프게 만들었지요.


"가족 다같이 이민온거예요? 한국인들은 김치 꼭 먹어야 된다는데 김치는 자주 먹어요?"


"아니요, 미국에 저 혼자 유학 온 거예요. 미국에는 친척도 한명 없어요. 부엌있는 기숙사에 살아서 김치도 자주 먹고 한국음식 잘 해 먹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 없이 대답했는데, 60대 환자의 눈엔 손녀같은 제가 마냥 어리게만 보였는지 저를 안쓰럽게 쳐다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엄마, 아빠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예요? 엄마, 아빠 보고싶겠다. 엄마, 아빠도 한국에서 학생 많이 보고싶어하시며 자랑스러워하실거예요." 


"여름방학 끝나고 8월에 미국 돌아온 뒤로 본 적 없어요. 가끔 보고싶긴 한데 이제는 적응 되서 괜찮아요."

 

환자의 방을 나오며 생각 해 보니 먼 이국땅에서 언제나 혼자인 제 자신이 조금 안쓰러운 것 같기도 했고 환자의 질문 때문에 실습 중 갑자기 엄마, 아빠랑 동생이 보고싶어 조금 슬퍼지기도 했었지요.


환자와 환자 보호자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 덕분에, 그리고 퇴원하는 환자를 보며 웃는일도 많았지만, 아픈 사람들이 모인 병원엔 건강하게 회복해서 퇴원하는 행복한 이야기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죠.


제가 돌보던 환자가 죽는 일은 다행이 없었지만, 곧 숨이 끊길 듯 가쁜 숨을 몰아쉬던 중증 환자들도 있었고, 실습 마지막 날엔 심한 치매를 앓는 할머니 환자도 있었지요.


초보 학생 간호사인 저는 아직 중증 환자들을 많이 본 적이 없는지라,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어 배에 연결된 튜브로 밥을 먹는 환자, 아파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환자, 침대에 오래 누워있어서 욕창이 생긴 환자들을 볼 때면 마음이 아파 눈물이 조금 나기도 했었답니다.


특히나 실습 마지막 날에 만난 치매 환자 때문에 저는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침대에서 일어 날 수 없고,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던 그 환자는 배에 연결된 튜브로 영양액을 주입받고 있었는데, 아침 약을 주러 저와 제 담당 간호사 선생님이 그 환자 방에 들어가자마자 환자는 저희에게 폭언을 쏟아붙기 시작했지요.


보통 IV Push나 주사는 제가 놓는데 이 환자에겐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저는 한발 물러나 있고 저 대신 제 담당 간호사 선생님이 배에 주사를 놔 주고 배에 연결된 튜브로 알약을 물에 타 주입했는데요, 간호사 선생님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했는지 환자가 발길질을 하기 시작해서 간병인까지 그 환자를 잡고 있어야 했었지요.


이 환자때문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은 이 환자가 저희에게 욕을 해서도 아니고, 발길질을 해서도 아닙니다.


한때는 건강하고 꿈도 많았을 분이 나이가 들고 지병과 치매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수 없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온전하지 못한 정신 때문에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 살며 모두를 자신의 적으로 인식해 환자 본인도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실습을 끝나고 기숙사에 돌아와 그 환자를 생각하니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치매 때문인데 환자가 욕을한다고 무조건 피하지 말고 한번이라도 따뜻한 눈빛으로 쳐다봐 줄 걸, 간호사 선생님 뒤에 숨어있지 말고 불안해 하던 환자에게 괜찮다고 이야기 해 줄 걸 하고 말이죠.


실습 마지막날 실습팀 친구들과.

앞에 앉아계시는 분이 이번학기 성인간호 실습 선생님이십니다.

실습마지막날이라고 저희를 위해서 케익이랑 브라우니를 구워오시고 크리스피 도넛도 사오셨어요!

분홍색 청진기를 매고있는 사람이 저입니다.


너무 좋았던 실습팀 친구들.

한학기 동안 같이 실습하면서 정말 많이 친해졌어요!


한 학기동안 병원에서 환자 때문에 울고 웃고...


참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실습팀 친구들과 서로 도와주며 "팀"에 대한 소중함을, 환자가 내 케어를 받고 고맙다고 인사할 때의 그 기쁨을, 그리고 내가 힘들게 공부한 것이 내 지식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때 얼마나 뿌듯한지를 배웠습니다.


떨리고 설레던 발걸음으로 실습 첫날 병원에 들어오던 그 초심을 잃지 않고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간호하는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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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orable stella

1월 22일 오리엔테이션으로 실습병원에 다녀 온 후, 일주일 후인 29일부터 실습이 시작됐습니다.


한국 간호학과는 졸업을 하려면 1000시간의 실습을 마쳐야 해서 수업을 학기 초에 몰아서 하고 남은 학기동안 실습을 나간다고 들었는데 미국 간호학과는 한국과 조금 다릅니다.


성인 간호학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씩 매주 월요일마다 실습을 나가고 그 중 3번은 학교 시뮬레이션 센터로 실습을 하러 갑니다.


정신 간호학의 경우엔 저는 학기 중반부터 후반까지 실습을 나가는데요, 한국 간호학과에 비해서 미국 간호학과의 실습시간은 훨씬 적지요.


첫 실습날이였던 29일,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대충 이른 아침을 먹고 청진기와 클립보드 등 실습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 4시 40분쯤 같은 기숙사에 사는 친구 두명과 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병원에 아침 6시 반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학교부터 병원까지 100km 조금 넘게 떨어져 있어서 새벽부터 일어나 일찍 출발해야 제 시간에 도착 할 수 있지요.


병원까지 가는 길엔 새벽임에도 불고하고 차가 꽤 많았고, 이 시간에 일어나서 밖에 나와 본 적 없는 친구들은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이야기 하며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깜깜한 하늘을 보며 병원에 들어갔지요.


(출처: 구글)

성인간호학 실습병원.

사진엔 보이지 않지만 건물 뒤쪽에 넓은 주차장과 응급실이 있어요.

앞에서 봤을 땐 그리 큰 병원인 것 같지 않았는데 직원 주차장이 있는 건물 뒤로 돌아가 보니 꽤 큰 병원이더라고요.


첫 실습 장소인 pulmonary unit (폐병동)에 아침 6시 반 부터 모여 간호사 선생님들과 브리핑을 하고 배정된 간호사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나이트 선생님께 밤 사이의 환자 상태와 환자 정보를 보고 받았습니다.


그날 제 담당간호사 선생님이였던 케일리 선생님은 출산 예정일을 2주 앞둔 만삭의 간호사 선생님이셨는데 각 방을 돌며 환자에게 "오늘 제가 당신의 간호사가 될 케일리예요!" 라고 인사하며 "오늘은 저와 함께 두명의 학생간호사가 당신을 케어 해 줄거예요."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선생님을 따라 저도 "안녕하세요! 저는 00대학교 학생간호사 스텔라예요." 라고 환자들에게 인사했지요.


제가 실습나가는 폐 병동을 비롯해 미국의 병원은 대부분 일인실인지라 한국 병원보다 훨씬 조용하고 아늑하더라고요.


환자마다 풍선과 화분 등으로 자신의 병실을 예쁘게 꾸며놓은 모습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케일리 선생님은 환자들에게 아침인사를 건네고 자기소개를 한 뒤 Med room (약을 준비하는 방)에서 환자들에게 줄 아침약을 준비했습니다.


"픽시"라는 기계에 지문으로 로그인을 하고 환자이름을 클릭하니 그 환자의 약 리스트가 스크린에 떴는데, 약 리스트를 클릭하니 픽시 서랍이 알아서 열리며 간호사는 그 약을 꺼내기만 하면 되더라고요.


그렇게 여섯명의 환자의 약을 준비하고 다시 각 병실을 돌며 환자에게 아침약을 주었습니다.


간호사마다 밀고다니는 컴퓨터가 한 대씩 있었는데, 환자의 팔찌에 있는 바코드를 스캔하고, 약을 스캔하고 나서 환자에게 약을 줬는데, 간호사가 실수로 환자의 리스트에 없는 약을 스캔하면 컴퓨터 화면에 경고창이 뜬다고 해요.


그날 제가 맏았던 환자는 곧 퇴원을 앞둔 폐렴 환자였습니다.


매 실습때마다 간호학생들은 각자 맏은 환자를 assess(건강사정?)하고 차팅을 해야하는데요, 그날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저 역시 떨리는 마음으로 환자의 방문을 노크하고 들어가 환자에게 인사했지요.


"안녕하세요 환자분, 저는 학생간호사 스텔라예요. 아침에 약 먹을때 잠깐 만났었죠? 곧 퇴원하신다고 들었는데 퇴원하시기 전에 몸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왔어요."


학교에서 배운대로 환자에게 자기소개를 한 뒤, 제가 무엇을 할 것인지 설명하고 청진기로 숨소리와 bowel sound (배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어요.


불과 저번 학기 건강사정 시간에 배운 간단한 head-to-toe assessment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사?)는 왜 이렇게 생각이 안나는지 긴장해서 벌벌 떨며 신체 여기저기의 맥박을 확인하고 아픈곳은 없는지 물어봤지요.


폐렴으로 병원에 6일이나 있어서 너무 답답하다는 환자는 아픈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하셨고, 제가 이것저것 계속 물어보자 일어날 때 조금 어지럽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저에게 퇴원 허락이 났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제 담당 간호사에게 그 환자가 곧 퇴원 할 예정이라는 말만 들었지 정확히 퇴원 허락이 났는지, 언제 퇴원할 예정인지는 듣지 못해서 환자에게 "저는 환자분의 퇴원에 대해서 들은것이 없으니 제 담당 간호사에게 물어봐 드릴게요." 라고 답하고 "검사에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며 방문을 닫고 나왔지요.


환자의 방문을 닫고 나니 긴장했던 마음이 풀리면서 다리가 얼마나 후들거리던지, 환자를 잘 돌봤다는 안도감과 함께 실수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후 두시쯤, 길었던 실습이 끝나고 다같이 모여 실습선생님과 브리핑을 했는데 학생 간호사로서 첫 발걸음을 뗀 것 같아 뿌듯했고 첫 실습을 잘 끝낸 우리 모두가 참 자랑스러웠는데, 한편으론 조금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말 당연하게 생각했던 입으로 밥을 먹고, 두발로 걷고, 코로 숨을 쉬는 것이 힘든 사람들이 왜이렇게 많은지....


입으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노인환자의 bolus feeding (배에 연결 된 튜브로 영양액 주입)을 보고, 산소 호흡기에 유지해 겨우 숨을 쉬고 있는 환자와 걷지 못해 침대에서 대소변을 해결해야 하는 환자를 보니 마음이 약한 저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슬픈 마음을 뒤로 하고 병원을 나오는데, 따뜻한 햇살에 저도 모르게 다시 태어났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소한 것들이 처음으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였습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미국 간호학생"의 꿈이 이루어진 것에 감사하고, 열심히 공부해 얻은 지식으로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두발로 걷고, 입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코로 자유롭게 숨 쉴 수 있고, 열심히 공부 할 수 있는 건강한 신체가 있음에, 그리고 서로를 항상 도와주고 힘이 되어주는 실습팀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참 감사했습니다.


한국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는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실습생들에게도 간호사들의 악습인 "태움"이 심하다는데, 만삭의 몸으로 오늘 하루 저에게 친절히 하나하나 설명해 준 제 간호사선생님과, 저를 잘 도와주고 챙겨준 다른 간호사 선생님들에게도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고요.


실습을 처음 나와 벌벌 떠는 모습이 보였을텐데, 저에게 잘 협조 해 준 제 환자에게도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가 아닌 내 환자들에게 좀 더 나은 간호케어를 제공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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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9~2013.6 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Stella 입니다:) 지금은 미국 대학교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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