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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 대학교 이야기

[미국 대학생활] 나를 울고 웃게 한 미국사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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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다시 돌아와 학기를 시작 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미드텀, 학기의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한국과는 다르게, 미국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미국 대학교도 한 과목당 여러개의 크고 작은 시험들, 그리고 크고 작은 과제물이 있습니다.


전공에 상관없이 미국사1(미국사 전반부), 또는 미국사2(미국사 후반부) 둘 중 무조건 하나를 들어야 하는 학교 규정에 따라 저는 지금 미국사1을 듣고 있습니다.


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때 미국사2를 들으며 힘들어 했었는데, 미국사 악몽이 또 다시 시작된거죠!


2015/06/26 - 미국사를 싫어하는 미국친구들에게 건넨 말 한마디 (미국고등학교때, 미국사를 배우면서 있었던 일화입니다.)


미국 고등학교 때 미국사2를 들었으니 그나마 익숙한 미국사2를 듣지 왜 미국사1을 들으며 고생하고있는지 물어보신다면, 저는 할 말이 없답니다^^;;


미국사2에는 세계대전 등의 세계사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유학생들은 보통 익숙한 미국사2를 많이 듣습니다. 


미국 고등학교에서 한 번 배운적이 있으니 저도 저에게 익숙한 미국사2를 듣고 싶었는데, 수강신청이 마감되서 아쉬운대로 미국사1을 신청 해 두고 자리가 나면 바꾸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학기 첫날 미국사1 수업을 가기 전에 미국사2 교수님께 혹시 자리가 있는지 이메일을 보내놨었죠.


미국사1 첫 수업을 가자마자 제 마음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첫 수업을 하면서 속으로 "미국사2 교수님이 제발 자리가 없다고 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요, 이유인 즉슨, 제 미국사1 교수님은 작년에 박사학위를 받으셔서 저희 학교에 처음 오신 젊은 남자 교수님이신데다가, 외모도 동안 외모에 나름대로 훈훈한 교수님이셨기 때문이에요.


미국사2 교수님이 자리가 없지만 정 원하면 자기의 수업에 넣어주시겠다고 이메일 답장을 보내오셨지만, 저는 저에게 맞는 반을 찾았다고 이메일을 보냈고, 미국사1 수업을 듣기로 했죠.


젊고 나름 훈훈한 교수님 외모 하나만 보고 미국사 1을 듣기 시작했는데, 

악몽의 시작은 이때부터였습니다.


제 미국사1 수업은 시험 3개의 비중이 65%, 읽기자료를 분석하고 4-5페이지의 글을 써야되는 에세이 2개의 비중이 15%, 3번 제출해야 되는 교과서 요약 노트 비중이 10%, 그리고 출석 10%로 점수가 매겨집니다.


90점까지가 A, 80점까지가 B, 70점까지가 C, 60점까지가 D, 그리고 그 아래는 낙제인데요, 미드텀이 막 지난 이 시점, 한번의 시험, 한 번의 교과서 요약 노트, 그리고 한번의 에세이가 끝났습니다.


읽기자료를 분석하고 4-5페이지의 글을 써야 하는 과제를 하는데 읽기자료는 얼마나 어려운지 페이퍼를 쓰는데 엄청 고생했었고, 1단원부터 5단원까지 교과서 240페이지를 요약하는 일도 쉽지 않았던지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었죠.


더구나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저는 미국사 무식자이니 미국학생들도 어려워하는 미국사가 저에게는 몇 배 더 어렵게 느껴졌어요.


얼마 전에 본 첫번째 미국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이해 안 가는 부분이 많아 인터넷을 계속 찾아가며 공부했었고, 일주일 동안 정말 잠도 잘 못자며 80점대 중후반 점수로 B라도 받자는 마음으로 나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미국사 시험 공부


그렇게 시험날이 되었고, 시험지를 본 저는 절망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열심히 공부했으면 쉬울꺼라고 하셨었지만,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시험은 너무 어려웠거든요.


20개의 객관식 문제와 4개의 Key Terms (예를 들어 "임진왜란"이란 단어가 있으면 임진왜란에 대해 아는대로 다 적어야 하는 문제), 그리고 하나의 에세이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20개의 객관식문제가 어찌나 디테일하던지 헷갈리는게 너무 많았습니다.


시험을 끝내고 나오면서 C나 D를 받을 수 도 있겠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어 울컥 했고, 시험이 나한테만 어려웠던건지, 다른 학생들에게도 어려웠던건지 걱정에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월요일에 시험을 보고 수요일에 미국사 수업에 갔을 때, 교수님의 표정은 좋지 않으셨고, 수업이 끝나기 10분 전 시험에 대해 몇마디 하셨습니다.


"나는 시험이 너희에게 쉬울꺼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과에 대해서 너무 실망스러워. 솔직히 이 수업을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할 지 모르겠네."


"시험 점수를 수업중에 알려주지 않을꺼니까 내일 내 Office Hour (교수님이 오피스에 계시는 시간)에 개인적으로 찾아와서 점수 확인하고 가."


그렇게 해서 저는 그 다음날 교수님을 찾아갔습니다.


처참한 시험 점수를 받으면 정신적인 충격을 이기지 못 할것 같아 충격받고 쓰러지더라도 저를 잘 챙겨 줄, 제가 좋아하는 한국인 언니랑 같이 갔었지요.


언니는 밖에서 저를 기다려주시고 있었고, 교수님을 뵐 면목이 없는 저는 죄지은 마음으로 교수님의 사무실에 고개만 빼꼼 내밀고 교수님께 인사했습니다.


그러자 교수님께서 들어오라며 반갑게 맞아주시더라고요.


교수님께 시험을 너무 못 본거 같아서 걱정이라고 했더니, 저에게 시험 잘 봤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며 바닥에 쌓여있던 시험지 더미에서 제 시험지를 찾아주셨습니다.


60점대 후반에서 70점 초반의 점수를 예상하고 갔었는데, 헷갈리는게 많았던 객관식 문제를 기가 막히게 잘 찍은데다가 Key Term과 에세이를 잘 써서 제 예상과는 다르게 83점을 받았습니다.


A는 아니지만 그래도 83점을 받아서 안도하고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너무 시험을 못봐서 이번 시험은 상대평가로 하기로 했어. 네 점수는 83점이지만, 상대평가로 채점해서 91점 A야! 시험볼때 네 표정이 너무 안좋길래 걱정했었는데 시험 잘 봤네. 미국사가 너한테는 정말 어려울텐데 너 정말 잘하고있어!"


라고 말씀하시는게 아니겠어요?


노력 한 것에 대해 좋은 점수와 칭찬이라는 보상을 받은 기쁨과, 미국사 무식자인 제가 열심히 공부해서 미국 학생들보다 시험을 더 잘 봤다는 자랑스러움에 웃으며 교수님 오피스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밖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던 언니와 기쁜 마음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었죠.


교수님에게도 이번 시험은 저희학교에서의 첫 시험이였고, 저희에게도 새학기 첫 역사 시험이였던지라 교수님과 저희 모두에게 상당히 걱정스러웠고 부담스러웠던 시험이였습니다.


학기 초에 미국사 수업을 들으며 이미 배경지식을 가진 미국 학생들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역사를 좋아하지 않는 제가 수업을 이해 할 수 있을지 걱정했었는데, 열심히 하면 못 이룰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Hard work pays off. (노력은 결실을 맺는다.)", "No pain, No gain. (고통없이는 얻는게 없다.)" 라는 말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며 남은 학기도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미국사 미드텀(중간점수) A를 받았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이만 마칠게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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