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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미국이야기/미국 대학교 이야기

대학교 군기, 미국 대학교에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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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의 긴 여름방학을 한국에서 보내며 보고싶었던 친구들을 만나 그동안 쌓아두었던 이야기도 하고 같이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새내기 티를 벗고 대학교 2학년이 된 제 친구들과 얘기하다보면, 한국의 대학 생활과 미국의 대학생활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죠!


미국 대학교에는 없는 대학 문화인 한국 대학교 축제의 주점, 과방, MT 등의 이야기를 들으니 한국 대학교의 이런 문화를 경험 해 보지 못 한 저는 신기하기도 했고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답니다.


한국 생활에 적응 해 가던 5월, 친한 친구 두명이 다니는 대학교 축제에 가서 구경도 하고 학과 별로 운영하는 주점에 가서 술도 마셔보고 캠퍼스를 걸어다니며 맛있는 음식도 먹으니 저도 새삼 한국의 대학생이 된 것 같은 느낌이였습니다.


제가 다니는 미국 대학교의 축제는 무료 티셔츠를 나눠주고, 어린아이들이 노는 에어 바운스(에어 놀이터), 무료 음식 등이 전부였는데, 이 마저도 기말고사 기간의 오전 몇 시간 뿐이여서 저는 새벽까지 시험공부 하다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가지도 못 했답니다.


한국에서는 일주일 전체가 대학교의 축제 기간인것도 신기한데, 티비에서만 보던 유명한 가수가 오고, 더군다나 대학 축제에 주점이 있다는건, 술의 규제가 엄격한 미국의 대학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 새롭고 신선했습니다.


친구들의 대학 생활을 들어보니 한국의 대학 생활이 부럽기도 했지만, 친구들이 해 준 어떤 이야기를 듣고 나니 무섭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미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저를 겁먹게 만든 한국의 대학생활 이야기는 바로 "선후배간의 군기" 였는데요, 없어진 줄만 알았던 대학교의 군기가 지금도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후배들을 잘 챙겨줘야 할 선배들이 왜 군기를 잡아야 되는지 전혀 이해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전에 그것이 알고싶다 "사라진 14분, 여대생 캠퍼스 추락 미스테리" 편을 본 적이 있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대학교에서 선후배간 이루어진 가혹행위 때문에 여대생이 학교 도서관에서 투신을 했다는 내용이였습니다.


물론 정말 극단적인 한 예시겠지만, 새학기 시즌에 페이스북에 선배와의 대면식에서 가혹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는 사진, 선배가 후배에게 술을 뿌리는 사진, 성희롱하는 사진이 자주 뜨는 것을 보면 한국 대학교에서 군기는 빠질 수 없는 대학문화로 자리잡은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대학교에서는 선배가 후배들의 복장을 단속하기도 하고, 관등성명을 시키기도 하더라고요.


그럼 미국 대학교에도 이런 군기가 있을까요?


미국 대학교에는 선후배 라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과 모임도 없을 뿐더러 선후배 라는 개념이 없다보니 선후배 사이의 군기도 당연히 없죠.


나보다 윗 학년이면 그냥 윗 학년인 "친구" 일 뿐, 미국 대학교를 다니면서 저보다 윗 학년의 학생들을 선배라고 생각 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답니다.


학년에 관계없이,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 친구이니 나보다 윗 학년인 학생이라고 해서 잘 보일 필요도 없고, 어려워 할 필요도 없어요.


대학교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이전에 블로그에 몇 번 소개했듯이, 일정한 규정에 따라 대학교처럼 수업을 골라듣는 미국 고등학교의 특성상 한 반에 9학년부터 12학년까지의 모든 학년의 학생이 섞여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예체능 과목의 경우). 


나이가 많다고 해서, 학년이 높다고 해서 선배노릇을 하는 일도, 학년이 높은 학생에게 선배 대접을 해줘야 하는 일도 전혀 없지요.


그렇다보니 학교의 모든 학생들과 어렵지 않게 친해 질 수 있었고, 윗 학년의 친구들에게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대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윗 학년의 친구들에게 궁금한 것이 있으면 동갑인 친구에게 물어보듯 편하게 물어보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지요.


거실에 부엌이 있는 아파트형 기숙사에 사는 저는 3명의 룸메이트가 있는데, 중국인 룸메이트 한명은 저와 같은 학년, 그리고 미국인 룸메이트 두명은 저보다 윗 학년입니다.


한국같았으면 룸메이트 두명은 저에게 선배님이라 대하기 어려워했을텐데, 학년과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친구"인 미국에서 저희 넷은 거실에 모여 같이 웃으며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해 먹기도 하고, 매니큐어도 발라주며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3명의 룸메이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거실.

미국인 룸메이트 두명이 커튼도 달고, 티비도 설치하고 예쁘게 꾸며놓았습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에 하나, 미국 대학교에서 한국식으로 군기를 잡으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에서는 바로 대학교 경찰에게 체포됩니다.


실제로 미국 대학교에서 한인 학생이 아시안 학생 클럽에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식으로 군기를 잡다 체포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인학생 김씨가 추운 밤에 학생들을 불러내 팔굽혀펴기를 시켰는데, 팔굽혀펴기 후 양손에 고통을 느낀 피해자가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서 이 일이 알려지게 되었고, 바로 김씨는 "캠퍼스 폴리스" 라고 불리는 학교 경찰에게 체포되었다고 하네요.


한국에 있는 제 친구들이 대학교 축제가 있거나 MT에 가서 선배들이 시키는 일을 하고, 선배들 때문에 학교 생활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계급사회도 아닌 한국에서 왜 선배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지 마음이 아프고 이해 할 수가 없었습니다.  


선배에게 인사를 안하면 안했다고 욕먹고, 선배의 이름을 못 외우면 못 외웠다고 욕먹고, 사소한 것에 트집잡아 선배라는 지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화가 났습니다.


후배가 선배에게 먼저 인사하지 않았으면 선배가 먼저 인사하면 되는거고, 후배가 선배의 이름을 못 외웠으면 선배가 먼저 후배의 이름을 외우고 본인의 이름을 소개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적응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을 신입생들을 잘 챙겨주고 선배로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술을 뿌리고 선배라는 권력을 남용하는 사람들이 정말 "선배" 인가요?


미국의 대학교 문화가 모두 다 좋은 것은 물론 아니지만, 학생들 간에 군기 없이 모두가 평등한 미국의 대학 문화는 본받아야 할 문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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